<헤세의 인생>을 리뷰해주세요
헤세의 인생 -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헤세의 인생>은 <헤세의 사랑><헤세의 예술> 더불어 3권으로 출간된 책이다. 3권의 책 중 내가 읽은 것은 그가 인생을 논했던 글모음을 담은 <헤세의 인생>이었다. 그의 글을 읽기 전에 헤르만 헤세가 누구인지 잠시 알고 넘어 가자면 헤르만 헤세는 독일 남부의 뷔르템베르크 주의 작은 도시 칼브에서 개신교 선교사인 요하네스 헤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894년에 그는 시계 견습공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1899년 스위스 바젤의 유명한 고서점에 취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습작 소설로 <고슴도치>를 썼지만 원고를 분실하는 바람에 출간되지 못하고 첫 시집인 <낭만적인 노래> <헤르만 라우셔>를 발표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작품은 1962년 8월 9일 뇌출혈로 그가 사망할때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레바퀴 밑에서><데미안, 어떤 청춘의 이야><나르치스와 골드문트>등의 많은 책을 출간했다. 각종 수상과 함께 그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많은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헤세의 인생>은 그가 지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인생을 논했던 인생관에 맞게 그가 쓴 시와 편지, 많은 문학작품들의 문장을 담아 엮었다. 지은이로는 당연히 헤르만 헤세이지만 엮은이는 헤르만 헤르만 헤세의 유고집을 출판하는 일에 헌신하여 20권으로 발간한 폴커 미헬스가 맡았다. 그는 출판사에서 퇴직한 후에 계속해서 헤세 작품을 연구하고 편집하는 일에 몰두해왔는데 이런 일들이 많은 사람에게 헤세를 알리고, 그가 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가 죽은 뒤에도 그의 작품을 연구하고 책을 발간하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더 뜻 깊게 느껴졌다.

부끄럽게도 <헤세의 인생>을 접하기 이전에 명성을 올렸던 작품 조차도 읽어보지 못했다. 문장을 통해 잠시 접해봤지만 이 책을 필두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어봐야겠다. 작품을 읽어보지도 못했고 특별히 관심이 있던 작가가 아니기에 이 책 하나만을 놓고 판가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이 책을 놓고보면 재미있게 읽히는 것 보다는 명언집처럼 읊조릴 수 있는 책이었다.

그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면서 지금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했다. 젊음의 싱싱함만이 최고가 아니라 내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시간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젊은과 노년의 시기에서 그 어떤 것도 우위에 둘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 관념이 가르쳐 주는 것 보다 우리가 삶을 개척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었다. 헤세의 글을 보며 마음이 탁하고 울리지 않았지만 그 중에서 헤세가 1941년에 쓴 '단계들'이라는 저 글이 나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어쩐지 인생의 단계들에 대해 논하고 있는 그의 글이 주제인 것만 같았다. 삶이란 무엇이다 라고 의의를 둘 수 없는 나이. 청춘의 삶을 살고 있다. 삶의 단계속에서 견뎌내고 밟아가는 삶을 살고 있는 나는 그 끝 언저리쯤에서 삶을 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단계들

 

모든 꽃이 시들고

모든 청춘이 노년에게 길을 비켜주듯

모든 인생의 단계도, 모든 지혜와 모든 미덕도,

그 시절에 피어날 뿐 영원히 지속되지 못한다.

마음은 삶이 부를 때마다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시작을 각오해야 한다.

슬퍼하지 않고 용감하게

새로운 다른 속박에 몸을 맡길 수 있도록.

모든 시작에는 마력이 깃들어 있나니.

우리를 지켜주고 살아가도록 도와준다.

 

유쾌히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나아가야 하리.

어느 곳에도 고향에 집착하듯이 매달리지 않고서.

세계정신은 우리를 묶어두고 옥죄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를 단계마다 들어 올리고 넓히려 한다.

우리가 한 삶의 영역에서 고향처럼 편안하고

익숙해지자마자 무기력함이 위협한다.

 

출발할 준비가 된 사람만이

우리를 마비시키는 익숙함에서 몸을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죽음의 시간까지도

우리를 새로운 공간을 향해 젊게 보내줄 것이다.

우리를 향한 인생의 부름은 결코 끝나지 않으리......

자, 그러면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라. 그리고 다시 건강해져라!

                                                              

-1941

 

p. 32-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