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를 리뷰해주세요
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누주드 무함마드 알리.델핀 미누이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아라비아 반도의 남쪽 끝, 홍해와 인도양이 접해져 있는 이 곳은 천년의 역사로 빚어진 나라이자 포장된 골목길을 따라 굽이 굽이 향피우는 냄새가 떠다니는 나라 그곳이 바로 예멘이라는 나라다. 예멘은 오랫동안 별칭으로 행복한 아라비아라는 뜻으로 아라비아 펠릭스(Arabia Felix)라고 불렸다고 한다. 남북한을 합친 2.5배의 영토를 갖고 있는 나라 예멘. 고대의 무역로 역할을 했으며 향신료와 계피, 직물을 팔던 카라반 상인들이 지나다녔던 곳이었다.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던 아라비아 펠릭스, 예멘은 수 세기동안이나 침략에 시달렸고 그로인해 남과 북을 나뉘는 것처럼 두개로 분열이 되었으며 침략 후에는 내전들이 들어나 여러가지 갈등과 상처로 얼룩진 땅이 되어 버렸다.

그 속에 열살난 한 여자아이가 법원에 들어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판사를 찾는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판사를 붙잡고 대뜸 "이혼하게 해주세요."를 외치고 있는 이 작은 소녀의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나 누즈드, 열살 이혼녀>는 누주드가 구술로 이야기 하고 프랑스 저널리스트인 델핀 미누이가 썼다. 그녀의 현재 나이 11살. 어린 소녀의 이름 앞에 "열살 이혼녀"라고 붙여진 이 작은 소녀는 예멘의 수도인 사나에서 서북쪽에 위치한 카르지라는 마을에서 11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누즈드가 있는 예멘이라는 나라를 떠올려보니 단박에 떠오르지 않는다. 세계의 많은 곳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떠올리고 있는 나라들은 선진국들이며 언론에 많이 거론된 나라들만이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10살난 누주드에게 그들의 풍습인 조혼은 관습 때문에 어린나이에도 자기보다 3-4배 많은 남자들에게 결혼을 한다. 사춘기도 채 지나지 않은 아이들, 보들보들한 솜털 같은 아이들에게 조혼이란 풍습은 그 어떤 권한과 결정없이 아버지, 오빠들에 의해 혼인 계약서를 쓰고 '지참금'을 받고 결혼을 하게 된다. 예멘의 결혼법에는 13세 이전까지 조혼을 하게 되더라도 1년 정도 관계를 맺지 않아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놓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효용아 없다. 암암리에 그 모든 관계는 이루어진다.

자기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고, 이미 여러명의 부인이 있는 그 남자에게 누주드는 시집을 갔다. 누주드에게 결혼생활은 떠올리기도 싫은 악몽 그자체였다. 일찍 결혼한 댓가는 밤마다 남편에게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폭력, 노동에 이르기까지 어린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일든이 내내 그녀를 괴롭혔다.

학교를 다니며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달콤한 초코릿을 좋아하던 누주드. 그녀는 악몽의 소굴에서 나와 이혼을 감행했고 많은 사람들의 힘을 빌려 이혼에 성공했다. 그 후 그녀 앞에는 주홍글씨처럼 붙어 다니는 수식어 "열살 이혼녀"라는 닉네임을 많은 사람들이 붙여 주었다.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이혼을 했지만 신변의 위협속에 있으며 그녀를 도와준 인권 변호사 샤다 나세르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용감하고 씩식하게 그물을 뚫고 나왔지만 예멘이라는 나라에서 그녀가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였다. 그녀가 어린소녀들의 선구자 역할을 했지만 관습을 타파하기에는 예멘이라는 나라의 제도와 법이 개선되어야 할 문제가 많았다.

누주드 앞에 주홍글씨처럼 척하니 열살 이혼녀라고 붙여진 상황에서 그녀의 존재는 또다른 소녀에게 있어 희망의 존재, 선구자적인 존배로 비춰질지 모른다. 때로는 남자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그녀 스스로 이겨나가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그런지 책 제목에 떡하니 붙은 이 책의 제목이 나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주홍글씨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르다는 뜻으로 도장을 찍듯 붙여주는 것처럼 이 어린소녀에게 니 낯설은 이름을 그녀의 이름앞에 붙여 주고 싶지 않았다. 개혁자적인 입장 보다 평범한 소녀로 돌아가 그녀의 바램대로 인권 변호사가 되어 그녀가 소소한 행복과 사랑을 누릴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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