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무척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번역한 책을 갖고 있어요. 도무지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구석에 쳐박아 놓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저 책을 처분할까, 읽어볼까 고민하다가 그대로 두길 수십번. 원 저자의 책 내용은 무척 좋습니다만...역자가 걸려서 도무지 읽어 볼 수가 없네요. 이런 고민이 있는 중에...... 

아까 탁님이 올리신 '로쟈선생님께 올리는 질문 글'을 보고 너무나 당황스러운지라...전, 로쟈이신 이현우 님을 흠모해 왔었고, 그 분이 지젝 번역서를 내면 꼭 구입하여 읽어보려고 했기 때문에 글을 읽으면서 주화입마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탁님께서 올리신 내용이 사실이라면, 충격이 너무도 커질 것 같습니다. 도무지 믿어지질 않아 로쟈님 서재에 갔더니, 모든 글에 댓글 다는 체계를 없애버리셨더라구요~ 

탁님께서 쓰신 내용 중에..  

5. 선생님께서 번역하지 않은 책이 공역자로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그건 무슨 책인가요? 
음..답을 안주시니 찾아봐야하네요.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자음과모음, 2011) 이군요.  

정말 이현우 님은 번역하지 않고, 김희진 님이 번역하신 지젝 책이 공역으로 나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이건 정말 이현우 님께서 해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공역이지만 이현우 라는 이름석 자 때문에 이 책을 구입하려고 결심했던 사람이기에 그렇습니다. 아, 저뿐만 아니라 저와 같이 생각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다움 카페시절부터 로쟈님의 글을 본 사람으로서, 탁님께서 쓰신 내용이 사실이라면 사람에 대한 실망을 달랠 길이 없을 것 같군요~ 

아, 그리고 웅진출판사의 <러시아 문학 강의>라는 책이 강의한 녹취를 풀어서 나온다는데, 사실인가요? 그 강의 녹취를 푸는 사람이 웅진출판사이면, 이걸 저서라고 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제가 잘못알고 있는 건지... 

솔직히 탁님께서 쓰신 글이 모두 사실같아서, (사실일리가 없다고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그리고 한 사람만의 목소리로 사실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위험하기에 로쟈님 서재에 가서 직접 문의드려 볼려구 했는데, 댓글을 막아 놓으시니....궁금증은 더해지고 탁님 글이 사실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아, 정말 당황스럽고도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아침부터 이 무슨 날벼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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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1-17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번역 문제는 자세한 내용을 몰라 뭐라 말씀드릴 수 없지만(로쟈님이 포스팅해놓으신 걸 보면 대충 설명은 된 걸로 보이는데요) 강의 내용을 녹취해서 책으로 만드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군요.
가령 야무님이 문화센터 같은 데서 철학 강의를 하신다면 대개의 경우 녹취가 이루어지고 요즘은 동영상 때문에 녹화까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 강의가 입소문이 나면서 책으로 내자는 제의를 받고 야무님이 수락을 하시면 어떤 작업이 이루어질까요. 당연히 녹취록을 푸는 게 우선이겠죠. 이건 해당 전문가가 하는 일입니다. 녹취를 푼 초고에는 강의에서 야무님이 하신 말씀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농담에 우스갯소리에 심지어는 기침소리까지. 당연히 정리가 필요하죠. 기본적인 정리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야무님에게 파일이 갑니다. 그럼 야무님은 강의 당사자로서 쓸데없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지우고 보강할 부분을 채우죠. 전반적인 문장을 손보기도 하구요. 다만 강의의 전체 내용은 훼손하지 않습니다. 강의투의 어법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원고를 여러 차례 교정을 봐서 책으로 내는 겁니다.
대중 앞에서 강의한 내용은 무시하고 따로 멋들어지게 글을 써서 강의록이라고 책을 낸다면 그거야말로 욕먹을 짓 아닐까요?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에게도 못할짓이구요. 그렇게 책을 낸다고 해서 야무님의 저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럼 대체 누구의 저서가 되는 건가요? 녹취를 푼 해당 전문가의 책인가요? 아니면 기본 정리를 맡은 편집자나 외주교정자의 책인가요? 아니면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의 책인가요? 왜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군요.
저야말로 아침부터 이 무슨 날벼락인지...

yamoo 2011-11-17 20:1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후와님^^
저도 강연한 후 책으로 묶어 나오는 거에 대해서 많이 봤는지라...제가 생각했던 건, 강의 후 원고 정리를 저자 자신이 하는 걸로 알았거든요~
뭐,이건 제가 너무 지엽적으로 알아서 좀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후와님의 좋은 고견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11-11-18 00:03   좋아요 0 | URL
이런, 다시 읽어보니 제가 공연히 아무님께 따지듯 댓글을 달았군요. 죄송합니다. 인사도 없이... 경우가 아니었네요. 용서하세요.
로쟈님의 경우와 별개로 저자와 출판사의 관계에 대해 많이들 오해하시고 계시다는 걸 종종 느끼게 돼 몇 자 더 적습니다. 정리는 물론 저자가 합니다. 다만 책은 저자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죠. 편집자가 책을 낼 만하겠다고 결정했을 땐 이미 편집자 나름의 판단이 개입된 거니까요. 강의의 성격상 현장성을 살려야 할 것인지 아니면 내용에 중점을 둘 것인지 혹은 상호성, 즉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까지 담을 것인지 아니면 일방적인 강의 형태로 만들 것인지 등등이죠. 물론 이것도 컨택이 이루어질 때 저자와 상의를 합니다만 편집자는 저자의 뒤치다꺼리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니 저자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는 여러 가지 기술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사회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니 마케팅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구요.
책을 낸다는 건 그저 저자의 글을 교정 봐서 디자인하고 껍질 입히면 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떨 땐 보다 쉽게 읽히도록 저자와 입씨름을 해가며 협의를 하기도 하고 완벽을 기하기 위해 끝도 없는 설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출판사와 그 안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이 단지 저자들의 대리인들은 아니니까요. 강의록이 아닌 일반 저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중에 야무님이 책을 내시게 될 경우 경험하시겠지만 야무님에게 수도 없이 수정해달라고 요구하거나 편집자선에서 일반적인 교정, 교열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윤문에 가까운 수정을 하고 확인을 받기도 하죠. 물론 허락을 얻어야만 최종수정이 가능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 된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지젝도 자신의 책 서문에서 해당 편집자와 자신이 결국은 서로를 증오하게 되었지만 그 덕분에 오류를 줄일 수 있었노라며 편집자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하지 않던가요(물론 이 경우는 사실 확인이나 표기상의 오류들을 바로잡는 과정이었겠지만 말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책은 저자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저자의 원고는 그저 원석에 불과합니다. 물론 로쟈님처럼 거의 수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는 저자라면 편집자의 일이 훨씬 수월해지겠지만(이건 로쟈님의 페이퍼와 그 페이퍼들로 꾸민 책을 비교해보시면 금방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의 모든 저자들이 다 그럴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책은 함께 만들어 함께 보는 것이니까요. 죄송합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꾸벅^^

yamoo 2011-11-19 17:46   좋아요 0 | URL
별 말씀을! 고견주셔서 넘 감사했던 걸요~^^
긴 댓글로 부연설명도 해주셔서 넘 감사드립니다~ 후와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ㅎ

마늘빵 2011-11-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 님이 번역 비판이나 북로그로 유명해진 만큼 저도 이 부분에 대한 로쟈님의 답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어제 우연히 화제의 서재글에 올라온 '탁'님 글을 읽고는 이게 무슨 일인가, 설마, 생각하고 있는데, 궁금하네요. 만일 번역하지 않은 책에 이름을 올렸다 해도 그렇고, 쓰지 않은 글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면 정치인들이 숱하게 내는 책들과 다를 바가 없고. 음...

yamoo 2011-11-17 20:15   좋아요 0 | URL
저도, 탓님 글 읽고 넘 궁금했어요. 다행히 로쟈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빵가게재습격 2011-11-1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기다려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후와님 말씀에 공감하고, <실재의 사막...>에 로쟈님이 재번역 의뢰와 번역팀을 구성하고 참여했다는 정도로 알고 있어요. 무슨 위선이 폭로된 것마냥 이야기될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다만 로쟈님이 그다지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계시지 않은데, 좀 기다리는게 어떨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바빠서 긴 글을 쓸 시간이 없으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yamoo 2011-11-17 20:16   좋아요 0 | URL
좀 기다려 본 보람이 있네요, 빵가게님^^ 로쟈님께서 직접 아래 해명해 주셨어요~ㅎ

감은빛 2011-11-1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탁 님이 올린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야무님과 같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제가 <스티브 잡스> 번역 논란에 대해 쓴 글에도 언급했지만,
출판계에서 '대리번역' 문제는 실제로 비일비재 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단 하나의 문장도 쓰지 않은 책에 저자로 이름을 올리려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 건은 다행히 최종적으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습니다만)
이런 경우도 제법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정확한 사실은 당사자들만 알고 있겠죠.
그들이 입을 열기 전에는 일반 독자로서는 알 길이 없네요.

yamoo 2011-11-17 20:19   좋아요 0 | URL
대리번역이 얼마나 비일비재 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만연돼 있다는 소문만 들었어요. 이런 건 사기 아닌가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단 하나의 문장도 쓰지 않은 책에 저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대리번역과 똑같은거 같은데요..--;;
다행히도 로쟈님께서 해명을 해 주셨어요~^^

로쟈 2011-11-17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 문제와 관련해 오해가 있으신 듯해서 말씀드립니다. <실재의 사막> 번역에 제가 참여한 부분이 크지 않아서(일부 초역과 감수를 한 정도입니다) 서문도 공역자가 쓰도록 권했습니다. 저로선 같이 내야 하는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의 인용 번역을 교체하는 게 따로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요(연재 중에 제가 재번역한 부분이 <실재의 사막>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공역작업은 같이 책임진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번역에 문제가 있다면 제 책임이기도 합니다. 선입견만으로 판단하진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강의록을 책으로 펴내는 건 드물지 않습니다. 그럼 저자가 출판사가 아니냐고 하셨는데, 녹취록에 대해 오해하고 계신 듯합니다. 1차 녹취록을 바탕으로 저자와 편집자가 의견을 교환해서 첨삭작업을 진행하는데, 그 첨삭과 보충은 제가 하는 것이고, 편집팀에선 수정과 보완에 대한 제안을 하는 정도입니다. 나머지 편집/교열은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진행됩니다. '기본정리'라는 데 대해서 오해하시는 듯한데, 녹취한 게 100매라면, 그걸 70매로 줄이거나 할 때 편집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지(이런 건 모든 책의 편집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편집자가 내용을 더 채우는 게 아닙니다...

yamoo 2011-11-17 20:4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로쟈님..이렇게 댓글로 답변을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강의록 녹취 건은 충분히 알았습니다. 제가 오해를 한 듯합니다.

그런데, 김희진씨와 공역한 책이요~ 일부초역과 감수를 한 것도 공역에 해당하는지요? 제가 아는바로는 초역과 감수는 공역에 해당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소견이 짧은 건지.
로쟈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실재의 사막>에 로쟈님께서 번역하신 부분이 책의 1/3이상 들어가 있다면 충분히 공역자로서 역할을 다하였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그 분량이 몇 페이지 정도라면 문제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제가 알아보려면 더 자세히 알아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네요. 로쟈님께서 답변하신 걸 토대로 제 나름 결론을 내려보면, 번역하신 분량(연재중에 재번역하신 부분)이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일부초역과 감수는 공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전부초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초벌번역가의 번역을 번역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로쟈님께서 번역에 참여하신 건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만, 그렇더라도 감수자이지 번역자는 아니지 않을까...하는 것이 제 최종 판단입니다~

마늘빵 2011-11-1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께서 탁님의 문제제기에 대한 답을 주셨으니 해결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번역에도 참여하신 것 맞고, 녹취록 푼 것도 첨삭과 보충 원고를 쓰셨고. 모두 출판 과정에서 문제 없는 부분인듯합니다.

yamoo 2011-11-17 20:33   좋아요 0 | URL
네...어느 정도 이해가 됐습니다만..번역에 참여한 것과 번역한 것은 다른 문제라 생각 됩니다. 초역과 감수 그리고 재번역하여 실은 분량이 문제될 듯 싶습니다.

비로그인 2011-11-17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탁님이 댓글을 지우고 계시네요?
제가 올리자마자 지우시고.. 제밑에도 글이 있었는데... 탁님이야말로 반론을 제기하는 글은 지우고 우호적인것만 남겨두고 계십니다
이건 뭐..

yamoo 2011-11-17 20:3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탁님께서 댓글 기능을 모두 없애 버리셨네요..이런, 당황스러울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