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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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지만, 차마 펼치지 못하는 그런 책들이 있다. 너무 읽고 싶지만, 한 편으로는 책이 전해줄 먹먹함 때문에 망설여지는 그런 책이 말이다. 권비영 작가의 신작 『몽화』 역시 그런 책 가운데 한 권이다. 읽고 싶은 마음에 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지만, 며칠을 그대로 둘 수밖에 없는 책. 몇 차례 책을 손에 쥐었다 내려놓길 반복하던 망설임 끝에 결국 책장을 펼쳐 들었다. 역시, 아프다. 먹먹하다. 괜스레 죄송스럽기도 하고, 분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이 책 『몽화』에는 부제가 달려 있다. 「1940, 세 소녀 이야기」란 제목이. 그러니, 이 책은 일제치하의 깊어져가던 암울함이 가득하다. 그 어둡던 시간 속에서 조심스레 꿈을 품어보고 간직하던 세 소녀의 모습을 소설은 보여준다. 그네들의 우정과 짓밟혀 깨어진 소녀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 각기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아래 신음하는 모습, 그 애잔한 젊음을 보여준다.

 

옥죄어 오는 운명의 마수 앞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소녀들의 연약한 몸짓에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창작된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슬픈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음을 알기에. 어쩌면 소설 속의 먹먹함과 눈물은 극히 일부분일 수도 있겠기에 더욱 가슴이 아려온다.

 

소설은 일제치하 우리의 아픔을 망라하여 보여준다. 영실의 아버지와 칠복이를 통해서는 강제 징용되어 탄광에서 노예처럼 일해야만 했던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들의 노동현장은 ‘빠가야로 조센징’이라 불리던 고단한 삶이며, 통곡의 세월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어도 무덤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존재, 노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신세, 그 신음과 아픔을 소설은 보여준다.

 

뿐 인가. 세 친구 가운데 은화를 통해서는 성노예로 전락해 버린 슬픈 꽃송이들의 눈물, 그 한 맺힌 현장을 보여준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그 아픔을 말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모른 척 하고, 덮어 버리고 싶어 하는 아픔을 말이다. 이렇게 성노예로 끌려간 우리네 할머니들의 아픔과 눈물이 소설의 가장 큰 주제다. 자신들의 뜻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전쟁의 광기 속에 내던져진 여인들. 전쟁에 미친 군인들의 군홧발에 몸과 영혼이 찢겨간 여인들. 그 미친 바람 앞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신음한 여인들의 아픔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작가는 또한 이런 아픔, 그 통곡의 세월, 신음의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무풍지대를 살아가며 특권을 누린 자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바로 세 친구 가운데 정인과 그 가족이 그런 부류다. 일제의 앞잡이로서 동포의 희생과 눈물, 한숨을 먹고 오히려 자신들의 살을 찌운 이들. 남들과는 달리 부모의 인형이 되어 살아감을 힘겨워하는 정인의 배부른 고민의 모습. 해방 전 뿐 아니라, 해방 후에도 여전히 무풍지대를 살아가는 그 아이러니함을 작가는 정인 가족의 모습을 통해 고발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정인과 영실, 은화의 우정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작가는 친일의 모습을 모두 욕하지는 않는다. 정인의 부모처럼 친일을 통해 자신들의 성, 영지를 구축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영실의 이모 을순처럼 생존의 몸부림으로 일본 상인에게 빌붙어 살아간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그런 모습을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힘겨운 삶의 밑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 그 고단함과 눈물은 우리에게 또 다른 아픔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말처럼 소설 속의 인물들은 영웅적 모습보다는 다소 밋밋한 모습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통곡의 시간, 힘겨운 세월을 나름의 방식으로 견뎌내며 통과한 인생이기에 이미 영웅의 모습이 아닐까? 게다가 그 아픔과 눈물은 결코 밋밋할 수 없다.

 

소설은 마지막까지 아프다. 먹먹하다. 그리고 그 먹먹함은 오늘도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여전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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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바 외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16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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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16권은 하나의 장편과 하나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라바」란 제목의 장편과 「에메랄드 반지」란 제목의 단편. 「에메랄드 반지」는 올가 라는 여인이 반지를 잃어버리고 바르네트 탐정에게 도움을 요청함으로 뤼팽을 만났던 사건을 친지들에게 전해주는 짧은 이야기이다(여기에도 14권의 바르네트 탐정이야기가 언급된다.). 개인적으로 뒤쪽에 실린 짧은 이 이야기를 먼저 읽고, 앞의 「바리바」를 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앞의 이야기가 분량 면에서도 재미 면에서도 훨씬 강하기에. 뒤 이야기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지니까.

 

「바라바」란 장편에서 뤼팽은 라울 다브낙이란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렇다고 라울이 뤼팽임을 감추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14권에서부터 이어지는 바르네트, 데느리스의 이름이 모두 언급되니까.

 

뿐 아니라, 이 라울은 여전히 탐정놀음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심지어 홈즈처럼 고객이 집에 찾아오기까지 한다(실제 뤼팽은 자신의 그런 모습을 셜록 홈즈에 비교하기도 한다. 아르센 뤼팽 시리즈에 등장하는 헐록 숌즈가 아닌 셜록 홈즈의 이름으로 언급됨도 이 이야기의 특징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16권에서 등장하는 형사 역시 베슈 반장이다. 심지어 이번 이야기에서의 베슈와 뤼팽의 관계는 마치 절친처럼 묘사되기도 한다. 도둑과 형사라는 신분은 이미 그들 사이에는 문제가 되지 않고, 도리어 우정이 돋보이는 이야기다. 실제 이야기의 시작의 한 축은 베슈 반장이 새벽1시에 전화를 걸어 뤼팽을 불러내며 시작된다. 오랜 친구를 부르듯이 말이다. 베슈와 뤼팽은 오랜 친구처럼 느껴진다. 희화적인 화법이 아닌 실제 친구로서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다. 심지어 둘의 모습은 때론 덤 앤 더머 콤비와 같은 모습도 종종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여전히 당하는 것은 베슈이지만.

 

그럼 잠깐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느 날 외출하고 돌아온 라울(뤼팽)은 자신의 집에 한 여인(카트린이란 여인)이 들어와 있음을 알고 놀란다. 여인은 베슈 반장을 통해 뤼팽에 대해 듣고, 자신이 처한 위험한 상황으로 인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온 것. 이 때, 베슈에게서 전화가 오고, 자신이 있는 곳으로 즉각 와 줄 것을 요청한다. 뤼팽은 오랜 친구 베슈가 있는 곳이자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한 여인 카트린의 집인 바리바 영지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 바리바 영지에서는 몇몇 불행한 사건들이 있었다. 카트린의 형부 게르생이 살해당하였을 뿐더러, 그 전에는 할아버지의 죽음과 영지 내에 있는 보셜 할멈의 아들의 죽음 등이 석연치 않다. 게다가 끊임없는 사건 사고가 계속되는데. 이러한 상황 가운데 뤼팽과 베슈 콤비(이번 이야기에서는 콤비라고 부르는 것이 적합하겠다.)는 범인을 추적하지만,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모든 사건의 배후에 커다란 모자를 쓴 신비로운 인물이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이 인물은 그림자와 같은 미궁 속 인물이다. 아무리 뤼팽이 붙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마치 안개와 같은 존재. 과연 이 사람 모자 쓴 남자는 누구일까?

 

또한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단서는 영지 내에 있는 버드나무 세 그루의 위치가 아무도 몰래 옮겨져 있다는 것. 어느 순간 버드나무의 위치가 바뀌었다. 다들 모르겠다고 하지만, 영지에서 오랜 세월을 지냈던 카트린 만은 나무의 위치가 바뀌었음을 알고 더욱 불안해한다. 다리도 없는 나무가 걸어간 걸까? 그리고 누군가 이 나무들을 옮겼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이야기에서는 세 그루의 버드나무가 왜 옮겨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모자 쓴 남자는 누구인지에 사건의 핵심이 담겨져 있다.

 

이번 16권 역시 뤼팽은 무력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범인을 끊임없이 놓치고 뒷북이나 치는 모습, 그저 베슈 형사와 노닥거리기나 하는 모습, 베르트랑드와 카트린 자매 사이에서 방황하는 바람둥이 남성의 모습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역시 ‘추리와 직관’을 통해 사건의 중심으로 향하는 뤼팽의 모습을 후반부에서는 여실히 보여주니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이야기는 감춰진 옛 시대의 보물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3권 『기암성』, 8권 『황금 삼각형』과도 유사한 느낌을 갖게도 한다. 바리바 영지에 감춰진 비밀을 아는 순간 모두가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이번 이야기 「바리바」 역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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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비밀의 저택 - 아르센 뤼팽 전집 15 아르센 뤼팽 전집 15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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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 15번째 책을 만났다. 이번 책은 『비밀의 저택』이란 제목의 장편이다. 14권인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에서 바르네트 탐정으로 업종변경(?)했던 뤼팽은 여전히 탐정 역할에 재미를 붙였나보다. 이번에도 사건을 해결하는 해결사 노릇을 한다. 이번에는 바르네트가 아닌 데느리스 자작이란 이름으로 활약하지만.

 

이 책은 14권과 몇 가지 부분에서 이어진다. 먼저, 베슈 반장이 이번 이야기에서도 등장한다(뤼팽 시리즈에 등장하는 형사들을 정리해 보는 것도 재미날 것 같다.). 여전히 뤼팽(데느리스)에게 놀림을 받는 모습이 많지만, 점차 뤼팽의 콤비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이런 느낌은 16번째 책인 『바리바 외』에서는 더욱 강해진다.).

 

또한 탐정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14권과 연관성이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 뤼팽은 데느리스 자작이란 새로운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베슈 반장은 데느리스가 바르네트임을 알아 본다. 그리고 그 뒤에는 뤼팽이란 이름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고. 뿐 아니라, 이렇게 다른 인물임에도 바르네트 탐정과 같은 일을 한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서 ‘바르네트 사무소’까지 등장하는데, 여전히 뤼팽은 탐정놀이에 재미를 붙였다. 사건도 해결하고, 뿐만 아니라 수고비 역시 엄청나게 알아서 뜯어가고 말이다.^^

 

그럼, 뤼팽의 또 다른 이름 데느리스는 어떤 모험에 관여하게 되는 걸까? 이야기 속으로 살짝 들어가 보자.

 

패션쇼 현장에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옷을 입고 있던 여배우 레진이 납치를 당했다가 보석을 빼앗긴 후 돌아오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일로 현장에 있던 데느리스는 보석상 반 우뱅에게 다이아몬드를 되찾아 줄 것을 약속하고 범인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얼마 후 또 다른 모델 아를레트 역시 납치당하였다가 탈출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 둘의 증언을 토대로 둘은 같은 집에 납치됐던 거며, 그곳은 바로 멜라마르 백작의 집이었음이 밝혀진다. 다이아몬드의 도둑은 멜라마르 백작 남매였다.

 

멜라마르 백작 가문에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예전에도 이러한 도난사고의 범인으로 몰려 자살한 조상들이 있었던 것. 과연 이 가문에는 이처럼 더러운 피가 흐르고 있던 걸까? 멜라마르 백작 남매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결백하다면, 피해자들이 납치당하였다가 목격한 집이 멜라마르 백작 저택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멜라마르 백작 남매가 모르는 사이 그들의 집에서 누군가 범인들에 의해 범행이 벌어졌던 걸까?

 

그 비밀은 또 하나의 저택에 있다. 멜라마르 백작 저택과 똑같은 또 하나의 저택, 그 속에 있는 가구들과 그 배치까지 동일한. 뿐 아니라 급조된 세트가 아닌 백 여년 가까이 내려오는 또 하나의 비밀의 저택이 말이다. 멜라마르 백작 가문에는 남들이 알지 못할 비밀이 감춰져 있었고, 멜라마르 가문, 아니 그 저택을 이용하여 범죄 하는 또 하나의 저택 그리고 그 가문이 있었던 것. 이러한 설정 자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그처럼 쌍둥이 저택이 있을 수밖에 없던 내력 역시 전혀 억지스럽지 않음이 역시 모리스 르블랑이란 작가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이야기 속에서 뤼팽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 뤼팽인 데느리스 자작은 초반에는 전지전능한 캐릭터로 시작하지만, 이야기 내내 뤼팽의 대적자로 등장하는 앙투안 파즈로에게 밀리며 꼼짝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지전능한 캐릭터의 뤼팽이 아닌, 대단히 연약하고 끊임없이 한계에 부딪히는 캐릭터. 유쾌하고 명철한 평소 뤼팽의 모습보다는 파즈로라는 신사의 가면을 쓴 악당에게 밀려 다소 울적하고 다급하며 무능한 뤼팽의 모습을 볼 수 있음도 재미나다. 물론, 이러한 뤼팽은 후반부에서는 다시 유쾌하고 명철한 모습을 회복한다. 보석과 사랑까지 쟁취하는 유쾌 통쾌 상쾌한 모습의 뤼팽 말이다.

 

역시 아르센 뤼팽 시리즈는 하나도 뺄 수 없을 만큼 재미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비밀의 저택』은 뤼팽 시리즈 가운데 상위의 작품으로 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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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와 인도의 별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 파일 4
캐롤 부게 지음, 하현길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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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지에 있어 홈즈의 최대 적은 모리아티 교수이다. 실제 모리아티 교수가 등장하는 것은 극히 적지만, 코난 도일이 자신의 작품 셜록 홈즈 시리즈를 마치기 위해 홈즈를 죽이게 되는데, 이렇게 위대한 탐정을 죽이는 일에 아무나 등장시킬 수 없어, 코난 도일이 창조한 엄청난 악당으로 창조된 인물이 바로 모리아티 교수다.

 

명문가의 후손이면서 뛰어난 머리를 가진 지성인. 하지만, 그 피에 악마적 유전자를 가진 남자, 범죄계의 나폴레옹이라 홈즈가 평가한 인물. 런던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절반 이상에 관여되어 있고, 미궁 사건 대부분의 실제적 배후인으로 창조된 범죄계의 어마무시한 큰손이 모리아티 교수다. 이런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을 통해, 홈즈는 스위스의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죽게 된다. 무협지에서 많이 사용되는 말로 표현한다면 동귀어진하게 된 것이다(바로 셜록 홈즈 시리즈의 6권인 『셜록 홈즈의 회상록』가운데 마지막 이야기 「마지막 사건」에서 일어난 사건.).

 

하지만, 홈즈의 활약을 그리워하는 독자들의 성원에 의해 홈즈는 다시 부활한다(7권인 『셜록 홈즈의 귀환』). 이처럼 홈즈는 다시 부활했다. 하지만, 홈즈의 라이벌로 단숨에 등장한 모리아티 교수는? 그 역시 다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상력으로 인해 실제 여러 셜로키언들에 의해 모리아티 교수는 살아났다. 여기 또 하나의 모리아티의 부활을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캐롤 부게라는 작가의 『셜록 홈즈와 인도의 별』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출판사 ‘책에이름’에서 요근래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 파일>이란 제목으로 출간되고 있는 시리즈 4번째 책이다. 1-3번째 책은 영국 작가 데이비드 스튜어트 데이비스의 작품이고, 금번 출간된 4번째 책 『셜록 홈즈와 인도의 별』은 미국작가 캐롤 부게의 작품이다. 그럼, 셜로키언 작가에 의해 탄생한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관심을 끌만한 사건이 없어 나른하고 따분한 시간들을 보내던 홈즈는 어느 날 기분전환을 위해 간 음악회에서 독특한 향수를 뿌린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인이 놓고 간 장갑을 줍게 되고, 이로 인해 이 여인이 홈즈를 찾아오게 된다. 이렇게 이 여인과 자연스레 얽힘으로 여인의 사연에 관여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여인은 영국의 황태자와 썸을 타고 있었다. 게다가 황태자로부터 엄청난 보석 ‘인도의 별’을 받게 되고, 이를 홈즈에게 맡기게 되는데. 그만 보석을 도난당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이 일 뒤에 홈즈의 운명의 라이벌 모리아티 교수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리아티 역시 살아 있었다.

 

이렇게 소설은 모리아티 교수와 홈즈의 한판 대결을 그려내고 있다. 모리아티 교수란 인물은 코난 도일의 작품에서처럼 여전히 모호한 인물이다. 이 인물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지(물론 소설 속에서), 아님 홈즈의 상상이 만들어낸 캐릭터인지 모호하다. 이처럼 소설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모리아티는 그 아우라를 뽐내며 소설을 지배한다(물론, 소설의 말미에서 왓슨 앞에 실제 등장함으로 홈즈의 상상 속에서만 부활한 것이 아닌 실제 부활한 것임을 보여준다.).

 

코난 도일이 그랬던 것처럼 이 소설 역시 여전히 모리아티의 능력에 금칠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녀석은 어떤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나쁜 놈입니다. 레스트레이드, 당신을 위해 하는 말인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녀석과는 얼굴을 맞대고 싸우지 않기를 바랍니다.(185쪽, 홈즈가 스코틀랜드 야드의 레스트레이드 경감에게 하는 충고)

 

소설 속에서 홈즈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데 있어, 모리아티가 일부러 흘리는 단서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모리아티의 자신감 넘치는 오만함에서 전달되는 단서가 없다면 홈즈는 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물론, 이런 단서들을 체스라는 모티브로 연결하고 있긴 하지만, 왠지 설득력이 약한 느낌이 없지 않다. 조금은 억지스럽기도 하고.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말이다.).

 

소설 속에서 아무리 모리아티의 능력에 금칠을 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홈즈의 능력이 조금은 인간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홈즈는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보고 있다. 주어진 단서들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설 속에서의 홈즈는 전능자 캐릭터는 아니다.

 

소설 속에서 홈즈는 엄청난 위기에 처하기도 하며 연약함이 더욱 부각된다. 물론 이를 돕는 이들을 통해 상황을 해쳐나가게 되지만. 홈즈를 돕는 이들로는 당연히 왓슨이 있겠고, 홈즈의 형 마이크로프트 역시 작가는 소환한다. 아울러 작가는 또 하나의 절대적 조력자를 창조하는데, 바로 꼬마 여자아이 제니란 캐릭터다(제니는 홈즈와 왓슨이 사건현장에서 데려온 고아, 불쌍한 소녀다. 작가는 홈즈의 휴머니즘을 부각시킨다.).

 

다소 구성이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럼에도 ‘인도의 별’이라는 보석에 얽힌 모리아티 교수와 홈즈의 단판 승부는 홈즈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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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헌터스 5 : 혼령들의 도시
카산드라 클레어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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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섀도우 헌터스』 5권이다. 부제는 「혼령들의 도시」다. 5권은 우선 그 부피감이 두툼하다. 시리즈 앞 권들 역시 모두 두툼한 분량이었지만, 이번 5권의 부피는 단연 갑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 그러니 그 엄청난 분량이 주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이번에는 드디어 발렌타인의 진짜 아들 세바스찬(조너던 모겐스턴)이 본격적으로 악의 축으로 등장한다. 세바스찬은 그의 아버지 발렌타인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악이다. 발렌타인은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악을 행한다. 물론 이것 역시 대단히 위험하다. 바르지 못한 확신이야말로 위험하기에. 그럼에도 발렌타인은 자신이 악을 행한다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은 옳은 일을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반면 세바스찬은 자신이 하는 일이 악한 것임을 잘 알면서 자연스레 악을 행한다. 그러니 발렌타인은 의도적으로 악을 행하는 것은 아닌 반면, 세바스찬은 아무런 가책 없이 악을 행하고 즐긴다.

 

또한 발렌타인은 인간을 지키는 것이 섀도우 헌터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물론, 그 인간의 범위가 어떤지는 별개지만.). 반면 세바스찬은 인간을 바퀴벌레 취급한다. 어떤 인간도 그에게는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세바스찬의 등장으로 악이 더욱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이러한 세바스찬의 위협 앞에 클라리와 이사벨, 사이몬, 알렉 등은 어떻게 해쳐 나가야 할까?(제이스가 빠져 있는 이유가 있다.)

 

5권은 제이스가 사라짐으로 시작된다. 악마 릴리스와의 대결을 승리로 이끈 후, 사건의 종결을 기다리던 클라리 일행 앞에서 제이스가 실종된다. 세바스찬의 시신을 지키고 있던 제이스가 세바스찬의 시신과 함께 사라진 것. 제이스를 찾기 위해 클라리는 사이먼, 알렉, 이사벨과 함께 요정의 여왕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요정의 여왕은 인스타튜트에 보관되어 있는 요정의 반지를 가져오도록 요구한다(이 반지는 5권에서 클라리와 사이먼 사이를 연결해 준다.). 이 때, 요정의 여왕은 클라리에게 이런 충고를 한다.

 

내 충고 한 마디 해주지. 벗을 찾는 여정에서 그대들은 지혜를 기억해야 할 것이야.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흔히 따르는 결과이기도 한데. 그대들이 그를 다시 찾았을 때 어쩌면 그는 그대들과 헤어졌을 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일지도 몰라.(60쪽)

 

그렇다. 5권 역시 4권과 마찬가지로, 정체성의 문제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특히, 5권에서는 제이스가 달라졌다. 그에겐 이제 야성이 사라지고 세바스찬에게 순종하는 모습을 보인다. 살아난 세바스찬은 제이스를 지배한다. 제이스는 제이스면서 제이스가 아니다. 세바스찬과 제이스는 서로 운명이 연결된다. 이제 둘은 어느 한쪽이 상처 나면 다른 한쪽도 상처 나게 되고, 죽음마저 그렇게 결정 나게 된다. 만약 클라리 일행이 세바스찬을 찾아내 죽인다 할지라도 제이스 역시 함께 죽게 될 것이다.

 

바로 여기에 5권에서의 가장 큰 문제가 담겨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리 일행은 이리저리 애쓴다. 섀도우 헌터스의 무기를 만드는 ‘철의 자매’를 찾아가기도 하고, 악마를 소환하기도 하며, 심지어 천사마저 소환하기도 한다. 이런 모험의 여정을 5권 「혼령들의 도시」는 그려내고 있다.

 

또한 여기에 사이먼과 썸을 타던 늑대인간 마야는 옛 애인 조던(사이먼의 룸 메이트인 프리터 루퍼스의 일원)간의 캐미도 재미나다. 둘은 상처 입은 루크를 살리기 위해 마야와 조던이 프리터 루퍼스 본부로 향한다.

 

알렉의 고민도 한 몫 한다. 영원히 사는 존재인 마법사 매그너스와 사랑에 빠진 알렉은 자신은 점차 늙고 결국엔 소멸될 텐데, 매그너스는 영원히 살게 된다. 이런 차이로 인해 알렉은 고민하게 되고, 이런 고민을 이용해 못된 뱀파이어 카밀이 알렉을 뒤흔든다. 이 고민 앞에 알렉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살피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재미다.

 

참, 사이먼과 이사벨의 캐미 역시 재미나다. 4권에서 이사벨과 마야 둘과의 위험한 더블 데이트를 즐기던 사이먼은 이제 이사벨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한다. 과연 이 둘은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물론,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클라리가 세바스찬, 제이스와 함께 하게 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들에서는 혹시 세바스찬이 정말 달라진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되면서, 세바스찬에게 한 가득의 희망을 품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세바스찬이 달라졌을까?

 

아무튼 세바스찬은 끊임없이 주인공 클라리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세바스찬이 클라리에게 하는 이 말을 보자.

 

너, 나를 용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내 말은, 나 같은 사람도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482쪽)

 

물론, 어느 누구도 용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용서에는 진실함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이야기 속에서 세바스찬의 진실한 돌이킴이 말이다. 과연 세바스찬은 진실한 돌이킴을 행할까? 비밀이다.^^

 

살짝 결말 하나 밝혀보면, 사이먼(이사벨, 알렉, 매그너스와 함께)은 친구인 클라리와 제이스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천사에게서 검을 얻는다. 이 검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제이스와 세바스찬 둘 간의 관계를 끊고, 어느 한편을 죽일 수 있다. 특히 악함이 선함보다 강한 자를. 그런데 클라리는 이 ‘영광의 검’으로 세바스찬이 아닌 제이스를 찌른다. 제이스 안에 악함보다 선함이 더 많다면 제이스가 살 수도 있으리란 희망을 품고.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이 그렇듯, 『섀도우 헌터스』 역시 끊임없이 악과 선에 대해 이야기한다(물론 선이 무엇인지 의심케 하기도 하지만.). 우리 안에는 선과 악 무엇이 더 많을까? 선의 힘이 더 강하길 소망해 보며, 5권을 덮는다. 6권의 출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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