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비밀의 저택 - 아르센 뤼팽 전집 15 아르센 뤼팽 전집 15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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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시리즈 15번째 책을 만났다. 이번 책은 『비밀의 저택』이란 제목의 장편이다. 14권인 『바르네트 탐정 사무소』에서 바르네트 탐정으로 업종변경(?)했던 뤼팽은 여전히 탐정 역할에 재미를 붙였나보다. 이번에도 사건을 해결하는 해결사 노릇을 한다. 이번에는 바르네트가 아닌 데느리스 자작이란 이름으로 활약하지만.

 

이 책은 14권과 몇 가지 부분에서 이어진다. 먼저, 베슈 반장이 이번 이야기에서도 등장한다(뤼팽 시리즈에 등장하는 형사들을 정리해 보는 것도 재미날 것 같다.). 여전히 뤼팽(데느리스)에게 놀림을 받는 모습이 많지만, 점차 뤼팽의 콤비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이런 느낌은 16번째 책인 『바리바 외』에서는 더욱 강해진다.).

 

또한 탐정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14권과 연관성이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 뤼팽은 데느리스 자작이란 새로운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베슈 반장은 데느리스가 바르네트임을 알아 본다. 그리고 그 뒤에는 뤼팽이란 이름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고. 뿐 아니라, 이렇게 다른 인물임에도 바르네트 탐정과 같은 일을 한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에서 ‘바르네트 사무소’까지 등장하는데, 여전히 뤼팽은 탐정놀이에 재미를 붙였다. 사건도 해결하고, 뿐만 아니라 수고비 역시 엄청나게 알아서 뜯어가고 말이다.^^

 

그럼, 뤼팽의 또 다른 이름 데느리스는 어떤 모험에 관여하게 되는 걸까? 이야기 속으로 살짝 들어가 보자.

 

패션쇼 현장에서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옷을 입고 있던 여배우 레진이 납치를 당했다가 보석을 빼앗긴 후 돌아오게 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일로 현장에 있던 데느리스는 보석상 반 우뱅에게 다이아몬드를 되찾아 줄 것을 약속하고 범인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얼마 후 또 다른 모델 아를레트 역시 납치당하였다가 탈출한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이 둘의 증언을 토대로 둘은 같은 집에 납치됐던 거며, 그곳은 바로 멜라마르 백작의 집이었음이 밝혀진다. 다이아몬드의 도둑은 멜라마르 백작 남매였다.

 

멜라마르 백작 가문에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예전에도 이러한 도난사고의 범인으로 몰려 자살한 조상들이 있었던 것. 과연 이 가문에는 이처럼 더러운 피가 흐르고 있던 걸까? 멜라마르 백작 남매가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결백하다면, 피해자들이 납치당하였다가 목격한 집이 멜라마르 백작 저택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멜라마르 백작 남매가 모르는 사이 그들의 집에서 누군가 범인들에 의해 범행이 벌어졌던 걸까?

 

그 비밀은 또 하나의 저택에 있다. 멜라마르 백작 저택과 똑같은 또 하나의 저택, 그 속에 있는 가구들과 그 배치까지 동일한. 뿐 아니라 급조된 세트가 아닌 백 여년 가까이 내려오는 또 하나의 비밀의 저택이 말이다. 멜라마르 백작 가문에는 남들이 알지 못할 비밀이 감춰져 있었고, 멜라마르 가문, 아니 그 저택을 이용하여 범죄 하는 또 하나의 저택 그리고 그 가문이 있었던 것. 이러한 설정 자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그처럼 쌍둥이 저택이 있을 수밖에 없던 내력 역시 전혀 억지스럽지 않음이 역시 모리스 르블랑이란 작가의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이야기 속에서 뤼팽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다. 뤼팽인 데느리스 자작은 초반에는 전지전능한 캐릭터로 시작하지만, 이야기 내내 뤼팽의 대적자로 등장하는 앙투안 파즈로에게 밀리며 꼼짝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지전능한 캐릭터의 뤼팽이 아닌, 대단히 연약하고 끊임없이 한계에 부딪히는 캐릭터. 유쾌하고 명철한 평소 뤼팽의 모습보다는 파즈로라는 신사의 가면을 쓴 악당에게 밀려 다소 울적하고 다급하며 무능한 뤼팽의 모습을 볼 수 있음도 재미나다. 물론, 이러한 뤼팽은 후반부에서는 다시 유쾌하고 명철한 모습을 회복한다. 보석과 사랑까지 쟁취하는 유쾌 통쾌 상쾌한 모습의 뤼팽 말이다.

 

역시 아르센 뤼팽 시리즈는 하나도 뺄 수 없을 만큼 재미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비밀의 저택』은 뤼팽 시리즈 가운데 상위의 작품으로 뽑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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