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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야상곡 ㅣ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4월
평점 :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속죄의 소나타』를 읽으며, 주인공인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가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독자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한 또 다른 소설을 쓰길 바랐는데, 역시 작가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번 소설은 『추억의 야상곡』이란 제목인데, 이 작품은 2013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금번 출판사 블루홀식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더 반가운 소식은 시리즈 3편 역시 『은수의 레퀴엠』이란 제목으로 출간예정이란다.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를 책의 띠지에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실력은 최강, 평판은 최악인 불량 변호사”라고 말이다. 맞다. 미코시바 변호사는 실력은 최강이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단번에 상대의 논리를 무력화시키며, 반전의 법정을 만들어버리는 변호사. 대단히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을 건드릴 줄 아는 변호사다. 하지만, 평판은 최악이다. 왜냐하면, 주로 돈 되는 사건을 맡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못된 악당들의 변호를 맡아 그들의 형을 줄여주고 돈을 뜯어내는 악당이란 평가가 미코시바 변호사를 향한 평가다.
그런 미코시바가 이번엔 전혀 돈 되지 않는 사건을 맡았다. 그것도 이미 사건을 맡고 있던 변호사의 약점을 잡아 협박까지 해서 말이다. 시리즈 1편에서 칼에 찔려 다쳤는데,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맡은 사건이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기에.
그렇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법정에서 미코시바가 과연 어떻게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고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과연 미코시바에게 이 사건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점이 소설을 읽는 내내 관심 갖게 한다.
사실 미코시바 변호사는 “평판은 최악인 불량 변호사”가 맞다. 하지만, 미코시바에겐 비밀이 있다. 과거의 비밀, 이름이 바뀌기 전의 그는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범죄자였다. ‘시체 배달부 소년’란 악명의 사내. 그런 그가 변호사가 되고, ‘속죄’의 길을 걷는 한 사건이 바로 이번 이야기다. 과연 어떤 ‘속죄’일지 그것이 궁금하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설 속 등장인물이 다른 소설 속에서도 등장한다는 점이다. 작가의 모든 작품들은 여태 그래왔다. 단, 작가의 데뷔작인 『안녕, 드뷔시』(서울: 북에이드, 2010.)만이 여타 작품 속 등장인물로 접점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 『추억의 야상곡』에서 그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 소설 속 미코시바와 경쟁하게 되는 검사 미사키 교헤이가 바로 『안녕, 드뷔시』에 등장하는 탐정 역할의 음악가 마사키 요스케의 아버지이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겹치고, 또 그 등장인물의 사연이 다른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식으로 연관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솔직히 이런 연관된 등장인물을 찾는 재미 역시 소설의 스토리 외적으로 누리게 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번 이야기는 나카야마 변호사가 속죄의 의미로 맡게 된 사건이다. 그 사건은 무능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 대한 변호다. 과연 이 사건에 어떤 반전이 있을까?(작가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언제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역시 이번 사건 역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반전보다 더 관심을 갖게 하는 건 이번 사건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가정의 해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같은 지붕아래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파괴된 가정 이야기. 무능한 가장일 뿐 아니라, 인륜을 저버리고 가장이기를 포기한, 아니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의 이야기. 도덕적 해이를 넘어 도덕적으로 무감각한 인간 아닌 인간들. 그 몰 인간성에 치를 떨게 된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 소설이 주는 반전이며 우리 사회를 향한 질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