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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2 : 자연의 법칙 ㅣ 용기의 땅 1부 2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2월
평점 :
각기 고양이와 개 들이 등장하여 모험을 펼쳐나가는 베스트셀러 시리즈, <전사들 시리즈>와 <살아남은 자들 시리즈>의 작가 에린 헌터가 새롭게 선보이는 판타지 소설 <용기의 땅 시리즈> 그 두 번째 책 제목은 『자연의 법칙』입니다.
『용기의 땅』에선 세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개코원숭이 쏜, 어린 사자 피어리스, 그리고 코끼리 스카이가 그들입니다(물론, 이들 셋은 모두 아직 어린 상태입니다.). 이들 세 주인공의 입장에서 번갈아 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개코 원숭이 쏜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그들 무리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스팅거의 정체에 대한 비밀입니다. 모두들 스팅거의 철저한 위선적인 행동에 속고 있답니다. 물론, 점차 스팅거의 본색을 느끼기 시작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하긴 하지만, 아주 미약하죠. 게다가 그런 그들의 반항은 금세 스팅거의 교활함에 희생되기도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쏜 홀로 스팅거의 정체를 드러내기 위해 애를 쓴답니다. 과연 쏜은 이 일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사자 피어리스 역시 힘겨운 상태랍니다. 그건 그의 아버지를 죽이고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 타이탄 때문이랍니다. 타이탄이야말로 “자연의 법칙”을 어기는 폭군이랍니다. 살기 위해, 즉 생존을 위한 사냥이 아닌, 재미를 위한 사냥,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기 위한 폭력만이 가득하답니다. 자신의 무리들에게 하루에 한 마리씩 사냥을 하라고 시키거든요.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그저 상대의 수를 줄이기 위한 살상을 말입니다. 게다가 타이탄은 바로 피어리스에겐 원수죠. 과연 피어리스는 타이탄 아래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요? 그의 목표처럼 아버지의 원수를 타이탄을 향해 갚을 수 있을까요? 그런데, 어째 그날은 멀게만 느껴지네요. 여전히 피어리스는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 아래 있으며 점점 더 힘겨워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또 한 주인공 스카이는 “위대한 어머니”의 죽음 이후, ‘위대한 영혼’의 뜻을 알기 위해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그 길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요? 스카이는 쏜과 피어리스 이 두 주인공들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이렇게 세 주인공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무엇보다 커다란 폭군들 앞에서 여전히 미약하기만 한 존재로서의 한계가 더욱 이야기를 재미나게 만듭니다.
또한 쏜은 1권에서도 그랬지만, 의문의 죽음 이면에 도사린 진실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을 갖게 해주기도 한답니다. 물론, 큰 틀은 이들 세 주인공들의 모험이지만 말입니다.
이야기 속 캐릭터인 스팅거의 모습에 화딱지가 나지만, 그 모습을 통해 생각하게 되는 것도 적진 않습니다. 진실을 붙잡으려는 모습보다는 자신의 권세를 위해 속임과 모략,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모습은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름다운 전통이나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가치마저도 자신의 이익을 위한 재료로 삼으며, 정작 그 가치는 인정하지도 믿지도 않는 이들의 모습이 어쩐지 씁쓸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진정 붙잡아야 할 것은 겉모습이 아닌 그 정신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아무튼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빨리 만나고 싶지만, 3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