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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케 전설 살인사건 ㅣ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또 하나의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작품인 『헤이케 전설 살인사건』을 읽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사파리 점퍼에 테니스 모자를 눌러 쓴 주인공 아사미. 완전 잘 생긴 미남이지만, 모태 솔로로서 남녀 간의 문제에는 무능하다고 자책하곤 하는 주인공 아사미. 엄청난 가문을 배경으로 두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그저 자유기고가로서 간신히 비싼 자동차 할부금을 갚아나가는 아사미. 그 매력적인 아사미의 활약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책장을 펼쳐봅니다.
이번 이야기의 사건은 한 남자가 여객선에서 떨어져 죽음으로 시작됩니다(물론 소설 자체는 그 배경 이야기들을 제법 길게 이야기해주고 있지만 말입니다.). 1180년, 막강한 권력을 누리던 헤이케 일족은 반정부 세력의 주력인 겐지 일족에 의해 쫓겨 깊은 산속으로 도망가게 되고, 그곳에서 일절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오추도 마을’을 만들어 현대까지 살아가고 있답니다. 이게 바로 ‘헤이케 전설’입니다. 바로 이런 전설이 깃든 마을이 있는 고치 현으로 가던 고속 페리 ‘시 플라워 호’ 그곳에서 일어난 한 사람의 추락사고. 이 사고의 목격자인 항해사 호리노우치는 그 일로부터 2년이 지난 어느 날 도쿄에서 한 남자가 투신자살한 사건을 보며, 그 남자 역시 당시 사건이 일어났던 배에 타고 있던 승객, 그것도 뭔가 특별한 느낌을 남긴 승객이었음을 생각하며,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고, 이 일을 자신의 친구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명탐정 아사미에게 사건 의뢰를 하게 된답니다.
이에 아사미는 이 두 사건을 추적하게 되죠. 그런 가운데 놀라운 진실을 만나게 된답니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사실, 소설을 읽는 독자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고 따라가게 됩니다. 작가가 거액의 보험금 사건의 이면이 어떻게 된 것인지를 독자에게 아주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어쩌면 긴장감이 떨어질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묘하게 몰입되며, 읽어나가게 됩니다. 특히, 범인을 이미 알고 있으므로 독자 입장에서는 긴장감 없이 느슨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상당히 속도감 있게 전개된답니다.
묘한 매력을 가진 잘 생긴 탐정, 아사미가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설 때마다 함께 성취감을 느끼며 아사미가 하루 속히 진실에 다다르기를 응원하며 읽게 됩니다. 특히 논리정연하게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아사미의 모습이야말로 이 소설의 꽃이랍니다.
물론, 소설은 또 하나 작은 반전을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이 반전이야말로 아사미와 사와(이번 소설 속에서 아사미와 묘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소녀랍니다. 작가의 소설 속엔 꼭 이런 여인이 한 명씩 등장한답니다.)의 관계를 방해하는 요소를 씻은 듯 사라지게 만드는 반전이기에 사건 자체에 대한 반전의 효과만이 아닌 모태솔로 아사미의 애정전선이 활짝 열릴 것을 기대하게 하는 반전이어서 또 다른 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일본 추리소설의 살아 있는 거장이라 불리며 수많은 작품이 드라마화 된 작품, 게다가 총 113편의 이야기가 있는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재미나게 읽었습니다(참고로 작가의 책은 국내에는 소설 4권, 만화 11권이 번역 출간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