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1
크리스 프리스틀리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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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엔 역시 으스스한 이야기가 제격이죠. 여기 으스스한 즐거움을 한껏 선사해주는 좋은 호러동화를 만났습니다.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란 책이랍니다.

 

이야기는 인 에드거가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친척 아저씨 몬터규 아저씨 집에 놀러가서 아저씨에게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아저씨가 들려주는 도합 5편의 오싹한 이야기들이 더위를 성큼 물러나게 합니다.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여러 오싹한 사연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연들에 얽힌 물건들이 마침 몬터규 아저씨 집에 있다는 점이죠. 게다가 몬터규 아저씨는 프란츠 집사에게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키는데, 에드거는 정작 프란츠 집사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답니다. 누군가 아저씨의 지시에 따라 일하긴 하는데, 정말 프란츠 집사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요? 이처럼 아저씨가 들려주는 다섯 편의 이야기들만이 으슥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해주는 몬터규 아저씨 집의 분위기 역시 만만찮답니다. 언뜻 언뜻 누군가 지켜보는 것 같고,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만 같은 기괴함이 가득하답니다. 이렇게 양면공격으로 오싹한 공포가 밀려오는 책이랍니다.

 

다섯 편의 이야기들을 아저씨가 들려주기에 마치 다섯 편의 단편을 읽는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이들 이야기를 통해, 사람을 해치는 나무를 만나기도 하고, 오래전 죽은 소녀의 귀신을 만나기도 합니다. 두 사기꾼이 모녀관계로 속이고 심령술을 펼칠 수 있다고 사기를 치며 다닌답니다. 어느 집에 여러 부인들을 모아놓고 사기를 치는 사이 딸 역할을 하는 소녀가 도둑질을 하는 거죠. 그러다 집안에서 또래 여자아이를 만났답니다. 그런데, 그 집엔 딸이 없다는 겁니다. 여주인의 오래전 죽은 여동생이 있을 뿐이고 말이죠.

   

 

떨어뜨리고 싶어도 떨어지지 않는 저주받은 물건이자 자꾸 수많은 음성으로 혼을 빼놓는 저주받은 의자장식 이야기를 만나기도 하고. 아무도 또래 아이가 없는 동네에서 담 위에 있는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하고, 눈먼 할멈의 감춰진 정체를 엿보기도 한답니다.

 

이들 이야기들은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들은 아닙니다. 잔잔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묘하게 으슥한 분위기가 시작되며, 종내 그 분위기에 압도된답니다. “전 세계 환상 공포 문학상을 휩쓴 청소년 미스터리 걸작 시리즈!”라는 선전 문구처럼 등 언저리가 시원해지는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아쉬운 마음에 덮을 때, 반가운 문구를 만나게 됩니다. “다음 권에서 계속이란 문구를 말이죠. 다음 이야기 역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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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와글와글 한글 스티커 워크북
서울문화사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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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들 녀석, <신비아파트>를 참 좋아합니다. 오늘 저녁 어둑어둑해졌을 때, 아들 녀석과 함께 마을 산책을 다녀왔는데, 앞에서 누군가 어른거립니다. 누군가 운동을 갔다가 뒤늦게 산에서 내려오는 겁니다. 아들 녀석이 앞에 누군가 있다고 하는데, 제가 귀신일지도 몰라.” 놀렸더니 무서워하더라고요. 그런데, 어째 이 <신비아파트>는 그리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한참 좋아하는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캐릭터들과 함께 한글공부를 할 수 있는 스티커북을 손에 쥐고 너무 행복해 하네요.

    

와글와글 한글 스티커 워크북인 이 책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신비아파트 캐릭터들과 함께 이런저런 놀이와 같은 한글공부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무시무시하게 생겼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 다양한 귀신들을 만나며, 이름을 물어보면, 아이는 참 신기하게도 그 이름을 모두 알고 있답니다. 이렇게 잘 알고 있는 이름을 통해, 한글 공부를 할 수 있답니다. 비어 있는 곳에 맞는 스티커를 찾아 붙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재미나 하는 의성어를 통한 한글공부도 할 수 있습니다. 직접 글자를 써보기도 하고요. 다른 그림 찾기 놀이를 할 수도 있답니다. 책에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닌 다른 그림 찾기라 표기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드네요.

  

  

사다리 타기를 해보기도 하고, 그림 속 장면을 표현하는 단어와 비슷한 단어를 배워보기도 합니다.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들, 반대말, 색깔 이름 등을 배우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갖게 되는 신비아파트와 함께,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자연스레 한글을 익히게 해주는 <한글 스티커 워크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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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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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손에 든 이유는 호러소설집이란 소개 때문이었다. 막연히 으스스한 공포, 오싹한 즐거움을 통해 무더위를 날려보자는 평범한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몰라도 너무 몰랐다. 이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 호러소설집이라 했는지 궁금할 정도다.

 

흔히 생각하는 호러는 아니다. , 귀신이 나온다던지, 견딜 수 없는 공포에 내몰린다던지 하는 흔히 생각하는 호러 말이다. 물론, 소설 속에 귀신이 등장하는 소설도 있긴 하다. 그럼에도 이 소설집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실린 12편의 단편소설들은 모두 현실 속 호러를 말한다. 부조리한 현실, 그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겐 현실이야말로 깰 수 없는 악몽인 게다. 꿈이라면 깨면 그만이지만, 현실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은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를 잘 보여주는 단편은 책이름과 같은 제목의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아닐까 싶다. 실제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졌던 방화사건을 모티브로 쓴 소설이라는데, 처음은 지하철 여인에게서 시작한다. 남편에게 의해 끔찍한 화상을 입은 여인, 하지만 점차 이렇게 남성에 의해 불속으로 내몰려 죽음의 위협을 받는 수많은 여성들이 발생하게 되고, 급기야는 상황이 반전한다. 여성 스스로 불 속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 이는 남성의 오랜 폭력에 저항하는 그녀들만의 항거였다. <불타는 여성들>이란 활동까지 하며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얼굴을 불 속으로 몰아넣는다. ?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걸까?

 

소설 속 지하철 여인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이왕이면 밝은 면을 보도록 하세요. 그녀는 파충류처럼 생긴 입을 씰룩이며 웃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성 인신매매만큼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테니까요.(340)

 

그렇다. 여성들은 자신들을 향해 쏟아지는 폭력을 대항하기 위해 자신 스스로를 불 속에 넣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당당하게 거리로 나와 버스를 타고,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샀다.”(341)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를 불 속에 넣고 자신의 여성성을 망가뜨린 뒤에서 스스로의 삶을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들, 이런 현실이 존재하는 한 현실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호러임에 분명하다.

 

여러 소설 속에서 만나는 현실은 군사 독재와 오랜 경제 불황 등으로 힘겨워진 아르헨티나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폭력을 만나게 된다. 물론, 성폭행을 당한 후 목이 잘린 5살 소년의 시체를 만나기도 하고, 가정폭력이나 여성 혐오와 같은 폭력을 만나기도 한다. 아울러 수많은 폭력을 직면하면서도 폭력을 막아야 할 경찰이 폭력을 외면하는 부조리 등 소설 속엔 여러 세상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이런 부조리함이 만연해 있음에도 그 부조리를 외면하는 세상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호러일 게다. 꿈에서 깰래야 깰 수 없는 끔찍한 현실의 악몽 말이다. 기대했던 소설집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큰 행복(?)을 맛본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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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그림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9
히사오 주란.마키 이쓰마.하시 몬도 지음, 이선윤 옮김 / 이상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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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작가들의 추리소설 역시 재미나고 그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아쉽지만, 일본의 추리소설 저변은 우리와는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것 역시 사실이다. 양적 질적에서 아직은 우리가 따라가는 형국인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오늘날 수많은 일본 추리작가들과 그 작품들이 우리에게 사랑받게 된 건 그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건 아니다. 그들을 자라게 한 못자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 못자리를 살펴보게 하는 시리즈가 바로 이상미디어에서 출간되고 있는 <일본 추리 소설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이 시리즈 첫 번째 책인 세 가닥의 머리카락을 만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홉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 작품엔 세 작가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 히사오 주란, 마키 이쓰마, 하시 몬도, 솔직히 세 사람 모두 익숙지 않은 이름이다. 이들 가운데 이번 책엔 아무래도 히사오 주란의 비중이 월등히 크다.

 

이들 작품들은 본격미스터리 작품이 아닌 미스터리 심연에 무게를 둔 작가, 그 작품들을 하나로 묶은 듯한데,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이들 작품의 시기적 차이가 제법 난다는 점이다. 히사오 주란의 작품 셋은 전쟁 이후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물론, 수록된 첫 작품인 호반의 경우 1937년에 처음 발표되어 그 뒤로 여러 차례 수정되었지만 말이다.). 반면, 마키 이쓰마, 하시 몬도, 이 두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1920년대 작품들이다. 이런 시간의 갭이 있음을 볼 때, 조금은 아쉽다. 이 시리즈가 일본 추리 소설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역시 생각하기에 따라선 편집의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할지라도 전쟁 이전 시대의 작품과 전쟁이라는 암울한 그림자를 통과한 이후의 작품(비록 그들이 전범국가라 할지라도 국민들이 전쟁의 어둠을 통과한 것은 사실이니까.) 속에 반영된 시대적 배경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말이다. 이는 히사오 주란의 세 작품이 보이는 묘한 차이에서 발견할 수 있겠다.

 

이번 책에 실린 작품들이 오늘날 일본 추리소설의 확고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파 소설을 잉태하게 된 못자리로 본다면 과한 생각일까? 어쩐지 이들 작품들이 그러한 못자리를 깔아 준 작품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래도 많게는 백년 가량 이전의 작품들이기에 오늘날의 추리소설들과는 결이 많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찬찬하게 읽어나가는 가운데 묘한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 이런 시리즈를 계속하여 출간하는 출판사에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다음 작품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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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이 아이스토리빌 41
박현경 지음, 이경하 그림 / 밝은미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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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집 거울 아이는 세 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동화집입니다. 나비와 나방, 거울아이, 내 동생은 바보가 아니야, 이렇게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들 세 편의 이야기는 모두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가정이란 주제로 묶여 있습니다.

 

나비와 나방은 작은 아버지 부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함께 살게 된 사촌 동생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동생의 아픔을 바라보게 되는 동화입니다. 유진은 갑자기 자신의 삶 속에 끼어든 사촌 동생 동호가 짜증나기만 합니다. 시커멓고 비쩍 마른 11살 남자애, 게다가 답답하고 굼뜬 촌티가 줄줄 흐르는 아이, 그런 아이가 자신의 동생이 된다는 게 유진은 너무 싫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호가 밤마다 어딘가를 몰래 다녀오는 걸 알게 된 유진은 동호의 비밀을 밝혀내 집에서 쫓아내려 하는데.

 

유진은 예쁜 나비가 아닌 징그럽기만 한 나방과 같은 사촌동생이 싫기만 합니다. 하지만, 우연히 보게 된 동생의 아픔, 그 눈물을 보며, 유진의 가슴은 열리게 되죠.

  

  

거울아이를 읽곤 먹먹함에 한참을 아무것도 못했답니다. 엄마의 죽음 이후 홀로 남겨진 아이, 무엇보다 엄마의 죽음에 자신이 한몫 했다는 자책감에 힘겨워 하는 아이 민철. 민철은 어느 날 환상적인 기차를 타고 환상 여행을 하게 됩니다. 바로 그곳에서 민철은 젊은 시절 엄마를 만나게 되죠. 민철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는 젊은 시절 엄마와의 만남은 민철의 멍든 가슴을 치유해 준답니다. 환상적인 기차여행, 너무나도 먹먹하고 울적해서 더욱 환상적인 여행이랍니다.

 

내 동생은 바보가 아니야는 모든 점이 늦기만 해서 바보라 놀림을 받게 되는 동생 순둥이를 둔 순영이 놀림당하는 동생 모습에 동생을 부끄러워하던 마음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동생을 향한 사랑만이 커지는, 남매의 끈끈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 편 모두 어둠이 가득하지만, 그 어둠을 가르며 솟아나는 밝은 빛이 가정이란 이름 안에서 발견되기에 가슴 훈훈해지는 동화들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거울아이가 참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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