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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니 스릴러툰 : 죽은 자들이 가는 곳
기시니 스릴러툰 지음 / 제제의숲 / 2022년 6월
평점 :
“누적 조회수 1억 회 돌파!”
“23만 구독자가 열광한 판타지 스릴러”
이런 문구가 눈길을 확 잡아끕니다.
벌써부터 무더워진 날씨에 으스스한 즐거움으로 잠시 더위를 잊어봤으면 하는 마음에 책장을 펼치게 됩니다. 그런데, 책 내용은 오싹함과는 조금 다릅니다. 오히려 가슴 훈훈해질 그런 단편 동화 세 편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조금은 으스스함이 없진 않지만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 『기시니 스릴러툰: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은 세 편의 좋은 단편동화를 품고 있는 단편동화집입니다.
첫 번째 동화 「계급 사회」는 머리에 숫자가 표시된다는 세계관이 돋보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머리에 숫자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작은 숫자는 큰 숫자에게 무조건 복종해야만 하는 세상입니다. 왜냐하면 큰 숫자는 작은 숫자에게 ‘경직’을 걸 수 있는데, 그럼 그 사람은 꼼짝할 수 없고, 강하게 걸면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들거든요. 그런 세상 속에서 “0”의 삶이란 피폐하기만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4”, 그나마 자신 편을 들어주는 아저씨 “5”가 있어 살만하답니다. 그런데, “4”는 음모를 꾸며 결국 “5”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결국 이에 분노한 “0”은 “4”를 향해 대들게 됩니다. 물론 “4”는 “0”에게 경직을 걸죠.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경직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0”은 “4”를 죽이게 되고, “0”의 머리 위 숫자는 “4”로 바뀌게 됩니다. 가장 낮은 계급의 사람들 “0”에겐 감춰진 비밀이 있는데, 뭔가 한 가지씩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대요. 바로 이 “0”은 상대를 죽이면 그 상대의 숫자가 자신의 것으로 더해진답니다. 이렇게 “0”은 “4”가 되고 점점 더 높은 숫자로 올라간답니다. 자신에게 호의적이었던 아저씨 “5”의 복수를 하기 시작하거든요. 그리고 이런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복수도요. 그렇다면 세상이 이 “0”으로 인해 좋아질까요? 과연 “0”의 끝은 무엇일까요?
사람의 가치가 숫자로 표시되는 사회, 뭔가 오늘 우리를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게다가 강자가 약자를 함부로 할 수 있는 계급 사회, 우리 역시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은 참 아름다운 사랑을 이야기하는 동화랍니다. 박 경위는 트럭에 치여 죽은 자들이 가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박 경위는 총각으로 늙어간답니다. 그런 박 경위에게 딸이 생겼답니다. 인질극으로 위기에 처했던 소녀를 구해준 인연으로 부모가 없는 소녀는 박 경위를 아버지처럼 따르게 된답니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게 되죠. 그런데 그만 소녀를 괴롭혔던 스토커가 탈옥하게 되고 소녀를 향한 복수극을 벌이게 된답니다. 이에 박 경위는 소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던지게 되고요. 과연 “죽은 자들이 가는 곳”에서의 박 경위,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전단지들이 풀어지게 되고, 그 전단지에는 초록버튼과 빨간 버튼 두 개가 있는데, 이 둘 중 하나를 누르게 되면 그곳의 내용 그대로 이루어진답니다. 초록버튼을 누르면 무조건 10억을 받게 되고, 빨간 버튼을 누르면 50%의 확률로 1000억을 받게 된답니다. 과연 우리 앞에 이런 두 개의 버튼이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동화 속 두 소년 역시 각자 자신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럼 10억이나 1000억을 받게 되면 삶이 완전히 달라질까요? 물론 분명 달라지긴 할 겁니다. 하지만, 그 달라짐이 긍정적 변화만은 아니랍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동화 속으로 들어가 봐요.
책장을 펼치기 시작할 때 기대했던 기대감과 덮는 순간은 행복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에도 세 편의 좋은 단편 동화들을 만났다는 행복으로 포만해집니다. 처음 기대했던 으스스한 즐거움, 오싹한 책읽기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좋은 동화를 만났다는 행복감에 즐겁기만 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