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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옥용 청소년 시집
이옥용 지음 / 도토리숲 / 2022년 4월
평점 :
이옥용 시인의 시집 『-+』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시집입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시집은 자주 만나게 되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시집을 손을 들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입니다. 그만큼 청소년 시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시집 속의 시들을 접하다 보면, 때론 동시처럼 느껴지는 시를 만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청소년기의 정체성, 그리고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시들이 제법 많습니다. 현실의 어려움, 그 삶의 무게에 주저앉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을 권면하는 시들이 많습니다. 때론 장난스러운 접근의 시들도 많습니다. 이런 시들은 가벼운듯하면서도 반짝이는 내용들을 품고 있습니다.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내용들도 제법 만나게 되는데, 어쩐지 냉소적인 청소년들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기도 합니다.
시집 속의 시들은 단지 문자만이 아니라 문자의 배치나 글자체의 변화, 언어유희, 자유분방한 행과 연의 진행 등이 돋보입니다. 그렇기에 시집 속의 시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시집에 표현된 그대로 그 시각적 내용을 감상해야 시의 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청소년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줄 시가 가슴에 남습니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는 이렇습니다.
- / 마이너스! / 줄이자! / 늦잠 보따리 / 군것질 보따리 / 걱정 보따리 / 샘 보따리 / 나 구박 보따리 // + / 플러스! / 늘리자! / 용기 / 연습 / 희망 / 웃음 / 나 칭찬
< -+ > 전문
이 역시 시각적 효과까지 고려해야겠지만, 간단한 단어의 갈라치기를 통해 메시지가 명확하게 다가옵니다. 청소년 뿐 아니라 우리 삶에 언제나 이처럼 마이너스와 플러스가 된다면 분명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 >와 비슷한 느낌의 또 다른 시 < 리필 > 역시 간단하면서도 메시지가 강력합니다.
어제 내가 무한 리필한 건 / 우울 / 스트레스 / 자책감 / 포기 // 오늘 내가 무한 리필한 건 / 희망 / 꿈 / 노력 / 위로
< 리필 > 전문
이 시처럼 비록 어제의 내가 부정적인 것들을 무한 리필 했다 할지라도 오늘 긍정적 내용들을 무한 리필 한다면 분명 내일의 내가 누리게 될 것은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소년들의 내일은 분명 그러해야만 하겠죠. 물론, 우리 모두 역시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게 메시지가 다가온다는 점 역시 청소년들에겐 더욱 좋은 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간혹 시인이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 자신만의 언어로 가득한 시를 내놓을 때, 그런 시집을 접하면서 난감하던 경우가 없지 않거든요.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그런 시들은 뜬구름에 불과할 테니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시어들의 의미가 대부분 명확하게 다가와 더욱 좋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