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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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라는 독특한 제목의 어린이 소설을 만났습니다. 이 작품은 2022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그러니 믿고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 낯섭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운문 소설이거든요. 도합 118편의 시가 모여 하나의 서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책을 펼치면 뭔가 색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물론, 운문 즉 시가 모여 소설을 이룬다는 점도 다르지만 소설의 모든 본문은 붉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습니다. 붉은 글씨로 인쇄된 책이라니, 왜 그럴까요? 바로 책 제목에서도 언급되는 두 가지 색입니다. 빨강, 그리고 하양 말입니다. 하얀 종이 위에 빨간 글씨가 하나하나 계속되면서 이 둘이 하나의 작품을 이룹니다. 그러니 책 제목인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는 이처럼 하얀 종이 위의 빨간 글씨들로 채워지며 완전한 하나를 향해 나아갑니다.

 

물론, 그 내용 역시 그렇습니다. 주인공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2세 소녀로 두 가지 세계에 속해 있습니다. 인도와 미국이란 서로 다른 문화 속에 말입니다. 또한 부모가 바라는 기대와 자신이 원하는 삶이란 두 개의 세계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주인공은 빨강과 하양 서로 다른 두 세계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자신은 어디에서도 딱 맞지 않다고 생각한답니다. 미국에도 인도에도 맞지 않는 이방인. 부모님이 원하는 삶과 자신이 살아가야 할 삶 사이에서 이것도 저것도 완전하지 못한 어정쩡한 삶을 살고 있다고 고민한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압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기대와 인도의 보수적 문화에의 강요가 때론 갑갑하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그런 소녀에게 커다란 문제가 찾아옵니다. 바로 엄마의 병입니다. 백혈병이란 넘어설 수 없는 커다란 문제로 인해 위기가 찾아오죠. 바로 여기에서 소설의 제목은 또 다시 의미부여가 됩니다. 빨강, 하양 즉 적혈구와 백혈구가 하나의 혈액을 이루는 것처럼, 두 색이 완전한 하나를 이루길 바라는 그런 마음 말입니다. 소설의 마지막 순간은 한없이 먹먹하게 만들고 눈물을 훔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그런 슬픔, 한없는 위기의 상황을 통해 두 개의 문화, 두 개의 삶은 온전히 하나의 삶, 나의 삶으로 고백된답니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두 세계 사이에서의 갈등과 고민 혼란을 겪게 마련입니다. 특히 청소년의 시기는 그럴 수밖에 없겠죠. 그런 청소년의 시기가 책 제목과 내용처럼 완전한 하나로 나아가게 되길 응원해 봅니다.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초등 고학년과 청소년들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물론 성인 독자들에게도 좋은 작품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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