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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의 학교 3 - 콘티키호의 물고기들 ㅣ 뼈의 학교 3
모리구치 미쓰루 지음, 박소연 옮김 / 숲의전설 / 2023년 1월
평점 :
모리구치 미쓰루의 독특한 과학에세이 『뼈의 학교』가 어느덧 세 권으로 늘어났습니다. 처음 저자를 알게 되었던 책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까지 네 권의 과학에세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뼈의 학교』 2권이 오키나와로 장소를 옮겨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뼈란 독특한 소재로 풀어가고 있었다면, 이번 『뼈의 학교』 3권 역시 오키나와가 그 무대입니다
이번엔 물고기들이 그 대상입니다. 저자는 “식탁의 뼈 바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일상의 식사에서 만나게 되는 물고기들의 뼈를 모으고 뼈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자연이 어떻게 보이는가는 결국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진다. ‘식탁의 뼈’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그것은 나에게 달렸다. 그리고 드디어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50쪽)
저자의 이러한 “식탁의 뼈 바르기”는 점점 특별한 가닥을 잡게 됩니다. 그것은 오키나와가 마치 태평양 한 가운데 떠 있는 뗏목과 비슷하다는 가설을 세운 겁니다. 그래서 오키나와 사람들이 접하는 물고기들은 원양의 물고기라는 겁니다. 이 가설을 위해 택하는 물고기들은 모두 실제 태평양의 모험을 떠났던 뗏목 “콘티키호”에서 만나고 먹었던 물고기들입니다. 『콘티키호 탐험기』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물고기들을 실제 먹어보기도 하고, 그 뼈를 바르는 작업을 하게 된답니다. 그래서 이번 책 부제는 「콘티키호의 물고기들」이랍니다. 그럼 저자의 가설이 과연 맞을지 함께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책을 읽어가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것은 저자의 열정이랍니다. 이렇게 뭔가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큰 힘이며 어쩌면 그것이 곧 재능이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뼈를 통해 자연을 접근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화를 접근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저자에게 이렇게 만나는 뼈들은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는 책인 겁니다.
비록 살아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동물의 뼈는 자신의 이야기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뼈야말로 우리가 다 읽어 낼 수 없는 무한한 책이다.(121쪽)
저자가 접근하는 이런 방식, 직접 체험하고 보고 먹고 그 뼈를 발라내는 작업이야말로 책이 들려줄 수 없는 특별한 소리를 들려주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독자는 여전히 텍스트를 통해 만나지만 그 텍스트는 결이 조금 다른 듯싶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몸소 체득하는 자연, 몸소 체득하는 문화를 이야기합니다.
기름갈치꼬치의 지방에 대한 부작용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할 수 없다. 문화란 각 개인이 몸소 체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식탁 위에 놓인 물고기 한 마리지만 거기에는 진화의 역사와 복잡하게 얽힌 생태계,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모두 응축되어 있다.(155쪽)
여기 등장하는 기름갈치꼬치는 참 재미난 물고기였답니다. 지금은 식용이 금지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 녀석이 너무 지방이 많아 이 물고기를 먹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엉덩이에서 기름이 흘러 나온대요. 즉, 자신도 몰래 실례를 하게 되는 거죠. 그런 재미에 먹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도 몰래 실례하는 그런 경우들 때문에 혐오스러워 식용을 금했다고 하네요. 미각을 위해서라면 그런 실례쯤 감수하는 것은 또 어떨까 싶긴 한데 아무래도 그 뒷감당이 끔찍하긴 하네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