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곤충술사 레오 4 : 고대 로마 숙명의 대결 - 시공초월 세계문화유산 판타지! 마법곤충술사 레오 4
쿠시마 미치에 글, 오가와 타케토요 그림, 조은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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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초월 세계문화유산 판타지 동화인 『마법곤충술사 레오』는 이 세상의 종족을 셋으로 구분합니다. <인간>, <도미터>, <몬스터> 이렇게 셋인데, 이 가운데 도미터는 마법의 힘을 사용하는 종족으로 인간들 사이에 섞여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어지럽히던 <몬스터>들은 모두 또 다른 세상인 알트몬드라는 곳에 봉인되어 있고요. 그리고 이들을 가둔 봉인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데,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이란 이름으로 존재합니다.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고요.

 

몬스터들이 다시 세상에 나오기 위해선 이 봉인을 깨뜨려야 하기에, 봉인을 깨뜨리려는 자들과 봉인을 지켜내려는 자들 간의 치열한 다툼을 그려내고 있는 동화가 바로 『마법곤충술사 레오』입니다. 주인공 레오는 도미터 가운데 가장 약한 하급 도미터 마법곤충술사랍니다. 하지만, 하급 도미터라고 해서 무시하지 마세요. 레오는 엄청난 활약을 하거든요. 바로 순수 인간 친구들인 마가렛, 그리고 에드와 함께 말입니다(마가렛에게는 감춰진 혈통의 비밀이 있는 것 같아요.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제 친구들도 뭔가 있음을 느끼네요).

 

레오와 마가렛, 에드 이 세 친구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마법곤충술사 레오』 4번째 책인 「고대 로마 숙명의 대결」은 그 무대가 로마입니다. 그것도 고대 로마랍니다.

 

어느 날 갑자기 로마의 문화유산인 콜로세움이 옛 모습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부서진 곳 하나 없이 고대의 그 모습 그대로 말입니다. 여기까지이면 괜찮겠지만, 그곳 콜로세움에서 수많은 전차들이 나와 세상을 파괴하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로마의 17대 황제 콤모두스가 부활 했고 말입니다. 과연 콤모두스는 왜 부활했을까요? 그리고 콤모두스에게는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는 걸까요?

이번 이야기 역시 재미난 모험 이야기입니다. 신나는 모험 이야기 속에서 특별히 레오와 다퉈야만 하는 콤모두스 황제에게 감춰진 아픈 사연이 마음을 울리네요. 콤모두스 황제는 알고 보니 레오와 같은 힘을 가진 마법곤충술사였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어진 힘을 잘못 사용한 경우이기도 하고요. 굉장히 잔혹한 황제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그 모든 것이 아버지 황제의 진심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랍니다. 양아버지인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특별한 힘을 가진 양아들 콤모두스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냉혹한 정치 구도에서 콤모두스를 지켜내기 위해서 콤모두스를 황제로 세울 뜻이 전혀 없음을 선포합니다. 차기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무리들로부터 콤모두스를 지켜내기 위함이죠. 그리고 콤모두스가 성장하는 가운데 한 번도 따스하게 대하지 않았답니다. 가슴 속엔 아들을 향한 사랑을 감춘 채 말이죠. 그래서 콤모두스를 지켜내긴 했지만, 어린 콤모두스는 아버지를 향한 오해의 마음을 갖게 되고 비뚤어지고 맙니다. 결국 더욱 엇나가고 폭주하게 되는 괴물이 탄생하게 된 거죠.

 

아버지의 사랑을 애타게 그리워했을 아이의 마음이 먹먹하게 만드네요. 또한 아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감춘 채 가면을 쓰고 살아야 했을 아버지의 모습도 그렇고요. 우리의 주인공 레오는 여전히 이런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답니다.

 

문득 카일의 얼굴이 떠올랐다. 레오가 같은 능력자와 싸우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부러 차갑게 대하던 카일이었다. 왜 어른들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속내를 숨기면서까지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보이는 걸까. 그것이 지켜준다는 애정의 증표인 건가. 비록 그 때문에 서로의 마음이 엇갈려 버린다고 해도? 레오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109쪽)

 

속내를 감춘 애정, 우리 삶 속에도 이런 감춰진 사랑은 없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아울러 결코 서로를 향한 마음이 엇갈리는 안타까운 일들이 없길 바래보기도 하고요.

 

역시 이번 이야기에서도 레오와 친구들의 활약은 멋지네요. 과거를 오가며 펼치는 마법곤충술사와 친구들의 활약 이제는 다음 편을 기대해봅니다. 다음 편은 이집트인데, 역시 기대되네요. 이집트의 문화유산들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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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곤충술사 레오 3 : 나폴레옹 황제, 약속의 소환자가 되다! - 시공초월 세계문화유산 판타지! 마법곤충술사 레오 3
쿠시마 미치에 글, 오가와 타케토요 그림, 조은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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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곤충술사 레오』는 시공초월 세계문화유산 판타지 동화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공을 넘나드는 판타지이며, 세계문화유산과 연계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화랍니다. 먼저,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인간>, <도미터>, <몬스터> 이렇게 세 종족이 살고 있습니다. 인간은 평범한 사람들이고, 도미터는 마법의 힘을 사용하는 종족이며, 몬스터는 사악한 힘을 가진 종족입니다. 당연히 몬스터와 도미터 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게 되죠. 어느 날 인간계에 위대한 인간이 나타납니다. 바로 아서 왕인데요, 아서 왕은 당시 도미터의 수장과 협력하여 몬스터들을 다른 세상인 <이세계(알트몬드)>에 가두고 봉인하게 됩니다. 이렇게 갇힌 이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봉인을 세계 각지에 분산시키는데, 이렇게 봉인된 곳이 바로 세계문화유산들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트몬드에 갇혀 있던 몬스터들이 출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봉인을 하나하나 파괴하여 세상을 파괴하려 합니다. 이에 이를 막기 위한 도미터가 바로 주인공 레오랍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레오는 도미터 중에서도 가장 낮은 등급인 <마법곤충술사>입니다. 마법곤충술사는 마법곤충을 불러내 그 힘을 사용하는 도미터인데, 이처럼 하급 도미터인 레오가 친구들인 마가렛, 에드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의 봉인을 지켜내는 이야기가 바로 『마법곤충술사 레오』입니다.

그 세 번째 이야기인 「나폴레옹 황제, 약속의 소환자가 되다!」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어느 날 커다란 거미괴물로 변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사물이 엄청난 힘을 가진 괴물곤충으로 변하는 것은 마법곤충술사만이 행할 수 있는 마법이랍니다. 그리고 지구상에 마법곤충사는 단 한명인 레오밖에 없고요. 이로 인해 레오는 도미터들에게 반역죄로 붙잡히게 되고,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과연 레오는 이 누명을 벗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과연 이 일은 누가 행한 일일까요?

 

레오는 하급 도미터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강한 힘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용감하게 대항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드는 저돌성을 보이는 아이랍니다. 이런 용기 때문일까요? 가장 약한 도미터 임에도 언제나 다른 강한 도미터 못지않은 큰 힘을 발휘하네요. 어쩌면 용기야말로 가장 큰 마법 아닐까요? 우리의 삶 속에서도 용기라는 마법을 발휘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또한 레오의 친구 마가렛은 그저 평범한 인간 소녀에 불과합니다(물론 평범한 인간이 아닌 뭔가 비밀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요). 하지만, 그럼에도 레오가 문화유산 속에 감춰진 봉인을 찾는 데에는 가장 큰 도움을 받게 됩니다. 마가렛의 도움이 없다면 레오는 봉인을 찾을 수 없죠. 왜냐하면, 마가렛에게는 뛰어난 머리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지혜 역시 마법일 수 있겠네요. 우리 안에 주어진 지혜라는 마법도 붙잡아 봅니다.

 

레오의 또 다른 절친 에드야말로 어쩌면 가장 평범한 소년에 불과합니다. 레오는 마법을 행하는 도미터고 마가렛은 부유한 가문의 공주 같은 존재이자, 뛰어난 천재소녀죠. 하지만, 에드에겐 내세울 것이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또 하나의 마법이 아닐까요?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음에도 친구들을 향한 우정과 믿음, 그리고 함께 하는 그 여정이 또 하나의 마법이 되어 엄청난 힘을 발휘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볼 때, 마법은 언제나 우리 곁에 가득 한 것 같네요. 오늘도 우리 삶 속에서 또 하나의 마법을 발견하고, 발휘하는 놀라운 날이 되길 바래봅니다. 세계의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도 쌓고, 재미난 판타지 이야기에도 빠지게 되는 판타지 동화, 『마법곤충술사 레오』 다음 편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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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내 손을 잡아 라임 향기 도서관 11
이성 지음, 김정미 그림 / 가람어린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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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되고 있는 사춘기 어린이들의 성장 동화 시리즈인 <라임향기도서관> 시리즈의 11번째 책은 이성 작가의 『괜찮아, 내 손을 잡아』란 제목의 동화입니다. 책 제목이 참 따스하네요. 그럼, 그 내용을 살짝 살펴볼까요?

 

열두 살 소녀 홍마리는 공주병 소녀랍니다. 아니, 공주병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예쁜 소녀죠. 그러나 마리에게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상처가 있답니다. 그건 아빠에게 버림 받았다는 상처랍니다. 부모님은 이혼을 하였고, 어린 시절부터 마리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미국으로 건너 가 그곳에서 새장가를 들었고, 동생도 낳았다고 하지만, 한 번도 마리를 찾은 적이 없는, 그래서 마리 인생에는 아예 없는 존재랍니다.

 

그런 마리 앞에 약간은 밥맛이지만, 마리의 냉랭한 가슴을 설레게 하는 남학생 재현이 전학을 오게 됩니다. 둘 사이가 미묘해지네요. 그런데, 재현에게는 좋지 못한 소문들이 따르게 된답니다. 소문 뿐 아니라 마리의 눈에도 그런 모습들이 비치게 되고요. 그런 재현의 모습에 마리 역시 실망하게 되는데, 과연 재현과 마리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이야기 속에서 마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재현 역시 아픈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답니다. 재현의 엄마는 하늘나라로 떠나셨고, 지금은 새엄마와 아빠랑 살지만, 새엄마와의 관계가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할머니 댁에서 살기 위해 전학을 온 것이고요.

 

이처럼, 12살 소년소녀지만 이들에겐 아픈 상처가 있습니다.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음에 둘은 더욱 가까워지게 되고, 이제 그 상처를 서로 어루만져주게 된답니다. 외로운 아이들이 서로의 손을 잡아 줌으로 외로움을 이겨내게 되는 멋진 이야기랍니다. 게다가 깨어진 가정의 관계 역시 회복되고요.

 

이야기 전개가 재미나면서도 감동적이네요. 오늘 우린 서로의 상처를 마치 없는 양 감추고 살아갈 때가 많죠. 그럼에도 사실 내 안의 상처는 조금씩 더 커져가는 데 말입니다. 이럴 때, 누군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의 감춰진 상처를 드러내고 기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더 나아가 누군가 잡아주는 따스한 온기를 통해 힘을 얻고 나 역시 누군가의 손을 맞잡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예쁜 동화를 읽고 우리 아이들이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놀라운 일들이 가득히 벌어지길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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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된 팔만 개의 나무 글자 - 팔만대장경이 들려주는 고려 시대 이야기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5
김해등 지음, 이용규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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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는 우리 역사의 상징물들이 들려주는 역사이야기입니다. 유물이나 유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유물이나 유적이 ‘직접’ 우리에게 자신에게 얽힌 역사를 이야기해주는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벌써 다섯 번째 이야기로 이번에는 합천 해인사에 보관 중인 팔만대장경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81,258개의 나무판으로 이루어진 팔만대장경은 그 역사적 가치가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입니다. 고려시대에 새겨졌기에 <고려대장경>이라 부른답니다.

 

팔만대장경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무엇보다 팔만대장경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고려시대 잦은 외침으로 백성들이 살기가 너무 힘들었답니다. 물론, 이는 백성들을 다스리는 자들의 부끄러운 모습 때문이죠. 아무튼 이렇게 힘겨운 시기에 당시 불교를 받들던 국가인 고려였기에 불교에 의지하여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에 팔만대장경을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나 살기가 힘겨웠으면 이처럼 정성을 다한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까요?

 

물론, 종교가 다른 분들에게는 무슨 그런 나무판자가 우리를 지켜주겠는가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종교가 무엇인지를 떠나 뭔가 간절히 소망하며 바라는 그 염원을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종교를 떠나 뭔가에 기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백성들의 간절한 바람, 그 염원의 힘이 모일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고요. 이런 바람 때문이었을까요? 팔만대장경은 수많은 위기 가운데서도 여전히 보존되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우리의 빼어난 문화를 자랑하게 되었답니다.

 

책의 뒤편에서는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 시대 고려 시대에 대한 설명도 덧붙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과정 역시 그림에 설명을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네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야기를 통해 쉽게 만들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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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가는 개미 - 2016 화이트 레이븐즈 선정도서 문학동네 동시집 38
유강희 지음, 윤예지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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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희 시인의 동시집 『뒤로 가는 개미』에 실린 동시들은 무엇보다 생명력이 넘친다는 느낌이 듭니다. 시인은 동식물들과도 소통을 할뿐더러, 생명이 없는 사물에게도 생명력을 불어 넣는 능력이 탁월하네요. 시인은 사물의 입장이 되어 느끼고, 생각하며 노래하기도 하고요.

 

예를 든다면 이런 시가 있어요. 무엇을 노래하는 건지 알아 맞춰보세요.

 

바닥을 / 스윽슥 기어가는 / 작은 물고기 //

꽃이고 싶어 / 꽃무늬, / 별이고 싶어 / 별무늬, //

애완용 강아지처럼 / 맘껏 울지도 못해 / 끄윽끅 //

집 안에만 갇혀 사는 / 머리 큰 / 이상한 물고기 //

어이쿠, 뒤집어졌다 //

혼자서는 / 제 몸 일으킬 수도 / 헤엄칠 수도 // 없는 물고기

 

과연 이 바닥을 기어 다니는 머리 큰 이상한 물고기는 어떤 물고기일까요? 한번 뒤집어지면 혼자서는 다시 일어설 수도 헤엄칠 수도 없는 물고기가 과연 뭘까요? 그건 바로 슬리퍼랍니다. 그래서 이 동시의 제목은 <슬리퍼>랍니다. 제목을 알고 나니, 아하~ 맞다. 싶죠? 이 뿐 아니라, 아이가 홀로 축구공을 차며 놀고 있는 담벼락 역시 공에 가슴이 퍼렇게 멍들면서도 공을 다시 힘껏 튕겨 내 주는 외로운 아이의 착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안경은 날개 접은 눈이 커다란 부엉이가 되기도 하고요. 이처럼 시인은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죠.

 

하지만 반대도 있답니다. 생명 있는 것들을 사물화 시켜 노래하기도 하네요. 갑자기 날아오르는 백로 세 마리는 솟아오른 볼링 핀이 되기도 하고요. 민들레 꽃씨는 막대 사탕이 되기도 합니다.

 

누가 길가에 / 줄줄이 막대 사탕 / 꽂아 놓았나 //

어린 봄바람 / 동무들 데려와 / 사이좋게 / 핥아 먹고 가고 / 핥아 먹고 가고 //

어? 한순간 / 막대만 달랑 남았다

<민들레> 전문

 

민들레 꽃씨에서 막대사탕을 발견하는 시인의 눈이 참 예쁘네요. 봄바람에 꽃씨가 날리는 건 동무들과 함께 핥아 먹어 결국 막대만 달랑 남게 됨이 정말 딱이구나 싶기도 하고요.

 

곤충이나 새 등 생명이 있는 것들을 관찰하며 노래한 시들도 참 많답니다. 시인은 이런 관찰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기도 합니다. 흰뺨검둥오리 볼에 있는 흰털은 하얀 눈이 되기도 하고, 물총새가 싼 하얀 똥들은 흰 구름 몇 알 되어 날아오르기도 하네요. 이런 예쁜 관찰력으로 그저 흘려버릴 사물들, 주변의 작은 것들에게 아름다운 시의 생명이 불어넣어지게 됩니다. 역시 시인의 눈은 아름답네요. 관찰력과 상상력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동시들,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노래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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