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 김영민 논어 에세이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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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앎‘이라고 할까요? 공자는 ‘논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앎이다.˝

인간의 지식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관심분야나 처한 환경에 따라서 모르는 것은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죠. 문제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른다면 절망하기에 충분합니다.

조지 버나드 쇼‘ 는 ˝모르는 것보다 더욱 절망적인 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라고 합니다. 가짜 뉴스의 폐해를 이미 100여년 전에 간파한거죠.

공자가 말하는 ‘앎‘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 나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김영민 교수는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이른바 ‘메타 시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소름이 돋는 순간이죠.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의 사람이 오늘날에까지 통용되는 언명을 주창했을 줄이야‘

하지만 매사에 ‘메타시선‘을 유지하는 것은 공자의 제자조차도 번다한 일이었죠.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일텐데요. 잘못하면 노이로제에 걸릴지도 모릅니다.

이에 우리의 김영민 교수는 가장 화끈한 해법을 제시하는데요. 그 비결은 주기적으로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음. 무슨 말이냐고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인간의 언어를 쓰지 않고 짐승의 말을 쓰는 겁니다. 상대의 요구나 지시, 간섭에 일체의 언어를 쓰지 않고 그냥 ‘으르렁‘,‘왈왈‘,‘캬오~‘로 반응하는거죠. 날카로웠던 신경이 절로 이완되고 누적된 피곤함이 사라지는 것을 느낄 겁니다.

˝인간의 성찰적 삶에는 메타시선이 필요하며 더불어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렇게 깊은 울림을 주면서 뇌리에 박히게 글로 전할 수 있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공자 #김영민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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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2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강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자강 2019-12-24 21:24   좋아요 1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서니데이님 댓글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네요. ㅎㅎ 메리 크리스마스되세요~~

자강 2019-12-30 16:28   좋아요 1 | URL
헛.. 근데 전 발표 오류였나봐요. 2019 앰블럼이 없네요. ㅠㅠ

서니데이 2019-12-30 17:06   좋아요 1 | URL
댓글읽고 찾아보았는데, 2019년 북플마니아 스탬프가 있었어요.
북플마니아는 선정되신 것 같아요.
저도 올해의 기준은 잘 모르겠습다만, 명단에 있지만 앰블럼 없는 분들도 계신 것 같아요.

자강 2019-12-30 17:08   좋아요 1 | URL
우앙. 서니데이님. 번거로우실텐데 찾아봐주셨군요. 정말 감사드려요~~ 👍👍👍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2
솔르다드 브라비.도로테 베르네르 지음, 맹슬기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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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불평등의 기원을 찾아서‘

저 선사시대의 수렵.채집시절에서부터 21세기의 현재까지 유구한 성차별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그렸습니다. 머릿속에서 쉽게 성차별의 흐름이 그려지는군요.

선사시대에는 남자의 정액과 임신해서 부풀어 오른 여자의 배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자들은 오로지 자신 덕분에 아이가 생긴다고 생각하며 여성에 대한 우월감을 가졌지요.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생리혈로 인해 사냥에서 제외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남성들에 의해 역할을 배정받기 시작했으며 공동체 규율 또한 남성들 위주로 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성차별 문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권위를 부여받고 가속화되는데요. 이것은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불평등을 제기하는 여성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요. 남성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견고한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들을 탄압합니다.

중세 시대에는 성차별 문화를 유지하는데 해가 될 것으로 간주되는 여성들을 종교재판을 통해 사형을 시킵니다. 그 수가 무려 10여만 명으로 추정되는데요. 우리에게는 ‘마녀사냥‘으로 알려져 있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근대에 들어 끊임없이 여성의 참정권을 요구했고 프랑스에서 조차 1944년에서야 여성투표권이 인정되었습니다. 1965년 이전까지는 여성은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할 수도 없었지요.

과거와 비교해서 여성의 지위가 나아진 것은 맞는 말이지만 21세기의 현재까지도 성차별은 엄연히 존재하며 마땅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2017년도 세계 성차별지수에서 한국은 116위라는군요. 에휴.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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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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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의 삶은 우연에 결정되는지도...‘

드디어 결정했다. 어차피 모두 만날테지만 누굴 먼저 만날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게다가 다음달 용돈까지 끌어다 탕진한 거대한 책상자 3개를 개봉한게 바로 어제 오후가 아니던가요. 또 다시 책을 샀다는 것은 아내가 알아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자칫했다간 용돈이 삭감될지도 모르지요. 제발 그것만은....

제가 먼저 만나기 한 책은 김시덕 교수의 ‘일본인 이야기‘입니다. 이 주제는 총 5권의 시리즈로 기획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내전인 전국시대가 막을 내리는 16세기부터 조선을 집어삼키고 중국마저 잡아먹으려다 자멸하는 20세기 중반까지의 일본을 다룬다고 합니다. 저떄가 바로 내가 가장 기대하는 일본의 사정인데요. 완간될때까지 기다릴 생각에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교수님 제발.... 6개월에 한 권씩 나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이 책 1권은 16세기와 17세기 사이의 일본의 내부와 외부를 다룹니다. 김시덕 교수는 이 시기를 일본의 첫번째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라고도 하는데요. 읽고 있어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흥분하게 만드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주제는 나에게 각별하며 강렬하게 다가오지요.

16~17세기의 일본 내외부의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우연‘입니다. 포르투갈인이 가져다 준 철포는 때마침 군웅할거의 내전 시대에 가장 적확한 신무기였지요. 일부 통찰력이 있는 다이묘들만이 그 진가를 알아봅니다. 그중 철포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전술화시킨 ‘오다 노부나가‘라는 다이묘가 있는데요. 그가 결국 끝없는 내란시대를 종결하는 기틀을 만듭니다.

또 다른 우연은 그 이시기에 일본을 방문한 핵심세력은 군사집단이 아닌 선교사집단이라는 겁니다. 전자였다면 여타 아프리카 국가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진작에 식민지가 되었을텐데요. 극동이라는 지리적 천운이 따랐던 겁니다.

이러한 우연은 에도 막부 말에도 일본의 운명을만들어갑니다. 제국주의가 팽배한 이때 일본에 접촉한 서구 열강이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러시아가 아닌 네델란드라는 점입니다. 이 당시의 네델란드는 교역에 집중하던 때라 오히려 그들의 의학, 천문학, 회화 등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우연의 지배를 받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우연을 기대하며 ‘수주대토‘의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 없지요. 일본이 만들어낸 결과는 맞이한 ‘운‘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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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독서정산 - 26권

쌓여가는 독서기록과 일기를 보면 스스로 느낍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요. 어떤 날은 어둠의 심연으로 가라앉기도 합니다. 어찌 그런 생각이나 행동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미숙했던 날도 있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는 ‘확실하게‘,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독서가 내게 준 선물이 아닐까요? 11월에 저를 성찰로 이끈 책들입니다.

1.생각의 시대 (인문) - 김용규 / 정보가 폭증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5가지를 알려주는데요.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가 그것입니다. 인생책 중 한권이죠.

2.나는 상처를 안고 어른이 되었다. (심리) - 오카다 다카시 / 어릴 적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어른이 되면 주변사람들을 괴롭게 합니다.

3.정서적 금수저 , 흙수저 (심리) - 최성애, 조벽 / 양육자와 맺은 ‘애착관계‘는 한 아이의 인생, 아니 그 아이와 함께 살아갈 사람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줍니다.

4.경계인의 시선 (사회) - 김민섭 / 중심부도, 주변부도 아닌 경계인이 바라본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경계인입니다.

5.파인 #3, #4 (만화) - 윤태호 /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보물선을 둘러 싸고 일어나는 온갖 인간군상들의 관계가 흥미롭습니다.

6.아리랑 #4 (소설) - 조정래 / 때는 1913년전후 즈음, 조선총독부와 동양척식주식회사(동척)들이 조선농민들의 땅을 갖은 빌미를 동원해서 뺏아갑니다. ㅠㅠ

7.가짜감정 (심리) - 김용태 / 가짜 감정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어린 시절에 형성되는데요. 가짜 감정에 속아서 진짜 감정에 소홀하면 안됩니다.

8.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심리) - 가토 사이조 / 유아적 의존욕구가 해결되지 않고 어른이 되면 타인의 눈치를 보며 살게 됩니다.

9.검찰공화국, 대한민국 (사회) - 김희수 외 / 정권별로 검찰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10.할배의 탄생 (사회) - 최현숙 / 두 노인과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구술서, 우리 주위의 할배는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그들의 삶을 통해 보여줍니다.

11.수호지 #7 (소설) - 시내암 / 양산박에 모두 모인 108 영웅들이 3번에 걸친 전투 끝에 조정에 귀순하는 과정.

12.데스노트 #4,#5 (만화) - 오바 츠구미 / 노트에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 살인할 수 있는 노트가 있습니다. 이것을 둘러싼 인간들의 심리가 흥미롭죠.

13.관계의 재구성 (심리) - 하지현 / 헝클어지고 꼬인 부부, 부모자식, 친구 등의 인간관계를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4.나는 왜 상처받는 관계만 되풀이하는가? (심리) - 카르멘 R 베리 & 마크 W 베이커 / ‘피해자 덫‘에 빠진 사람은 일생동안 상처받는 관계를 되풀이 하게 되는데요.

15.남자의 후반전 (심리) - 김용태 / 어른아이에서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이 인생의 후반에 해야 할 일입니다.

16.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소설) - 밀란 쿤데라 / 소련의 체코 점령시기의 남녀의 연애이야기, 서로간에 오가는 의식의 흐름과 오해는 복잡하고도 슬픕니다.

17.강상무진(소설) - 김훈 / 삶의 묵직함들을 느낄 수 있는 소설들의 모음인데요. 역시 김훈 선생님!!

18.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인문) - 스콧 스토셀 / 30여년동안 저자 자신을 따라다닌 불안에 대한 역사를 다루는데요. 큰 위안와 웃음을 선사합니다. 이 사람처럼 글쓰고 싶군요.

19.인더백 (소설) - 차무진 / 백두산이 폭발해서 한반도가 화산재로 뒤덮이고 식인 바이러스가 만연한 한반도에서 아들을 살리려는 아빠의 눈물어린 분투.

20.조선왕조실록 #13 (역사) - 박시백 / 효종, 현종 시절의 조선사로 북벌, 소현세자, 송시열, 예송논쟁이 이 시대의 주요 키워드군요.

21.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 (과학) - 최준석 / 과학책 300권을 통해 나와 세상을 알아가는 이야기. 과학책을 읽어보고 싶은 의욕이 샘솟습니다.

22.2020트렌드코리아 (경제경영) - 김난도 외 / 2020년에 예상되는 트렌드 10개, MIGHTY MICE를 머릿속에 넣어둡니다.

23.연필로 쓰기 (에세이) - 김훈 / 글에는 화자가 살아온 삶의 밀도가 담겨 있습니다. 선생의 글을 읽으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24.Kennedy Biography (전기) - Marie Hodger /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의 전기인데요. 드라마틱한 그의 일대기에 관해서 처음으로 접합니다.

25.Merlion‘s Mission #6 (소설) - 메리 폽 오스본 / 바그다드의 칼리프를 만나러 가는 잭과 애니,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강도들로부터 보호하는 이야기.

26.Henry Huggins (소설) - 비버리 / 우리의 귀여운 주인공 10살 소년 헨리 허긴스가 신문배달을 하려고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 어른이 읽어도 재미만점!!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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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리커버 특별판) -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
이민경 지음 / 봄알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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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타인의, 특히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직관이 필요합니다. 직관은 타고나는데요. 후천적으로 배우려면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남성에게 있어 생존의 문제가 아니기에 그만한 노력을 기대할 순 없지요.

그렇다면 여성에게는 쉽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바로 언어인데요. 더이상 감정의 소모없이 쉽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들 말입니다.

페미니즘을 배우기 위해서는 직관이 필요한데 직관이 없다면 모방이 필요하다. 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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