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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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의 삶은 우연에 결정되는지도...‘

드디어 결정했다. 어차피 모두 만날테지만 누굴 먼저 만날지가 고민이었습니다. 게다가 다음달 용돈까지 끌어다 탕진한 거대한 책상자 3개를 개봉한게 바로 어제 오후가 아니던가요. 또 다시 책을 샀다는 것은 아내가 알아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자칫했다간 용돈이 삭감될지도 모르지요. 제발 그것만은....

제가 먼저 만나기 한 책은 김시덕 교수의 ‘일본인 이야기‘입니다. 이 주제는 총 5권의 시리즈로 기획이 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내전인 전국시대가 막을 내리는 16세기부터 조선을 집어삼키고 중국마저 잡아먹으려다 자멸하는 20세기 중반까지의 일본을 다룬다고 합니다. 저떄가 바로 내가 가장 기대하는 일본의 사정인데요. 완간될때까지 기다릴 생각에 눈앞이 아득해집니다. 교수님 제발.... 6개월에 한 권씩 나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이 책 1권은 16세기와 17세기 사이의 일본의 내부와 외부를 다룹니다. 김시덕 교수는 이 시기를 일본의 첫번째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라고도 하는데요. 읽고 있어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흥분하게 만드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 주제는 나에게 각별하며 강렬하게 다가오지요.

16~17세기의 일본 내외부의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우연‘입니다. 포르투갈인이 가져다 준 철포는 때마침 군웅할거의 내전 시대에 가장 적확한 신무기였지요. 일부 통찰력이 있는 다이묘들만이 그 진가를 알아봅니다. 그중 철포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전술화시킨 ‘오다 노부나가‘라는 다이묘가 있는데요. 그가 결국 끝없는 내란시대를 종결하는 기틀을 만듭니다.

또 다른 우연은 그 이시기에 일본을 방문한 핵심세력은 군사집단이 아닌 선교사집단이라는 겁니다. 전자였다면 여타 아프리카 국가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진작에 식민지가 되었을텐데요. 극동이라는 지리적 천운이 따랐던 겁니다.

이러한 우연은 에도 막부 말에도 일본의 운명을만들어갑니다. 제국주의가 팽배한 이때 일본에 접촉한 서구 열강이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러시아가 아닌 네델란드라는 점입니다. 이 당시의 네델란드는 교역에 집중하던 때라 오히려 그들의 의학, 천문학, 회화 등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죠.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런 우연의 지배를 받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우연을 기대하며 ‘수주대토‘의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 없지요. 일본이 만들어낸 결과는 맞이한 ‘운‘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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