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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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 출판사에서 선물로 보내주셔서 읽어보게 된 [리마인더스 오브 힘] 사실 로맨스라고 하셔서 약간 망설였다. 살면서 로맨스 소설은 3권 밖에 읽어보지 않았는데, 로맨스 특유의 간질거림과 우연성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뿐만이아니라 드라마,웹툰 등 매체를 가리지않고 보지않는다. 그러나 [리마인더스 오브 힘]의 작가가 재미있게 읽었던 [베러티]의 작가이기에 도전할 마음이 생겼다.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심리스릴러를 쓴 작가의 로맨스 소설은 어떨까? 호기심과 약간의 기대가 생겼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마냥 달콤하고 낯간지러운 로맨스가 아니라 때론 뜨겁고 때론 차가운 가슴아프고 절절한 이야기였고, 로맨스소설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쫀득한 맛이 있는 작품이었다.

-술마시고 교통사고를 낸 케나는 정신을 잃은 남자친구를 내버려두고 홀로 귀가해 남자친구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그녀는 5년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가게 되고, 감옥에서 몰랐던 임신 사실을 알게된다.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얼굴도 보지 못하고 남자친구의 부모님에게 보내게 된 그녀는 출소 후 딸을 만나기 위해 남자친구의 부모님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케나의 방문을 두려워하고, 설상가상 케나는 본인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려는 사람에게 빠지고 만다.
콜린 후버의 매력이 잘 담겨져있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것도,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끔 만들면서, 처음부터 자극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의 호기심과 시선을 확 끌어당기지만 불쾌하거나 불편한 자극은 아니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무장해 독자를 끌어당기고 끝까지 고삐를 놓아주지 않는 것이 콜린 후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리마인더스 오브 힘]은 생각해본 적 없었던 스토리에 상상하기 어려운 감정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로맨스 소설을 선보인다. 물론 내가 로맨스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에 이런 로맨스 소설이 이전에 정말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콜린 후버 특유의 분위기를 이길 작품은 없으리라 장담한다. 신선함과 흥미로 빠른 흡입력을 보이면서도 잔잔하게 진행되는 스토리. 그러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오히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쫄깃함을 가진 작품이다.


-케나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읽고 있지만, 쉽사리 케나의 입장으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피해자인 것 같다가도, 모두가 가해자로 보이는 당황스러운 작품이다.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한편으로는 읽기 괴로운 작품이기도 했다. 한 가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둘의 사랑을 응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행복도 불행도 우연도 운명도 모두 사라지고 두 사람이 마음껏 사랑하고 행복하길 바라게 된다.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첫 페이지를 넘기고난 후부터 페이지 넘기는 것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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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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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을 너무 재미있게 들어서 오가와 이토의 다른 작품 [츠루카메 조산원]을 듣고 다음 오디오북으로 고민없이 [츠바키 문구점] 다음 이야기라는 [반짝반짝 공화국]을 선택했다. 그런데 너무 같은 작가의 작품을 연속으로 들은걸까? 같은 분위기, 같은 결의 감동적인 작품이었지만, 이번 작품을 들으면서 완전히 지쳐버렸다. 주인공의 뇌절이 너무나도 심했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공화국]은 [츠바키 문구점]의 속편으로 주인공의 새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두 가족이 한 가족이 되며 생기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로 누군가의 삶을 깊숙이 훔쳐보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전작과 같은 문체, 같은 결의 이야기로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따스한 내용이지만, 주인공의 내밀한 곳까지 훔쳐봐서 그런걸까? 너무 어거지로 감동을 주려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이 많아 눈살이 찌푸려졌다. 작가가 감동을 주기위해 억지부렸다기 보다는 주인공이 생각하고, 말하는 방식 자체가 타인이 봤을 때 뇌절로 느껴지는 것에 가깝다. 감동에 젖어 편안한 마음으로 듣다가도 중간중간 인상을 찌푸리며 “어우 이건 너무갔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었다. 그 순간 이전에 받았던 감동은 와장창 깨어지고 말았다.

-당연히 이건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다. 내가 너무 비슷한 감동을 연속적으로 받아서 그럴 수도 있고, 타인의 삶을 너무 깊숙히 들여다봤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나와 결이 맞지 않는 감동 포인트를 가진 이야기인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뇌절의 끝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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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카메 조산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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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문단에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츠바키 문구점]을 들으며 정신적인 치유가 많이 되어서 다음 오디오북은 ‘오가와 이토’를 검색하여 발견한 [츠루카메 조산원]으로 고민없이 선택했다. 이전에 읽은 [츠바키 문구점]과 분위기가 같은 작품이어서 이번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작품이 끝나고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중얼거렸다. “아니 결말이 이게 뭐야?”

-남편이 하루아침에 증발하듯 사라져버렸다.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아오던 마리아는 충격에 빠지게 되고 남편이 갔을 수도 있겠다고 유일하게 추측할 수 있는 두 사람의 신혼 여행지인 “하트 모양의 남쪽 섬”으로 찾아가게 된다. 마리아는 그곳에서 츠루카메 조산원 원장과 마주치게 되고,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츠루카메 조산원] 또한 직전에 들은 [츠바키 문구점]과 같은 성장소설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마리아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상처와 본인은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다는 가시를 품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녀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사람인 남편이 사라지며 마리아는 남편이 자신에게 지쳐서 사라진 것이 아닐까 하는 습관적인 자기비난적 생각을 한다. 그런 그녀의 가슴에 츠루카메 조산원의 원장이 조금씩 자리잡게 되고, 조산원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하고, 성장하게 된다. 이 작품 또한 한없이 다정하고 따스해서 듣는 내내 나까지 치유되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역시나 임신과 출산이라는 주제를 현실감있게 곁들이면서 작품에대한 흥미와 몰입도를 높인다. 그러나. 그런데. 다 읽고나서부터 지금까지 이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도대체 결말이 이게 뭐야?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마지막에 쓰게 되었다. 다정하고 따스한 이야기에 마리아에 대한 애정이 더해지면서 책을 듣는 내내 남편은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함께 걱정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서 앞뒤 설명없이 남편이 짜잔 하며 등장하고, 마리아는 남편과 함께 원래의 삶으로 되돌아간다 (!?) 저자가 마치 “남편의 실종은 마리아가 섬으로 가게 만들기 위한 장치였으니 신경쓰지마ㅋ” “남편의 실종은 마리아가 성장하는 계기일 뿐이었으니 신경쓰지마ㅋ”라고 말하는 듯한 착각이 들며 허탈해지고 만다. 또 머릿속에 “마리아한테 지쳐 도망갔다가, 임신하고 애를 낳았다는 소식에 돌아온거야? 마리아가 정신적으로 성장했으니 다시 같이 살아보겠다는거야?” “말도없이 자신를 내팽개치고 사라져 임신기간 내내 홀로 뒀는데, 애기를 낳자마자 마치 그게 원했던 것이라는 듯 등장했는데 계속 같이 살아가는거야 마리아???” 라는 생각들이 줄지어 떠오르기도했다. 이건 뭐라 설명해야할까. 저자가 독자에대한 배려가 없었던걸까, 저자의 의도인걸까, 아니면 나름 열린결말인걸까. 다행히 결말로 인해 작품 자체의 이미지가 훼손되지는 않아서 이 다음 오디오북도 오가와 이토의 작품으로 듣고 있지만 [츠루카메 조산원]은 가상세계에 진심인 독자인 나에게는 결말의 충격이 도저히 가시질 않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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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앙의 책
오다 마사쿠니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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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의 악몽에 젖어들면서, 나는 끝없는 만화경 속을 헤매었다”는 이토준지의 한줄평을 보고 바로 읽기 시작한 [화: 재앙의 책] 첫 작품을 읽으면서 저자의 상상력에 순식간에 빠져들었다가 두 번째 작품부터 어쩐지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뒤로 갈 수록 불쾌감은 짙어졌고, 계속 책장을 덮으며 읽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화: 재앙의 책]의 매력 포인트는 모든 작품이 인간의 눈,귀,코,입,머리카락 등 신체 일부를 작품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식서>에서는 ‘입’을 통해 괴기 현상을 경험하고, <미미모구리>에서는 ‘귀’를 통해 타인의 몸 속으로 들어가고, <상색기>의 주인공은 ‘눈’을 두려워하는 등 모든 작품이 신체의 일부분이 주가 되는 스토리다. 인간의 신체로 이런 스토리를, 이렇게 강력한 상상력으로 쓸 수 있다니 경이롭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화: 재앙의 책]에 수록 된 7개의 작품 모두 신체를 활용한 작품이라니. 여기서부터 저자의 광기가 느껴지는데, 그 광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책을 먹는’ 행위 ‘타인을 조종하는’ 행위 ‘낯선 여인에게 끌리는’ 성욕 ‘갑작스러운 전염’으로 찾아온 멸망 등 기상천외한 스토리에 어마무시하게 불쾌한 상상력이 곁들여지며 진정한 광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 ‘불쾌한 상상력’이 무엇인지는 [화: 재앙의 책]을 직접 봐야 알 것이다. 대놓고 불쾌하고 불편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불쾌하고 불편하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불쾌하고 불편하지만 어쩐지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되기 때문이다.

-전개도 매끄럽고 기발한 상상력에 계속해서 감탄하게 되는 작품들인데 어떤게 불쾌하고 불편한지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신체의 일부’라는 것과 그것과 이어진 스토리가 그렇게 느끼게 하는건지,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렸기 때문인건지, 그러면 안 된다,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들이 [화: 재앙의 책]에서 과감하게 펼쳐지기 때문인 건지. 딱 꼬집어 말 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불쾌하게 느끼게 하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결국 끝까지 페이지를 넘겼다는 것은 이 책이 묘한 힘을 지녔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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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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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은 밀리의 서재를 둘러보다 발견하고는 한 번 들어볼까?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바로 듣기 시작한 책이다. 처음에는 성우의 잔잔한 목소리와 1인칭 시점의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에 다소 당황스러웠으나 (잔잔한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마치 다른 사람의 혼잣말을 엿듣는 기분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마음이 몽글몽글 편안하고 따스해지는 작품이었다.

-단순하게 [츠바키 문구점]을 설명하자면 “고전적인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이 겉보기에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마음속에 작은 상처를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자신에게 다가오는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고, 상처의 원인을 들여다보고 화해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이야기. 그러나 [츠바키 문구점]은 조금 특별하다. ‘대필’이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직업과 각종 종이와 펜에 대한 저자의 진지한 자세가 이야기에 독특한 포인트를 만듦과 동시에 현실성을 높여준다. ‘작은 시골 마을’의 분위기와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로 편안한 동시에 포인트로 지루하지 않게 한 것이다. 거기에 성장소설 특유의 각종 사소한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은 작품으로써의 흥미를 은연중에 높여주기도 한다. 사실 가장 중요한 점은 낭독가의 잔잔한 목소리로 들으니 더욱 편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스토리와 낭독가의 목소리가 찰떡인 작품이었다.

-[츠바키 문구점]을 글자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오디오북으로 들었기에 더욱 즐겁게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츠바키 문구점]을 듣는 동안에는 정말 마음이 몽글몽글 부드러워졌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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