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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박주경 지음 / 부크럼 / 2020년 9월
평점 :
-부크럼 출판사 에서 신작 <박주경의 치유의 말들>이 출간 되었다. 요즈음 삶이 안정적이지 않고, 내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처럼 느껴지는데 심지어 코로나 문제로 선뜻 홀로 여행도 가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계속 쌓이고 있었다. 삶이 지치고 버거워지니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게 되고, 사소한 것들로 상처받기 일쑤였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선물로 보내주셨는데, 나에게 꼭 필요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운명이 아닐까? 읽으면서 참 많은 위안을 받은 책이다.
-무작정 다 잘 될거라며 위로해주는 것은 치유의 말이 될 수 없다. 그런 말을 듣는다고, 설령 정말 그렇다고 해도 지금 당장의 고통을 버티기 위한 ‘힘’을 주거나 그 힘을 내기 위해 지금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치유’ 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치유의 말’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아무런 악의 없는 ‘무해한’ 단어들. 누군가의 선행이 점점 멀어져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단단히 연결하고 있다는 이야기. 나도 힘들었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는 말이 아닌, 너무 지칠 때는 언제든 나에게 와서 안겨도 된다는 이런 따스한 말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간혹 좋은 것들은 손에 넣기 아주 쉽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주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람들의 선행에 대한 이야기는 차갑게 얼었던 상처받은 마음이 따듯하게 녹아내리고, 다정하지만 너무 깊숙이 파고들지 않는 단어들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며 ‘그래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만 더 힘내면 되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저자의 이야기들을 보고있노라면 부끄럽기도 하고, 이토록 자명한 어떠한 사실들을 잊고 있었다는 것에 충격이 오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던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편하게 힘이 빠진 몸처럼 마음이 편안하게 녹아내리게 된다. 종내에는 이런 말을 저도 모르게 읊조리게 된다. ‘아아 나도 작은 선행을 실천하고 싶다.’ 그리고 그 선행은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해서 실천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삶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앞으로는 이런 마음이 들 때면 이 책을 들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읽으려 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말’을 통해 치유받는 다는게 어떤 것인지, 너무 크게 느껴버렸기 때문에 그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다정한 에세이들을 읽으면서, 감동 포인트도 아닌데도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나왔었는데 아마도 그 다정한 말들에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었나 이제서야 깨달았다.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힘듦을 조금이나마 치유받을 수 있었기에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