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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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오디오북으로 에세이를 들으니 마음이 잔잔하니 평화로워지면서 큰 위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이번 오디오북도 양희은 가수님의 작품 <그러라 그래>를 선택했다. 특히나 그의 목소리로 직접 낭독에 참여했고, 여러 연예인들이 낭독에 함께 참여했다고 해서 더욱 큰 기대를 가지고 듣기 시작했다. 오디오북을 듣다보면 반가운 목소리들이 들려서 쏠쏠한 재미로 들을 수 있었지만, 의외로 너무 여러명의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낭독하다보니 너무 정신이 없기도 했다. 반가운 목소리는 반가운 목소리고 책을 낭독해서 듣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목소리부터 말하는 템포도 타이밍도 스타일도 전부 다른데 어느 타이밍에서 바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휙휙 바뀌어서 정신이 없어 책의 감동이 조금 줄어들었다. 나는 앞으로 두 번 다시는 낭독인이 여러명인 비문학은 듣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자의 목소리는 잘 알고 있고, 저자의 글을 저자가 직접 읽어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저자가 낭독하는 부분은 감동과 재미가 두 배가 되었고, 감동과 전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노래와 여성시대 라디오를 통해서 많은 팬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유명인사를 에세이를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특히나 팬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힘들었던 시기와 치열했던 어린시절의 나날들. 저자의 마인드와 여러 경험들. 그런 경험들을 해온 저자가 하는 생각들을 듣다보면 잔잔한 용기를 얻게 된다.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용기라기 보다는 뭐랄까 살다보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아름다운 삶은 살 아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신기한 감정이 솟아난다. 사실 저자는 우리에게 그런 삶의 용기와 응원을 해주던 사람이기에 그런 저자의 속내와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로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와 똑같은 한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잔잔한 마음과 평화로운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는건 어찌보면 양희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정신이 없었던 점이 조금 아쉽지만, 엄마가 앉혀놓고 자신의 삶을 가만가만 이야기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의 이야기에 교훈이나 깨달음은 얻지 않겠지만 (이건 자식이기 때문에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 느낌이 된다.) 엄마도 이렇게 살아왔구나, 엄마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열심히 버티고 조금 더 열심히 살아가자는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라 그래>는 그런 책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할 뿐이지만 듣는이로 하여금 잔잔한 용기를 얻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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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큐 웃픈 내 인생
앨리 브로시 글.그림, 신지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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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솔직히 말하자면 만화책인줄알고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펼쳤다. 워낙 책 정보를 읽지 않고 읽어버릇했더니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처음에는 만화가 아니라는 사실에 당황해서 펼쳤다 덮고 펼쳤다 덮고를 반복했다. 심지어 첫 챕터가 난해하기 짝이 없어서 이게 도대체 뭐지?를 반복해서 외치며 어떻게 읽어나갈지 막막하다는 생각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읽는 속도가 더뎌졌는데 처음부터 그림 에세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는다면 <큐큐 웃픈 내 인생> 이 얼마나 솔직한 에세이인지 느끼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초반을 지나고부터는 눈을 떼지 못하고 잠까지 줄여나가며 후루룩 읽어나갔다. (그렇다해도 맨 첫 번째 이야기가 난해한건 변하지 않지만)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전부다 얼굴에 물음표를 띄울 것이라고. 왜 하필 첫 번째 이야기를 이 이야기로 정했을까 싶은 생각도 했다. 왜???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이야기가 <큐큐 웃픈 내 인생>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도 한다. 솔직하고 유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중간정도 읽었을 때, 솔직히 놀랐다. 아무런 감미료도 첨가물도 넣지 않은, 이토록 솔직한 에세이라니. 한 인간의 삶이 어땠는지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느끼면서 오히려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꾸밈 없는 이야기에 ‘이런 엉뚱한 생각! 나만 하는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다른 에세이들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느꼈다면, <큐큐 웃픈 내 인생> 을 통해서는 공감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을 읽으면서 웃픈 내 인생을 함께 떠올리며 웃고 울게 된다는 것이다.



-<큐큐 웃픈 내 인생>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우울증에 관한 챕터라고 생각한다. 요즈음 우울증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겪는 질병이고 이에 관한 에세이들도 정말 많이 나왔지만, <큐큐 웃픈 내 인생>에서 저자가 묘사한 우울증이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래 이거라고!!! 내가 우울증이 찾아오면 딱 이런 느낌이라고!! 싶어서 우울증을 겪어본 사람이나 겪어보지않아 어떤 느낌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강제로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굉장히 솔직한 에세이라 독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우울증 챕터,, 필수로 모든 인구가 읽어야 된다고 어디서 강제 시킬 수 없나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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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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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다보면 여러가지 의문들이 생겨난다. 가장 큰 의문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와 ‘죽음’에 관한 것이 아닐까? 무엇을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거기에 더해 이렇게 힘들게 쌓아온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되면 그 의문은 더 강해진다. 이런 의문들을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어른 공부>는 이런 의문들에대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여기에 잔잔한 성우님의 목소리가 더해지니 듣는 내내 평온하고 잔잔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어른 공부>는 어른이 꼰대처럼 아이를 가르치려 드는 것도 아니고 뭐가 잘 되고 잘 못 되었는지 잘잘못을 가리려 드는 것도 아니고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할머니가 손자손녀의 등을 따듯한 손으로 쓸어주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위로해주듯 다정한 책이다. <어른 공부>를 읽다보면 울다 웃다 뒤를 되돌아보고 반성도 하고 깨달음을 얻고 어떤 사람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그저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가만가만 이야기해줄 뿐이지만 독자들은 그녀의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얻게된다.



-사람의 성격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겉으로 보이는 법이다. 말 한 마디나 행동거지에서 속생각까지 티가나기 때문이다. 저자 양순자 선생님은 지혜롭고 선한 분이시다. 그의 글이 그것을 알려준다. 좋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된다. 자연히 저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쁜 사람과 함께 있어도 그 기운은 금새 나에게 옮겨온다. 우리가 좋은 글을 읽어야하는 이유다. ‘좋은 어른’이 될 필요는 없다. 그러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겉만 크고 속은 어린이인채로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어른 공부>를 통해 진정한 어른에 한 발짝 더 다가가보는건 어떨까.
오디오북의 가장 큰 단점을 발견했다..! 임팩트가 강하니 여운은 길게 남지만 흐르듯 지나가니 기억에 많이 남지를 않는다. <어른 공부>는 종이책으로 한 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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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 울고, 웃고, 소란을 떨며 한 뼘 성장한 결혼입문자의 유쾌짠내 신혼 보고서
김수정 지음 / 마인드빌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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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 들어보게 된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 따스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빙고! 가끔은 화도 나고 답답하고 속상하고 서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사람과 함께할 것을 ‘알고있었고’ 이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다정한 사랑.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맞춰간다는 것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노력. 때론 답답하지만 때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공감과 함께 결혼, 해봐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어떤 연애를 했는지부터 어쩌다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그 후 신혼여행의 기억과 함께 살면서 좋은 점과 부딪히게 되는 부분.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까지. 두 사람이 처음 만나 가족이 되어 화합을 맞추면서 발생되는 모든 이야기가 이 한 권의 책에 담겨져 있다. 먼저 결혼한 선배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후배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는 책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가득한 책도, 긍정적인 이야기만 가득한 가식적인 책도 절대 아니다. 현실적이고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으로 보이는 이야기들로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울고 화내다 보면 문득 “결혼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나와 다른 누군가와 가족이 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가족이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간다. 두려워서 주저하고 적당한 때가 오기를 기다려서는 그 적당한 ‘때’는 오지 않는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비혼주의자가 아니라면, 문득문득 결혼, 해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를 한 번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다. 결혼에 대한 용기도 얻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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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라비니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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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 협찬받아 읽어보게 된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저자님의 바로 직전 작품에 이어서 받아보게 되어 영광이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사실 요즘은 삶이 너무 퍽퍽해 (코로나의 경제침체 후유증에 아직도 허덕이는 1인) 에세이를 읽을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실제로 밀리의 서재로 펼쳐들었다가 중도에 백기를 들기도 했다. 타인의 힘든 마음이나 기쁜 마음을 담기에는 나의 삶이 너무 벅차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과 예상했던 문제들이 넘쳐나는 나날에 정신이 아득할 때는 누가 뭐라해도 넋 놓고 볼 수 있는 장르문학이 최고다. 그래서 요즘은 미친듯이 장르문학을 탐독하고 있다. 아무튼 그래서 일단 받아는 놨는데.. 이걸 어쩐다..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다 차례가 다가와 울며겨자먹기로 손에 집어들었다. 첫 번째로 다행인 점은 이 에세이는 ‘단어‘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감정을 크게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두 번째는 역시나 잘 쓰여진 글들이라 편안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는 점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점이다.



-이 작은 책 한 권은 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사랑한 단어는 무엇이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 전에, 우선 나는 어떤 단어로 이루어진 하루를 보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반성도, 깨달음도 아니다. 그저 그런 생각이 든다. (이게 이 작가님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배울 점이나 깨달음 포인트를 짚자면 몇 개고 짚을 수 있지만, 그것보다 그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죄책감 없이 순수하게 감상하는 시간을 만들게 한다는 것) 문득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아무런 단어도, 아무런 감정도 없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무언가 굉장한 것을 할거라고 말하면서 그 발판이 될 어떤 것도 하지 않으며, 가족들에게 일상적인 언어 외에는 그 어떤 따스한 말도 건네지 않으며,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의 연락은 제일 나중으로 미뤄둔채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렇게 한 달 두 달 일년을 보내고 있었다. 언제였을까. 내가 사랑한 단어와 실천하고자 다짐한 단어를 생각했던 때가. 흠칫, 놀랐다. 이정도로 텅 빈 삶을 살았구나. 우선 휴대폰을 집어들고 ‘하숙생‘이라 저장해놓은 동거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밥은 잘 챙겨 먹었어?˝ 라는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따스한, 그러면서도 자주 당연히 넘기는 말을 건네기 위해서. 내 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을, 내가 정신없다는 이유로 당연시하지 않기 위해서.



-사실 책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완전히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라비니야 작가님의 도서는 이제 두 권째이지만, 사람을 흡입하는 어떤 공기를 발산하는 작가이다. 그것도. 멀리 떨어진 독자에게 글로써.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흡입하고 나서는 각종 생각을, 전혀 상관없는 여러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 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게 만든다. 다정하게. 나는 호탕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천천히 성장하며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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