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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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어떤 오디오북을 들을까 밀리를 서성이다 발견한 [호러 만찬회] 최근에 즐겁에 읽은 소설이기도 하고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어떨까? 싶어서 망설임없이 듣기 시작했다. 일단 오디오북 퀄리티 미쳤고. 호러장르는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글씨로 읽는 것 보다는 귀로 듣는 것이 훨씬 짜릿하고 즐겁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글로 읽는 것도 물론 즐거웠지만 오디오북으로 들으니 그 재미를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첫 장면을 듣는 그 순간부터 책 속으로 확 몰입하게 된다. 으스스한 배경음과 효과음. 적절한 타이밍과 볼륨. 거기에 성우분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이것이 오디오북인지 실제 이야기를 체험(?)하고 있는지 헷갈리게 한다. 그정도로 퀄리티가 좋고 때문에 몰입도 역시 자연히 좋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미 책으로 한 번 읽었던 내가 들어도, 그러니까 내용을 이미 다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들었다는 것은 호러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즐겁게 들을 수 있는 작품이라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싶다.
이말은 곧 작품 자체도 흔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전개와 깔끔한 마무리로 독자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들도 오디오북으로 재미있게 들었지만 일단은 추리물이라 두근두근하며 원하는 때에 페이지를 넘기며 읽는 재미는 빼앗기고, 외국 이름이라 조금의 집중은 필요했는데, [호러 만찬회]는 한국 소설이라 인명도 그렇고 장소나 물건들 모두 익숙하기 때문에 더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오디오북을 많이 접해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들었던 작품들 중에서는 이 작품이 오디오북 넘버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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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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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서점에서 오쿠다 히데오라는 이름만 보고 덥석 구매했던 [걸]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집어들었다. 이사와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꽤나 오래 읽게 되었지만 가독성도 좋았고 재미도 있었고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떤 내용의 책인지 전혀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도 만족스러운 독서 시간이었다. 30대에 접어든 여자들에게 찾아오는 고민과 고충들이 현실적으로 담겨져있는 작품이었다.

-[걸]은 5개의 단편으로 구성 되어있다. 각 단편에는 30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갖가지 고민과 고충들이 담겨져 있다. 동시에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공감과 이해, 희망과 용기를 한꺼번에 전달해주는 작품이다. 이 책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표현한다거나, 차별적 이야기를 담았다거나 하는 불편함이 느껴지는 작품은 전혀 아니다. 정말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일상. 그들의 솔직한 고민과 생각들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다. 남자와 비교한다거나 사회에 의해서 이렇게 되었다! 는 내용이 전혀 아니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리뷰쓰는데도 참 오래 걸렸다. 혹여나 내 부족한 글솜씨가 작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봐. 결국 지우다 지우다 간단한 감상만 전하기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에 지극히 현실적인 해결이 뒤따르는 시원하면서도 담백하고 깔끔한 작품이라 편안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나도 어느샌가 서른이 되어버렸다. (체감은 잘 되지 않지만) 어쩌다보니 요즘 내 상황에 잘 맞는 책들을 만나고 있다. 딱히 결혼에 대한 압박감도 어린 여자로써의 종말의 슬픔도 없지만 몇 년이 지나면 나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될까? 이런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까? 하는 생각과 호기심을 가지고 때론 공감과 이해를 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어쩐지 씁쓸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어쩐지 용기를 많이 받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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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 괴담의 밤 포스트 댓글에 4권과 5권이 나왔다는 정보를 주셔서! 바로 달려가서 확인해보니 정말 있는게 아니겠어요! 바로 담아뒀다가 정신없어서 책 읽기 힘들 때 읽었습니다! 2ch같은 무서운 이야기를 인터넷으로 찾아서 읽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책으로 읽는게 더 편하고 깔끔하기에 애정하는 편이다. 송준의 공포 시리즈는 말 그대로 무서운 ‘이야기‘이기에 큰 퀄리티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분명히 실망할 것이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무서운 이야기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시길 추천드린다.

-편안하고 가볍게 읽을 거리가 필요할 때는 괴담을 찾는 편이다. 소설처럼 스토리가 있어서 깊게 빠져드는 작품들은 아무리 장르문학이라도 감정과 집중을 소모하기 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할 때는 좀처럼 읽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글을 읽지 않는 나날이 길어지면 또 그건 그거대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이럴 때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든다. 송준의 무서운이야기 시리즈는 이런 나에게 딱 좋은 킬링도서다. 특히 이번에 읽은 4권은 시리즈의 이전 작품들보다 문장이 훨씬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읽기 편안했다. 5권은 학교 이야기 모음집으로 학교 괴담을 읽으며 오랜만에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4권이 놀라운 정도로 문장이 깔끔해졌었는데 반해서 5권은 다시 검수를 안한 느낌이 살짝 있었다는 점. 단순 이야기 모음집이어도 일단은 책으로 출간이 되었는데 문장이 불편하다는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거창한 괴담 호러물을 기대하신다면 추천하고싶지 않다. 진짜 단순하게 ‘킬링타임‘용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접근하셔야 편안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인터넷 괴담을 좋아하셨던 분들에게는 기쁘게 즐길 수 있는 추억의 작품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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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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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 칸이 더 많은 곳으로 이사를 했다. 집에 큰 하자도 없는데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방세에 고민조차 할 수 없었다. 집세가 저렴한 대신 입주청소 등등 월세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들이 제공되지 않는 곳이라 하였고 불만없이 직접 입주청소를 했다. 가스레인지 후드는 노란 기름때가 정말이지 엄지 손가락 길이만큼은 쌓여있었고, 창문은 검은색인 수준이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노동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 오디오북을 들어야겠다!˝ 였고 가장 먼저 눈에 띈 [구의 증명]을 듣기 시작했다. 입주청소와 첫 날 이삿짐 정리를 [구의 증명]과 함께했다. 아마 [구의 증명]의 내용을 알았다면, 이 책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운명의 장난인걸까. 가난의 되물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남이 사용하던 화장실 변기를 닦던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듣기 시작한 책 덕분에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구의 증명]은 연애소설이다. 혹은 가난에 대한 진실한 고백을 담은 소설일 수도. 아니면 가난한 사랑에 대한 현실적인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수도.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이지만, 가난은 멈추지 않고 그들을 괴롭혔다.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 또한 처음에는 ˝이게 뭐야??????˝라는 강렬한 의문이 가장 먼저였으니까. 그리고 지금 또한 가장 유명한 한 장면에는 의문이 든다. 절절하고 뜨거운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걸까? 가난이 불러온 고통과 그 고통 속에 담겨지고 남겨진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걸까? 잘 모르겠다. 이 모든 것에 대하여 강하게 어필하려는 의도였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의도였다면 그 의도는 성공적이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끈질기고 절절하고 뜨거운 사랑. 원치 않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닌 빚의 되물림과 빚이 빚을 만들어가는 과정. 끊을 수 없는 굴래. 그리고 그 두가지가 합쳐진 가난한 사랑. 가난한 사랑의 종말에 대해서. 다소 난해하지만 진득한, 지겹도록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구의 증명]을 들으며 가장 크게 든 느낌은 ‘강렬하다‘였다. 여러의미에서 한동안 이보다 더 강렬한 책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 나에게 있어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만난 운명의 도서이기도. 열심히 살아가고 뜨겁게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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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공모전 수상작품집
백해인 외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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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건사고와 이사준비로 스트레스가 머리 꼭지까지 올라와서 읽던 책들을 모두 내팽게치고 [기기괴괴공모전 수상작품집]을 읽어버렸다. 역시 힐링에는 호러단편이 최고다. 아무튼 누군가 오해하기 전에 ‘기막히다‘라고 붙인 제목은 말이 안나와서 기가 막힌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막히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는 의미로 붙인 것이라는 이야기 부터 해야겠다. 솔직히 이번에도 기대는 전혀 안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신선하고 기발한 스토리와 혐오감까지 드문드문 불러일으키는 내용에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탈피, 키스] 어느날 갑자기 지저분해지던 얼굴 피부가 점점 심해지더니 괴물과 비슷한 현상이 되어버린 주인공.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음에도 피부는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sns에 피부 보정을 한 사진을 올리며 만족감을 느끼던 그녀는 어느날 목욕탕에서 의문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제안을 홀린 듯 따르던 주인공의 얼굴 피부가 마법처럼 깨끗해졌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상의 세계에서 거짓 된 삶을 살아가며 만족하다 점점 뒤틀린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우리네 현실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외적인 집착을 지적하는 작품이다. 공포심과 현실적인 소름끼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수레바퀴 소리가 들리면] 노름꾼 아버지 때문에 하루하루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우애가 깊은 자매가 있다. 불행한 가정환경 덕분에 그들의 우애는 더욱 돈독해질 수 밖에 없었는데, 노름할 돈을 벌기 위하여 언니를 팔고난 후 노름판에서 돈을 모두 잃은 아버지는 동생마저 노름판에 걸게 된다. 그렇게 울며 생이별한 그들은 오래도록 서로의 생사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날 동생의 귀에 언니가 ‘젊은 장정들을 사간다‘는 소문이 들리게 되고, 자신의 주인으로부터 도망쳐 언니를 찾아 나서게 된다.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에 어디선가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또 아니었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묘하게 색다른 느낌이라 오히려 새로움과 익숙함의 즐거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가지치기] 어느날 팔에 올라온 종기. 애써 긴 팔로 가리며 다녔는데, 계속해서 커지던 그것에게 어느날 눈알이 생기고, 기어코 얼굴 형태로 변해만 간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임팩트 있었던 작품이다. 어찌보면 너무 억지스럽고 당황스러운 결말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내가 겪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끼치고 혐오스러움이 생겨나는 작품이었다.
[비어있는 상자] 일용직 사무실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서성거리던 주인공 앞에 한 봉고차가 멈춰선다. 주인공은 열심히 자신을 어필하고 그렇게 힘들게 얻게 된 일자리는 박스를 배달하는 일. 그런데 봉급이 너무 세고 박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주인공은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가장 신선한 작품이었다. 미래에는 정말 이렇게 될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영혼없이 껍데기만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요즘 시대를 강렬하게 비판한 작품이라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작품이었다.
[무미의 끝] 연락이 끊겼던 친한 동창생에게 어느 비오는날 편지가 한 통 도착한다. 뜻밖의 편지에 다소 두려움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는데, 연락이 끊긴 뒤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로 시작 된 편지는 또 다시 뜻밖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신선한 아이디어였지만, 흐지부지하고 애매한 진행과 아쉬운 결말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쯤에는 엥? 하는 심정이 들었던 작품이다. [기기괴괴공모전 수상작품집]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작품.

-너무 진지하거나 가볍지 않아서 딱 기분 좋게 읽을 수 있고, 기괴하고 기막힌 스토리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집이었다. 신선하고 즐거운 호러 단편집을 찾는다면 [기기괴괴공모전 수상작품집]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다음으로 출간 될 기기괴괴공모전 2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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