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 전2권 세트
앨런 폴섬 지음, 이창식 옮김 / 넥서스BOOKS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앨런 폴섬의 '모레' 3권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추방'이란 책이 나오자 살까말까 고민했었다.
그런데 알바리뷰 논쟁까지 생기고해서 한쪽으로 미뤄두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결론은 모레보다 못하고..3년이나 걸려서 썼다는 광고가 아깝다.
재미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용두사미식의 결말때문에 화가 날 지경이다.

1편을 읽으면서는 레이먼드라는 악인에게 빠져버리게 됐다.
마지막엔 레이먼드를 잡으려고하는 경찰을 피해서 무사히 도망가기를 바랄 정도였다.
살인병기랄수 있는 레이먼드에게 제대로 된 악인으로서 매력을 느꼈달까?

그런데 2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레이먼드에게 실망하게 된다. 사랑에 빠져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지만 자신의 목표가 코앞에 있는데 그렇게 망쳐버리다니..
'공공의 적' 1편에서 부모를 죽이는 살인마역의 이성재덕에 영화가 히트했었다면, '공공의 적'2편에선 악역인 정준호의 이미지가 약해서인지 별로였다고 한다(난 2편은 안봤다)
추방2편에서의 레이몬드를 보면 1편과 과연 같은 사람일까 싶다.

레이먼드에 대한 불만 또 한가지는..그정도 위치의 사람이 직접 살인을 하는 경우가 과연 있을까?
왜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모든 살인을 하는걸까? 그들의 야망에 비해 너무나 위험한 도박이 아닌가?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다. 1편에선 이런 불만이 없었기에 그나마 재미있게 읽었나 보다.

주인공역의 마튼은 그런데로 매력적이었다. 레이디 클렘을 만나는 우연이나 레베카의 신분상승등이 신데렐라식이라서 조금 웃겼지만..
러시아의 왕위계승자들이 전부 일가족 몰살로 죽어가는데도 마튼외에는 아무런 의심을 안한다는것도 황당한 설정이다.

위에서 말한 불만외에는 그런데로 시간때우기용으로 읽을만하다.
책을 읽을분을 위해 두루뭉실 쓴다고 썼는데도..책내용을 밝혀 읽을 재미가 감소되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역시 추리소설(이렇게 불러줘도 되나?) 리뷰는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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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9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냐 2005-06-19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두사미....정말 딱 맞는 얘기임다.

sooninara 2005-06-20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별세개도 너무 후한가요?^^
그리고 수정했어요..저도 읽어보니 이상하군요..헤헤
마냐님..결말쪽은 정말 짜증나는 시츄에이션이죠??ㅋㅋ

어룸 2005-06-20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유~ 앞부분 읽다가 나중에 읽어야겠다고 포기했는데 천만다행이었군요...^^;;;;

인터라겐 2005-07-1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레는 정말 재밌었는데.... 아무래도 작가가 너무 심혈을 기울였나 봅니다...ㅋㅋ

sooninara 2005-07-18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레 마지막 보고 허걱 하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책은 조금 꽝...기대없이 보면 볼만한데..
모레의 작가가 이정도밖에 못썼다니 실망감이 들죠?
악인이 끝까지 악인같아야 잼난데 후반부엔 헤벌레해져서리 긴장감이 안들어요^^
 
수상한 과학
전방욱 지음 / 풀빛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황우석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열광하는 분위기다. 난치병 치료에 새장을 열였다고하는데..
종교계등의 생명존중 사상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고..배아줄기세포 연구금지를 강조하는 부시 미대통령과 비교되기도 한다. 난치병 치료에 필요하다는데..반대하는 사람이 꼴통으로 보이는 정도다.

난 배아줄기세포가 뭔지도, 어떻게 난치병 치료에 사용되는지도 몰랐다. 가수 강원래처럼 휠체어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이줄기세포가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그런데 이책의 후반부가 이쪽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수정란이 분열이 일어나서 상실배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계속 분열해서 4~5일이 지나면 영양세포층과 세포덩어리 두부분으로 나눌수 있는 배반포기 상태가 된다. 이 세포덩어리가 210여개의 각종 장기로 분화되는데 이세포들을 배아줄기세포라고 하는것이다.
이세포들을 분화시키지 않고 세포분열만 일어나는 조건에서 배양하면 더 많은 줄기세포를 얻을수 있다. 그다음 분화가 일어날수 있는 조건에서 배양하면 치료목적에 따라 특정 장기를 유도하면 된다.
그런데 이 배아을 세포덩어리로만 보느냐,  인간으로 보느냐가 문제이다.

8장의 섹시한 과학자를 읽어보면 연구비 마련을 위해 언론플레이를 할수밖에 없는 과학자들의 다양한 예를 보여주면서 국민영웅내지는 신의 경지에 올라선 황우석교수에게 질문을 한다. 지나친 윤리적규제는 연구와 산업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에 대해..이논란에서 윤리는 항상 최소한으로 축소되어야하는 것이냐고.. 과학자은 사회에서 합의된 금기영역을 지키기보다는 이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윤리적 규제를 만들라고 하는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이라고...

얼마전에 황교수와 만난 천주교 신부님이 배아줄기세포만 연구하지 말고 성체줄기세포를 연구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여기서 또 한번 나의 무지를 들어내자면 성체줄기세포가 뭐길래 이것은 종교적으로 문제가 없는것인가를 몰랐다. 이것은 수정란을 이용하는것이 아니라 환자로부터 성체줄기세포를 취해서 잘못된 유전자를 고친후에 다시 이식하면 된다. 성인의 뇌나 피부,골수등에서 줄기세포를 찾아내는것이 연구중이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탯줄혈액을 이용하는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배아줄기세포연구만을 강행하는가? 국내에선 줄기세포연구자들이 배아세포를 이용한 과학자들이기에 전공이나 연구패러다임을 바꾸기가 쉽지않다는데 문제점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한쪽눈을 감고 황우석교수의 연구에 열광하지 않았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기위한 내용들이 많다.

책의 뒷부분이 복제나 줄기세포 연구등을 다룬 동물부분이라면  앞부분은 유전자변형작물등을 다룬 식물부분이라 할수 있다. 쓰레기과학, 죽지않으니 먹어라,내일은 배부를까등 자극적 제목만큼 폭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주부인 내가 마트에 가서 두부를 살땐 ㅍ회사의 두부를 산다.그런데 이회사 두부가 얼마나 종류가 많냐면 유기농콩 두부,옛맛콩 두부,고소한 두부,국산콩 두부등등..이중에 유기농콩 두부는 중국에서 기른 유기농콩으로 만든것이고 국산콩 두부는 말그대로 국산콩으로 만든것..그외에는 미국산 콩으로 만든것이다.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국산콩이나 유기농콩 두부를 사려면 1,5배에서 2배정도의 비싼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두부 하나 살때도 손이 떨리는 선택의 순간이 되는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읽어라.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이책을 선정해주신 차력당 여러분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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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6-19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차력당 선정도서?? @@;; =3=3=3

sooninara 2005-06-19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읽어보세요. 책이 정말 괜찮더군요.
이정도로 비판적인 소재..우리나라에선 어려울것 같아요.
황박사가 노발대발할 내용이 많죠?^^

nemuko 2005-06-2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같은 책을 읽어도 이렇게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거군요. 재밌게 잘 읽고 추천도 날립니다^^
 
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국성 옮김 / 예하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차력당 선정도서라서 석수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너무나 새책인것이 아무래도 내가 첫 대여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라 가방에 쏙 들어간다. 지하철에서 읽기에도 편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본인외에 완전히 이해한 사람이 전세계에 몇명 안될거라고 들은적이 있다.
나도 물리쪽이 약해서인지..기차가 달리고 그옆에 기차가 오고..기차안에서 공을 던지는데 기차밖에서 보면 어쩌구저쩌구..아무리 상대성 이론의 예를 읽어도 과연 그런가 의문만 생기고 이해가 안된다.

그나마 하기싫은일을 할때는 시간이 늦게가는걸로 느껴지고..사랑하는 연인과 있을때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간다라는 정도만 상대성 이론의 정확한 예라고 기억하고 있다.

이책에서는 아인슈타인이 고민했던 시간이라는 주제가 삼십개의 에피소드로 나온다. 마지막을 컨닝하자면 회귀시간,과거시간,현재시간,미래시간등과 함께하는 시간지연,절대시간,상대시간등등 물리학과 철학에서 말하는 시간의 개념들이 등장한다. 책을 읽으면서 뭐가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실생활에서도 일어날법한 이야기도 있고, 정말 꿈속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도 있다.

아이들은 시간이 늦게 흐르는것 같고 노인에겐 시간이 너무 빠르게 날아간다는 내용..10대때와는 다르게 30대후반의 나로서는 공감이 간다. 한해가 한달 같고..자고 일어나면 계절이 바뀐다.
세월에 화살이 달렸나?

높은곳에서는 시간이 늦게 흘러간다고 땅위에 집을 짓기 시작하고..이동시에만 사다리를 내려와서 재빨리 옆의 사다리로 올라가는 새장속에서 사는것 같은 인간들...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하루라 어제의 일을 기억 못해서 자신의 일기장을 펼쳐봐야지만 자신에 대해 알고 살수 있는 사람들..거꾸로 흐르는 시간으로 노인들이 점점 젊어지고 어려지고 아기가 되는 세상..하루만을 살수있는 인간들...영원히 살수있는 세상.

읽긴 읽었는데..느낌이 묘하다. 하나하나의 내용은 어렵지않고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여러세상을 구경한듯하지만  이게 아인슈타인의 꿈이라는것이 문제다. 한가지 한가지 읽으면서 그래서 이게 아인슈타인의 무슨 이론인거야? 시간이란게 이렇게 수많은 다른세상을 만들수 있다는거야?

타임머신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과거가 바뀌어 미래도 바뀐다. 그러면 처음 타임머신이 출발했던 현재는 어디로 가는가? 그것 또한 하나의 세상을 이루며 흘러간다고 한다. 우리가 선택하는것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이 같이 흘러간다는것..내옆에 안보이지만 또 다른 내가 다른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정말 꿈인건가?
이책에서는 시간이란 변수로 인해 다양한 세계가 가능하다고 한다.
물체가 가로,세로,높이라는 세방행으로 움직일수 있듯이 시간에도 세가지 차원이 있어서 미래는 각각의 세가지 방향으로 움직이고, 제각기 그속에 사는 사람은 같아도 운명은 서로 다르게 된다는 거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꿈중에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예일 것이다.

딱딱한 이론서도 아니고 에피소드형식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서 어렵진 않지만 읽고나도 '이게 뭔소리야?'하는 의문이 드는 책..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세상 또는 환상특급이란 제목의 단막극 30편을 본듯한 기분이다.
술술 잘 읽히지만 다 읽고도 내가 뭘 놓친걸까? 이 글중에 물리학적으로는 뭐가 숨어있나?하고 의문을 가지게 되기에 별하나를 뺐다. 물론 그것은 아인슈타인을 이해 못한 나의 무지때문이란 개인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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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1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재밌게 읽었습니다.
책도 재미날 것 같고......
그런데 이게 차력당 선정 도서였나요?@,.@

sooninara 2005-06-18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차력당 선정도서를 잘 안읽어서 이번에 숙제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읽었어요.
문제는 리뷰쓸 자신이 안생기더라구요. 그까이거 대충 써서..챙피하네요^^

sooninara 2005-06-18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작고 가볍고 저렴해서 좋네요^^
 
도깨비와 범벅 장수 옛날옛적에 4
한병호 그림, 이상교 글 / 국민서관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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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관의 옛이야기시리즈로 나온 새책이다. '훨훨 난다'를 보고 좋아하게 된 시리즈라 기대가 컸다.
책을 보고 맘에 든것은 페이퍼북이란 점. 외국에서 아동책은 페이퍼북이 대세라는데
우리책들은 거의 양장본으로 나온다.

양장본의 단점은 일단 책이 무거워져서 어린 아이가 들고 보기에 부담스럽고,
떨어뜨리면 발을 다칠수도 있고, 가지고 다니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미국에선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읽기 좋게 페이퍼북을 선호한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도서관에서 그림책등을 몇권만 빌려도 대부분 양장본이라서 팔이 빠지게 무겁다.
엄마들이 외형적인 만족감에 양장본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출판사측에서도 자꾸 고객의 입맛을 맞추는듯하다. 하지만 페이퍼북을 좋아하게 만들었으면 한다.

일단 페이퍼북이라서인지 만원이 넘기 일쑤인 신간 그림책인데도 8,500원이다.
비싸다고 느낄수도 있겠지만, 그림의 완성도에 따라 책한페이지에도 많은 돈이 든다고 하던데
우리 민화에서 보던것 같은 친근한 그림들과 은은한 색들을 보면 안아까운 그림책이다
물동이를 이고가는 뒷모습에서 박수근의 그림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오버일까?
그만큼 우리 정서에 친근한 그림들이다.
도깨비들도 고양이나 돼지등의 모습과 닮아 보인다.
어찌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캐릭터처럼 웃기게 생겼다.

첫 표지는 너무 많은 도깨비로 인해 정신없어 보였는데..앞뒤의 표지를 다 펴고 한눈에 보니,
갑자기 도깨비들이 생기를 띄며 다가 온다. 이책의 표지를 좌~악 펼쳐서 한눈에 보기를 권한다.
신문이나 책을 세로쓰기로  보고 자란 나로선 세로쓰기로 된 이책이 어색하지 않지만,
글을 가로로만 읽고 자란 세대에겐 낯설수도 있겠다. 특히 아이들이 혼자 읽기에 낯설겠다.
그러나 출판사의 배려인지..글씨크기와 글씨체등을 다양하게 해서 집중해서 읽을수 있게 도와준다.

글씨크기등이 주인공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할만큼 다양하게 변해서
그것에만 맞추어 엄마가 책을 읽어준다면 전문 구연동화가가 안부러울 것이다.
큰 글씨에선 큰소리로 읽어주자. 자연스럽게 생생함을 느낄것이다.

도깨비에게 호박범벅을 팔게 되서 부자가 된 범벅장사가 농사에 바빠서 범벅 팔러 안오게 되자
범벅을 먹고 싶은 도깨비들이 농사를 망치게 하려고 밭에 자갈을 가득 넣는다.
도깨비들은 나쁜마음이 아니라 단지 범벅을 먹고 싶어서일뿐이다.
하지만 범벅장사의 꾀에 넘어가 자갈대신 개똥을 밭에 뿌리게 되서 범벅을 못 먹게 된다.
범벅장사는 농사도 잘 짓고 잘먹고 잘살았다로 끝난다.

마지막에 도깨비들의 범벅 사랑이 애처롭다.
도개비들은 다시 호박범벅을 먹게 될 방법을 궁리했어.
"언제 먹어 보나, 호박 범벅!"
"아이고, 먹고 싶은 호박범벅!"
하지만 도깨비는 호박범벅을 먹지 못하고 책이 끝난다.

옛이야기속에 우리나라 도깨비들은 사람을 해치는 요물이 아니라
어리숙하고 순진해서 사람들의 꾀에 넘어가는, 친근한 친구같은 존재로 나온다.
혹부리 영감에서도 그렇고..도깨비 감투에서도 그렇고..
구전되는 옛이야기를 원작으로 만든 이야기라면 마지막에 범벅장사가 도깨비들에게 범벅을
선물로 주는 내용을 추가 했으면 어땠을까?
난 마지막까지 범벅을 먹고 싶어하는 도깨비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이들도 그럴것 같다.

'똥벼락'이란 책에도 나오지만 도깨비가 밭에 똥을 부어주어서 농사가 풍년이 되는 옛이야기가 많다.
농사를 짓던 우리 조상들이 풍년에 대한 기원으로 만든 이야기들인듯...
왜 똥이 밭에 필요한지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읽는것도 재미있겠다.

호박범벅이 뭔가 했더니 바로 호박죽을 말하는거였다. 나도 안좋아하는 호박죽인데..
이책을 보니 먹고 싶어진다.
아니면 근처 떡집에서 호박 찰떡이라도 사다 먹으면서 읽는다면 아이들과 재미있는
책 읽기가 되겠다.
그토록 도깨비들이 먹고 싶어하던 호박범벅이라고 생각하면
안먹던 아이들도 저절로 손이 가지않겠는가?

옛이야기 시리즈..앞으로도 기대하겠다. 다양한 시도로 구수한 우리 옛이야기의 참맛을
몇배로 느끼게 해주는 시리즈로 적극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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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0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극 추천^^
 
일렉트릭 유니버스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18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데이비드 보더니스란 사람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니, 이사람의 옥스퍼드대학에서 마지막 강좌였던 '똑똑해지는 법, 적어도 덜 무식해지는 법'은 상임교수나 외부 방문객까지 참관할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일렉트릭 유니버스란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 바로 이것이다. 내 아이큐가 조금이라도 올라간듯한 기분..
전기로 움직인다는 내 대뇌도 이책을 읽느라 무수히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서문에서 주어진 질문...정전이 계속 된다면 현대인들은 얼마나 살수 있을까? 100년전의 사람들은 정전이 되더라도 극소수의 사람들만 불편을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은 라디오 텔레비젼을 못 보는 불편 정도가 아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니 장을 볼수도 없고, 현금인출기를 사용할수 없으니 돈을 찾을수도 없다. 병원도 역할을 못하고 공항도 폐쇄되고..식품저장소의 에어콘이 가동되지 못하면 식량난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 남지 못하게 될것이다.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 오싹하지 않는가?

지금은 정전이란것이 큰일이지만 내가 중학생이었던 80년대 초 서울에선 자주 밤에 정전이 되었었다. 집집마다 양초를 비상으로 가지고 있었던 그때..컴퓨터란것이 뭔지도 몰랐던 20년전엔 지금처럼 휴대폰이란것이 만들어질거라고는 만화속의 상상으로나 여길만한 일이었는데...이책을 읽다보니 앞으로 20년이 지난후엔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책은 얼마전에 삼성에서 했던 광고가 생각난다. 한여자가 길을 걷고 있다. 배경은 몇십년전의 전화기가 소품...이여자가 길을 걸으면서 시간이 지나가고 배경은 조금씩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마침내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현대로 끝을 맺는다. 전보의 탄생,벨의 전화,전구와 전자의 발견으로 된 1장 전선에서 2장 파동으로...3장 파동기계..4장 컴퓨터..5장 뇌까지..전기의 모든것을 도미노가 넘어가듯이 다음다음으로 연결해 가는 솜씨가 상상을 넘어 선다.

그리고 또하나의 즐거움은 판에 박힌 위인전 스타일이 아닌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을수 있는 감칠맛이랄까? 모스부호로 유명한 모스는 헨리라는 사람에게 전보의 기초에 대해 배워서는 몰래 특허를 내게 된다. 헨리는 지식의 공유를 위해 특허를 반대했는데...결국 마지막엔 헨리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되고..모스는 30여년간 특허분쟁으로 시달리게 된다. 이런식의 살아있는 위인들의 이야기는 어지러운 법칙과 수식에 질려있던 평범한 독자들에게 심오한 전기라는 세계를 가볍게 구경할수 있게 도와준다.

기억에 남는 내용이 많지만 파동기계..레이더에 대한 내용중에 함부르크폭격에 대한것은 전쟁의 참혹함이랄까..최첨단 기계를 사용하는 인간의 비윤리성을 볼수있는 끔찍한 예가 될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레이더라는 기계 발명은 독일의 폭격을 초기에 막아내는 막강한 무기가 되지만 어느새 독일에서 더 첨단의 레이더를 사용하게 되자 영국은 레이더를 무력화 하기 위해 알루미늄 조각들을 색종이처럼 떨어뜨려서 진짜 비행기를 찾아내지 못하게 하는 작전을 세우게 된다. 아서 해리스라는 극우보수자에 의해 이 작전은 함부르크라는 노동자 밀집지역에 폭격을 하게 되고..독일 레이더는 알루미늄 조각들로 인해 폭격을 감지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서 보더니스의 묘사가 너무나 참혹하다. '엄마가 젖은 담요로 나를 감싸고는 입을 맞췄어요. 그리고 뛰어 가라고 했어요..다시는 엄마를 보지 못했어요." "길 한중간에 있는 사람들은 산채로 아스팔트에 몸이 붙어 있었어요. 아무 생각 없이 거리로 뛰쳐나간 거였어요. 발이 땅에 붙어버리니까 떼어내려고 손을 대고..그래서 손도 붙어버렸어요. 사람들은 그렇게 손과 무릎이 땅에 붙은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어요."
뉴스로 이라크에서 폭격으로 다친 아이들이 나와도 별 생각없이 볼 만큼 전쟁이 일상적이 된 지금에..이런 글 한줄에 전쟁의 참혹함이 뼈에 사무치게 느껴졌다는것은 깊은밤 이책에 빠져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연구와 발견을 전쟁의 무기로 악용해 버리는 인간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튜링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내가 80년대에 컴퓨터를 배울려니 도스란 기호를 이용해서 명령을 내리라고 했다. 단순한 내머리로는 도스와 친해질수 없어서 컴퓨터를 포기하고 있다가 10몇년후에 윈도우 프로그램으로 컴과 친하게 된다. 그런데 컴퓨터란 것이 커다란 빠른 계산기계덩어리에 지나지 않았을때 현재와 같은 소프트 웨어나 프로그램에 대한 예측을 했던 튜링을 읽다보니 천재란 우리와는 다른 세계 사람이라고 생각됐다. 무식한 상관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바보 같은 이야기라고 치부해버린다.
애플사의 먹다만 사과로 남겨진 튜링은 진정한 비운의 천재이다.

뒷부분에 더 깊이 읽기와 더 읽을거리는 수다 떨기처럼 편안하게 읽을수 있는 부록이다. 제목이 거창해서..과학에 대한 말못할 알레르기로 인해 이책을 멀리하셨던 분이라면 다시 한번 도전해 보시라..
물론 이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내가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한것은 아니란걸 알아주시길..
그래도 책읽기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겠다.
'똑똑해지는 책, 적어도 덜 무식해지는 책'이라고 이책의 서문을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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