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Magazine B) Vol.20 : 기네스 (GUINNESS) - 국문판 2013.10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기네스에 대하여


    기네스. 뭔가 멋있는 맥주다. 사실 맛은 잘 모른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이어서 몇 번 사먹었었는데 요즘은 그것보다는 무광 초록색 캔인 필스너 우르켈이 맛있어서 기네스는 잘 안 먹는다.  잡지에서 어떤 이가 말한 것처럼 나에게는 약간 밍밍하게 느껴지는데 그나마 캔 안에 들어있는 구슬만큼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게 거품을 내는 용도였다니. 그런데 모두가 기네스에 대해 한다는 소리가 기네스는 생맥주로 먹어야 진짜라는 것이다. 캔이나 병으로는 느낄 수 없는 진짜의 맛이 느껴진다나. 그런 말들을 들었을 뿐인데도 아일랜드로 날아가 어느 한적한 펍에 혼자 앉아 기네스를 마셔보고 싶다. 기네스는 그런 매력이 있다. 나에게 어떻게 그런 포지셔닝을 성공적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정우성을 모델로 써서? 일반 펍에 가면 엄청나게 비싸서? 검은색 맥주여서? 내가 맥주맛도 몰라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네스는 잘 드러나지 않게 노출을 잘한다. 영화 ‘킹스맨’에서 콜린 퍼스가 고급 정장을 입고 기네스를 멋드러지게 마신 것처럼 말이다. 그 장면은 나에게 있어 기네스는 영국의 신사가 차분히 앉아 마시는 하나의 문화를 보여주는 화면이었다.

 

    단순히 기네스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몇 장의 사진을 봤을 뿐인데도 그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브랜드인 건 확실하다. 고급스러움을 풍기는 검은색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하프 로고까지. 하지만 맥주 공부는 더 하고 가야겠다. 내가 그렇게 맛있어했던 필스너 우르켈이 씁쓸한 맛이 강해서 당연히 에일 맥주인줄 알고 좋아한 거였는데 잡지에서 맥주 분류한 것을 보니 라거였다는 놀라운 사실. 잡지에서는 기네스 맥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조금씩 소개하는데 차근차근 읽어보니 맥주에는 그 나라의,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었다. 하나의 술이라기 보다는 전통음식과 같은 하나의 문화라고 봐야했다. 맥주도 공부를 더 해야겠다. 세상엔 정말로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맥주마저도...


- 유서 깊은 작은 브랜드에 대하여


    딱히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뭔가 역사가 깊어 중후한 멋이 뿜어져 나와 빠른 변화가 대세인 현 시대에 그 묵직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럼에도 유행에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하나의 유행이 되어 계속 우리 주변에 머무는 브랜드. 음식에 관해서는 전통을 지키는 집들이 꽤나 있는데 생활용품이나 어떤 물건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하게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 브랜드라 함은 대부분 대기업의 로고를 의미하며 거기에는 역사라기 보다는 세련됨, 최신의 이미지가 압축되어 보여지는 것 같다. 삼성, 현대, SK등등 우리 생활 전반에 침투해 있고, 그에따라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브랜드 자체가 다양하지가 않다. 맥주, 옷, 휴대폰, 컴퓨터, 음료수, 라면, 신발, 자동차 등등 우리나라에서는 대체적으로 대기업의 브랜드로 통일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는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생긴지 10년도 안되었고, 휴대폰 제조업체 베가는….이미 진 별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일제시대나 남북전쟁을 겪어서 그런 유서 깊은 작은 브랜드가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더더욱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커질 것이니 와 전세계의 많은 브랜드들도 자국의 전쟁이나 세계전쟁을 겪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브랜드를 지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너무나 급속하게 자본주의로 편입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에게 역사적인 작은 브랜드가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작고 오래된 브랜드들, 하나의 지역에 기반한 브랜드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대기업의 물량공세, 프랜차이즈의 무한확장과 차별화가 되는 뚝심있는 브랜드.  나도 올해에는 나의 브랜드를 런칭해 봐야겠다. 일단 뱉어놓고 빨리 진행해봐야겠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표맥(漂麥) 2016-01-24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거만 마시다 밀맥주를 처음 맛봤을 때... 환상이더군요. 기네스도 좋지만 파울라너 이거 한번 권해봅니다. 물론 잘아시겠지만요. 이번 4캔만원 행사엔 빠져있던데... 또 하겠죠.^^

살리미 2016-01-24 13:48   좋아요 1 | URL
하악... 반갑습니다^^ 저도 밀맥주의 맛에 빠져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었어요. 파울라너가 첨엔 너무 비쌌는데 요즘은 세일도 자주해서 행복하죠^^

윙헤드 2016-01-24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두분이 추천해주시는 파울라너 꼭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되네요ㅋㅋ

2016-01-24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4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4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4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책의 구입과 대출에 관하여


    나는 책을 주로 읽어보는 편이다. ‘주로’라는 말은 95%는 빌려보고 5% 정도만 책을 산다.  2015년에도 구입한 책은 5권이 채 될까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안 되는 것 같다. 왜 책을 사지 않느냐면 첫째로는 돈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생이라는 신분에 밥값, 교통비, 통신비를 내고 나면 이제 그 돈으로 문화생활도 즐기고 놀기도 해야 하는데, 책이라는 문화 생활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둘째로는 방에 넉넉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방이 작은 탓에 책을 둘 곳이 별로 없다. 셋째로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기에 책을 사서 여러 번 읽기 보다는 빌려봐서 읽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기 급급하다.  이러한 점들로 나는 책의 대출을 선호하고 책을 구입하여 집에 쌓아두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작가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책방에 자주 놀러오는 사람들, 자주 사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이 어떤 책들을 모으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책을 모으는지 엮어놓았다. 학생, 프리랜서, 국어 선생님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인데 그들의 집 속에는 커다란 보물 창고처럼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책을 둘 공간이 없어서 컨테이너를 임대하여 거기에 책을 보관하는 사람이었다. 생활이 엄청나게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책을 위하여, 책을 저장하기 위하여 정성을 들였는데, 컨테이너의 내부는 작은 서재처럼 책장으로 둘러 쌓여 있고 창문도 있었다. 자신만의 안빈낙도를 만들어 낸 그는 비록 생활비의 많은 부분이 컨테이너의 유지 비용으로 들어가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 외에도 누군가는 책을 무지막지하게 모으고, 누군가는 작은 규모로 모으고 계속 소장 책들을 바꾸어 나간다. 장서의 종류, 양은 모두 제각각 이지만 책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책이 쌓여가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철학이 탄탄하게 쌓여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그들은 행복함을 느끼고 책을 더 사랑하게 되나 보다.  


    그렇게 보면 나는 책을 아직 많이 사랑하지는 못한다. 여전히 책에 대해 나 자신을 지나가는 나그네로 생각하고 있고, 내 방에 모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책을 하나의 소장품으로 여기는 그들이 부러웠다. 나에게는 책이 아직 정보를 주는 매개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책을 사랑하게 될 때 책의 내용을 더 온전히 받을 것임은 자명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소장하고 싶은 책에 대해 떠올려 봤다. 우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만화와 알랭 드 보통의 책들, DBR이라는 경영잡지, 매거진 B라는 잡지, 그리고 세인트존스 대학교의 필독서 100권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조선왕조실록 만화는 만화이기에 언제든지 쉽게 읽어내려 갈 수 있으니깐, 알랭 드 보통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책들, 두 개의 잡지들은 경영과 브랜드 세계의 최신 경향과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세인트존스 대학의 필독서 100권은 정말 어렵고, 고전이기에 두고두고 보고 싶다. 그것들을 빌려서 봤다가는 몇 번을 빌리고 반납하고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책과 성공에 대하여


    사실 나에게는 큰 착각이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주문과도 같은 말이 바로 그것이다. 몇몇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나 전기를 읽어보면 하나같이 책을 많이 읽었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빌 게이츠, 스페이스 x와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삼성의 이건희 등등… 그래서 나는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있었다. 이렇게 책만 읽어도 나중엔 성공할 꺼야 라고. 하지만 그런 편견이 이 책을 통해서 깨져버렸다. 이 책에 나온 애서가들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말이 아니다.  맨 처음 나의 편견으로 책을 읽어 내려갈 때에는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 왜 다들 엄청 성공한 거 같지는 않지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나의 성공의 정의 자체가 이미 오염되어 있었다. 명예나 많은 돈이 성공의 잣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그런 사리사욕에 초월할 줄 알았지만 궁극의 목표가 오히려 그런 사리사욕이었던 꼴이다. 책을 읽으면 내면은 결국은 확장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깊어지는 것이다.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이는 명예나 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런 점에 대해 배웠음에도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책을 통해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있다. 나는 대인배가 되기에는 글러먹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1-14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거서 2016-01-14 0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에 서울시장 박원순 님이 서재를 옅보게 해주셨지요. 개인 채무가 많음에도 큰 평수의 집을 보유한 것이 언론에 오르내리니까 변명 삼아 서재 사진을 공개한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그 서재가 부럽더군요.
말씀이 맞아요.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로 작은 서재를 가지기도 엘리자베스의 도서관처럼 애장가가 되기도 힘들지요. 하지만 애서가로 그런 부족함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깨달음을 얻었으니 대인배로 방향 전환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윙헤드 님을 응원합니다!

초딩 2016-01-14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사유하고, 영향을 받아야 - 태도나 그에 따른 행동 - 하는 것 같습니다. 읽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지행합일도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탈옥을 하지 않았고, 또 독배를 마신 그리고 닭 한마리를 받친 소크라테스를 찬양해봅니다.

cyrus 2016-01-14 18: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느낀다는 말. 저도 공감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독서의 의미와 비슷합니다.
 
7막 7장
홍정욱 지음 / 삼성 / 199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노력에 대하여


    요즘 들어 무기력하다. 사실 요즘이 아니라 여행을 갔다 온 후인 12월부터 무기력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처음에는 시차적응을 한다고, 다음에는 연말이니까 사람들을 만난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자꾸 게으르게 살았다. 아침엔 여덟시, 아홉시에 일어나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책도 30분 읽고 핸드폰 30분 들여다보고 하는 생산성 없는 활동을 이어나갔다. 나에게는 어떤 동기가 필요했다. 엄청나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미친듯이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


   이 책은 전자에 해당한다. 옛날에 한 번 읽었었지만 젊은 저자의 열정을 다시금 느껴보고자 다시 한 번 읽었다. 어린 시절 영어라고는 안녕하세요 정도 밖에 모르는 수준에서 미국의 최고 사립학교로 무작정 쳐들어가고, 그 곳에 입학하기 위한 영어 성적을 위해 새벽에 화장실에서 공부할 정도로 필사적으로 노력하여 결국은 입학한 소년. 공부를 더 하기 위해 밥을 빨리 먹고, 운동을 빼먹을 정도였고, 영어사전을 통째로 외우는 정신을 발휘한 소년. 그것이 끈기고 노력이다. 물론 아직 30대도 되지 않은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본 이야기기에 과장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는 느낌이지만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3개월 만에 미국 최고의 사립학교 중 하나에 입학하고, 하버드 대학교에 조기 입학을 할 수 있는 그 사실은 변함없이 그의 노력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는 어렸을 시절 하버드 대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그 고난을 견디었다. 쏟아지는 잠도 참고, 화장실의 냄새도 참고, 어린 시절의 연애도 참았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돌진하는 것과 같다. 


    나는 아직도 과거에 얽매여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고등학생이라면 다들 그랬듯이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밤늦게까지 공부하였었는데, 운 좋게도 대학에 잘 들어갔고, 그 뒤로는 미친 듯이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 과거에 그만큼 했으니 이제는 안 해도 된다는 개똥 같은 생각이 아직 마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으로 이 책을 읽고는 뭔가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해서 계획도 다시 짜고 이제는 평일의 아침과 낮을 계획적으로 보낼 생각이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도 노력해서 하버드에 갈 수 있듯이 결국 노력하는 자에게 좋은 결과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다. 저 사람도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올 한 해를 최고의 해로 만들어봐야겠다.




----금수저에 대하여


    저자인 홍성욱씨의 노력을 보면 감탄밖에 나오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요즘 흔히 말하는 금수저구나라는 생각도 하였다. 유명 영화배우인 아버지와 미국 항공사에서 근무하셨던 어머니의 밑에서 자라 학생운동의 시기에 미국의 사립학교로 유학을 가고, 어머니도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하며 아들을 뒷바라지 하였다. 사립학교에서 공부하던 중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자, 아버지가 미국의 방송사 부장과 연결시켜주어 고등학생으로 최연소 수습기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사립학교와 하버드 대학교에 가서도 공부 외에 다른 일은 하지 않았다. 졸업 논문이 중국과 한국의 외교관계에 대한 주제였었는데, 그 당시 중국은 방문이 엄격하게 통제가 되는 나라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중국 화교들과의 관계를 통해 중국으로 손쉽게 입국하였다. 그 당시 중국의 국가기관에서 정보를 얻는 것은 뇌물을 주지 않으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혀놓음과 동시에 대부분의 정보를 취득하였다고 썼다. 즉, 중국의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비공식적인 뇌물을 사용했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저런 도움을 받은 홍정욱씨를 깎아 내려야만 할까? 아버지의 힘으로 중국을 통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처벌해야 할까? 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이렇게 도움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교수님의 도움으로 취직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학원에 다닌다, 부모님의 돈으로 해외여행을 갔다 왔다 등등… 어디까지가 금수저 인지가 불분명한 것이다. 그럼 어디까지가 평균이란 말인가, 우리 국민의 평균 소득에 해당하는 자? 아니면 중간값에 해당하는 자? 그런 사람들은 또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금수저라고 비칠 뿐이다. 


    이는 결국 노력을 하지 않고 남들을 깎아 내리는 단어에 불과하다. 금수저라는 단어를 씀으로써 그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단지 배경이 좋기 때문이라고 그런 결과를 얻었다고 자기 위안을 삼는 것이다. 내가 홍성욱씨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뒷배경이 무색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인데 요즘 시대에 7막 7장이 출간되면 사정없이 돌을 맞을 것 같다. 우리는 누군가의 결과를 비난하기 전에 내가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는지부터 반문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절대로 올라갈 수 없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다. 하지만 나를 포함하여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사실 엄청난 노력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금수저론은 사회는 정부는 아무런 잘못도 없고 결국은 개개인의 노력 부재이기 때문이다라고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 사회가 이미 금수저들 천지라고 본다. 이미 사회적으로, 세계적으로 큰 혜택을 받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서로의 비교만 조금만 줄이면 이런 금수저론도 덜할 거라고 생각한다. 비교할 시간에 노력한다면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크던 작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국의 크리에이터에게 묻다 - 좀 재미있게 살 수 없을까?
고성연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게 사는 삶에 대하여


   재미있게도 살고 창의적이게도 사는 삶. 나부터 시작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삶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세계적으로 이름이 난 예술가들이다. 익히 알려진 폴 스미스, 앤서니 카로, 제임스 다이슨을 비롯하여 지식이 짧은 나는 모르지만 이미 예술 영역에서는 대가의 소리를 듣는 많은 영국 예술가들 17명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가장 나답게 행동하라’, ‘머리가 아닌 가슴에 호소한다’, ‘새로움은 일상에 있다.’, ‘모든 디자인은 메시지가 된다’ 등등…쉬워 보이지만 참 어려운 메시지들을 직접 실천하는 그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나 역시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예술가들이 재미있고,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산다고 생각한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작업을 한다는 측면이나 내면의 추상적인 것을 형상화 시키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꽃핀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나는 평범한 학생으로서 과연 그런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을지 걱정도 든다. 매일매일 죽는 소리만 하고 있는 주변의 직장인 친구들을 보면 뭐 때문에 직장을 붙들고 있는지 슬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도 된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가지고 직장에 가지 않는 그 짧은 주말이나 저녁에 노는 것으로 재미를 찾고 직장은 월급만 제때 나오면 감사하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버티는 이유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 연설에서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 내가 죽는다 하더라고 오늘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인가를 물어보았다고 한다. 며칠 동안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오라면 당장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짧은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난 오늘처럼 살지 않았을 것이다. 딱히 뭘 하고 있는 것이 아닌 휴학생이기 때문에. 이제는 바뀌어야겠다. 나도 재미있게 살 수 있도록.



---다이슨사에 대하여


   이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인물들 가운데 단연 나의 주목을 끄는 인물은 다이슨사를 만든 제임스 다이슨. 그가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기까지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서도 여전히 놀랍고 그런 창의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가 날개 없는 선풍기, 핸드 드라이어 같은 초특급 히트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 역시 놀라울 따름이다. 새로운 창의적인 상품을 만들어 회사를 만들고 싶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롤모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끌리는 이유는 ‘혼자서’ 그런 발명을 이끌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일상의 불편을 그냥 넘기지 마라, 아이디어는 될 때까지 구현한다, 달리고 있어야 길이 보인다라는 그의 생각들은 정말 나의 가슴에 콕콕 찌르지만 가장 강렬한 점은 5,000번이 넘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첫 번째 발명품인 진공청소기를 만들어 낸 그 집념이다. 시제품 하나를 위해 5년이나 자신의 귀한 시간을 쓰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나조차도 우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그런 차이점에서 나와 다이슨이 갈리는 것 같다. 창조는 결국 노력이라는 것을 그의 인생이 암시하는 듯 하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나 국가는 항상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창조적으로 행동하자라고 외친다. 그러고는 단기간에 창의적이기 위한 온갖 수단을 이용한다. 그러니까 속은 빈 껍데기뿐인 결과물들만 판치는 것이다.  과정을 중시하지 않고 단지 결과만을, 성공이라는 결과만을 추앙하는 분위기에서 한국의 다이슨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기적과 같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인은 미쳤다! - LG전자 해외 법인을 10년간 이끈 외국인 CEO의 생생한 증언
에리크 쉬르데주 지음, 권지현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외부의 시각으로 본다는 것에 대하여


    Out of the box라는 말이 있다. 문제의 바깥에서 바라보면 뒤죽박죽이던 상황이 정리가 되면서 예기치 못한 해결방법이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나 생각,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할 때, box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나름대로 Out of the box에서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 책을 많이 읽기 위해 노력하고, 신문을 매일같이 읽으며, 경영학과의 수업이 아닌 다른 학과의 수업들을 수강했었다. 그래서 나는 남들과는 다르다라는 나만의 생각을 가지며 살고 있었다.  근데,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정말 Out of the box인가. 외국만 나가도 한국인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나는 결국은 한국인이라는 box에 대학생이라는 box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내가 보는 책들, 신문들, 여러가지 정보들이 거의 대부분 한국인이 쓰고 한국에서 유통되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말인즉슨, 우리나라에서 지금 말이 많은 다양한 문제들이, 예를 들어 경제적 위기나 취직 문제, 북한과의 관계 등등이 사실 우리끼리의 이야기였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 기업에 대한, 한국인에 대한 이 책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기업은 엉망진창이었다. 글쓴이가 한국기업의 임원자리에까지 올라갔던 인물이니 회사에 대해 최대한 정중한 표현을 썼음에도 그 불합리함이 곳곳에 들어났다. 모든 업무를 수치화시키는 평가 방법에서부터, 직원들 서로가 일 이야기만 할 뿐 가족적인 분위기가 없는 것, 본사의 임원에 모든 스케줄을 맞추고, 상사로부터 물건이 날아들고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한 분위기, 야근과 주말 근무는 당연한 분위기고, 이 모든 것들은 결국 회사의 경영자의 입맛대로 흘러간다는 끔찍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이제 곧 취직을 준비하는 나이가 되는 나로서는 두 배는 더 끔찍하게 느껴졌다. 이런 회사를 다니면서 우리는 어디서 행복을 찾는가. 임원이 도착장소에 5분 먼저 도착할 것 같은 상황에 전전긍긍하며 운전기사에게 도착장소에서 5분 동안 주변을 돌고 오게 하는 이런 구조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한 것에 참 신기함과 절망감을 동시에 느꼈다. 직장인이 꿈꾸는 최고의 자리는 임원인데 임원은 어떻게 보면 더욱 약한 존재였다. 법인장은 본사의 임원이 온다는 소식에 해당 지역의 매장에 자사의 제품이 어떻게든 돋보이도록 불같이 화를 내고, 실적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유배지에 끌려가는 죄수마냥 해명하러 가는 모습에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불합리하고 몰상식한 행태가 만연한 한국회사에 지은이는 모순적이게도 8년 동안이나 임원의 자리를 지켰다. 그가 생각하는 한국기업의 장점은 그 무자비한 효율성과 일에 대한 집중이다. 모든 것을 수치화 시킴으로써 사사로운 감정이 들어갈 여지가 애초에 없고, 항상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내세움으로써 그 전자강국 일본을 제치고 세계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하지만 그도 이런 구조가 결코 정답은 아니며 언젠가는 내리막 길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결국은 떠나버렸다, 그것이 강제적이든 아니든. 그는 이전의 최고경영자를 그리워했었다. 통찰력이 있고 해외의 인재들도 서슴없이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그 개방성에서 기업의 미래를 봤던 것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는 이내 창업자의 후손으로 바뀌었고, 임원은 한국인으로 채워지기 시작하고 온갖 불필요한 행사들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기업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의 무자비한 효율성은 사원, 대리를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과 같은, 단어부터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냈고, 더 이상의 혁신은 나오지 않으며, 일하는 노동시간은 더 늘어났다. 이 나라에 희망은 있는가. 제일 위에서부터 잘못되었다.  


   최근에 나의 친구 중에 한 명이 지은이가 재직했던 회사로 들어갔다. 원하던 회사가 있었지만 떨어지고 원래 붙었던 이 회사로 들어간 것이다. 이 친구도 기업의 실상을, 폐해를 알 것이다. 책으로 읽은 나보다 더 생생하게 목격할 것이다. 친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할까.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할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15-12-27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러서서 보기 좋네요 :-)
긋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