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1.


끝없이 되뇌인다. 하루에도 수십번. 일어나서 집을 나서며, 밥을 사먹으며, 일을 하며, 잠자리에 들며. 끝없이 생각한다. 내가 잘 살고 있는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대학교 4학년이면 이런 걱정을 할때가 사실 아니다. 저런 걱정을 하기 위해 나만의 자리를 들어갈 준비를 해야한다. 아직 들어갈 자리조차 없는 4학년은 아직 살고 있는게 아니다. 시끌벅적하던 친구들과의 카톡방도 잠잠해지고, 가까웠던 지인들 모두 말을 아낀다. 서로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잘 알지도 못한다. 내가 살아있는지조차 스스로 확신할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디 걱정없는 사람이 없겠느냐마는, 16년 혹은 인생 대부분의 교육생활을 끝내고 미지의 영역으로 나가야만 하는 대학교 4학년은 안개가 자욱한 바다의 한복판에 서 있는 모양새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큼 가야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나올까. 나는 나름대로 4학년 1학기 여름방학인 지금, 결정을 내려서 작은 구매대행 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그럼에도, 너무나 불안하다. 누가 한꺼풀만 벗겨내도 산산이 부서질듯이 위태위태하게 버티고 있다. 



<갈팡질팡...>

 

----------------- 



2.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이 여덟 단어는 저자인 박웅현 씨가 나름로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중요하다고 꼽은 단어들이다. 나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다고 내뱉는 말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미련한 짓이지만, 책을 많이 읽은 깨어있는 사람인 박웅현씨의 말들은 분명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내 안의 별을 찾으라는 자존,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말하는 본질, 인류의 보석과도 같은 고전, 저항이 아닌 균형을 말하는 권위,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 중심을 잡으라는 인생. 어느 것 하나 덜 중요한 것이 없이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을 해준다. 그래서 광고 문구도 잘 만들고 출판하는 책마다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을 것이다.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요소들을 말해주는 그는 어쩌면 우리의 인생과 가장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단연코 광고인이 될 줄 몰랐다고 했던 그.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처럼 실수 한번 없이 영웅이 된게 아니라 수 없는 실수를 통해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고 하는 그. 특별하지 않고 우리와 닮은 그 모습 때문인지 그가 하는 말들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일상의 우리들에게 전하는 말들>


 

----------------- 



3. 


그 중에서 나의 가슴 깊이까지 와 닿은 주제는 현재. 나는 언제나 미래를 바라보면서 산다. 미래에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어야지, 미래에는 이런 취미를 가져야지, 미래에는 이런 일을 해야지, 미래에는....항상 중심은 미래였다. 지금은 단지 미래를 위한 간이역 같은 개념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에 미래에 도움이 될까? 효용성이 좋을까? 만을 생각했었다. 나는 밥 먹을 때 밥은 안 먹고 이런저런 잡 생각을 하고 있고, 잠 잘 때 잠은 안 자고 이런 저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필요한 것이 현재에 집중하라 는 말이다. '개처럼 사는 것'이 인생의 모토라는 박웅현 저자는 현재에 충실하게 살다보니 광고인이 되었다고 한다. 미래는 불확실한 것이기에 확실한 현재에 집중하면 확실한 것들이 모여 길이 보인다는 것. 미래를 끊고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예술수업' 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오종우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희생'이라는 영화를 보여주시며, 우리는 가끔 쓸데없는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우리에게 말하셨다. 항상 효용을 생각하고,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까를 따지는 우리들에게 죽은 나무에 물을 주는 것과 같이 쓸모없어 보이는 행동이 우리에게 삶의 충만함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하셨었다. 이제야 그 말을 알겠다. 현재를 살며 지금에 온전히 충실하는 것. 나에겐 너무나도 필요하다.



<오늘의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 



4.

26살이 인생을 어찌 알겠나. 부모님의 온실과도 같은 품속에서 아무런 걱정없이 생활한 내 인생은 너무도 연약했다. 조금만 상처가 나도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은 인생. 책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단련을 해나가고 있다. 인생은 대하는 태도에 대해 잘 배웠다. 나만의 결론은 인생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이다. 지금 무언가 부족하다고 해서, 뒤쳐진다고 해서, 모자란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들의 인생은 크게 보면 별반 크게 다르지 않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25시간을 사는 것도 아니고 200살까지 사는 것도 아니다. 우리네 인생들은 결국 비슷한 것인데, 너무 따지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나의 삶에 온전히 충실하자. 




<지금에 충실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김병완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헐.....3년 동안 10,000권의 책을 읽었다고?? 믿기지 않았습니다. 1,000일동안 매일 10~15시간씩 책만 읽어서 가능했다는 결과라고 하는데, 부러운 마음에 계산을 해봤습니다. 1,000일 동안 10시간이면 10,000시간이고, 15시간이면 15,000시간입니다. 그 시간동안 10,000권을 읽었다고 한다면 한시간 혹은 한시간 삼십분마다 한권을 읽어나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책이 272쪽이니 하나의 책이 300쪽이라고 가정한다면 넉넉잡아 한시간 삼십분마다 300쪽, 30분 마다 100쪽, 3분 마다 10쪽, 1분마다 3쪽 정도 읽는 속도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음....


계산결과가 어찌되었든 저자는 하루의 대부분을 책을 읽는데에 보냈고, 오랜시간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의 혜안을 얻은 것을 틀림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1년동안 많은 책을 낼 수 있었고, 그 중 몇몇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겠지요. 자신이 그렇게 효과를 보았기에 저자는 도서관이나 책에 대한 찬양을 책 내내 풀어놓습니다. '내가 삼성을 그만두고 나왔는데 책의 힘으로 오히려 그보다 더한 성공을 맛보았다.', '도서관에 매일매일 다니며 나는 순간순간 살아있음을 느끼며 새롭게 태어남을 느꼈다.' 등등...우리에게 도서관의 찬란함, 독서의 즐거움을 설파하는데, 너무 좋아서 말이 제대로 안나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예전 천호식품의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의 책버전이라고나 할까요?


<정말 좋은데~>


저도 2015년의 겨울방학동안 별다른 인턴이나 공부를 하지 않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습니다. 저자처럼 매일같이 도서관에 가서 치열하게 읽은 것이 아니라 동네 카페를 가서 한량처럼 읽었습니다. 저자처럼 10시간씩 읽기는 커녕 온전히 읽은 시간은 4시간도 안되었을 겁니다. 읽으면서 딴 생각, 핸드폰도 들여다보고, 다른 재미난 일이 생기면 독서를 그만두기도 했었으니까요. 제게는 없던 치열함이 저자에게는 있었고 그래서 그는 저보다 100배, 1000배 더 큰 효용을 독서로부터 얻을 수 있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 역시 독서를 했던 그 기간이 소중합니다. 책 한권과 노트를 들고가서 나의 생각을 노트에 적어 넣는 그 시절...그때는 주로 '죽음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등을 읽으며 치열하게 저만의 답을 찾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와서는 내용도 생각이 안나지만 그때 느끼고 다짐했던 것들이 저의 무의식속에 남아 저의 행동이나 사상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독서는 분명 저에게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서의 힘은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시험 성적은 독서력으로 결정되기보다는 암기력으로 결판이 나고 독서는 스펙이라고 인정을 받기도 힘듭니다. 그러다가 문득 그 힘을 발휘합니다. 인턴을 할 당시에 대표의 말을 제가 지어내서 기사로 내보냈어야 했는데,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가며 썼던 그 가상의 인터뷰 글이 정말 잘 썼다고 칭찬을 받으면서 괜시리 독서의 힘을 느꼈었던 뿌듯한 기억, 문자를 참 예쁘게 잘한다는 여자친구의 칭찬을 들으면서 분명 인문사회 책을 읽었는데 연애소설적인 글솜씨가 늘어가는 거 같은 오묘한 기억, 수기 공모전에서 제일 작은 상을 받았는데 이게 독서의 힘인가라고 혼자 호들갑을 떨던 그 기억, 독서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저에게 크나큰 힘이 되고 있었습니다. 아직 읽은 책이 별로 안되는 저도 이렇게 감개무량한 혜택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의 논조가 조금은 거칠고 강할지라도 독서를 찬양하는 그의 주장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전국민이 책을 많이 읽어도 충분히 선진국민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각자의 생각을 한차원 높여주고 그러면서 서로를 배려해주고 인정해주는 사회가 된다면 그게 선진국일 것 입니다. 그래서 저자처럼 책책책을 읽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제가 책을 읽으면 인상깊었던 부분들입니다!



-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다.(도스토옙스키)


- 내가 평범한 인생을 살다가 남다른 제2의 인생 역전에 성공할 수 있게 된 첫 번째 방법은 죽도 밥도 아닌 인생에서 뛰어내린 선택과 결단이다.


-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이익에 눈을 주지 말아라. 서두르면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작은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룰 수 없느니라.(논어)


- '책을 많이 읽었지만 단 한 권의 책도 쓸 수 없었고 인생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며 나에게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책을 통해 책상머리 지식만 가득 채우는 잘못된 독서 습관 때문입니다.'


- 나는 이 학교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교과과정에 지나치게 제한이 많았고, 규정 또한 못마땅하기 때문입니다. ... 입학한 지 6개월 만에 나는 이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대신에 매일 호남의 성립도서관에서 독서를 했습니다. 나는 규칙적으로 집중해서 매우 열심히 책을 읽었습니다.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점심은 떡 두 개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고는 도서관 문이 닫힐 때까지 책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보낸 6개월이 나에게는 참으로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마오쩌둥, 모택동 자서전)


- 지금도 서가가 빼곡히 들어찬 공간에서 길을 잃으면 재밌는 모험에 나선 기분이 들고, 일정한 원칙에 따라 배열된 문자와 숫자가 언젠가는 나를 약속된 목적지로 인도해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 넘친다.(알베르토 망구엘, 밤의 도서관)




<아름다운 도서관>








천호식품 광고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992&tb=community_post&id=&num=&pg=1&game_id=&start=&b_category=&game_category=


도서관 사진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h6PP&articleno=16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의 사생활 -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
데이비드 랜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잠을 좀 덜 자고 싶었습니다.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시간에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잠을 줄이기 위해 수면시간을 조정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만 자도 쌩쌩하다는 사람들을 보면 엄청나게 부러워하며, 시도했었는데, 울리는 자명종도 무시하고 잔 것이 여러번. 4시간 수면법이라는 나폴레옹 수면법을 찾고서 '오! 이거면 4시간 수면에 적응할 수 있는건가?' 라는 기대감으로 찾아봤는데, 효과의 불확실성과 엄청나게 힘들어보이는 과정에 겁먹고 포기.

이제는 밤에 6시간, 낮에 엎드려서 낮잠으로 보충하자! 라는 목표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 6시간도 지키기가 힘듭니다. 학교수업이 있는 날이면 의무감으로라도 일어나게 되는데 아침 수업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30분만....하고 더 자게 됩니다.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체력이 모자란 것인가...참 답답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게 가끔씩은 공부를 하다가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해서 4시간만 자고 일어났는데도 정신이 말짱하고 개운한 날이 있더군요. 참 요상했습니다. 6시간을 자도 눈을 뜨기가 힘든데, 4시간만 자도 괜찮다니, 궁금했습니다. 잠이란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자면 완전 편하게 잘 수 있는 것인지. 그래서 읽었습니다!


2.

저자는 로이터 통신사의 기자인데, 자신의 몽유병 때문에 크게 다치고 나서 잠에 대해 추적하게 되었고,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몽유병에 대한 치료를 받고 거기서 그쳤을텐데, 몽유병의 원인과 잠까지 파헤친 그의 끈기와 노력이 이런 재미난 책으로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잠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몰랐었고, 아무생각 없이 잠만 잤어나 싶었습니다. 일단 책을 통해 기억나는 흥미로운 사실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실 인간은 밤에 잠을 두 번 잤다? YES! 해가 지고나서 자정 무렵까지 한 번, 한 시간 정도 깨어있다가 다시 자서 해가 뜰 때까지 이렇게 두 번. 과거 여러 문학작품에도 '첫 번째 잠', '두 번째 잠'을 구분해서 서술하였었는데, 전구의 발명으로 우리는 첫 번째 잠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 부부는 역시 한침대에서 자야한다? NO! 두 사람이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면 개인 수면 공간의 확보가 안되어 잠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각 방이나 따로 자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문제이지 뇌파를 확인하면 따로 잘때 더 효과적인 잠을 잔다는 사실!


- 낮잠은 정말로 효과적인가? YES! 낮잠을 자면 뇌가 사물들 사이의 연결 관계를 파악하고 사물들을 연결짓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가 더 잘나오고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 된다는 말입니다.


- 몽유병은 심각하다? YES! 실제로 미국에서는 몽유병에 걸린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살인까지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몽유병을 통한 사건, 사고는 아직 법이 정립되지 않아 미국에서도 주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 잠을 가지고 도박할 수도 있을까? YES!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땅이 커서 동부와 서부의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동부와 서부의 팀이 맞붙는 경우 표준시에 익숙한 서부의 팀이 승리할 확률이 대폭 늘어난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미식축구 경기를 보면 동부와 서부의 대결 중 서해안 지역 팀에 매번 돈을 걸 경우, 돈을 딸 확률이 70%정도!!!라고 합니다.


- 발을 이불 밖으로 빼는 건 나만의 습관이다? NO! 저는 잘 때 발이나 손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자는 것을 선호하는데, 제가 단순히 열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잠의 과정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몸은 잠이 들때가 되면 잠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심부 체온을 떨어트리는데, 그와 동시에 몸 주변부를 통해 열이 방출되면서 발과 손의 체온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 잠에 대해 생각하면 잠을 못잔다? YES! 다음날 일찍 일어나야 해서 얼른 자야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잠을 잘려고 하면 할수록 잠을 더 못잔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가 잠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 초조해하기 때문입니다. 불면증 치료법 중 하나는 환자가 잠을 못자면 다음 날을 망칠 것이라는 두려움을 떨치도록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고 합니다.


< 낮잠, 귀스타브 카유보트, 1877 >


3.

책을 읽고 나니 저의 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잠을 약간 하대해왔고, 적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피곤함을 회복하는 시간일 뿐인데 하루의 3분의 1이나 뺏어가는 나쁜...!!!!! 그런데 생각보다 잠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올림픽 선수들의 메달을 바꾸고, 시험 성적을 바꾸고, 하루의 인상을 바꿀 수 있는 역할이었습니다. 잠은 허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더 발전하는 시간이었던 것을 이제야 깨달았지만 이제라도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잠을 줄이고 싶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잠자는 시간을 아껴서 생산적인 시간을 더 보내자 인데, 저의 일상을 슬며시 계산해보면 깨어있는 시간조차 생산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더군요...그래서 이제는 저의 소중한 잠을 마구 다그치고 깨어있는 시간을 헛으로 보내느니 잠을 7시간을 자고서 깨어있는 시간에 열심히 사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에 내렸습니다. 잠을 존중하고 알람을 꺼버려야겠습니다.



4.

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을 읽고 보니 우리가 얼마나 인위적인 기준에 우리의 삶을 맞추고 살았나 다시금 깨닫습니다. 전구의 발명으로 산업화가 되자 우리는 첫번째 잠을 빼앗겨 버린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식습관도 산업화 시대에 발맞추어 강제적으로 변화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인간은 점심을 먹지 않고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서 아점에 해당하는 끼니를 먹고 저녁을 먹는, 하루 2끼의 생활을 했다고 기록에 남아있는데, 산업화 시대에 공장을 효율적으로 돌리기 위해 점심시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모두가 그 시간에 밥을 먹는 통제의 시대에 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비난합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을 게을러터진 사람들이라 하고, 밥을 제때 안먹는 사람들에게 잔소리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어쩌면 그들이 더 인간적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오후에 낮잠 때문에 졸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텐데 자연스러운 것을 비난하는 모순적인 사회. 요즘 들어 많이 외치는 '인간성의 회복'에 그동안 생강치 못했던 우리의 식습관도 같이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 '나혼자산다'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밴드 윈디시티의 김반장이라는 사람을 보면서 참 자연스럽게 산다, 인간적이게 산다라고 느꼇고 그의 인간성을 배워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아침에 여유롭게 일어나 직접 가꾼 채소로 밥을 두시간 동안 해먹고, 산에서 약수를 타오고, 집의 지붕에 올라가 커피를 마시고 낮잠을 자는 모습. 이것은 여유라기 보다는 우리가 응당 누려야 할 자유이자 여유라는 것을 깨우치고 조금이라도 배워야지! 라고 속으로 다짐!


<저도 제 지붕이라는 곳에서 낮잠을 자보고 싶습니다~/mbc '나혼자산다' 캡쳐화면>









귀스타브의 낮잠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41122.22012193019


mbc 나혼자산다 - 김반장 편 캡쳐화면

http://hunting.tistory.com/928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6-05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여름이든 겨울이든 잠을 자면 무조건 손발이 이불 안에 있어야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귀신이 등장해서 이불 밖에 있는 손발을 떼어갈까 봐 두려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고, 웃긴 일이죠. ^^

윙헤드 2016-06-05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릴적엔 발아래에 쿠션을 두고 잤었어요!!ㅋㅋㅋ 귀신이 잡아 당길줄....비슷한 경험이네요!!ㅋㅋ
 
왓슨,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 - Man vs. Machine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      왓슨에 대하여

제목은 대담하게 인간의 사고를 시작한 왓슨이라고 내보였지만 내용을 다 읽어보니, 인간의 사고라기 보다는 연산 능력의 천재인 것만 같은 기분이다. 미국의 제퍼디라는 게임이 단순한 사실이나, 계산을 요하는 문제뿐만이 아니라, 넌센스, 언어유희와 같은 카테고리도 있기 때문에 컴퓨터가 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는데, 왓슨은 이런 걱정과 우려를 뒤로 한 채, 제퍼디 최고의 승부사들을 상대로 압승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버저를 누르는 타고난 스피드와 적절한 베팅으로 우승을 거머쥔 왓슨을 우리는 과연 인간의 사고를 한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

왓슨은 제퍼디라는 게임을 위해서 만들어진 컴퓨터다. 주변 사물을 인지할 수도, 움직이지도 못하고, 문제를 푸는 것에만 출중하다. 그렇다고 문제를 다 잘 푸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인물이나 과학적 사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엄청난 실력을 보이지만 넌센스나 언어유희 파트에서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인간 상대자들에게 점수를 빼앗긴다. , 인간처럼 모든 문제에 있어서 다 잘 푼 것은 아니고 그것이 자신 있는 문제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답했기에 우승을 거머쥔 것이었다.

문제만 잘 푸는 컴퓨터는 인간이 아니라고 말하고 보니, 그럼 어디까지가 인간인가라는 의문에 쌓인다. 일단 외관은 문제가 아니다. 사지가 없는 사람들도 우리는 인간이라고 하니깐. 그렇다면 인지능력?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인데 이 책에는 인지 과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모자와 아내를 구분하지 못하는 남자와 미국의 어떤 항공을 묻는 문제에 캐나다의 토론토 공항을 잘못 답한 왓슨은 큰 차이가 있는 것일까? 우리는 모자와 아내를 착각한 남자를 정신질환에 걸렸다고 말하지만 왓슨은 기계라고 말한다. 지금은 기계가 기계처럼 생겼기 때문에 모두가 별다른 이견없이 로봇과 인간을 구별할 수 있지만, 인공 피부가 개발되고, 사람과 같은 목소리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인간형 로봇에 씌운다면, 우리는 로봇을 로봇이라고 대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감정을 느낀다면 인간 사회에 왠지 큰 위기가 올 것만 같다.

-      인간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인간이라는 경이로움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컴퓨터 공학자들, 인지과학자들 등등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왓슨이라는 인간의 사고를 따라하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모두들 왓슨이 어린이 보다도 그 능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최고의 기술로 이루어진 기계도 평범한 어린이에 비해 도 안되는 것이다. 우리는 최신기술에 열광하고 슈퍼컴퓨터의 나날이 발전하는 연산능력에 감탄한다. 세계의 슈퍼컴퓨터 순위에 우리나라 것이 뒤로 한참 밀려 있다며 질책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세계 최고의 컴퓨터를 찾고 있다면 자신의 머리를 지목하면 되는 간단한 진실을 깨달았다. 인간 한명 한명의 머리가 모두 슈퍼컴퓨터라고 칭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이루고 있는 이 사회, 여러가지 추상적인 개념들, 철학들, 그리고 사랑. 이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 고등의 작업이고, 경이로운 결과물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슈퍼컴퓨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인간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자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이 슈퍼컴퓨터를 계속 발전시켜 우리 사회에 도움을 준다면 고마울 일이다. 그렇다고 나같은 일반인들이 그런 최신기술에 위축되어, ‘나는 기계보다도 못한 사람이구나라고 한탄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럴 시간에 소설을 읽고, 사랑을 해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누리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본다. 인간인 것에 감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 김영란 판결 시리즈
김영란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대법원에 대하여

법과는 가깝지 않다. 법을 공부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법정에 출두한 적도 없고, 하다못해 최저임금법과 같은 나와는 가까운 법에 의해서도 혜택이나 손해를 본 적이 없다. 내가 법을 만난 곳은 TV나 영화 속에서 였고, 그 속에서 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항상 치고 받고 싸우고, 패소해도 항소하고, 대법원까지 가자는 소리는 항상 따라 나온다. 대법원은 우리에게 최후의 심판이라는 무게로 다가온다. 대법원에서 결정이 나면 그걸로 끝이다. 더 이상 항고할 수도 없고,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정답에 목말라 하는 우리 사회에서 대법원의 판결은 정답 이상 의미로 다가오고 기업이나 정부는 그 판결을 성경처럼 받들어 생활한다. 때로는 국회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법부가 입법부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는다. 그 정도로 대법원의 무게는 다르다. 그 무게에 따라 판결이 나오면 신문에 으레 게재되기 마련인데, 신문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최종 판결일 뿐이며, 반대 의견이나 보충 의견은 같이 나오지 않는다. 나 역시도 최종판결들만 어렴풋이 기억할 뿐, 거기에 대한 보충 의견이나 반대 의견은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다양한 의견들이 때로는 대법관들의 생각을 나타내주는 역할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출퇴근이 업무의 연장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결에서, 최종판결은 출퇴근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내렸지만 보충 의견에서는 공무원법처럼 차후에는 출퇴근 역시 업무의 연장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즉 대법원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지만, 기업들은 대법원의 최종판결만을 가지고 출퇴근은 업무의 연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시키고 있다. 최종판결이 정답은 아닌데 아직 우리사회는 단 한가지의 답으로 통일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판결 뿐 아니라 보충 의견, 반대 의견까지 살펴보아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법원에 일하는 대법관들은 고지식하고, 보수적이며, 법의 해석에 만 치중하는 사람들인줄로 알았다. 위엄이 흐르는 정복을 입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판결을 내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런 편견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다 보니 그들은 거의 만물박사 수준으로 통찰력을 가져야 하며 그를 위해 정말 엄청난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토론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존엄사, 주식회사의 주권, 종교의 자유, 교육의 공공성, 성소수자의 권리, 환경의 가치 등등 정말 각각의 관련성이 없는 다양한 논쟁들이 대법원의 책상위로 올라오며, 이 판결에 따라 생사가 갈릴 수도 있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대법관들은 최선의 판결을 내리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장남의 권한이라는 우리나라의 관습과 관련된 것도 많겠지만 성소수자나 존엄사처럼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논쟁들도 계속해서 발생한다.

-      김영란 전 대법관에 대하여

           김영란법, 김영란법이 하도 신문이다, TV에서 거론이 많이 되어서 이름이 참 익숙했는데, 사실 국회의원 이신 줄 알았다….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입법에 힘 쓰셨고, 결국 20169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소수자의 대법관이 그녀의 별명이라고 하는데, 공명정대해야 할 대법관에게는 편향적인 별명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좋은 별명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소수자를 배척하고 경제적 이익이 큰 쪽으로만 결정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소수자에게 편향적인 대법관이 많이 있어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도와주는 것, 이것이 사회의 올바른 모습이고, 사회가 건강하게 하는 모습이다. 약자를 향한 동정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존엄한 인간이라는 동질감에서 도와주는 모습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그것을 실천하고 또 실천하는 김영란 전 대법관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