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한 이민자들이 등장하면서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미국에서의 아시안 인종 차별이 얼마나 심한지 에피소드만 봐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일하고 있는 곳에서 강도가 들어 폭행을 당한 뒤 의료보험 문제로 병원에 가기를 주저하는 Mia 부모님을 보면서 두통이 밀려왔다. 거기에 Mia가 자신이 돈이 있다며 당당하게 부모님께 말하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엄청난 금액의 병원비를 두고 엄마가 끝내 울음이 터지는 모습에는 또 눈물이... 다행히 현명한 의사 선생님을 만났으니, 가족들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가 아닐까. 이 와중에 Hank는 이번에도 가족들을 크게 도왔구나.



[ CH40 ]

Mia는 Lupe에게 네 말이 맞다며 편지를 썼다. 에세이 평가에 참가해볼 것을 종용하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 날 Mia는 Lupe 책상에 편지를 올려두려고 일찍 갔다. 또 Jason에게 전달할 특별한 편지가 있었는데 여기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중국 이민자가 준 민트향이 나는 약인데 잘못 했다가 본인도 매워서 눈물 쏙 뺀 아이템). Mia는 Jason의 책상 위에 있던 연필에 그 약을 발라두었다. Jason은 놀러갔다온 이야기를 자랑삼아 늘어놓기에 바빴다. 그 꼴이 보기 싫었던 Mia는 내 연필을 돌려달라 윽박질렀는데 돌아온 대답은 개한테 던져줘서 온종일 씹고 있을 거라고… Jason은 연필 만졌다가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Sunlight flooded in through the tall glass windows, and jason’s tears glistened in the warm peach glow.


[ CH41 ]

Mia는 Lupe와 화해를 했다. 

그런데 모텔에 도둑이 들어와 엄마를 때려 눕히는 바람에 입술은 잘려 나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피멍이 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빠는 세탁실에 있어서 엄마가 공격당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Hank가 도둑이 공격하는 것을 보고 달려나와 그들을 쫒아 나갔다. 엄마를 침대에 눕히기는 했지만 Mia는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 돈 있어요.” 엑스레이를 찍은 결과 다행히 뼈는 안 부러지고 내상은 없다고 했다. 헌데 5800달러가 나왔다. 보험이 없다고 하니 이상하게 보는 간호사들, 결국 관계자들이 출동했다. 빈곤선 기준(3인 기준 11890달러)에 해당은 하지만 공짜로 살고 있다는 말에 신원 보증이 되지 않는다며 무료 건강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했다. 최대 40% 할인으로 3480달러를 내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다. 그 때 왠만하면 울지 않던 엄마의 울음이 터졌다. 관계자들은 심각하게 회의한 끝에 기본 진찰료인 150달러를 받는 것으로 합의가 되었다.Mia는 의사에게 감사 편지를 썼다. 미국에 와서 처음 만난 의사였다고. 미국인이 다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말이 찡했다.


[ CH42 ]

Mia가 모텔에 와 보니 여전히 Hank가 돌아오지 않았고… 아침이 되어서야 돌아온 그는 구치소에서 잤다고 했다. 도둑놈과 폭행 시비가 붙었는데 경찰이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존에 차 절도죄로 기소된 일 때문에 Yao씨가 이를 확인해주는 바람에(Hank에게 돈을 못 받을 것 같으니 구치소에나 가라는 것인가) 짐을 싸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 Mia 가족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 CH43 ]

모텔에 강도가 든 일로 경찰들이 엄마의 진술을 얻기 위해 찾아왔다. 알고 보니 강도는 이전에도 집행유예 이력이 있던 자였다. 이번에는 집행유예가 아닌 감옥에 가게 되었다. 

Hank가 4개의 봉투를 Mia에게 건네며 부쳐달라 부탁했다. 밀봉되어 있지 않은 봉투를 무심코 연 Mia는 그것이 Hank가 mall에 구직하기 위한 지원서임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를 돕고 싶었기에 calivista motel에서 일한 이력을 이야기하고 얼마 전 있었던 사고 일도 말하며 그는 보증할 만한 자라고 reference letter를 함께 동봉했다.


[ CH44 ]

어느 날 휘날리는 빨간머리에 코 주변에 주근깨가 있는 소녀가 부모님과 함께 모텔에 방문했다. 아마도 가족끼리 디즈니랜드를 가는게 아닌가 추정되었다. Mia는 모텔 직원답게 친절하게 대했지만 그녀는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짜증스러운 말투로 일관했다. 하지만 Mia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으니 그녀가 입고 있는 캘빈클라인 진이었다. 

다음 날 엄마는 호들갑을 떨며 Mia방으로 건너왔다. 그들이 입던 옷을 두고 갔다는 것이다. 청바지를 좋아하는 것을 아는 엄마는 세탁해서 입으면 될 거라고 희망을 던졌다. Mia는 마침내 캘빈클라인 진을 입고 당당히 등교했다.


[ CH45 ]

Hank는 Confetti cannons에 안전요원으로 취직하게 되었다. 모텔에서 맞는 첫 땡스기빙데이에 Mia 가족은  weeklies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 pulled me in for a bear hug.


[ CH47 ]

호텔에 엄마 지인 Uncle Zhang이 찾아왔다. 두 사람은 모두 엔지니어였고 중국에서 함께 일한 동료였다. Zhang은 1년 전 미국에 들어왔고 주방에서 일하게 되었다. 고용주가 미국인이었는데 직원들의 passport와 ID를 가져가버리는 바람에 떠날 수도 없게 만들었고 직원이 아닌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았다. Zhang은 지금 일하는 곳에서 빠져나오고 싶지만 passport와 ID가 수중에 없으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How did that deadbeat sneak back in here? 

I’d rather be stuck on a bad rollercoaster with my mum, than on a good rollercoaster by myself.

excruciating: causing extreme physical pain

I got into some trouble with loan sharks.


[ CH48 ]

Uncle Zhang은 어머니의 병환이 깊어 그녀를 귀환시키기 위해 loan sharks에서 500달러를 빌렸다. 루저라며 자책하는 그에게 Mia 부모님은 위로를 해 준다.

Mia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Zhang의 고용주에게 편지를 썼다. Mia는 학교에 가기 전 Zhang에게 그 편지를 건넸다.  


stage four cancer: 4기 암

I watched as his eyes danced across my 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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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2-14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 이만큼 읽으셨군요!! 👍👍👍

거리의화가 2023-12-14 13:36   좋아요 1 | URL
네. 거의 매일 한두챕터는 읽고 있어요. 수하님도 계속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3-12-14 1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아침에 50장까지 읽었어요! 히히 하지만 정리는 아직 7장까지;; 화가님은 정리도 꼼꼼하셔요 역시.
그런데 ‘입술은 잘려 나가‘ 부분 보고 헉 놀라서 다시 찾아봤는데 ˝Her lips were cut open˝은 ‘입술이 터졌다‘ 정도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용? 저도 번역서가 없어서..
제이슨 골탕먹인 거랑, 행크 취직시킨 거 넘 시원했어요.^^

거리의화가 2023-12-14 13:35   좋아요 1 | URL
번역서가 없어서 저도ㅎㅎ 입술 잘려나갔다는 표현은 역시 아닌것 같죠?ㅋㅋ 근데 말을 못할 정도였던것을 보면 상상만 해도 제가 다 아파요ㅠㅠ
ㅋㅋ 제이슨 민트향 제대로 느꼈을듯! 행크는 여러 모로 참 귀인이에요^^
50장이라니! 괭님 가장 선두이실듯! 저는 읽으면 바로 노트에 정리해놓거든요. 안 그러면 까먹기도 하고 다시 정리하기도 귀찮아집니다!ㅋㅋ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작년 서재의 달인 선물로 받았던 미니 다이어리 은근히 유용했는데 올해는 둘 다 큰 사이즈라 놀랐네요^^

단청 다이어리 넘 예뻐서 특히 잘 사용할 것 같습니다. 물론 스누피 다이어리도 넘 좋아요.

연말마다 달력을 준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작년에 이어 모두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괜히 종이 낭비면 안되니까요!

올해는 알라딘에서 준 다이어리 쓰다 말다 하긴 했어도 나름 유용하게 잘 썼답니다. 내년에는 더 유용하게 잘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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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2-13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화가님 두세트! 다이어리1개랑 달력이 제 거랑 같네요^^ 축하드립니다~

거리의화가 2023-12-14 09:40   좋아요 1 | URL
올해도 다이어리, 달력 2개 야무지게 잘 사용할 것 같습니다. 작년처럼 한 권은 독서 요약노트로, 다른 한 권은 인용글 노트로 사용하려고요^^ 감사합니다.

건수하 2023-12-13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청과 스누피 중 뭘 쓸까 고민중입니당 ㅎㅎ 축하드려요~

거리의화가 2023-12-14 09:41   좋아요 0 | URL
저는 2권 다 사용하려고요! 어차피 옆지기는 줘봤자 안써서ㅎㅎ

건수하 2023-12-14 10:02   좋아요 0 | URL
집사2가 단청 좋아하지 않을까 했는데 단청이 문제가 아니고
‘다이어리‘ 라는게 자기 취향이 아니라며.... -_-;

전 일기도 잘 안 쓰지만.. 직장에 하나 집에 하나 두고 메모용으로 쓸까 합니다 ㅎㅎ

희선 2023-12-14 0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축하합니다 일기장이 좋죠 2023년엔 일기 쓴 날보다 안 쓴 날이 더 많네요 다음해에는 거의 비슷한 말이어도 채워보고 싶기도 하네요 거리의화가 님은 잘 채우시겠지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3-12-14 09:42   좋아요 1 | URL
일기장은 따로 사용하는 노트가 있어서 거기에 쓰고 알라딘에서 주는 것은 순수하게 책 기록용으로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비슷한 말이라도 채워나가는 기쁨이 있죠^^

그레이스 2023-12-14 0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누피 같은 색 받았어요
둘째가 자기 것인양 좋아하길래 줬습니다.ㅎㅎ
이번에도 저는 은행 달력 쓰겠죠 ㅋㅋ
북플도 열심히 해서 화가님처럼 두 세트 받아야 겠네요

거리의화가 2023-12-14 09:43   좋아요 1 | URL
ㅎㅎ 둘째 귀엽네요!
은행 달력 준다는 것을 저는 거절했습니다. 사용도 안할 것을 아깝더군요^^ 그레이스님도 서재 마니아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3-12-14 1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축하드립니다. 저도 알라딘 선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ㅋㅋ^^

거리의화가 2023-12-14 21:29   좋아요 0 | URL
페크님 아직 선물이 도착 안했군요. 마음에 꼭 드는 선물을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어떤 어머니에게, 내 어머니에게, 딸은 나눗셈이지만, 아들은 곱셈이다. 딸은 어머니를 줄어들게 하고, 쪼개고, 무언가를 떼어가지만, 아들은 뭔가 덧붙여 주고 늘려 주는 존재인 것이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바로 나의 어머니에게는 그랬다. - P38


친가에 자손이 귀하여 아이가 태어나기를 무척 기다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첫째가 딸로 태어나자 어머니는 좌절하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손'이 귀한 집이라 아들을 원하셨던 것이다. 특히 할머니는 노골적으로 어머니를 압박하셨다고. 첫째가 딸이었는데 둘째마저 딸을 낳자 어머니의 심리적 압박은 무척 크셨다. 아마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억울함과 분함이 내게 미쳤을거라고 먈씀하셨었다. 그치만 그때는 내가 기어다닐 때라 기억에 없다. 어머니께서 셋째와 넷째를 아들을 낳자 그제서야 집안에 평화(?)가 찾아왔을 것이다. 어쨌든 어릴 적 기억이 나던 때부터는 많은 것들이 남동생들을 위주로 굴러갔다. 서운했지만 표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결국 감정이 쌓여 폭발했을 때가 있었는데 결론은 딸이 희생해야 하고 첫딸이어서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흘러갔다. 


왕비는 누구의 칭송을 필요로 하는가? 본인의 아름다움 때문에 고난을 겪어야 하는 백설공주는 무엇을 놓고 왕비와 경쟁하는가? 여성들이 펼치는 이 드라마 이면에 남성들이 있다. 왕비는 남성에게 아름다워 보이고 싶은 것이며, 가치의 유무를 결정하는 것은 그런 남성의 관심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었던 이유는, 내가 한 일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건 나의 어떤 행동이 아니라, 그냥 나라는 존재, 나의 성별과 외모, 그리고 내가 어머니를 완성시켜 줄 기적이 되지 못하고 그녀를 분열시키는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P39


어머니께서 나와 내 동생들에게 본의 아니게 강요한 것들은 결국 남성에 의한 것, 가부장제 시스템에 의한 구조적인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남동생들도 후에 이야기하기를 자신들은 버거워했노라고 넋두리를 했었다.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없었다면 딸을 둘만 낳아 전념하여 키우지 않으셨을까. 

거울이 보여주는 상은 결코 내가 아니고 이미지일 뿐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에 맞추려고 했기에 탈이 난 적이 많았다.


거울은 모든 것을 보여 준다. 오로지 거울 자신만 빼고. 거울이 되는 일은 에코와 나르키소스의 신화에 나오는 에코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당신 자신에 대한 것은 어떤 것도 들리지 않는 상태. 나르키소스의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은 그가 산속 연못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그렇게 자신의 반영에만 빠진 그가 타인과의 관계를 잃어버리고 결국 굶어 죽고 말았다는 점이다. - P44


세상이 크다는 사실이 구원이 된다. 절망은 사람을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우울함은 말 그대로 푹 꺼진 웅덩이다. 자아를 깊이 파고들어 가는 일, 그렇게 땅 밑으로 들어가는 일도 가끔은 필요하지만, 자신만의 이야기나 문제를 가슴에 꼭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는 탁 트인 곳으로, 더 큰 세상 속으로 나가는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양쪽 방향 모두로 떠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며, 가끔은 밖으로 혹은 경계 너머로 나가는 일을 통해 붙잡고 있던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일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것이야말로 말 그대로 풍경 안으로 들어온 광활함, 이야기로부터 당신을 끄집어내는 광활함이다. - P53


솔닛의 비치에서의 경험을 듣는 것은 놀라웠다. 모르는 사람들이 건넨 제안에 오케이 하고 진행할 수 있는 용기 말이다. 어떤 일을 계기로 이전에 갖고 있던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다면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사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개인적인 경험이 떠오른다. 몇 년전 상해에 갔을 때 고층 빌딩에 올라간 적이 있었다. 꼭대기에 전망대가 있는데 아래는 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사람들은 그 투명 바닥에 누워 인증샷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나는 발을 뗄 수조차 없었다. 너무 무서웠고 사람이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두려움을 떨쳐내기가 어려웠다. 결국 인증샷은 커녕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서성대다가 내려왔다. 하지만 후회가 되었던지 나중에 두고 두고 생각이 났다. 그때 미쳤다 생각하고 사진을 찍고 내려왔어야 하는데… 도전했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 결국 그 단계를 넘어서지 못한 나는 뒤이어서 여러 차례 나를 넘어설 도전의 기회가 있었으나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나는 나를 넘어설 수 있을까. 아직 번지점프도 무서워 도전하지 못한 나는 스카이다이빙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을까. 어떤 기분일까.’ 꿈꾸기는 하지만 여전히 가능보다는 불가능의 확률에 더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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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12-12 1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읽어야 하는 책인데...

거리의화가 2023-12-12 17:56   좋아요 1 | URL
이 책 갖고 계시는군요^^ 챕터마다 에피소드들이 달라서 독자를 환기시키네요. 관련 경험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3-12-14 0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이 귀한 집안이라는 말부터 무슨 얘기가 나올지 뻔히 알게되는 ptsd를 우리는 갖고 있죠ㅠㅠ

거리의화가 2023-12-14 09:44   좋아요 1 | URL
그쵸^^ 아들 때문에 4명씩이나ㅠㅠ 지금도 생각하면 어머니께서 억울함이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이제는 좀 이런 일들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살구 더미는 매우 풍성해 보이리라 기대했지만, 사실은 늘 불안을 던져 주었다. 그 자리를 지날 때마다 썩어 버린 것들을 적게는 열 개에서 많게는 20~30개까지 골라내야 했기 때문에, 그 앞에서는 존경의 마음 대신 신중한 눈길이 필요했다. 그 살구 더미는 이제는 더이상 어머니가 살지 않는 그 집에 있던 어머니의 나무에서, 새로운 소란이 한바탕 시작되려던 여름에 따온 것이었다. - P16


어제는 퇴근하고 나서 생각지도 않았던 전화를 받았다. 'xxx 여사'. 어머니였다. 

(저 이름은 누가 보면 그저 어떤 아는 어른을 존칭하여 적은 건가보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란 사람은 원래 그렇게 멋대가리가 없다. 주소록에 애칭이나 별칭으로 저장한 이름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을 보면.) 


'뭔 일이지?' 하며 역시나 시큰둥하게 전화를 받았다. 

(늘 생각은 전화를 자주 하자 생각하지만 거의 잘 되지 않으며 전화를 받을 때 제발 상냥하게 대하자 생각하면서도 또 그게 잘 안 된다.)


어머니는 김치를 담갔다고 하셨다. 그제서야 "아..." 이 무렵이 김장 시즌임을 인식했다. 그리고는 불현듯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어머니께서 김치를 담갔다며 가져가라고 하셨던 일이 떠올랐다. 


"저희 김치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 두 사람이라 김치를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이번엔 조금 담갔다며 극구 가져가라고 하신다. 아버지께서 꼭 가져갔으면 한다고 덧붙이셨다. 그러면서 여동생은 벌써 김장을 일부 가져갔다고 한다. 


"네. 알았어요." 일부러 담아 놓으시고 전화까지 하셨는데 안 가져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그렇게 답했다.


오늘 옆지기가 퇴근하면서 김치를 친정집에 들렀다 가지고 왔다. 조금 담았다고 하더니 비닐 봉지에 한 가득이다. 문자로 답신을 했다. "잘 먹을게요." 


우리는 우리가 이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이야기가 우리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사랑하라고, 미워하라고, 두 눈으로 보라고 혹은 눈을 감으라고. 종종, 아니 매우 자주, 이야기가 우리를 올라탄다. 그렇게 올라타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채찍질을 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려 주면, 우리는 아무 의심 없이 그걸 따른다. 자유로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잠시 멈추고, 침묵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에 이름을 지어주고, 그런 다음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 P15


1장 '살구' 편을 읽으며 아무래도 어머니를 생각했고 김치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내 어머니는 20 여년 전 뇌졸중이 와 몇 년을 고생하셨다. 투병 생활 이후 곱고 아름다웠던 어머니가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서글펐다. 그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기는 했지만...


어머니의 경험을 한 번 경험하고 나서 몇 년 뒤 아버지가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나는 조금 더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건 아마 내 머리가 더 자란 탓도 있지만 한 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알츠하이머와 치매가 이제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기억을 잃는다는 게 생각만 해도 무서워 저만치 뒤에 떼어 놓으며 살고 있다. 


동화의 상황은 극단적인 것이 많아 어릴 때 잘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왜 계속 사람들에게 구전되고 읽힐까 궁금했다. 

동화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 문제에 휘말렸다가 그것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문제 상황은 무언가 되어 가는 여정에서 꼭 거쳐야만 하는 단계인 듯하다. 온갖 마법과 유리로 만든 산, 집채만 한 진주, 한낮처럼 아름다운 미녀, 말하는 새, 잠시 뱀이 되어 버린 왕은 부수적인 것일 뿐이다. 대부분의 이야기에 담긴 핵심은 역경에서 살아 남는 일,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일, 자기 자신이 되는 일이다. 어려움은 늘 필수 사항이지만, 거기서 무언가를 배우는 건 선택 사항이다. - P27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일, 자기 자신이 되는 일이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동화가 다르게 보인다. 

같은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그 안에서 배울 수도, 배우지 못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 하겠다.


불안한 상태의 그 살구 더미는 내게 떨어진 임무인 동시에, 어린 시절부터 내게는 거의 아무것도 주지 않았던 어머니가 남긴 나의 상속권, 동화 속의 유산처럼 보였다. 그건 가족 나무에서 따낸 과일 더미이자 마지막 수확이었고, 동화에 등장하는 마법의 씨앗, 알 수 없는 방의 문을 여는 열쇠, 귀신을 불러내는 주문처럼 수수께끼 같은 선물이었다. 살구를 병이나 깡통에 담거나, 퇴비로 만들거나, 얼리거나, 그냥 먹어 버리거나, 술을 담그는 일은 동화에서 요구하는 임무와 거리가 멀긴 했다. 살구는 내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 거의 모든 일이 잘못 풀려나가던 이후의 열두 달 동안 내가 그 의미를 찾아야 할 이야기였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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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12-10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던 시기가 저희 엄마가 많이 아프셨던 때라 갑자기 생생하네요. ㅜㅜ 엄마 김치 너무 소중한데... 화가님은 바보얏!!! 시큰둥하지 말고 호들갑 떨어야 합니다. 왜냐면 정말 너무 소중하고 맛있음.. (아.. 그런데 만약 맛이 없다면....?.. 그것은.... 저는 맛없는 엄마의 요리는 알지 못하나이다.....)

거리의화가 2023-12-10 17:0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 바보 맞습니다. 감정 바보^^;;; 어머니께 김치를 받을 수 있는 때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 생각하면 소중히 받아야하는데 말이죠. 사실 그것보다는 저는 어머니의 건강 때문에 김치를 안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그게 잔소리로ㅎㅎㅎ 어머니가 좋으셔서 하시는 건데 제 기준에서 생각하지 말자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저희 어머니 음식도 제 기준에서 맛있어요. 특히 콩나물무국 정말 좋아합니다. 친정집 갈때마다 끓여주시거든요. 남편이 끓여주는데 그 맛이 결코 안 나더라구요^^;
이 책 챕터 1부터 눈물 훔치며 읽었습니다. 뒷 챕터들도 소중하게 읽게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이번 에피소드들에도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특히 바지 사건은 Mia에게 유독 감정 이입이 되어 화도 나고 분해서 눈물도 찔끔 나왔다. 꼭 학교에 브랜드 옷을 입고 가야만 하는 걸까. 자본주의 사회라서 돈으로 외모를 꾸며야만 평가받을 수 있는 건가 싶어 기분이 나빴다. Mia 부모님 입장에서도 이 일을 들으면 얼마나 기분이 처참할 것인가. 누구는 사주고 싶지 않아서 안 사주는 것도 아닌데... 그런 면에서 Jason은 Yao씨와 마찬가지로 참 아닌 놈이다. 


수학 시험은 바지 사건에 이어 열폭을 터지게 했다. 중국인들은 계산을 잘 한다는 편견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Mia 말처럼 누구나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좋아하는 것에 공부를 더 하길 원하는 것은 마찬가지일거라는 생각을 한다. 엄마가 Mia를 위로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좀 마음이 아팠다. 물론 엄마의 마음도 이해는 한다. Mia를 위로하기 위해 아빠가 사준 연필 세트로 그나마 Mia의 마음은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 CH29 ]

Douglas는 Jason이 계속 아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학교 강당에서의 일로 찜찜해하던 Mia는 Jason이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학교에서 보니 다른 아이들이랑 장난을 치는 것을 보곤 마음이 놓였다.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는데 내가 입은 꽃무늬 바지에 눈길을 보내는 것을 느꼈다. 그 바지는 엄마가 자선 가게에서 6.99달러에 6개짜리 들어있는 옷 중 하나였다. Jason은 빈정거리며 니 엄마가 보기 드문 눈을 가졌다며 놀렸으나 Mia는 엄마가 사 주신 옷이 좋았고 그에게 꿇릴 것도 없었다.


[ CH30 ]

Yao씨는 Hank에게 그동안 밀린 모텔비를 내지 않으면 나가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법에 따르면 30일 이상 집에 거주하는 경우 임대인의 자격이 부여되어 돈을 아무리 갚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막 쫓아낼 수는 없다. Hank는 나갈 수 없다 버텼고 열이 받은 Yao씨는 그 책임을 Mia 가족에게 전담시킨다(아니 무슨). Hank가 돈을 다 지불하지 않으면 그 돈을 우리에게 떠넘기기 위함이다. 


[ CH31 ]

학교에서 Jason은 계속 Mia 옷을 가지고 놀렸다. Mia는 무시하고 넘어가려했는데 소문이 6학년생들에게까지 퍼졌고 결정적으로 화장실에서 6학년 여자 둘이 하는 이야기에 더는 안되겠다 생각해서 편지를 보냈다. "Floral cotton trousers are way more comfy than jeans." 하지만 Mia는 편지를 간직하기만 하고 끝내 전달하지 않았고 여전히 학교에서는 계속 조롱을 당했다. 

어느 날 오후 font desk에 셰보레 한 대가 들어서더니 중국인 남자가 내렸다. Mia는 직감적으로 Aunt Ling의 친구일거라 생각했다. Uncle Zhu는 체켝이 컸고 하얼빈 억양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일정 기간 잠잘 곳이 필요하다 말하여 우리 가족은 3번 방을 주었다. 

몇 주 후 부모님은 140달러가 빠진 급여를 받았다. Hank가 갚을 돈 중 일간으로 20달러를 계산한 값이다. 아빠는 싸울 태세였다. 엄마는 부엌에서 tofu paste(아무래도 초두부를 말하는 듯)를 꺼내와 입 속에 우걱우걱 넣는데 아빠와 나는 그걸 보며 냄새가 사라지길 기다렸다. 


[ CH32 ]

수학 시험이 있었다. 팀 대항전이었는데 Mia는 하필 바지로 심하게 놀려댄 Bethany와 Joanne, Paula와 같은 팀이 되었다. 그들은 중국인이 계산을 잘한다라고 여기고 내심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Mia가 막상 문제를 못 맞추자 비난했다. Mia는 자신이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사람이고 똑같은 상황이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궁금해했다.


[ CH33 ]

Mia는 바나나를 먹은 후 껍질을 머리에 얹어 놓고 거울을 보며 "The blonde" 금발 머리의 자신을 그리고 있었다. 그 때 엄마가 들어왔고 대체 무슨 일이냐며 자초지종을 물었다. Mia는 수학 시험 이야기를 했는데 엄마는 그녀를 위로하기는 커녕 수학 시험을 틀린 일에 대해서만 질타하여 서러웠다. 엄마는 아빠에게 "당신 딸이 수학 문제를 틀렸대요." Mia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I don't even like maths. I like English." 엄마는 자전거를 가진 것과 차를 가진 것에 비유하며 현실을 직시하라 말했다.


[ CH34 ]

Mrs.Q가 엄마의 입장을 이해하라며 Mia를 위로했다. 일요일에 빈 캔을 싣고 재활용 센터에 갔다가 6달러를 번 뒤 쇼핑 센터에 갔다. 아빠가 문구점에서 5.99 달러짜리 연필 세트를 사주셨다. 아빠는 "You're a fine story writer." 라며 매일 연필로 너의 모든 것을 쓰라고 말씀해주셨다.


[ CH35 ]

또 다른 중국 이민자인 Uncle Fung이 왔다. 중국에서 회계사를 했고 미국에서는 Riverside에서 웨이터로 일했다고 한다. Hank 일로 Yao씨가 돈을 제하고 주는 바람에 엄마는 그에게 양상추, 마늘에 간장 소스를 넣은 음식을 줄 수 밖에 없었다. Fung씨는 일하던 곳에서 손님이 그를 바닥에 내치길래 "Hey! baby"라고 외치기만 했는데 뭐가 잘못된 것이냐 물었다. Mia는 "Hey! baby"는 남친/여친에게 하는 인사라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그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정리해왔던 미국식 구어 표현을 그에게 알려주었다.

Lupe와 weeklies, Mia는 미이라 복장을 하고 Meadow Lane을 돌아다니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 CH36 ]

Mia는 엄마와 함께 쇼핑 센터에 갔다가 하필 Jason 모녀를 맞닥트렸다. Jason은 파자마 사러 왔냐며 Mia에게 빈정거리고 엄마는 Yao씨가 돈도 없는데 쇼핑 센터에 왔다고 생각할까 걱정한다. 


[ CH37 ]

Douglas 선생이 보는 앞에서 (자리를 깔고) Mia는 Jason 에게 Yao씨가 노동자 에게 행한 부당 대우에 대해서 항의했다. Jason은 그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었으면 감사해야 하는 일 아니냐며 따진다.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반성할 기회도 없는 것이겠지.


[ CH38 ]

Jason이 Mia의 연필을 가져가서는 시치미를 떼며 돌려주지 않았다. Douglas 선생님은 보다 못해 연필을 반으로 나누어 하나씩 갖는 것이 어떠냐 했다. 당연히 Mia는 반발했다.


[ CH39 ]

Mia는 Jason에게 연필을 돌려달라는 이유를 담은 편지를 쓴다. 벨이 울려 전화를 받았는데 Yao씨였다. 그는 자기 가족이 라스 베가스에 가기로 되었다고 말하는데 Mia는 들을 기분이 아니었다. 결국 자기 없는 동안 모텔에 신경 쓰란 이야기였다. Lupe와 계획을 짜면서 가정부에게는 걸 스카우트 때문에 쿠키를 팔러 가야 한다 말하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지 말한 다음 Lupe가 화장실에 가 있는 동안 Mia가 Jason의 방에 몰래 들어가 연필을 가져오기로 하는 것이었다.  Lupe는 자신은 끼어들기 싫다 말했지만 Mia는 5분 안에 모든 일이 끝날 거라며 안심시켰다. 그럼에도 그녀는 주저했다. "You mnever stand up for me!" 나는 그녀에게 화를 냈다. 그녀도 화로 대응했다. "You can say all this crazy stuff to Jason because he likes you." 결국 Lupe는 Yao씨 집에 가는 계획은 동참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유는 납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것이었다. 자신의 아빠는 Yao씨 밑에서 일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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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2-08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앞으로도 마음 아픈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군요.. 이민자의 설움 ㅜㅜ

거리의화가 2023-12-08 19:40   좋아요 1 | URL
두 부자들이 Mia 가족의 속을 뒤집어놓습니다^^; 하지만 Mia가 그냥 당하기만 하지는 않는 아이라서 좋아요. 앞으로도 재밌게 읽어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