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사기꾼
영화 << 부러진 화살 >> 에서 김경호 교수(안성기) 사건을 담당한 박 변호사(박원상)가 의뢰인에게 전문가인 자신을 믿어달라고 하자 김경호는 퉁명스럽게 되받는다. "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어디있어요, 사기꾼 빼고. " 영화의 핵심을 콕 짚는 대사'다. 영화는 김경호 때문에 이판사판 아사리판이 된 개판인 재판1)을 조롱하지만, 진짜 핵심은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 신뢰 ㅡ 사기 " 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판사,검사,의사,법의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이유로 " 어떤 현상과 발생에 대하여 우선적 해석에 대한 우위 " 를 점하고 있지만, 그 신뢰는 철저하게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지식 판매'에 불과하다. 좋게 말해서 (모두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은 지식 판매상이요, 해석에 대한 권위'를 독점하는 지식인'이지만, 좌우충돌하는 돈키호테형 인간인 김경호 교수 식 표현법에 의하면 사기꾼이요, 시쳇말로 " 좆문가 " 다. 종편의 탄생으로 인해 채널이 다양해지자 전문가'도 증가했다. 문제는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인가, 라는 의문이다. 밥은 먹고 다니냐, 라는 송강호 식 뉘앙스를 빌려 쉽게 말하자면 내가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 그 말 믿을 만하냐 ? "
이제는 이혼 전문 변호사'나 가정 상담사'가 << 전문가 >> 라는 이름을 달고 사회 현상을 진단한다. 심지어는 살인사건의 프로파일링도 겸한다. 지금 이 뉴스를 보고 있다면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입니다 - 이런 식이다. 보면 가관'이다. 뉴스 - 정보'를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시대는 가고, 전문가에 의해 분석되고 해석되어진 뉴스 - 정보'를 전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동안 " 다이어트 " 와 관련해서 수많은 의학/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이 " 흰 까운 " 입고 나타나서 온갖 " 썰 " 을 풀어내면 그 < 썰 > 은 곧 < 정보 > 로 둔갑하고는 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비만 원인'은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어떤 사실'은 몇 년 후 새로운 사실에 의해 반박되고, 이러한 경향은 반복되었다. 커피 논쟁이 대표적이다.
커피'가 건강에 유해한가 무해한가는 의견이 분분하고 지금도 그렇다. 심지어는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도 쏟아지고 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하루 세 끼니를 균형 있게 나눠 먹어야 한다며 아침 식사'를 강조하는 것은 정설'이 되었고, 이제는 아침 식사'가 장수의 비결로 선전되고 있다. 그런데 이 정보는 과연 믿을 만한 것'일까 ? 적어도 다음 기사'는 아침을 굶으면 살이 찐다는 가설에 대한 반론으로, 의미있는 실험 결과'를 선보인다. ( http://www.fnnews.com/news/201603240756398677 )
나는 1년 동안 1일 1식'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침 굶은 것은 물론이요, 점심도 굶었다. 1년 동안 저녁 한 끼'만 먹은 것이다. 결과는 9kg의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 < 아침 식사 ㅡ 황금 밥상론 > 이 사실이라면, 폭식과 함께 절식에 따른 지방 체내 축적이 진행되어 체중이 늘어나야 하지만 체중 증가'는 발생하지 않았다. 놀라운 사실은 내가 " 일일일식 " 을 진행하면서 기존의 다이어트 정설'과는 반대로 식습관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저녁 한 끼'를 먹을 때 식사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평균 저녁 8시 이후에 식사'를 했으며, 식사 후에는 30분 내로 잠자리에 들었다. 또 하나, 폭식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과식을 실행했다. 내가 철저하게 지킨 것은 음식의 양'이 아니라 횟수'였다.
기존의 다이어트 정설'이 맞다면 나는 10kg 감량이 아니라 체중이 20kg은 증량이 되었어야 한다. 1식에, 과식에, 과음에, 늦은 저녁의 진수성찬'이었으니 말이다. 일단, 아침을 굶으면 다음 끼니에서 과식을 하게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내 경우는 일일일식을 진행하면서 처음 한 달 정도'는 과식을 했지만, 점점 그 양이 줄어들어 이제는 정량의 한 끼 식사'만 한다. 의식적 절식이 아니라 저절로 이루어진 포만감'이었던 것이다. 체중 절감과 함께 혈압도 떨어졌다. 150이던 혈압은 이제 120 정도에서 오르락내리락한다. 다이어트 전문가, 혹은 건강 의학 전문가(라고 쓰고 좆문가라 읽는) 는 팩트'를 복잡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지 전문가의 권위'가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온갖 잡다한 상식으로 소비자를 협박한다.
하루에 계란 두 개를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위험 수위가 높아진다거나, 설탕 과잉과 염분 과잉'이 인간의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을 말하거나, 밀가루 주성분인 글루타민 중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 선전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문가가 미세한 부작용을 과장해서 부풀리면 더욱 전문가의 조언에 의지하게 된다. 그럴수록 " 까운 " 의 권위는 올라간다. 내 말 믿쑵니까 ? ㅡ 네, 믿쑵니다 !!!!!!!!!!! 물음표 하나를 던지면 느낌표 열 개'를 모아서 샤우팅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티븨'에 나와 건강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황금 밥상 레시피와 비타민을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지만 실상은 무의미하거나 영향을 주더라도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이어트와 관련된 팩트는 간단하다.
먹은 만큼 살찐다. 이 얼마나 간결한 진실'인가.
김경호 :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