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사랑한 골든 히트쏭




 


                                                                                                       한때 노래가 테이프에 담겨 유통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저작권이 없었기에 가수 불문하고 듣기 좋은 곡만 모아서 녹음한 불법 B자 테이프가 " 길보드 차트 " 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기도 했다.

곡 선별은 불가능했다.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테이프에 녹음된 노래 전곡을 끝까지 들어야 했다. 쿵따리 샤바라 같은 디스코 댄스곡 다음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슬픈 발라드곡이었다. 선곡 순서에 따라 감정도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었다. 조울증 걸리기 쉬운 조합이었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우리는 그것을 << 한국인이 사랑하는 골든 그레이트 히트쏭 >> 이라고 불렀다. 단순한 히트쏭이 아니다. 무려 한국인이 사랑하는 그 ! 레 ! ! ! 히 ! 트 ! 쏭 ! 이다 보니 명반이 될 만도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런 조합(컴필레인션 음반)은 이사 갈 때 제일 먼저 버려지는 품목 1호'이다.

영화 << 마약왕, 2018 >> 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떠올렸던 것은 한국인이 사랑한 골든 히트쏭이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면면은 요즘 충무로에서 방귀 깨나 뀐다는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별 출연이라고 하기에도, 우정 출연이라고 하기에도, 깜짝 출연이라는 표현도, 형이 거기서 왜 나와 _ 라고 말하기에도 모호하다. 밑도 끝도 없이 " 갑툭튀 " 한 배우들은 이두삼과의 불꽃 튀는 " 케미 " 도 없이 갑자기 소멸하니 결국은 " 듣보잡 " 캐릭터로 전락하고 만다. 영화 << 마약왕 >> 은 화려한 출연자 구성만 놓고 보면 2018 울트라 메가 히트쏭 컴필레인 음반'처럼 보이지만 결론은 쓰레기다.

어느 네티즌의 20자 감상평을 빌리자면 이 영화는 캐비어로 알탕을 끓인 꼴이 되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 들은 모두 다 납작하다. 마약왕 이두삼은 나약왕처럼 보여지고,  정의감에 불타는 김인구 검사는 밑도 끝도 없이 정의, 정의, 정의만 외치다 보니 정의감에 물타려는 캐릭터1)로 보인다. 배두나가 연기한 로비스트 역도 마찬가지'다. 주변인의 입을 빌려  : 그녀를 가진다는 것은 세상을 얻는 것만큼이나 힘들다며 그 희소성을 강조하더니 그녀는 알고 보니 금사빠 사람이다. 그녀는 너무 쉽게 이두삼과 사랑에 빠진다.

신을 향한 나으~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어요. 당신을 향한 나으 사랑은 특, 끄으읍 !!!! 사랑이어요 ~               그녀는 낮이나 밤이나 그가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달려간다. 아아. 속절없는 부나비 사랑이어라.  영화 속에서 그들이 각자 맡은 캐릭터는 가장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특성만 가졌을 뿐 동기도 없고, 동기가 없다 보니 깊이도 없고, 깊이가 없다 보니 비극도 없다. 그들의 몰락이 비극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은 관객이 긴장감을 완벽하게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파트 1층 난간에서 뛰어내려 죽겠다고 고함치는 영화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 2시간 20분 동안 이 깊이 없는 몰락을 지켜본다는 것은 꽤나 엿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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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나리오 초고가 만들어지면 시나리오 품평회에서 사람들이 집요하게 물고 뜯는 것은 행위의 동기'이다. 동기가 분명하면 행위는 정당성을 부여받지만 동기가 불분명하면 집중적으로 비판을 받기 일쑤'다. 이 영화에서 김인구 검사(조정석 분)는 물불 안 가리고 정의감에 불타는가 _ 에 대한 동기가 결여되어 있다(시나리오 작가는 일반적으로 이런 캐릭터의 행위에 그럴싸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여동생이 마약으로 목숨을 잃었다 따위의 서사를 밑바닥에 깔아둔다).  범죄극에서 범죄자의 사연이 구구절절할수록 그를 쫓는 형사의 사연도 구구절절해야 박자가 맞는 법이다. 김인구 검사는 두께가 없고 깊이도 없어서 얇은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가 시나리오 점검 회의에서 검열 없이 통과되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만약에 이 심각한 오류를 알면서도 영화를 제작했다면 제작진는 관객을 호떡으로 아는 것이다. 허허. 걱정 마세요. 한국 관객은 개떡같이 말해도 호떡같이 알아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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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9-02-12 18: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한국 여가수 가운데 최애하는 김정미 노래 ‘바람‘이 두 번이나 틀어졌다는 거 빼곤 폭망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이런 엉터리 종합세트 영화 그만 만들어졌으면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9-02-12 23:16   좋아요 0 | URL
오호. 그 주제가처럼 사용되었던 노래 말씀하시는 거군요.. 다시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한 국  영 화 의  경 향 에  대 하 여  : 

 

 

 

 

 

 

 

 

 

 

 

 

저, 대림동에 살아요


 

 

 

 

 

 

 

 

 

                                                                                             영화나 그림의 경우, 감상 후 느낌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있다. 호와 불호 사이를 가로지르는 기호 ( / ) 가 삽입되어 판단을 명확하게 하면 좋은데,  불행히도 불호'이기는 한데 불호의 종류가 애매모호해서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미(美)의 반대 개념인 추(醜) 가 반드시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음매 없고 매끄러운 풀메이크업의 세계에 유혹되지 않는 이유는 울퉁불퉁한 흉터의 세계에 매혹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醜에서 발생하는 감정이 < 불쾌 > 에서 오는 것인가 아니면 < 불편 > 에서 오는 것인가를 분석해야 한다.  가령, 김지운 감독의 << 악마를 보았다 >> 라는 영화는 불쾌한 영화인가, 불편한 영화인가 ?   또 다른 영화로 이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 한공주 >> 는 불쾌한 영화인가, 아니면 불편한 영화인가 ?!  내 기준에 의하면, < 악마를 보았다 > 는 매우 불쾌한 영화이고 < 한공주 > 는 불편한 영화'에 속한다.

두 영화 모두 여성 신체에 대한 남성의 폭력을 다루지만 목적은 다르다. < 악마를 보았다 > 는 여성을 강간하고 살인하는 연쇄살인마를 응징하는 이야기이지만 관객이 이 영화에서 얻는 쾌감은 피해 여성의 신체를 농락하고 훼손하는 연쇄살인마의 가학'에 기반하고  있다. 그렇기에 국정원 경호 요원 김수현(이병헌 분)은 여성 신체를 훼손하는 장경철(최민식 분)을 훼방한 후 놓아주기를 반복한다. 처형을 계속 미루는 것이다. 그럴수록 피해자는 늘어만 간다. 다시 말해서 관객은 김수현과 장경철의 콤비 플레이 덕분에 더 많은 여성 신체 훼손 장면을 보며 어둠 속에서 꼴린다. 갑툭튀, 화장실 갈 때 직립보행하지 맙시다. 허허.

내가 이 영화가 매우 불쾌했던 이유는 바로 영화 속에서 묘사하는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 장면이 단순하게 쾌락을 위한 볼거리 소재로만 사용되었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포르노보다 질이 떨어진다. 반면에 < 한공주 > 에서 한공주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관객을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가해 남성들에게 질문(비판)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이 현실을 외면해야지만 마음이 편한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진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불편한 마음이 든다. 이처럼 재현의 윤리'가 불쾌와 불편을 나눈다.  전자는 나쁜 영화이고 후자는 좋은 영화에 가깝다.

그렇다면 영화 << 청년경찰, 2017 >> 은 불쾌한 영화일까, 불편한 영화일까 ? 이 영화에서 기준(박서준 분)과 희열(강하늘 분)이 택시를 타고 대림동에 진입했을 때 택시 운전수는 진지한 얼굴로 대림동을 조선족이 장악한 범죄 소굴'이라며 밤에는 이 거리에서 어슬렁거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런데 택시 운전수의 말을 빌려 발화된 사운드(대사)는 연기 톤의 과장된 꾸밈이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 속 내레이션에 가까워서 말의 무게에 신뢰를 준다. 이것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무게감 있는 목소리(  :  택시운전수는 진지한 얼굴 표정과 신뢰감을 주는 저음으로 발성한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목이다)에 신뢰를 부여함으로써

극에 사실성을 부여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내가 궁금한 것은 굳이 " 대림동 " 이라는 좌표를 꼭 집어서 강조할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메시지보다는 오로지 흥행만을 노린 코미디/액션 영화는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드라마 장르가 아니기에 애써 사실과 고증에 힘쓸 필요가 없다. 대림동은 단순하게 지도의 좌표에는 없는 " 벼룩시장 도깨비 거리 " 따위로 대체해도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특정한 장소는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범죄 집단이 조선족( : 조선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차별화된 언어에 속한다. 후술하겠다) 이라는 설정도 극의 흐름상 대체 불가능한 설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조선족과 대림동이라는 좌표에 방점을 찍는다. 악랄한 악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대림동은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로 악의 소굴일까, 참말로 ?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치구별 범죄 안전 등급 기준에 따르면 영등포구(대림동)는 안전 등급 4등급으로 강남구와 동급이다. 대림동이 범죄의 소굴이라면 압구정동과 청담동 가로수길도 범죄의 소굴이다. 그리고 강남세브란스 병원과 삼성 병원은 난자를 불법 적출하는 아, 아아아아아악의 소굴이다.  만약에 장소가 청담동이었다면,  감독은 자신 있게 " 가로수길은 어뤤지족의 소굴이니 밤에는 돌아다니지 마세요. 졸라 뒈지는 수가 있어요 ! "  라고 진지하게 말할 수 있을까 ? 

이 영화는 약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예의도 없다, 무례하며 무지하다 그리고 지역 혐오를 조성하기도 한다. 한국 사회에서 " 내가 사는 터전 " 은 이제 정치적이며 계급과 신분을 알리는 좌표이자 지표'가 되었다. 이제는 당신이 사는 동네(잘사는 동네 vs 못사는 동네)가 당신의 신분을 말해준다.  대한민국 사람은 미국에 사는 한국인을 재미 동포(미국 동포)라고 부르는데 반해 중국에 사는 한국인은 중국 동포보다는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높다. < 동포 同胞 > 에서 한자 胞 : 태보 포'가 태아를 싸고 있는 막과 태반을 뜻하는 한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단어는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매형제'를 강조한 말이다.

반면에 < 조선족 > 에서 한자 族 : 겨레 족'은 떼를 지어 사는 모양새를 강조한 말이다.  그렇기에 광범위하게 민족이라는 단어를 조합할 수도 있지만 얌체족,  장발족,  제비족'처럼 취향 공동체의 성격을 부여할 수도 있다.  이 차이를 감안하면 < - 동포 > 와 < - 족 > 의 차이'는 거주지(선진국이냐 후진국이냐)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겉으로는 조선족을 같은 민족의 동포라고 말은 하지만 속내는 차별화와 타자화이다. 그래서 조선족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들 : 황해, 신세계, 범죄도시, 아수라, 청년경찰에서 조선족은 대부분 떼로 몰려다닌다. 아니나 달라, 이 영화에서도 조선족은 떼거지로 몰려다닌다.

<< 청년 경찰 >> 에서 조선족이 더러운 공가 바닥에서 떼지어 잠을 자는 장면은 감독의 대표적인 혐오 감정 표출이다. 웃자고 만든 영화일수록 웃지 말고 냉정하게 속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차라리 박정희나 이승만을 진지하게 찬양하는 영화는 웃으면서 흘겨볼 수 있다). 대부분의 혐오 발언은 진지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낄낄거리는 조롱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놓치면 안된다. 일베의 언어가 대표적이다. 이런 영화일수록 성난 얼굴로 돌아봐야 한다. 같은 해에 개봉한 << 브이. 아이. 피 >>도 마찬가지'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그는 연쇄살인마다.  젊은 여성만 골라 강간하고,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받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며, 잔혹하게 살해한다. 그를 국정원 요원이 쫓는다.......                         어, 잠깐 !  이 이야기는 << 악마를 보았다 >> 와 설정이 똑같지 않은가 ?   똑같을 수밖에 없다. << 브이아이피 >> 를 연출한 감독이 << 악마를 보았다 >> 의 각본을 썼으니 말이다. 하여, 하나 마나 한 논평은 생략한다. 엄지 내리고 중지 올려, 둘 다 바짝 올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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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진  하  고     녹  진  하  다   :




天下無人






                                                                                                     어느 순간에 연기 패턴이 확 바뀌는 배우가 있다. 연기력이 단계별로 구순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성기기 순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눈을 뜨니 구순기에서 왕연기'로 폭풍 성장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염정아'가 그런 배우이다 엄정화 아닙니다잉 !


그가 << 장화, 홍련전 >> 에서 보여줬던 연기력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회에 가까웠다. 장화홍련전 이전이 발연기였다면 장화홍련전 이후는 왕연기'였다. 하지만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이름을 거론하기가 민망하지만 안성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름만 보면 성기기'에 다다른 노련한 배우 같지만 그의 연기력은 구순기 고착'에 가깝다. 늘 똑같은 연기력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솟았다는 것은 기적이 가깝다. 그렇다면 설경구는 ?! 설경구는 << 살인자의 기억법 >> 에서 매우 이상한 낌새를 보이더니 << 불한당 >> 에서 불꽃을 피웠다.

<< 살인자의 기억법 >> 과 << 불한당 >> 이 모두 2016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서 2016년은 그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변곡점이라 할 만하다. <<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6 >> 은 매우 잘 만든 상업영화'이다. 평론가들은 << 1987 >> 이라는 영화를 열심히 빨았지만, 내가 보기에는 << 불한당 >> 이 << 1987 >> 보다 뛰어나다. << 불한당 >> 은 범죄 조직 안으로 침투한 경찰 스파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영화로, 감독이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영화 제목 그대로 불한당'은 피는 흘려도 땀을 흘리지는 않는다. 땀(노동)을 흘리지 않고 돈을 번다는 점에서 불로소득자와 불한당은 동일어'이다.

불로(不勞 : 일할 로)와 불한(不汗 : 땀 한)는 같다. 두사부일체라 했던가 ? 불로와 불한과 불알은 같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지점은 장르 변주'이다. 퀴어 멜로를 하드코어 범죄 장르로 변주하는 솜씨가 훌륭하다. 발라드 곡을 헤비 메탈 풍으로 연주했다고나 할까.  평론가 황진미의 지적처럼 이 영화는 < 신세계 > 보다는 < 무뢰한 > 에 가깝다. 다만, 남녀커플이 남남커플로 바뀌었을 뿐이다. 누가 봐도, 한재호(설경구 분)가 언더커버 조현수(임시완 분)를 바라보는 눈빛은 곡진하고 녹진하다. 아따, 녹아버리구마이 ~         

감독이 퀴어 코드를 솜씨 좋게 숨겼다한들 삼복 더위에 녹아드는 엿처럼 찐득거리는 설경구의 저 눈빛은 어떻게 숨길 것인가. 영화 속에서 설경구는 임시완을 항상 " 자기야 ! " 라고 부른다. 여기서 " 자기 " 는 " 自己 : 스스로 자 + 몸 기 " 로 구성된 한자 조합이다. 자기(自己) 를 철학적 용어로 풀면 자아(自我)이므로 네 몸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이니 이 얼마나 숭고한 박애'인가. 롤랑 바르트를 굳이 호명하지 않아도 사랑이란 네가 아프면 내가 아픈 열병이다. 사랑하는 타자와의 동일시가 바로 love 다.

뜬금없는 소리이지만  :  설경구가 사랑스러운 말투로 자기야 _ 라고 임시완을 호출할 때마다 철학자 묵자'가 생각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天下無人 !  하늘 아래 남(타인)은 없다는 뜻이다. < 내 > 가 곧 < 네 > 이기에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예수의 동양 버전이 바로 묵자'다. 영화 속 한재호(설경구 분)는 天下無敵 천하무적 을 욕망하지만 동시에 天下無人 천하무인 의 상태에 다다르게 된다. 결코 사랑해서는 안 될 존재인 조현수 형사(임시완 분)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이 엇박자가 이 영화의 비극을 돋보이게 만든다.

사랑하는 人을 敵으로 상대해야 되는 엇박자야말로 비극의 원형이 아니었던가. 이 영화가 멜로인 이유는 바로 엇박자'에 있다. 서로 간절히 원하지만 길이 어긋나서 만나지 못하는, 인생행로의 어긋남이 바로 멜로'이다. 오고가다 다 만나면 그것은 텔레토비이지 멜로가 아니지 않은가 ! 이 영화에 대한 내 20자평, 아니 사자성어는 다음과 같다. 我二朝兒 아이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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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자면 : 공자는 개새끼고 묵자는 예수다. 묵자 철학의 핵심인 겸애 : 가리지 않고 사람을 두루 사랑함 는 평등 사상 없이는 이룩할 수 없는 愛 다. 반대로 공자 철학에 등장하는 인애는 평등 없이도 도달 가능한 愛다. 공자의 仁(인) 사상은 두(二) 사람(人)이 서로 친하게 지내며 어질게 대처하라는 처세술을 가르치지만 평등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논어 7 편 술이(述而)편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공자왈 : "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 공자가 말하기를 "세 사람이 함께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들 중에서 훌륭한 점이 있다면 그것을 가려서 따르고, 나쁜 점이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도록 고칠 수 있어 배움이 된다." 즉, 우열을 가리는 것이 삼인행의 핵심이다. 평등이 제거된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라 가짜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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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9-02-06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이 영화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나봐요
수 회차 관람한 불한당원들도 많고.
포토에세이. 스토리보드도 나왔던데요.
저도 꼭 보려고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9-02-06 18:01   좋아요 0 | URL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일단 영화가 잘 빠졌고
대본도 꽤 훌륭합니다.
대사도 좋고..
화면빨도 좋고..
장면 전환도 새롭습니다.. 보세요. 재미있스비다..
 

 

 







 

 

 

 

 

 

                                        

 

수 박 씨 발 라 먹 을   영 화  :

 

 

 

 

 

 

 

 

 

 

 

 

dumb and dumber, dummy



                                                                                                       영화를 더럽게 만든다고 말했을 때 " 더럽다 " 라는 형용사는 청결 상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애티튜드에 대한 지적이다.

<< 청년 경찰, 2017 >> 은 더러운 영화에 속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 수박씨발라먹을영화 " 다.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   술에 취한 청년 둘이 자정을 넘긴 시간에 강남 유흥가 골목을 지나가다가 예쁜 여자를 발견하고는 뒤를 따라간다. 그리고는 누가  저 여자에게 말을 걸어서 전화번호를 딸 것인가를 놓고 옥신각신하다가 결국에는 가위 - 바위 - 보 게임을 한다.  그 사이, 여자는 난자를 불법으로 적출하는 범죄 조직에 의해 납치가 되고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 경찰-둘'은 그들을 쫓아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한다는 내용 !

그런데 시점을 남성(청년 경찰둘)이 아닌 피해자인 여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정의감에 불타는 청년경찰은 호감의 대상이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다. 인기척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새벽 밤거리에서 술에 취한 남자 두 사람이 자신을 쫓아와 전화번호 알려달라며 말을 건다고 생각해 보라. 개인 정보가 범죄에 악용되는 세계에서 말이다. 만약에 여성 감독이 이 영화를 연출했다면 이 상황 설정에 대해서 쉽게 동의했을까 ?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 이 영화는 소수자를 폭력적으로 다루고 있다. 두 청년이 연말에 종소리 울리며 신나게 뛰어다니는 이 영화는 생각할 겨를도 없고, 고민한 흔적도 없고, 배려할 마음도 없고, 우월한 편견만 있다.

조선족은 언제부터인가 한국 영화에서는 악당을 대표하는 집단이 된 지 오래'이다. 영화 속 무대인 대림동은 조선족이 장악한, 말 그대로 " 헬-조선 " 이다. 이들에 대한 묘사는 압도적이다. 검은 구두약을 얼굴에 덕지덕지 바르고 등장하는 분장의 게으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더러운 공가(空家) 바닥에서 떼 지어 잠을 자는 조선족 범죄 집단은 마치 한겨울에 따듯한 곳을 찾아 모여든 바퀴벌레를 연상케 한다. 그들이 왜 조선족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이 왜 한국인이 아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분명하다.

수박씨발라먹다가 시간이 남아서 영화를 찍었을 법한 감독이다 보니 여성 신체를 다루는 방식도 꽤나 폭력적이다. 이 영화에서 남성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양상이 사뭇 다르다. 타격감은 동일하지만 그것에 대응하는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분명하다. 남성(청년경찰둘)에게 가해지는 타격감은 유희로서의 놀이에 가깝다. 말 그대로 액션 영화 장면'이다. 액션 영화는 액션과 리액션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놀이에 가깝다. 하지만 여성에게 가해지는 타격감은 " 액션(영화 장면) " 이 아니라 " 폭력 그 자체 " 이다. 액션에 대한 리액션이 없는 것은 일방적 폭력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여성들은 남성의 액션에 대해 리액션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여성은 단순하게 말은 없고 몸만 전시하는 더미(dummy)로 활용하고 있다. 여성을 바라보는 감독의 잰더 감수성은 영화 엔딩 장면에서 불꽃놀이 제대로 터진다. 피해자 여성은 그들 앞에 나타나 자발적으로 품에 안긴다. 여자라서 행복해요 _ 라는 표정으로 말이다. 쌍팔련도 엔딩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두 사내가 서로 안아보겠다고 난리를 치는 화면 위로 엔딩 크레딧이 오른다. 끄읏 ! ! ! 

마치, 여성 dummy를 서로 공유하는 dumb and dumber의 쓰리썸을 보는 듯하다. 이는 여성을 독립된 주체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보호해야 할 대상 혹은 물건 따위로 취급하는 태도에 불과하다. 이 영화가 형편없는 이유이다. 굳이 본다면 겨울 보다는 여름에 보기를 권한다. 수박씨발라먹으면서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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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 덕수는 고민 있을 때마다

아버지  -  유령을 호명하는가    :



 

끝까지 깐다 시리즈


 



영화 << 국제시장 >>



                                                                                                        영화를 " 더럽게 못 만드는 감독 " 이 있는가 하면 영화를 " 더럽게 만드는 감독 " 이 있다.  전자는 < 불후의 걸작(傑作) > 를 만들고 싶었으나 결심과는 달리 < 불우한 걸작(乞作) > 을 연출한 감독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하는 유형에 속하고, 후자는 이도 저도 둘 다 용서가 안 되는 유형에 속한다.

한마디로 윤제균 감독은 영화를 매우 더럽게 만드는 감독'이다. 이 방면에서는 강우석과 함께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감독으로 남을 것이다. 질이 낮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질이 나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용서할 수 없다. 언어유희를 섞어서 말하자면 질이 낮은 영화는 上品의 문제이고, 질이 나쁜 영화는 性品의 문제이다. 전자가 영화라는 상품으로써의 물성'에 대한 지적이라면 후자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애티튜드'에 방점을 찍는다. 영화 << 국제 시장, 2014 >> 은 욕하면서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보다 보면 흥겨워서 라라 _ 하게 된다. 

이런 영화가 천만 관객'을 찍었다는 사실은 이명박과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이유를 설명하기에 좋은 자료를 제공한다. 쉬운 말을 뱅뱅 돌려서 말했지만  :  뚜껑 열고 bang-bang 쏘면서 말하자면 윤제균 사단 영화는 대부분 " 좆같은 영화 " 다. 윤제균 영화는 코미디와 신파를 섞어서 < 한국형 ㅡ 패밀리 플롯 > 을 구성하는데, 그 맛이 똥맛이라. 윤제균의 초기 코미디 영화1)에서 코믹한 설정은 주로 폭력으로 점철된 슬랩스틱에서 얻는데 그 대상은 남성'이다.  << 두사부일체 >> 에서 대가리(정운택 분)는 계두식(정준호 분)에게 쉴 새 없이 맞는데 이 폭력은 주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렇기에 남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 아픈 척하는 웃기는 폭력 " 이다.  여기에는 리얼리티가 없다. 아크로바트만 남을 뿐이다. 신파 요소도 코믹과 마찬가지로 폭력을 이용해서 슬픔을 끌어낸다. 코미디 요소로서의 폭력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대상이 주로 여성'이라는 데 있다. 남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리얼리티 없는 몸 개그'라면 2)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 리얼리티한 폭력 > 이다.  영화 속 이은주(오승은 분)는 남성들에게 과도하게 구타를 당한다.  영화 << 1번가의 기적 >> 에서 하지원이 여자 복서 명란을 연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서 명란은 남성들에게 마른 북어처럼 구타를 당한다.

이 아저씨가 만든 초기 영화 - 들에서 여자들은 오로지 맞기 위해서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영화 << 국제 시장, 2014 >> 은 명랑 코미디'라는 장르 때문에 매 맞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 영화에서 여성이 어떤 방식으로 소모되는가를 살펴보면 보다 악질적이다. 흥남 철수 때 잃어버린 << 막순 >> 은 덕수네 가족이 불행해지는 단초를 제공하는 인물로 사용된다. 막순 때문에 아버지는 가족 서사에서 제거되어 그 후로는 유령으로서만 존재한다. 영어를 모르는 덕수가 투비 낫투비 _ 하며 방황할 때

덕수 아버지는 스크린 앞에 햄릿의 유령처럼 홀로그램으로 등장해서 이북 사투리로 이 종간나 새끼 ! 투비는 하되, 낫 투비는 허지 말아야지비. 아니그럼 ?  너는 이 가문의 장남이고 가장이야 !  _  라고 지껄인다.  김슬기 배우가 연기한 끝순이라는 캐릭터도 덕수 인생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 영화에서 끝순은 철딱서니가 없다기보다는 자신의 결혼 혼수를 위해 오빠를 사지로 보내는 악녀에 가깝다. 덕수는 끝순의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 월남으로 향한다. 덕수모'도 있으나 마나 한 여성 캐릭터'다. 덕수가 투비_ 할 것인가 낫투비 _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할 때마다 그가 호명하는 사람은 어머니가 아니라 죽은 아버지 - 유령이다(어쩌면 진짜 유령은 죽은 아버지가 아니라 산 어머니인지도 모른다).

윤제균이 여성 캐릭터를 부정적으로 다루는 방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월남에서 다리를 잃게 되는 결정적 계기는 베트남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드는 장면으로,  결국 다리에 총을 맞는 일이 발생하고 그 후유증으로 다리를 잃는다. 국뽕 휘날리는 장엄한 서사의 유치찬란을 논하기에 앞서 이 장면은 매우 악질적이다. 덕수가  물에 빠진 여자아이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생각을 멈추고, 그가 베트남에 도착했을 때 벌어졌던 자살 폭탄 테러 사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거리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을 때 그를 죽음에서 구해준 이는 베트남 남자아이'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여자아이는 덕수를 죽음으로 이끌고 남자아이는 덕수를 죽음에서 구해주는, 이 선명한 대조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이 장면이야말로 윤제균의 잰더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단서'다. 그가 배역을 선정하고 배분할 때 잰더 역할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했다면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  덕수는 항상 징징거린다. 그는 고민이 있으면 죽은 아버지 유령과 대화를 나누거나 친구 달구(오달수 분)와 상의할지언정 어머니와는 대화를 하지 않는다.  결정에 따른 통보만 할 뿐이다.  덕수가 "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 ​ 라는 대사를 내뱉을 때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 어쩌라고, 어 ?! " 

윤제균, 이 인간 영화 참 더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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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독이라 부르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냥 아저씨라 부르겠다.

2)   윤제균 영화에서 남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크게 웃음을 유발하게 위한 폭력과 남성을 거룩한 희생양으로 묘사하기 위한 판타지로 작용한다. 그렇기에 남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여성에게 가해질 때 발생하게 되는 리얼리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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