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벽하게 주관적인 순위입니다.

** 2007년에 출간된 책만을 포함하며, 당연히 국내에 출간된 모든 미스터리를 읽지는 못했습니다.

 

 

5위.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 이사카 고타로 

 





 

 

 

 

 

대학 신입생이 된 나는 난생 처음 자취를 시작한다. 이삿짐을 힘겹게 옮기고 자, 이제부터 옆방에 인사를 가자고 결심한 나는 옆방에서 잘 생긴 청년을 만난다. 어쩌다 보니 이 청년과 친해져서 서로 마실도 오가는 사이가 됐는데, 어느 날 청년이 기묘한 제안을 하는 게 아닌가. 저 끝방에 사는 부탄 남자 도르지에게 사전을 선물하고 싶다며 서점을 털잔다. 사전이 얼마나 한다고 도둑질까지 해야 하지, 고민하다가도 어느새 청년의 박력에 말려들어 서점 뒷문을 모델 건을 들고 지키는 나. 이 작품에는 두 개의 시간 축이 있는데, 여기서부터가 현재의 이야기고 또 하나는 2년 전의 이야기다. 2년 전의 이야기는 애완동물을 취미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3인조 인간쓰레기와 엮이게 되는 몇 명의 청춘들이 주인공이다. 이 두 이야기는 한 챕터마다 번갈아가며 진행되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하나로 만난다. 이런 구성의 대가였던 빌 벨린저의 수법을 고스란히 흉내 낸 이 작품의 결말에서야 우리는 왜 사전 하나 때문에 서점을 털어야 했는지, 뒷문은 왜 꼭 지켜야 하는지의 이유를 알게 된다. 늘 독특한 구조와 신선한 이야기, 청량한 뒷맛으로 이름 높은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으로 전작들의 장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전작들과 달리 우울하고 가슴 아린 마무리를 보여준다.

 

 

4위.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 와카타케 나나미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미스터리 요소를 뽑아내 흥미와 몰입감을 돋우는 '일상의 미스터리' 계열 작품. 건설회사의 사보 편집장이 된 와카타케 나나미(작가와 동명으로 설정했다)는 매월 한 편씩 들어갈 소설을 선배인 소설가에게 의뢰한다. 하지만 선배는 집필을 고사하고 익명 작가 한 명을 소개시켜주는데 다행히 익명 작가는 펑크도 없이 매달 소설 하나씩을 보내준다. 4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총 12편의 이야기는 2월에는 발렌타인 데이, 4월에는 벚꽃놀이 등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미스터리를 소재로 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흐뭇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모든 연재가 종료되고 익명 작가와 편집장 나나미가 조우하는 결말에서는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소소한 우리네 일상에도 보석 같은 미스터리가 얼마든지 숨어 있다는 걸 흥미롭게 보여주는 단편집으로 몇몇 단편은 한국인이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치밀하게 짜내려가 인상적인 결말을 만들어낸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3위. ZOO - 오츠 이치 

 




열일곱 살에 데뷔한 천재 작가 오츠 이치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집. 총 10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호러, 유머 미스터리, SF, 일종의 잔혹 동화를 비롯해 수록작들 모두가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준다. 전편이 약간은 어두운 색깔로 채색된 듯한 느낌이라 다 읽고 나면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들을 거의 다 매끈하게 뽑아낸 오츠 이치의 재기와 역량만큼은 인정받아야 할 것 같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는 남매가 영문도 모르고 철창으로 막힌 독방에 갇히면서 시작하는 'Seven Rooms'. 아직 어린 꼬마인 남동생은 몸이 작아 배수구를 통해 옆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역시나 일곱 개의 방에는 잡혀온 사람들이 하나씩 감금되어 있다. 매일 한 명씩 희생자들을 전기톱으로 해체하는 살인마의 손에서 남매의 운명은 어떻게 될런지 지켜보시라. 그밖에 부자 노인이 잠을 깨보니 칼을 맞아 피를 한바탕 흘리고 있었다는 '혈액을 찾아라'라는 작품은 읽는 내내 폭소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웃기지만 범인의 정체는 완벽한 본격 미스터리의 방법으로 드러난다. 수록작 모두 독특한 맛을 가진 재미를 보장한다. 

 

 

2위. 살육에 이르는 병 - 아비코 다케마루 

 




<살육에 이르는 병>은 무언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한 남자가 체포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곧 몇 달 전으로 되돌아가 정신에 병이 든 이 남자가 살육에 이끌리게 되는 혼란스런 심리와 여성 희생자들을 천천히 물색해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이 자세하게 묘사되며, 어딘지 수상한 행동을 일삼는 이 남자를 의심하는 그의 가족 중 한 명의 여성이 나름대로 조사를 벌이는 모습이 교차된다. 마지막으로 은퇴한 형사가 우연히 이 사건에 말려들어 범인을 추격한다. 이 세 명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이 작품은 뒤로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다 충격적인 결말로 매조지된다. 뛰어난 반전과 엽기적인 살인 행각의 가감없는 묘사로 화제를 끈 작품이지만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해 처절한 살육 장면을 그렇게 길고 자세하게 그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실상 이 작품은 현대 일본 사회와 가정이 한 사람의 정상적이고 온전한 성인 남성을 길러내기 힘든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는 주제의식을 그것과 호응하는 훌륭한 반전을 통해 공감가게 그려내고 있다. 그동안 많은 미스터리 소설을 보았지만 주제를 이렇게 잘 살려주는 트릭, 트릭을 이렇게 훌륭하게 뒷받침해주는 주제를 가진 작품은 흔치 않았다. 그렇다고 결코 딱딱한 작품은 아니며 반전의 '깜짝쇼'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만한 작품이다.

 

 

1위. 이름없는 독 - 미야베 미유키 

 




<누군가>에 이은 평범남 탐정 스기야마 사부로 시리즈 제2작. 원래는 도저히 추리소설에 쓸 수 없을 정도로 무난하고 사람 좋은 삼십대 남자에 불과하지만, 다행히(?) 재벌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어느 정도 특별한 설정을 부여받은 스기야마다. 그는 장인이 소유한 거대 그룹 이마다 콘체른의 사보 팀에 편집자로 근무하며 병약하지만 상냥한 아내, 토끼같이 사랑스런 딸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다. 유일한 걱정이라면 이 행복이 언젠가는 깨질지도 모른다는 고민에 자다가도 한번씩 식은땀을 흘리는 것뿐. 전작 <누군가>에서는 장인의 운전사가 자전거 뺑소니로 죽은 사건과 우연히 맞닥뜨리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탐정 일을 하게 되지만 <이름없는 독>에서는 훨씬 더 심각한 무차별 독살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편의점 음료수병에 독약을 주입해 닥치는 대로 희생자를 늘려나가는 무서운 범죄다. 스기야마의 고생은 이것만이 아니다. 온갖 사악한 독으로 똘똘 뭉쳐 있는 듯한 겐다라는 임시직 여직원과 대결도 펼쳐야 한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끝없는 저력이 또 한번 입증되었다. 현대 사회의 모든 부분을 병들게 만드는 인간이 내뿜는 독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걸작이다.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과 욕심이 독처럼 환경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오염시켜 가고 있는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힘이 있다. 그야말로 독 그 자체인 겐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성공작인 듯하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 2008-01-2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두권밖에....................;;;;

보석 2008-01-2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었습니다!(어쩐지 뿌듯) 근데 페이퍼 제목은 '서양'이 아니라 '동양'이나 '일본'으로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jedai2000 2008-01-21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시즈님...^^ 기회 되시면 다 읽어보셔요

보석님...-_-;; 그러네요. 얼른 수정했습니다. 바로 밑에 서양 편이 있죠. 근데 서양은 거의 미국이고, 동양은 다 일본이라 좀 그렇기도 하네요 ㅎㅎ

쥬베이 2008-01-2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위 빼놓고는 다 읽었어요^^
<이름없는 독>은 출간되자마자 샀는데, 아직 못 읽었답니다.
제다이님 추천이시니, 엄청 기대 되네요^^

jedai2000 2008-01-22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베이님...저도 무척 아꼈다 본 책인데 과연 실망을 시키지 않더군요. 아주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쥬베이님께서도 만족하심 좋겠어요 ^^

bongbong 2008-05-2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zoo의SEVEN ROOMS 굉장하지않나요^^

jedai2000 2008-05-27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븐 룸>이 젤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 54세이신 저희 어머님도 재미있어 하셨다는 ㅎㅎ
 



* 완벽하게 주관적인 순위입니다.

** 2007년에 출간된 책만을 포함하며, 당연히 국내에 출간된 모든 미스터리를 읽지는 못했습니다.

 

 

 

5위. 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 조지 펠레카노스 

                                                                                   



워싱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흑인 사립탐정 데릭 스트레인지 시리즈 제1작. 동료 흑인 경찰을 범죄자로 오인 사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백인 경찰 테리 퀸을, 피살자 어머니의 의뢰를 받고 스트레인지가 수사한다. 퀸은 정말 실수를 한 것일까? 아니면 광적인 인종 차별주의자일까? 스트레인지는 취미도 비슷하고 의외로 이야기도 잘 통하는 퀸에게 호감을 느끼나 때때로 보여주는 퀸의 돌발적인 폭력성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완벽하게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그밖에 마약 밀매조직과 그들을 습격하여 마약을 강탈하려는 백인 쓰레기 부자父子의 이야기도 독립적으로 진행되다 최후에 스트레인지와 퀸의 플롯과 합치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문법을 떠올리게 만드는 독특한 구조와 플롯, B급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폭력과 도발적인 성애 장면, 걸쭉한 욕설, 대중문화에 바탕을 둔 농담 등이 약간은 불량식품 같은 재미를 보장한다. 너무 생생해서 불편할 사람도 있겠고 싫어할 사람은 싫어하겠지만,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신없이 빠져들 만한 작품이다.

 

 

4위. 도시 탐험가들 - 데이비드 모렐

 







 

 

 

세월의 더깨가 깊이 쌓여 퇴락해버린 옛 건물에 몰래 숨어들어가 그곳에 남은 유물들을 살펴보며 예전에 거기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며 즐기는 일명 '도시 탐험가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금시초문이었으나 실제로 수많은 도시 탐험가들이 이 불법이지만 짜릿한 모험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1960년대에 폐쇄된 패러곤 호텔에 잠입하게 된 4명의 도시 탐험가와 그들을 취재하는 1명의 저널리스트. 한 가지 끔찍한 사실은 각종 특수장비와 교활한 두뇌, 사악한 심장으로 무장한 사이코 살인마도 그들과 함께 패러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날의 악몽은 밤이 새도록 계속된다. 살인마의 손에서 벗어나 호텔을 탈출하려는 도시 탐험가들의 필사적인 사투가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이 일급 스릴러의 작가는 유명한 데이비드 모렐. 1970년대부터 스릴러 히트작을 양산한 베테랑 작가답게 모든 장면의 짜임새가 훌륭하고 긴박감이 출중하다. 잘 만든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를 장면 별로 감상하는 듯한 클라이막스를 놓치지 마시길.

 

 

 

3위. 열세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전기작가 마가렛은 애거서 크리스티+스티븐 킹+조앤 롤링을 합친 듯한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비다 윈터의 전기를 써달라는 제의를 받게 된다. 마가렛은 제의를 수락하고 윈터의 대저택에 머물며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듣지만 평생을 이야기꾼으로 살아온 그녀가 과연 사실을 말하는 것일지, 아니면 제버릇 못 버리고 또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건지 확신하지 못한다. 윈터의 부모 대에서부터 시작되는 그 이야기는 너무도 매혹적으로 독자를 빨아들인다. 독특한 성격의 쌍둥이, 때때로 출몰하는 유령, 황폐해져 가는 대저택, 괴기스럽고 음산한 분위기, 미스터리와 음모까지 18세기 고딕소설의 맛을 그럴싸하게 재현하는데 성공한 소설. 반전은 생각보다 힘이 떨어지지만, 일단 한번 손에 들면 단숨에 끝까지 읽어내리게 만드는 마력적인 이야기의 재미가 살아 있어 소설의 기본은 역시 이야기라는 걸 증명한다.

 

 

2위. 시티즌 빈스 - 제스 월터 

 




대부분의 사람에겐 휴일에 불과한 대통령 선거를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다시 없을 기회로 생각하는 범죄자 빈스의 갱생기가 눈물겹도록 감동적인 소설. 워싱턴 주 스포캔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도넛 제빵사로 일하고 있는 빈스에게는 사실 감추고 싶은 과거가 있었으니, 사실은 마피아와 손을 잡고 카드 사기를 일삼던 사기꾼이었던 것이다. 빈스는 여러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피아 보스를 배신하는 증언을 하고는, 사법 거래를 통해 새 이름, 새 신분을 받고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스포캔에 오게 되었다. 그럭저럭 새 삶에 적응에 가려던 찰나 무시무시한 인상의 레이라는 사내가 나타난다. 레이를 마피아가 고용한 킬러로 생각한 빈스는 단지 살아남기 위해 도망쳐다니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평범한 스릴러 소설과 다를 바 없겠지만, 이 작품의 감동은 빈스가 그 생사의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대통령 선거를 치루기 위해 분투하는 데서 나온다. 예전 범죄자 시절의 자신에게는 투표권이 박탈됐지만, 새로이 태어난 빈스에게는 투표권이 있으므로. 이 선거를 어떻게든 잘 치뤄 한 사람의 시민이 되고 싶은 빈스의 진심이 가슴을 적신다. 스포캔의 정감 있는 분위기와 쾌활한 등장인물들이 펼쳐내는 유머도 일급.

 

 

1위. 어벤저 - 프레드릭 포사이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과 전쟁꾼들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희생자들의 가족으로부터 외뢰를 받아 그들을 단죄하는 전문가 어벤저의 활약이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번에 어벤저가 상대하게 될 적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수많은 민간인들을 죽이고 그들의 재산을 훔쳐 그것으로 부를 일군 조란 질리치. 그는 세르비아의 독재자 밀로세비치의 심복으로써 비밀 경찰 노릇을 톡톡히 하며 공포정치에 한몫을 톡톡히 하지만 독재 체제가 무너지려는 시점에서 눈치를 채고 그동안 모은 검은 돈을 가지고 남미의 섬에 요새를 짓고 여전히 호화롭게 살고 있다. 앞뒤로 절벽, 바다에는 상어, 강에는 피라냐, 열두 마리의 도베르만, 200명의 용병이 조란을 지킨다. 제 아무리 어벤저라도 이번 미션은 어렵지 않나 싶지만 그는 전문가답게 착착 준비를 시작한다. 조란의 요새로 침투하는 후반부 100페이지의 긴장감이 놀랍다. 잠입 액션 혹은 침투 스릴러의 기막히는 재미 보증!

 

 

 

 

- 다음 편에는 동양 편을 쓰겠습니다만, 동양이래봐야 다 일본 쪽이겠군요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 2008-01-10 0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두편밖에 못봤네요..ㅇ.,ㅇ

보석 2008-01-1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본 건 2권 뿐이군요. 1,2위 작품이 궁금하네요. 보관함엔 몇 달 째 담겨 있는데;

쥬베이 2008-01-10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이 전혀 없네요^^ 편향된 책읽기의 현실입니다ㅋㅋㅋ

jedai2000 2008-01-10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시즈님...아무래도 요즘은 일본 쪽이 인기가 많으니 영미, 유럽 스릴러는 별로 관심을 못 받나보네요 ^^

보석님...제 생각엔 다들 재미있으니 취향에 맞는 게 몇 편 골라보세요 ^^

쥬베이님...사실 <열세번째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많이 팔린 책은 없죠. 잘 모르셨던 것도 이해가 갑니다 ^^
 

오랜만에 쓰는 페이퍼네요.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기다려왔던 10,000히트를 얼마전 달성한 기념으로 씁니다. 자, 모두 축하의 박수. 짝짝짝짝 (혼자만 치고 있다 -_-;;)

살펴보니 알라딘에 처음 리뷰 올린 게 2005년 6월이니 어언 3년째인데 리뷰 수도 200개가 넘고 나름 충실하게 활동한 것 같네요. 서재의 많은 분들께서 찾아주셔서 오늘의 영광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__)

그런데 이렇게 기쁜 순간에 이런 글 쓰게 되서 유감인데 알라딘 서재에서는 앞으로 업데이트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구요. 제가 이곳저곳 인터넷 미스터리 동호회에 글을 좀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분들 보기도 그렇고 저도 좀 그래서요. 예전에는 서재에 글 올리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서 그 이점이 컸는데, 서재 2.0으로 개편되고 나서는 그런 것도 없어졌고, 제가 네이버에 운영하는 메인 블로그와 별 차이가 없어져 굳이 두 번 올릴 필요가 있나 싶어지더라구요.

척박한 한국의 미스터리 토양에서 미스터리 소설을 융성시키자,는 아무도 맡기지 않은 일을 혼자만 신나서 주먹 불끈 쥐고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한 분에게라도 더 미스터리 소설의 맛을 소개시켜드리기 위해 꾸준히 리뷰를 써오긴 했습니다만 요즘은 워낙 이쪽 장르가 활황이라 이제는 어느 정도 됐다, 싶기도 하구요 ^^

그렇다고 아예 닫는 건 아니고, 기존에 썼던 글은 남기겠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업데이트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정말 소개시켜드리고 싶은 책이나 필요한 경우(이벤트 같은 거요)에는 간혹 올리기로 하겠습니다. 리뷰를 그만 쓰려는 건 절대 아니구요. 미스터리계의 구도자로 꾸준히 열심히 쓰겠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가끔 궁금하시거나 그러시면 제 네이버 블로그 '그냥 그런 이야기'로 와주세요. 주소는 http://blog.naver.com/jedai3000 랍니다 (홍보해주는 센스 ㅎㅎ)

보통 하루에 10분 미만 들러주셨는데 요즘 같은 경우는 30분 정도로 늘어서 사실 섭섭한 마음이 크지만 그래도 다른 이웃님 서재는 자주 들르겠습니다.

그동안 제 서재에 한번이라도 찾아오셔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구요. 미스터리 사랑 변하시면 안 되요 ^^ 그럼 자주 뵙겠습니다. 행복한 가을 되세요~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 2007-08-24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쉽습니다!!!!(...라고 말해도 다른 곳에서 또 뵙겠네요..^^흐흣...)

라로 2007-08-24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짝짝짝...새내기로서..ㅎㅎ
제다이시군요~.ㅎㅎ
그래도 가끔 알라딘에서도 읽게 해주실거죵?

Mephistopheles 2007-08-24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박수치다가...다음글 읽고 안돼! 해버렸습니다.^^
어찌되었던 다른 곳 주소도 공개하셨으니 아쉬우면 그쪽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마늘빵 2007-08-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

보석 2007-08-2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네요..

레몬향기 2007-08-2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다이님이 알라딘을 떠나시면.. ㅠㅠ
이제 블로그로 찾아가야하겠군요~

jedai2000 2007-08-2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시즈님...그러게요 ^^ 여러 곳에서 자주 뵙겠죠. 그래서 저도 고민입니다. 이제 블로그만 꾸리고 싶은데 여러 군데 발 걸쳐놓은 곳이 많아서 말이죠 ^^

나비님...예, 반갑습니다. 새내기시지만 저처럼 3년 걸려서 1만 히트 만들지 마시구, 3개월 만에 만드시길 ^^ 예, 물론입니다. 가끔 글 올릴게요 ^^

메피스토펠레스님...아, 감사합니다. 박수도 쳐주시고, 안돼!도 해주셔서요 ^^ 예전부터 자주 메피님 서재를 몰래 드나들었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 나누고, 정리할 때 되서야 인사드려 섭섭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고맙습니다 (__)

jedai2000 2007-08-24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엄..청 잘 됐다, 뭐 이런 건 아니죠 ^^ 자주 찾아주셔서 감사했어요. ^^

보석님...저도 무척 아쉽습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가뵐게요, 보석님 ^^

적님...그렇죠, 제 블로그에 자주자주 놀러오세요. 부산 아직도 덥죠? 남친과 함께 즐거운 방학 마감하시길 ^^
 

* 완벽하게 주관적인 순위입니다.

** 장르를 떠나 넓게 봤을 때 미스터리 요소가 있는 작품은 포함했습니다.

*** 국내 번역본이 나와 있는 책만을 대상으로 했고, 당연히 국내에 출간된 모든 일본 미스터리를 읽지는 못했습니다. 

 

5위. 불야성 - 하세 세이슈

 

 

   타오르는 환락의 불로 꺼질 줄 모르는 밤을 지새우는 도쿄 가부키초. 차별받는 대만인 혼혈아 류젠이는 어려서 고아가 됐고, 현재는 장물아비 노릇을 하며, 남의 등에 칼을 꽂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이 비정한 도시의 한 마리 들개처럼 살아간다. 처음으로 살인한 건 고등학교 때. 어느날 류젠이는 상하이 계파의 보스 유엔천쿠이의 호출을 받게 되고, 그로부터 옛 친구인 우휴춘이 가부키초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휴춘은 유엔천쿠이의 오른팔을 죽이고 잠적한 상태였다. 마치 지옥의 사자 같은 유엔천쿠이는 류젠이를 이렇게 협박한다. "네 친구니까 네가 책임지고, 3일 안에 우휴춘을 내 앞에 데려와라. 그렇지 않으면 넌 죽는다."

 일본 하드보일드, 느아르의 귀재 하세 세이슈의 대표작이다. 일본 사회에서 천대받는 혼혈아인 류젠이(그래서 항상 혼자다)가 상하이와 북경, 대만의 계파 전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게 기둥줄거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은 철저한 악인들이다. 작가는 '불야성' 가부키초를 내가 먹지 않으면 먹힌다는 정글의 생태로 치환해 독자들에게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류젠이가 받은 사형선고일은 오로지 3일, 그 3일이라는 데드라인이 주는 넘치는 긴박감과 한다 하는 지략가들의 치밀한 암투와 간계, 배신으로 점철된 인간 관계, 총격전과 육박전의 박력까지 이 모든 것이 섞여 돌아가는 불꽃 같은 작품이다. 일단 한 번 페이지를 잡으면 절대로 놓을 수 없다. 하세 세이슈는 데뷔작인 이 작품을 더쉴 해미트의 <피의 수확>에서 착안했다고 밝혔으며, <진혼가> <장한가>로 이어지는 '류젠이3부작'으로 완성했다. 소문에 의하면 이 작품들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국내 출판사가 있다는데 도대체 꿩궈먹은 소식이다. 이 책들을 내지 못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출간할 것을 엄중 경고하는 바이다.

 

 

 

4위. 점성술 살인사건 - 시마다 소지

 



  이시오카(그의 이름을 영어로 쓰면 아마 '왓슨'이 될 것이다)는 점성술사 친구 미타라이 키요시를 찾는다. 미타라이가 들으면 재미있어 할 이야깃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란 다름 아닌 '헤이세이 점성술 살인사건.' 태평양 전쟁 전 점성술에 홀려버린 서양화가 우메가와는 모든 미美의 정수인 '아조트'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여섯 명의 딸을 희생시킨다. 불가사의한 이 연쇄살인사건은 그후 몇 십 년 동안 누구도 풀지 못했다. 비상한 두뇌를 가진 미타라이는 곧 흥미를 느끼고 이 사건에 뛰어든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퍼즐 미스터리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가는 다른 곁가지를 모두 배제한 채 점성술 살인사건이라는 단 한 가지 수수께끼에만 몰두하며, 사건의 배경과 단서를 주의깊게 노출시키고, 로지컬한 추리와 독창적인 트릭에 집중함으로써 사회파나 하드보일드가 유행하던 80년대 일본 미스터리계에 신본격 열풍을 몰고 왔다. 이 작품을 읽으면 누구나 코넌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가 득세하던 황금기의 미스터리를 떠올릴 것이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작품의 핵심 트릭으로서, 크리스티나 앨러리 퀸이 읽어도 혀를 내두를 만큼 뛰어나다. 어쩌면 일본인만이 착상 가능할 지도 모르는 엽기적인 트릭이지만 너무나도 기발하고 참신해 시마다 소지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3위. 망량의 상자 - 교고쿠 나츠히코

 

   

 고서점 '교고쿠도'를 운영해 별명도 교고쿠도인 수다쟁이 추젠지 아키히코는 조상 대대로 요괴를 퇴치하는 음양사 일도 병행하고 있다. 전작 <우부메의 여름>에서 밀실에서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와 18개월째 출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그의 아내의 사건을 멋지게 해결해낸 적이 있는 교고쿠도는 이 작품 <망량의 상자>에서 열차사고로 온 몸이 부서진 인형처럼 박살난 소녀가 병원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기처럼 사라진 사건에 말려든다. 이 소녀의 믿지 못할 이야기와 더불어 연달아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을 하나로 꿰어 교고쿠도는 사건의 압도적인 비밀과 진실을 독자들 앞에 펼쳐놓는다.

 일본 전통의 요괴를 미스터리와 결합하고, 독특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을 창조해 일종의 '교고쿠 월드'안에서 뛰어놀게 만드는 교고쿠 나츠히코는 일본 내에서 현재까지 신드롬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작가다. 주인공 교고쿠도의 입을 통해 요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동, 서양의 온갖 현학을 어마어마하게 펼쳐놓는 취향이 있어 1,000페이지를 예사로 넘는 엄청난 볼륨이지만 현실에서 접할 수 없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충분히 독자를 몰입시킨다. 이제는 슬슬 물리는 감도 있고, 너무 길어 읽기 힘들다는 독자도 조금씩 나오지만 <망량의 상자> 단 한 편만으로도 작가는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들이 하나로 합쳐져 진실의 밑그림이 그려지는 결말의 스펙타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고, 지옥의 풍경을 잠깐 엿본 듯한 그로테스크함도 일품이다. 일본 미스터리 사상 손꼽힐 만한 역작.

 

 

2위. 마크스의 산 - 다카무라 가오루

 

        

    씨가 있어야 꽃도 피고 나무도 되는 것처럼 모든 비극에는 그 출발점이 있기 마련이다. 1976년 일본의 미나미 알프스에서 한 가족이 자동차 배기가스 자살을 시도해 사내아이 하나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곧 시간적 배경은 1991년 현재로 돌아와 사회의 엘리트들이 연속으로 살해되는 사건이 그려진다. 수사 1과 7계 고다 주임 외 경관들이 밝혀낸 바에 의하면 그들은 한 대학교의 등산회원으로 동기생들이다. 왜 그들은 죽어야 했을까? 고다가 밝혀내는 사건의 진상에 독자들은 아연해질 것이다.

 1993년 제109회 나오키상 수상작. 현대 일본 경찰소설의 최고봉으로 작가 다카무라 가오루의 지금의 입지를 만들어준 결정적인 작품이다. 과거의 사건들과 현재의 사건이 맞물려 돌아가는 절묘한 구성과 일가족 자살사건, 전공투 등의 소재를 통해 당대 일본 사회를 소설 안에 오롯이 재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며, 엄청난 취재가 선행되었으리라 여겨지는 수사 과정의 정밀한 묘사가 입을 다물게 한다. 끝모를 허무감과 비애에 젖어 있는 고다에 대한 묘사도 훌륭하며, 산으로 시작해 산으로 귀결되는 결말의 감동 역시 일품이다. 고다 시리즈는 <석양에 빛나는 감>과 <레이디 조커>로 이어지는데, 국내에서는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는 다카무라 가오루의 작품들을 별로 만나볼 수 없어 늘 안타깝게 생각한다.

 

 

1위. 화차 - 미야베 미유키

 

 

 은퇴할 나이에 부상을 당해 휴직 중에 있는 혼마 형사에게 처조카가 찾아와 자신의 약혼녀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결혼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실종된, 단지 소박한 행복을 느끼는 게 꿈의 전부였던 그 여자 세키네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미스터리 소설의 세계에서는 어찌 보면 평범하다 할 수 있는 한 여자의 실종이라는 사건의 조사에서 속속 드러나는 사실들은 자못 충격적이며, 담배나 술이 절로 떠오를 만큼 우울하고 애절하다.

 이 작품은 거대 자본주의에 매몰된 현대 사회의 여러 병폐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집중하고 있는 건 신용카드를 이용한 손쉬운 대출과 그 대출금을 막지 못해 젊은 나이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가련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손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는 좀더 현대적이고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신용카드라는 소재를 통해 침체에 빠진 사회파 미스터리의 면모를 혁신하고, 결국 애초에 돈 있는 자만 배를 불리고, 돈이 없는 사람은 끝없이 착취당하며 살아야 하는 자본주의의 본질에 접근한다. 그야말로 화차(지옥의 불수레)에 탄 것처럼 완전히 모든 걸 빨리기 전까지는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 현대 자본주의라는 괴물을 성공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노련한 미야베 미유키는 사회 비판에만 매몰되어 작품을 딱딱하게 만드는 멋없는 짓거리는 하지 않는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처럼 단서 하나없는 실종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은 일급 미스터리로 손색이 없다. 등장하는 인물 하나 하나 개성이 넘치고 인간을 잘 그린다는 세평답게 심리 묘사도 완벽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 미스터리를 다시 잡았을 때만 해도 웬지 유치한 걸 읽는다는 부끄러움에 주변 사람들에게 떳떳이 권하지 못했는데, 메시지와 재미를 완벽하게 결합한 <화차>를 읽고 나서야 미스터리를 잡는 손이 부끄럽지 않게 되었다. 내게는 <화차> 이전과 이후가 분명하게 나눠질 만큼 의의가 큰 작품이라 1위로 선정했음을 아울러 밝힌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7-06-09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 읽은 작품들^^ 화차를 예상했어야 했는데요^^:;;

nemuko 2007-06-0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크스의 산>이랑 <불야성>은 소문만 무성하게 듣고 결국 못 구해서 못 봤어요. 이런 속상한 경우가....

jedai2000 2007-06-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보신 지 좀 되서 기억이 잘 안 나셨나 보네요. ^^

네무코님...일어 잘 하시잖아요 ^^ 원서로라도 한 번 읽어보세요. 후회는 안 하실 것 같아요 ^^

oldhand 2007-06-10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스럽게도(?) 최상위 다섯개는 다 읽은 거네요. 아주 잘 읽었습니다. 카페가서 답글 놀이 해야 하려나.. ^^

jedai2000 2007-06-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제가 워낙 예전부터 좋아했던 작품들이죠. 이 순위는 쉽게 바뀔 것 같지가 않네요 ^^ 답글놀이하세요. 구경 가게 ^^

paviana 2007-06-12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미미여사네요. (아직 안읽었어요.읽을거에요.ㅎㅎ)
망량을 몇번이나 들었다놨다 했는데 , 언젠가는 꼭...불끈입니다요.^^

이매지 2007-06-1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망량, 화차만 읽어봤네요^^ 점성술 살인사건은 조만간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날개 2007-06-12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성술 밖에 못읽었어요... 그 유명한 화차를 얼른 봐야할텐데!

Koni 2007-06-1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안 읽은 일본 미스터리가 정말 많아요~ 재미있어보이는 걸 골라서 읽어봐야겠어요.

jedai2000 2007-06-13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망량의 상자>나 <화차> 다 재미있어요. 일단 손이 잘 안 가서 그렇지 한 번 잡으면 금세 다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이매지님...<점성술 살인사건>은 트릭이나 퍼즐 풍의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하신다면 아주 만족스러울 거예요 ^^

날개님...<화차>는 정말 강력하게 추천드려요. 꼭 보시기 바랍니다 ^^

냐오님...저도 안 본 게 많은 걸요 ^^ 앞으로도 많이 쏟아져 나올 테니까 지갑 관리 잘 해여죠. 굳이 일본쪽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스터리도 그럴싸한 게 많이 나왔음 좋겠습니다. ^^
 

10위. 화이트 아웃 - 심포 유이치

 

 

  폭설이 한 번 내리면 걷잡을 수 없는 지방의 댐에 근무하는 도가시는 같이 일하는 친구와 함께 순찰을 나가다 조난을 당한다. 부상당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혼자 눈 속을 헤치며 댐으로 귀환하려 하나 사방이 온통 흰 눈雪이라 빛의 난반사로 인해 눈眼에 이상이 생겨 일시적으로 시각을 상실하는 '화이트아웃'에 빠져버리고 만다. 결국 사망한 친구를 가슴속에 품고 항상 죄책감에 빠져 사는 도가시. 1년 후 죽은 친구의 애인이 그가 죽기 전에 일했던 곳을 찾아보고 싶다며 방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초대받지 못한 자들이 또 있었으니 6억 톤의 물이 잠긴 댐을 점거해 수십억 엔을 챙기려는 테러리스트들까지 따라온 것이다.

 '설산의 다이하드'라고 불러주고 싶은 작품이다. 일본에서 영화화도 되어 크게 히트한 걸로 알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평은 그다지 좋지 않다. 영화를 보지 못했기에 이렇게 좋은 원작을 가지고 어떻게 훌륭하지 못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는다. 이 소설에서는 자동소총과 각종 특수무기로 무장한 9명의 전문 테러리스트를 맞아 민간인인 도가시가 강렬한 투혼과 허를 찌르는 두뇌 싸움을 통해 한 명 한 명씩 처치하는 장면들이 연속되며 잠시도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독자를 몰입시킨다. 깊은 자책감에 빠져 허우적대던 도가시가 다시 한 번 과거의 실패를 만회하고 죽은 친구의 애인을 살려내 자신을 구원한다는 대강의 플롯은 뻔한 만큼 익숙한 정서로 독자를 충분히 감동시킨다. 단 한 가지의 분명한 목적을 위해 인간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분투하는 도가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길.

 

 

9위. 독원숭이 - 오사와 아리마사

 

 

 경찰 간부 출신이지만 커리어를 위한 정치 싸움에는 애초에 등을 돌리고 현장 일선에서 뛰며 범죄를 원수처럼 미워하는 '골통' 경관이 있다. 별명도 한 번 물면 절대로 놓지 않아 '상어'다. 신주쿠 상어 사메지마가 이번에 상대할 적수는 자신을 배신한 범죄조직 보스를 처치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온 대만의 프로페셔널 킬러 '독원숭이.' 대만 조직의 보스는 살기 위해 결연을 맺은 야쿠자의 도움을 받아 독원숭이를 상대하려 하지만 전설의 킬러 독원숭이는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듯 야쿠자들을 가볍게 죽이며 점점 목표 대상에 접근한다. 하지만 하늘에 해가 두 개일수 없듯이 신주쿠 바닥에는 상어와 원숭이가 공존할 수 없는 법!

 일본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의 대명사 오사와 아리마사의 대표작인 신주쿠 상어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전작 <소돔의 성자>를 일반적인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그렸다면 <독원숭이>부터는 작풍이 조금 달라진다. 작가는 누가 악당인지, 누가 범인인지 그 정체를 밝히는 일에는 처음부터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신주쿠 상어 사메지마와 한 판 제대로 겨룰 수 있는 호적수(독원숭이)를 설정해 두 사람의 대결구도 형식으로 몰아간다. 조금씩 맞수의 존재에 눈을 떠가는 두 사람이 스칠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엇갈리다가 결국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한 판 제대로 맞붙게 만드는 것이다.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약간 어렵고, 어떻게 보면 통속적인 액션오락물에 가까울 수도 있지만, 워낙 페이지마다 박력이 넘쳐 그런 약점은 거의 눈치채기 힘들 것이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도 자신의 원칙과 자존심을 지켜야 하기에 목표에 접근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 철저한 전문가 근성,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된 한 여인에 대한 헌신, 놀라운 무술 실력 등 독원숭이의 마력적 매력은 끝이 없으며, 밀어주는 이 하나 없어도 사명감 하나로 범죄와 맞서 싸우는 고독한 상어 사메지마도 정말 멋진 주인공이다. 이들 중 한 명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이야말로 정말 커다란 비극인 듯...

 

 

8위. 그로테스크 - 기리노 나쓰오

 



 세간에서 보기에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유능한 대기업의 여사원 가즈에가 밤에는 창녀 생활을 하다 살해된다. 전국이 떠들석한 가운데 이 사건을 알게 된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화자 '나'는 가즈에의 당시 모습을 회상한다. 그외에도 나의 동생이자 괴물 같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결국 창녀가 된 유리코의 일기, 중국 불법 이민자로 고단한 삶을 살다 그녀를 살해한 장제중의 수기 등을 통해 혼란과 증오, 악의와 바닥 모를 외로움으로 점철된 가즈에의 삶이 베일을 벗는다.     

 어둠의 소용돌이에 빠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즐겨 그리는 작가 기리노 나쓰오가 일본 사회를 떠들석하게 만든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여성의 매춘의 연대기를 기록한다. 어린 시절부터 고교시절을 거쳐 현재까지 한 여자가 남성 위주의 사회 속에서 좌절하고, 여성들 사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질투와 외모에 대한 열등감 등으로 서서히 파멸해가는 과정이 처절하도록 소름끼치게 그려지는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놀랄 만큼 그로테스크하다. 어디서도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지 못해 밤거리를 헤매는 가즈에의 외면적 방황과 내면적 자아의 붕괴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독자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비애감을 남긴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기리노 나쓰오의 세계에 구원 따윈 없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의 걸작.

 

 

7위. 모방범 - 미야베 미유키

 



도쿄의 한적한 공원에서 토막난 여자의 팔 한쪽과 핸드백이 발견된다. 대대적인 수사가 벌어지는 가운데 방송국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사건의 물줄기를 바꿔놓는다. 자신을 범인이라 지칭한 이 남자는 자신이 사건을 저질렀으며 팔의 주인은 이미 죽었지만, 핸드백의 주인은 자기가 데리고 있다고 밝힌다. 살인은 연이어 계속되고 그때마다 방송국에 떠들석하게 전화를 거는 범인은 마치 사건의 반향이 커져가는 걸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잘못된 방법으로 세상의 주목을 한 몸에 받길 원하는 비뚤어진 심리가 바탕에 깔린 '극장형 범죄'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인기와 실력 면에서 현재 공히 일본 최고의 작가로 부를 수 있을 듯한 미야베 미유키의 역작. 엄청난 분량의 작품으로 3부작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1부는 사건의 향방을 르포처럼 외부에서 관찰하고, 2부는 범인의 시점에서 그들의 정신이 점점 병들어가는 모습과 결국 범죄라는 치명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이 묘사되며, 3부는 범인의 몰락과 평생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하는 희생자 가족의 끝없는 슬픔이 그려진다. 전대미문의 사건을 맞아, 누구도 원치 않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들게 된 평범한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이 많은 등장인물들에 골고루 시선을 나눠줌으로써 현대 일본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때로 세심하게, 때로 장중하게 묘사하는데 성공한다. 심지어 범인에게까지 일말의 동정의 여지를 남겨둔 미야베 미유키의 인간적인 면모에는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6위. 점과 선 - 마쓰모토 세이초

 

규슈 해안에서 두 명의 남녀 시체가 발견된다. 남자는 건실하게 직장 잘 다니던 남자고 여자는 술집에서 일하는 호스티스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한 남녀가 동반자살을 한 게 아닐까 결론을 내린 수사팀. 하지만 집념의 노형사 도리가이와 도쿄의 민완형사 미하라의 끈질긴 추적으로 사건의 진상이 이내 떠오른다.

 공히 일본 미스터리의 선구자 3명 중 한 사람으로 꼽힐 자격이 충분한 마쓰모토 세이초의 걸작 미스터리(나머지 두 명은 당연히 에도가와 란포와 요코미조 세이시가 될 것이다). 원래 역사소설이나 순문학을 썼던 세이초는 종래의 미스터리 소설이 허황된 배경에 말도 안 되는 동기와 요란뻑적지근한 트릭이 남발되어 한 바탕 깜짝쇼로 요상하게 변질되어 가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이 작품 <점과 선>과 <너를 노린다> <제로의 초점> 등의 소설을 잇달아 발표해 현실적인 배경과 그럴싸한 동기, 충분히 실현 가능한 트릭을 통해 기존 미스터리의 환상적인 요소들을 배제했으며, 당대 일본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작품 안에 끌여들어 환경오염이나 금융 사기 등 사회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까지 아울러 보여주었으니, 이를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부른다. 사회파의 비조인 마쓰모토 세이초의 명성은 오늘날까지 굳건하며, 미스터리를 애들이나 읽는 것이 아닌 어른들도 진지하게 접할 수 있는 읽을거리로 지위 상승시킨 공은 백번 칭찬해도 부족함이 없다할 것이다. <점과 선>은 점과 점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두 점을 멋대로 이어 선을 만들어버리는 선입견을 이용해 멋진 트릭을 선보인다. 또한 크로프츠 식의 열차 시간표 알리바이 깨기 트릭도 충실하게 일본 풍으로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50년대에 나온 고전이지만 지금 봐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작품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이드 2007-06-08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7,8,9 봤네요. 어쩜, 그로테스크는 나온지도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내용이 하나도 생각 안나요 -_-;;;

jedai2000 2007-06-0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위도 마저 보시죠 ^^ <그로테스크>의 내용은 강렬한데 왜 기억이 안 나실까요^^

paviana 2007-06-08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1위 발표는 왜 안하시는건가요? 궁금하게.^^

jedai2000 2007-06-0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아직 다 못 썼습니다 ㅋㅋ

이매지 2007-06-0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방범을 빼고 본 게 없는 리스트! 오홋! 이런거 완전 좋아요 ㅎㅎㅎ
(점점 보관함이 가득해지고 있는 중 ㅎ)

jedai2000 2007-06-09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가계에 악영향을 끼쳐 죄송합니다 (__) 이매지님 덕분에 글 쓰는 보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날개 2007-06-1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소한 10위안에 든건 다 봐야겠다는 생각이.........^^;;;; 볼게 많군요..

jedai2000 2007-06-1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10위 안에 든 것 중 <독원숭이>와 <불야성> <마크스의 산>은 절판입니다. 도서관이나 헌책방을 잘 알아보세요. 볼 거 많음 좋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