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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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유토피아가 끔찍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 우리가 꿈꾸고 있는 사회가 정말 유토피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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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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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끔찍한 것을 보기 싫어한다.

길을 가다가 동물의 사체같은 지저분한 것을 보면 인상을 찌뿌리고...

영화에서 잔인한 장면이 나오면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이런 끔찍한 것들은 단순히 우리의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 안에는 동물의 사체나 영화의 잔인한 장면보다 더 끔찍한 것들이 들어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고개를 돌린다.

조용히 덮어 둔다.

그리고 말한다.

인간은 아릅답다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세상은 평화롭다고...

 

 

 

 

오랫만에 파리대왕을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중학생 때였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형이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왔다.

당시 15세기 표류기라는 만화가 한참 유행할 때여서 그런 종류의 모험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이 소설을 읽었다.

어린나이에 읽으면서 내내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아이들이 변해가는지...

잭과 동료들은 왜 사이먼과 돼지(등장인물 중의 한 명의 별명, 실제 이름은 나오지 않음)를 죽이고, 랠프를 죽이려고 한느지...

그들은 왜 얼굴에 칠을 하고 미쳐서 춤을 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소설이었다.

 

오랫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외면하고 싶은 인간의 내면의 끔찍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지금에서야 지난 이 소설이 이해가 된다.

이 소설이 이해가 간다는 것이 기쁘기보다는 슬프다. 

그동안 내가 끔찍한 인간의 내면을 이해할만큼의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이니...

 

 

소설은 아무런 배경 설명없이 무인도에서 랠프와 돼지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들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외떤 섬에 불시착했다.

그들은 우연히 소라를 발견하고 랠프가 그것을 힘차게 분다.

그리고 흩어졌던 아이들이 모인다.

아이들은 소라의 권위에 복종하고 자연스럽게 랠프를 대장으로 뽑는다.

비교적 나이가 든 아이들의 모임인 성가대를 이끌던 잭만이 자신이 대장으로 뽑히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는다.

그 후 랠프와 잭은 사사건건 대립한다.

랠프는 문명사회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봉화를 피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오두막을 짓는 것이다.

반면 잭은 사냥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모두들에게 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두 사람의 우선순위의 차이에 오는 대림으로 보인다.

그러나 랠프가 유지하려는 봉화와 오두막은 인간의 문명, 이성에 대한 마지막 끈이다.

잭은 인간 내면에 있는 광기와 살인, 피의 욕구를 추구한다.

 

처음에는 랠프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들은 무질서하지만 나름대로 그들이 만든 규칙에 복종하고, 랠프를 신뢰한다.

그런 랠프를 못마땅히 여긴 잭은 무리를 뛰쳐나가고...

나이든 아이들은 잭을 따라나간다.

그리고 그들은 점점 더 집단 광기에 휩쌓이게 된다.

맷돼지를 살육하고 피와 광기, 축제에 휩쌓이던 그들은...

처음으로 사이먼을 죽이며 인간을 죽인다.

그다음엔 랠프의 친구인 돼지를...

그리고 마지막에 랠프를 죽이기 위해 집단 몰이를 한다.

 

 

 

소설은 내내 그들을 공포에 몰어넣는 짐승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사실 그 짐승은 그들이 만들어 낸 허상이다.

그들이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봉화를 올리기를 멈추었던 그것은...

사실은 짐승이 아닌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군인의 시체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실을 안 후에도 여전히 짐승을 두려워한다.

짐승은 그들이 만들어 낸 허상이 아니라...

그들의 내면 안에 존재하는 피와 광기와 살인의 괴물이었다.

 

소설에서는 그 짐승을 '파리대왕'이라고 말한다.

잭과 그 일행이 맷돼지를 죽이고 그 머리를 짐승에게 바치기 위해 막대게 메달아 놓았는데...

그 머리에 파리들이 꼬이면서 마치 파리의 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 파리대왕을 마주친 사이먼과 랠프는 그 짐승이 인간의 내면에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 같은 짐승을 너희들이 사냥을 해서 죽일 수 잇다고 생가하다니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야! 넌 그것을 알고 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라는 것을, 아주 가깝고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왜 모든 것이 틀려먹었는가, 왜 모든 것이 지금처럼 돼버렸는가 하면 모두 내 탓인 거야(P214)"

 

 

이 책은 고도의 상징을 사용하고 있다.

인간의 이성과 문명을 상징하는 소라...

파괴와 살육을 상징하는 짐승...

결국 그 대결에서 파괴와 살육이 짐승이 승리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소설의 압권은 마지막장면이다.

아이들의 집단 몰이를 당하여 해변까지 쫓겨 온 랠프가 구출을 하러 온 해군장교를 마주친 것이다.

다시금 문명과 마주친 것이다.

피투성이가 되어 살기위해 도망치던 랠프와 랠프를 죽이기 위해 온 몸에 진흙을 바르고 나무 창을 가지고 쫓던 아이들이 이성과 마주친 것이다.

그리고 랠프와 아이들은 소리 내어 운다.

무엇때문에 울었을까?

무엇이 서러워서 그렇게 울었을까?

 

 

 

마지막으로 이 책의 뒷부분에는 번역자와 E.L.엡스타인이 쓴 책에 대한 해설이 나와 있다.

번역자의 해설에서는 특히 인물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있다.

엡스타인은 인간 내면의 악마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소설을 더 깊게 이해해 주는 좋은 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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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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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잿빛 세상 속에서 오로지 아들만이 삶의 이유가 되는 남자의 이야기... 세상과 사람, 그리고 마지막 남은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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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양심 - 도덕적인 아이로 키우는 연령대별 인성교육법
러시워스 키더 지음, 김아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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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양육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


내 아이를 도덕적으로 양육한다는 것...

어쩌면 우리 사회에는 이런 양육법이 낯설고, 심지어 거부감까지 준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는 도덕적이라는 말이 존경이나 부러움의 이미지가 아니라,

옹졸하고, 원리원칙만 강조하는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내 자녀가 자라서 그런 이미지를 가지는 사람이 되는 것을 좋아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은연 중에 도덕적으로 살면 손해 본다는 생각이 있다.

실제로 지금도 방송이나 신문 기사에서는 도덕적으로 살다가 손해를 본 이야기가 나온다.

구한말 전재산을 팔아서 독립운동을 한 자손들이 가난하게 살고...

단체나 회사의 비리를 고발한 사람이 왕따가 되어 그 곳을 떠나는 뉴스들을 접하게 된다.

그래서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우리 자녀가 그렇게 적당히 세상을 잘 사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하면 이런 생각들이 얼마나 비겁한 생각이고, 사람의 인격과 가치관을 파괴하는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은연 중에 우리 자녀들을 이런 비겁하고, 인격과 가치관이 파괴된 사람으로 키우고 있다.


단순한 규칙이 아이를 도덕적으로 자라게 만든다.


이 책은 아이를 도덕적으로 양육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친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강압적이고 고리타분한 양육방법이 아니다.

아이가 자신이 옳다고 가치관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인생의 문제들을 결정하고, 그것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부모가 도와주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우기 위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확실한 규칙이다.

이 책의 앞 장의 소개글에서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매우 인기를 끌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을 은연 중에 비판한다.

모호한 도덕적 딜레마의 나열이 우리의 도덕관념을 더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이들이 도덕적으로 자란다는 것은 그 아이가 자라면서 확고한 도덕적 규칙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예로 든다.

한 실험자가 대상자들을 모은 후 수학적 문제를 풀면 10달러씩을 주기로 약속했다.

문제를 푼 과정이나 선택형 답안지는 없다.

그냥 자신이 문제를 풀고 몇 문제를 풀었는지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풀 수 있는 문제 갯수는 평균 3.1개였다.

그러나 거짓으로 적은 사람들이 풀었다고 적은 갯수는 평균 4.1개였다.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를 풀기 전에 사전조사로 기독교의 십계명을 적어 보게 시켰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십계명을 적은 사람들은 대부분은 정직하게 문제를 풀었다.

심지어는 10개의 십계명 중 단 한 개만이라도 적은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저자는 이것을 종교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어떤 도덕적 규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모호한 상황 속에서도 정직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가정에서 상황이나 환경, 부모의 기분에 따라 바뀌는 규범이 아닌 확고한 규범을 가르치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규범의 기준으로 다섯 가지 가치관을 제시한다.

정직, 책임감, 공정성, 존중, 동정심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의 기준대로 결정했는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다섯가지 검사방법도 제시한다.

법적 검사, 규정검사, 악취검사, 신문1면검사, 엄마검사등이다.

내가 한 행동이나, 자녀에게 가르친 방식이 도덕적인지 비도덕적인지 모호하다면 이 검사에 나의 행동을 대입해 보면된다.

예를 들어 신문1면검사의 경우 나의 행동이 내일 신문 1면에 나왔을 때 거리낌이 있는가,없는가를 통해 도덕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도덕훈련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가정 문화에서 부터...


이 책은 도덕을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치는 규칙같은 것으로만 보지 않는다.

이것이 한국의 교육과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은 부모가 아이에게 도덕을 가르치는 것으로 본다.

그러기에 아이들이 자라서 도덕이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숨이 막히고, 거부감을 느낀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와 이야기함으로서 도덕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도덕을 납득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도덕을 일종의 문화로 본다.

우리 가정에서 행동하는 방식이나 사회에서 행동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내가 그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방식에 동의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결국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옳은 행동이 무엇인지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이를 책임감 있게 키우는 법



이 책에서는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우는 것을 두 가지 관점에서 본다.

하나는 아이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대응력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원칙을 제시하는 요구사항이다.

전자만 강조하면 방임형부모가 되고...

후자만 강조하면 권위주의적인 부모가 된다.

이상적인 부모는 이 두 가지가 모두 강한 권위 있는 유형이다.

이아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만 큰 틀에서의 규칙은 지키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규칙이 일관성있어야 책임감 있는 아이로 자라게 된다.


이를 가장 잘 이해하게 하는 예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와있는 이반의 어머니 아만다의 이야기이다.

아만다는 학대받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이혼을 하고 혼자 넉넉치 못한 상황에서 아들 이반을 키웠다.

우리 상황에서는 전형적으로 마마보이 아들이나 무책임한 아들로 양육될 수밖에 없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아만다는 자신의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아들에게 나름대로 규칙을 제시하고 그 규칙대로 아이를 키웠다.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자 일을 하면서 자동차를 구입하기를 원했다.

아만다는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매 달 100달러씩 값는 조건으로 500달러를 빌려줘 차를 사게 했다.

그 달에 차값을 값지 못하면 100달라를 값을 때까지 차를 타지 못하는 조건이었다.

이반은 처음에는 그 조건을 잘 지켰다.

그러나 여자친구가 생기자 그 여자친구와 일주일동안 무단 외박을 하고...

직장도 관두었다.

당연히 빌린 돈도 값지 않고, 새로운 직장을 다닐 생각도 안 했다.

아만다가 차를 타지 못하게 하고, 그 차를 다시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려고 하자...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아 좋업을 못 할 상황이 되었다.

이 경우 대부분의 한국부모들은 그냥 차를 타게 하고 일단 졸업은 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아만다는 단호하게 아이 스스로 학교에 자퇴서를 내던지, 다시 아르바이트를 해서 차값을 값을지를 선택하게 했다.

그리고 아이는 후자를 선택했다.

저자는 만약 이 때 아만다는 순간의 동정심에 의해 원칙을 무너뜨렸다면 아이는 당장 학교를 다녀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겠지만 그 아이의 장래성은 심각하게 무너진다고 말한다.

즉 아마다가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는 아이의 장래를 망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어머니들이 얼마나 아만다와 반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결과 얼마나 책임감 없는 아이들이 자라나고...

그 아이들이 커서 얼마나 책임감 없는 부모들이 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아이를 도덕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고리타분하고 융통성 없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도덕적 가치관을 가지고 행동하며, 그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진정한 성인으로 키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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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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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언뜻보면 추리소설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날 남편이 출장을 떠난 사이에 아내는 남편이 오래 전에 남긴 편지를 보게 된다.

그 편지에는 '반드시 자신이 죽은 후에 열어 볼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아내는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편지를 한 곳에 치워 놓는다.

그리고 남편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이런 편지를 발견했다고 이야기 한다.

남편도 별 편지 아니니 열어보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다음 날 멀리 출장 가 있던 남편은 예정에 없이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아무 일도 아니란듯이 편지를 어디에 두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아내가 잠든 후 그 편지를 찾으러 다락방에 올라간다.

폐소공포증으로 인해 자신이 죽고 사는 일이 아닌 이상 절대로 다락방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결심하던 남편이...

그 순간 아내는 남편의 편지를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남편의 과거를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주제나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매우 뛰어난 소설이지만...

가장 뛰어난 것은 완벽한 구성이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흩어진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 같다.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야 그 소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

 

소설의 처음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 같은 세 부류의 가정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소설 초반에 공통점이라고는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부활주일을 앞 둔 월요일날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월요일날 같은 시간 도전 FAT제로 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는 것 뿐이다.

 

첫 번째 가정은 세실리아의 가정이다.

세실리아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인 존폴과 세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최고의 가정 살림꾼이며, 딸들의 학교 학부모 모임에도 앞장서서 일하는 완벽한 엄마이자 아내이다.

그녀는 출장 간 남편의 편지를 발견하고, 그 내용을 남편과 통화하고 있다.

그때 세 딸들은 도전 FAT제로를 보고 있었다.

 

두 번째 가정은 테스네 가정이다.

테스는 남편 윌과 아들 리엄과 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 온 사촌동생 펠리시티, 남편, 그리고 자신... 이렇게 셋은 자택근무를 하며 같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테스는 윌과 펠라시티가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을 둘에게서 듣는다.

위층에서는 아들 리엄이 도전 FAT 제로를 보고 있다.

 

세 번째 가정은 레이첼의 가정이다.

사실 레이첼은 혼자 산다.

그의 유일한 낙은 손자 제이컵을 돌보는 것이다.

그런데 아들 롭과 며느리 로렌이 제이컵을 데리고 2년 동안 미국 뉴욕으로 간다고 한다.

제이컵은 아무 것도 모른 체 도전 FAT제로를 보고 있다.

 

세실리아, 테스, 레이철은 월요일날 저녁 6시 도전 FAT제로가 시작하는 시간 모두 다 삶의 닥쳐오는 절망의 그림자를 경험하게 된다.

물론 이런 완벽한 구성과 복선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우연처럼 보인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 세 사람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생각이 된다.

 

그런데 화요일날이 되어서 테스는 바람난 남편을 버리고 아들 리엄을 데리고 멜버른에서 시드니로 온다.

그리고 시드니에서 한 수녀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는 세실리아를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리엄을 새로 입학시키려는 학교에는 세실리아의 세 딸이 다니느 학교였고, 그 곳은 레이첼이 선생으로 있는 학교였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이야기의 핵심에는 레이첼의 딸이 자니가 어린 나이로 누군가에게 살해 되었다는 과거의 아픈 사건이 있다.

 

이 때부터 이야기는 과연 레이첼의 딸 자니의 죽음으로 인한 가정들의 아픔에 초점을 맞춘다.

아주 오래 전에 벌어진 그 사건은 부활절을 앞 둔 한 주 동안 세 가정에 영향을 미치고...

소설의 마지막에 와서는 완벽하게 퍼즐이 조합되듯이 잉과응보?의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

 

 

소설은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도 서로 비밀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비밀을 오픈하는 것은 위험한 일인 동시에...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누구를 미워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실수나, 내 삶에 닥쳐 온 불행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우연들 때문이니까...

저자는 레이첼의 딸 자니의 사건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사건으로 보기보다는........

우연의 사건으로 본다.

그리고 우리 인생은 그 우연을 통제할 수 없다.

단지 그 우연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사랑하고 용서하면서 사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과 우연이 맞아 떨어졌기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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