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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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손 내밀면 닿을 수 있는 현실의 가족이나 친구보다는 실체도 보이지 않는 온라인 상의 인간 관계가 더 소중하고 깊을수 있다.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처음 인터넷을 통해 채팅이란 걸 경험해보고, 이메일 계정이란 걸 만든 이후로 온라인을 통해 얼굴 모르는 이들과 감정을 나눈 경험은 생각보다 많았다. 부모나 친구에게는 말 못할 은밀한 고민도 낯 모르는 채팅 상대에겐 편하게 털어놓을 수도 있었고, 친구들이라면 잘 들어주지도 않을 별 것아닌 일상 얘기를 펜팔(이메일 친구)에게 메일로 장황하게 풀어놓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상대에게 이성으로서의 호감을 느끼게 될 때도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상대를 잘 몰랐기 때문에, 상대와 내가 접해있는 면이 아주 작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의외로 낯선 사람들과 낯선 분위기에서 아주 대담하고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주도해가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 만약 일상에서 만난 여성이었다면 그렇게 적극적으로 대쉬하지 못했겠지만, 온라인을 통해 알게된 인연이어서 과감한 도전이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온라인에서 인연을 맺어 사귄 여성이 두 명이다. 한 명은 아주 우연히 채팅으로 시작해서 전화 통화를 하다가 다음날 만나서 사귀게 되었다. 대략 5시간 동안 채팅을 했고, 5시간 동안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란 인사말을 주고 받은 지 10시간 만에 우린 서로의 어린시절과 학창시절과 현재 그리고 미래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런 대화는 (당연하지만) 막연하게라도 서로에 대한 호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막상 손가락과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던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을 때 그 호감이 깨어질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서로 외모에 대한 기준이 높지 않았나보다. 한번 사귀어 보기로 결정했고,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두번째 인연은 한때 몸담았던 문학동호회에서 알게된 사람이다. 글을 아주 매혹적으로 쓰는 사람, 글에서 아주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댓글과 채팅을 주고받다보니 약간의 친분이 생겼다. 점점 자주 채팅을 했고, 쪽지나 메일도 주고받았다. 어느날 채팅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그이가 사는 도시를 찾아가겠노라고 말했고, 그이는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속버스를 타고 그곳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날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한 인연은 좁은 면적의 접점으로 시작한다. 그 관계가 진행하면서 점차 넓어지겠지만, 그 관계가 넓어지기 전에 단순히 호감만으로 시작한 연애는 생각보다 험한 길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현실은 정말로 복잡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자꾸만 끼어든다. 어쩌면 서로에 대한 호감을 가진 채로 그냥 그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내 경우엔 둘 중 하나는 살짝 후회가 되었고, 하나는 그래도 제법 오래 착실히 만났다.

 

이 책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약간 뻔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재미가 있었기에 처음 손에 쥔 상태로 끝까지 다 읽을 때까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세 시간 쯤 걸렸던 것 같다. 맥주를 마시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여유있게 한 손에 책을 쥐고 눈은 책에 둔 채 나머지 손으로 맥주를 홀짝 거렸지만, 나중에는 맥주 따위에 신경쓸 겨를이 없이 빠르게 책장을 훑어나갔다.

 

여러모로 에미에게 공감이 많이 되었다. 남편보다 어쩌다 인연을 맺게 된 펜팔에게 더 감정을 쏟는 부분에 대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리고 레오의 말투와 태도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적당히 밀고 당기면서도 절대 쎄게 밀거나 놓지 않는 모습을 보아 나 못지 않은 선수임이 틀림없다 싶었다.

 

공교롭게 책을 다 읽은 시간이 세 시가 되기 조금 전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찾아보려고 컴퓨터를 켰다가 이 책의 후속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이대로가 더 좋을 듯한데, 후편은 왠지 이만큼의 감동을 주기 어려울 것 같은데, 사야할까 말아야 할까 잠시 고민했다. 문득 [비포 썬라이즈]가 생각났다. 무척 감동적으로 본 영화였고 그래서 오랜 후에 [비포 썬셋]이 나왔을때 무척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실망이었다. 최근 마노아님을 통해 [비포 미드나잇]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생각을 하고 나니 금방 마음이 정해졌다. 일단 구매는 보류.

 

컴퓨터를 켠 김에, 메일함을 뒤져 한때 펜팔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찾아봤다. 대략 10여 년 전 캐나다 여고생과 주고 받은 메일을 어딘가 백업해 둔 것으로 기억했는데, 찾아보니 없었다.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네이티브 스피커와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이 좋을텐데, 현실에서 그런 친구를 찾기 어려우니 온라인에서라도 만들어보자 싶어서 좋아했던 가수 '알라니스 모리셋'의 홈페이지에서 찾은 이름과 이메일로 무작정 연락해서 얻은 펜팔이었다. 내 어줍잖은 영어가 많이 답답하고 시시했을텐데, 의외로 이 친구가 친절하게 대해줘서 한동안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뒤이어 생각이 나는 건 군대에서 인연을 맺은 여중생이었다. DMZ에 있을때 한 달에 몇 차례 통일전망대(강원도 고성) 주간 근무를 나갔다. 4월과 5월에는 전국 각지의 학교들이 수학여행을 왔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수학여행은 일정부분 반공여행의 성격이 있어서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에는 수많은 학교들이 끝없이 몰려왔다. 우린 철책선 안쪽에서 원래라면 해안을 감시해야 할 배율이 좋은 쌍안경으로 7번 국도를 올라오는 수학여행 차량이 여학교인지 남학교인지를 살폈다. 만약 여학교라면 학생들이 도착해서 전시용 탱크 앞에서 사진을 찍을 무렵, 군복 매무새를 잘 다듬고 총을 거꾸로 메고 철책 문을 열고 내려가는 것이다. 원래라면 근무지 이탈로 징계감이지만, 당연한 임무를 수행하는 듯 전시용 탱크 주변을 살펴보는 것처럼 어슬렁 거렸고, 금방 여학생들에게 둘러쌓여 사진 한번 같이 찍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럼 슬쩍 한번 튕겨줘야한다. 근무 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굵은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총을 고쳐 메고 자리를 뜨는 것처럼 굴어야 하는데, 당연히 여학생들은 팔짱을 끼고 매달린다. 그럼 어쩔수없이 해주는 것처럼 사진을 같이 찍어주고 여학생들이 신나서 탱크 앞을 떠날 무렵, 사진을 보내달라고 주소를 적어준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여중생과 장장 5년 넘게 편지를 주고 받았다. 물론 내가 제대하고 그 친구가 여고생이 된 이후에는 뜸했다. 뜸했어도 연락이 끊기지는 않았다. 종이로 편지를 쓰기가 귀찮아서 나중에는 이메일로도 연락을 주고 받았다. 결국 완전히 연락이 끊긴 시점이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루한 군 생활을 견디게 해주었고, 무료한 일상에 웃음을 주는 소중한 인연이었다.

 

계속 메일을 뒤지다보니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에 주고받은 메일이 나왔다. 내가 보낸 메일은 거의 안 남아 있었지만, 받은 메일은 하나도 빼지 않고 다 남겨두었다. 우린 기차로 한 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살았으니 나름 장거리 연애였다. 금요일 밤에 기차역에서 만나서 주말을 함께 보내고 일요일 저녁에 기차역에서 헤어졌다. 마치 주말부부 같았다. 평소에 보고 싶어도 자주 못보는 마음을 전화와 이메일로 달랬다. 다시 하나하나 열어본 메일에서 아내는 무척 낯설었다. 아! 당시에는 이랬구나. 이 사람이 당시에는 날 이렇게 생각했구나. 신기하고 낯선 느낌에 적지 않은 이메일을 하나하나 열어서 읽었다.

 

그렇게 펜팔 인연들을 추억하고 또 아내의 편지를 읽느라 시간을 보내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새벽 4시를 살짝 넘겼다. 푹푹찌는 열대야는 이 늦은 시간까지도 기승이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선풍기에선 오히려 더운 바람이 나오는 듯 했다. 새벽 4시 바람 한 점 없는 밤, 어느 낯선 이에게 엉뚱한 메일 한통 보내보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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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3-08-2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감은빛님, 완전 낭만적이군요! 기차역에서 만남과 헤어짐이라...영화같은 연애를 하셨습니다그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이 책을 읽고 이런 진솔한 리뷰를 쓰시다뉘~! 공감을 안할 수 없는 걸요~^^

감은빛 2013-08-26 15:52   좋아요 0 | URL
야무님, 시골 간이역이었다면 좀 낭만적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희는 서울역에서 만나고 헤어졌기에 그닥 낭만은......
모든 연애는 영화처럼 극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따라쟁이 2013-08-2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은빛님, 새벽세시에 오신것을 환영해요, 이제 문득, 새벽에 깨어있는날 문득 시계를 보며, 어? 세시네... 하실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ㅎㅎㅎ

참고로 저는 그 뒷편도 읽었어요.

감은빛 2013-08-29 17:59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 환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책을 막 읽었을 때는 속편을 읽을까 말까 좀 고민했는데,
별로 궁금하지 않은 걸 보니 안 읽어도 되겠다 싶어요.

다락방 2013-08-29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읽으셨군요.
저도 이 책 읽고 책장을 덮자마자 그 알싸하고도 완벽한 결말에 어쩔줄을 몰랐더랬죠. 그리고는 메일함을 뒤졌어요. 누군가에게든 메일을 쓰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거든요. 전 이 책이 정말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읽고, 할 줄도 모르면서 독일어 원서도 사고, 읽을 줄도 모르면서 영어책까지 사놨지 뭡니까. 심지어 독일어 오디오북도 있다능 ㅋㅋㅋㅋㅋ

온라인 활동을 해본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당연히 자기만의 레오나 자기만의 에미를 생각하게 될 거에요. 제 경우에도 제게 레오 같다고 느껴졌던 남자가 있었고(그 남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찬가지로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저를 에미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죠. 또한 저는 에미와 레오처럼 후버까페 만남도 해봤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온라인에서 알게 되고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다가 사귀게 된 남자가 한 둘이 아닌데요(응?), 하아- 추억 돋네요. 저는 요즘 이 책을 회사 동료들에게 빌려주고 있습니다.

속편은, 읽게된다면, '그래 이럴 수 밖에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들테고, 그러니 읽어도 나쁘진 않겠지만, 역시 완벽한 건 새벽 세시로 끝내는거에요. 새벽 세시의 결말이야 말로 모든걸 말해주는 가장 완벽한, 소설이 완성할 수 있는 최대치인것 같아요.


아..좋다. 저는 새벽 세시 얘기만 하면 참 좋으네요.

감은빛 2013-08-29 18:21   좋아요 0 | URL
우와! 독일어 원서에 오디오북 그리고 영어판까지 모으셨다니!
이거 왕팬이시군요!

후버카페 만남도 해보셨군요!
정말 서로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고 그냥 찾기로 했나요?
찾아보고 아는 척 하지 않고 돌아와서 나중에 물어봤어요?
아! 그 이야기 정말 궁금해요!

온라인을 통한 인연이 한 둘이 아니었다니,
역시 다락방님도 선수이시군요.

속편은 지금은 안 읽어도 되겠다 싶은게 별로 궁금하지가 않네요.
나중에 다시 읽게 되거나 했을 때 궁금해지면 그때 사던가 해야겠어요.
 

 

locked out of office

 

우리 회사가 있는 건물은 밤에 번호키가 달린 전자자물쇠로 문을 잠근다. 정문과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후문과 각 층의 출입문에 모두 번호키가 달려있다. 아침에 건물 관리인이 문을 열면, 낮에는 모두 열어놓는다. 밤에만 관리인이 퇴근하면서 다시 잠그는 것 같다. 간혹 야근을 하다 보면 낮에는 잠겨있지 않던 각 문들이 모두 잠겨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문제는 내 기억력이 최악이라는 점이다. 분명히 몇 해 전에 전자자물쇠를 처음 달았을 때, 각 번호키의 비밀번호를 들었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특히나 숫자를 잘 외우지 못한다. 주민등록번호를 외우는데에도 무척 애를 먹었고, 대학 학번과 군대에서 받은 군번도 잘 못 외웠다. 삐삐번호나 집 전화번호도 잘 외우지 못했다. 나중에 휴대전화가 생겼을 때에도 내 전화번호를 몰라서 늘 전화기를 열어보고 나서야 상대방에게 알려줄 수 있었다. 지금도 내 전화번호와 아내의 전화번호 단 두 개만 기억할 뿐 다른 가족들이나 친구들 번호는 아예 외우지 못한다.

 

그런데 요즘 여기저기 번호키로 여는 전자자물쇠가 너무 많다. 우리 사무실과 우리 집 비밀번호를 외우는 것만 해도 나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다. 그런데 건물 정문과 후문 그리고 사무실이 위치한 2층 출입문 비번을 모두 어떻게 외우란 말인가!

 

몇 주 전, 혼자 야근을 하고 있었다. 빨리 끝내고 가려 했건만, 일은 자꾸 늦어지고 결국 자정을 넘겨버렸다. 너무 피곤해서 잠시 휴식을 할 겸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나갔다. 전화기와 지갑은 놓고, 천 원짜리 두 장에 동전 몇 개만 주머니에 넣고 슬리퍼를 끌고 내려갔다. 평소라면 자동으로 잠기는 전자자물쇠를 의식해서 각 출입문이 모두 닫히지 않도록 조심했을 텐데, 그날은 너무 피곤해서 그랬는지 아무 생각 없이 편의점에 가서 에너지 음료를 사서 돌아왔다. 정문은 무의식중에도 열어뒀는데, 계단을 올라가 보니 2층 출입문이 저절로 닫혀 있었다. 아무리 손잡이를 돌려도 열리지 않고, 번호키를 이것저것 눌러봐도 소용이 없었다. '진정하자! 잘 생각해보면 뭔가 떠오를지도 몰라!' 라고 되뇌며 몇 개의 숫자 조합을 눌렀는데, 갑자기 이 녀석이 큰 소리로 삑삑삑! 경보음을 내더니 아예 작동을 멈춰버린다. 틀린 비번을 몇 회 이상 누르면 아예 작동이 안 되도록 설정이 된 모양이다.

 

이거 참 난감했다. 누구에게 연락할 전화기도 없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 해도 지갑을 놓고 와서 택시비조차 없었다. 한가지 생각이 난 것은 우리 사무실이 건물 제일 뒤쪽이고, 아주 작은 베란다 같은 공간이 있어서 건물 뒤편 주차장에서 벽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이었다. 베란다 바로 밑에 자주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자동차 위에 올랐다가 다시 벽을 타면 가능하지도 않을까 싶었다. 막상 주차장에 가보니 늘 서 있던 차들이 이 밤에는 모두 가버린 것을 발견했다. 2층이라곤 해도 베란다는 무척 높은 곳에 있었다. 대략 내 키의 2배 이상 될 듯했다. 이 건물은 구조가 좀 독특해서 2층이 유난히 높다. 외벽은 미끄러운 타일이 붙어 있어서 타고 오를 수도 없었다.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이라면 단번에 올랐을 텐데 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주차장을 뱅글뱅글 돌았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어떻게 해야 할까? 집까지 걸어갈까? 밤을 새워 걸으면 도착하려나? 주차장 구석에 쭈그리고 자고 있다가 아침에 관리인이 출근해서 문을 열어주면 들어가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꼴이 무척 우스꽝스럽고 한심했다. 정말 별일이 다 생기는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해답을 찾았다. 한참을 주차장을 서성이며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옆 건물 한 켠에 쌓아놓은 잡동사니들 틈에서 사다리를 발견했다. 다리를 벌려 세우니 대략 2미터 높이쯤 되어 보인다. 균형을 잘 잡으며 그 끝에 올라서니 베란다 난간 기둥 아래쪽을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이대로 내 몸무게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벽이 미끄러워 조심스러웠다. 자칫 실수로 떨어지면 큰 사고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솔직히 겁이 났지만, 내 팔의 근육을 믿어보기로 했다. 힘을 꽉 주고 발로 벽을 디디면서 몸을 끌어올렸다.

 

간신히 몸의 절반 이상을 난간 안쪽으로 밀어 넣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베란다 문을 열고 사무실로 들어오니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한 십여 분 가량 밖에 갇혀 있었는데(이게 어법적으로 말이 되나 모르겠지만, 영어엔 locked out of 라는 표현이 있더라.) 정말 십 년 감수한 느낌이다. 만약 우리 사무실이 건물 제일 뒤쪽에 있지 않았다면, 아주 작은 베란다 공간이 없었다면, 옆 건물 잡동사니 틈에 사다리가 없었다면 다시 돌아오기는 불가능했다.

 

그 일을 겪은 후 나는 반드시 건물 각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늘 그렇듯이 잊어버리고 지내왔다. 그리고 어젯밤 나는 또 야근을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경과는 거의 똑같았다. 자정이 조금 지난 무렵 나는 또 에너지 음료를 사러 천 원짜리 두 장만 들고 나왔고, 휴대전화와 지갑은 책상 위에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2층 출입문은 단단히 고정해두고 내려왔는데, 정문이 자동으로 잠겨있음을 발견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멀리 돌아서 주차장을 통해 후문으로 가봤으나 역시 잠겨있었다. 몇 주 전과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었다.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것까지 똑같았다. 제발 옆 건물에서 사다리를 치우지 않았기를 바라며 어두운 건물 그림자 속으로 향했다. 다행히 사다리는 그대로 있었다. 지난번에 한번 해봐서 이번에는 다소 여유 있을 줄 알았는데, 사다리 끝에 서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며 난간 기둥 아래쪽을 손에 쥐고 나니 다시 겁이 났다. 머릿속에서는 발을 끌어올리려다 실수로 몸의 균형을 잃으면서 뒤로 떨어지는 내 모습이 영화에서처럼 느린 화면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좁은 사다리 위에서 도움닫기나 반동을 주지 못하고 순전히 팔힘으로만 몸을 끌어올렸다. 역시 한 번의 경험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는 좀 더 부드럽게 무게 중심을 난간 안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다시 내려가서 사다리를 치우고, 더러워진 손을 씻고, 옷과 머리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에너지 음료를 단숨에 마시고 나니 시간은 한 시가 가까웠다. 일을 마무리하려면 아직 멀었는데, 도저히 일할 기분이 아니었다. 에이! 그냥 집에나 가야겠다. 내일 아침에 반드시 건물 비밀번호를 물어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컴퓨터를 껐다.

 

 

산 책, 읽을 책, 읽고 있는 책

 

 

페이스 북을 통해 알라딘에서 이 책의 독자북펀딩 소식을 접했다.

어머! 이건 완전 내 책인데!

없는 살림에 많이 보태지는 못했지만,

이 의미 있는 책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탰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책을 받아들고 판권 페이지에 있는 펀드 참가자 명단에

내 이름이 적혀 있는 걸 보니 더욱 자부심이 느껴진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는 이름들이 제법 있다. 반갑다!

그들도 내 이름을 보고 반가워하겠지.

 

어서 읽고 널리 알려야겠다!

 

 

 

알라딘 서재에는 글 잘 쓰는 분들이 제법 많다.

저마다 문체와 분위기가 다 달라서 비교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건 재미있고, 흥미롭고,

하고 싶은 얘기를 읽는이에게 잘 전달한다는 점에서

다들 잘 쓴다고 말할 수 있다.

 

불량주부님의 글은 처음 읽었을 때부터

흥미로웠고, 그 주제와 내용에 공감했다.

결혼, 가사노동, 육아, 일상

민감하고 중요한 주제를 생활 속에서 풀어낸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재밌게 읽고 아내에게도 권해야겠다.

 

 

 

마태우스님을 알기 전에는 기생충이란 존재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아니 마태우스님을 알았어도 기생충을 연구하는 분이시구나.

그러고 말았을 뿐, 기생충에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사실 기생충에 대한 관심 때문이 아니라,

마태우스님의 글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글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기생충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이젠 마태우스님 때문이 아니라,

이 책이 훌륭한 교양과학서 이기에 널리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 외에도 여러 책들을 샀고, 읽었고, 또 읽고 있는 중이다.

이사 준비로 책을 정리해야 하는데, 덥다고 계속 미루고 있다.

그래놓고 책은 사무실로 배달시키고 있다.

사무실에 쌓여 있는 책이 너무 많아서 내가 최근에 산 책을 찾기가 힘들다.

어제는 보관함에 있는 책들을 살피다가 이 책이 집에 있었던가?

사무실에 있었던가? 아님 아직 사지 않은 책이었던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기도 했다.

 

내일은 휴일이다!

남은 오후는 열심히 일하고, 저녁엔 열심히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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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수키 김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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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침 9시의 담배는 공허함이다.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는 날씨 혹은 지하철 역 앞 맥도날드 앞이 아니었다면 담배를 물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오랫동안 담배를 피웠지만, 정오가 되기 전에 담배를 꺼내 무는 일은 드물었다. 그가 아직 어렸을 때, 그러니까 거의 가족이 아직 한국에 있을 당시에 아버지는 일이 없었다. 가끔 막노동일을 나가기도 했지만, 평소에는 거의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 새벽에 어머니가 일을 나가고, 늦게 일어난 언니와 그가 배가 고파 부엌을 뒤질 무렵 깨어난 아버지는 이불 위에 앉아 담배부터 찾아 물었다. 성냥갑을 열고, 성냥 하나를 치익 그어 불을 붙이고 천천히 담배에 대고 불을 당겼다. 어린 그는 단칸방 아래켠에서 눈치를 살피며 그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담배에서 연기가 올라오면 아버지는 손을 휘저어 성냥불을 끄고 재떨이에 던졌다. 천천히 깊게 한 모금을 들이마신 후, 아버지는 아주 깊은 한숨처럼 연기를 내뱉았다.

 

목표는 다섯 걸음 옆에 있었다. 그 역시 담배를 물고 있었다. 지난 며칠 동안 지켜본 결과, 아주 오랜만의 외출이었고, 아주 이른 시간의 외출이었다. 통역사라는 직업이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일을 받는다면, 목표는 어떻게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뭔가 숨겨진 돈이 없다면, 묵고 있는 방의 월세와 지금 입고 있는 값비싼 옷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공허함을 달려려고 담배를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뱉는 것과 달리 다섯 걸음 옆의 목표는 담배를 몇 번 빨지 않고 그냥 타들어가게 내버려 두고 있다. 뭔가 고민하고 있는 듯 보이던 목표가 갑자기 맥도널드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는 마지막 한 모금을 깊이 빨았다가 내뱉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목표를 따라 걸었다. 목표가 비를 피해 실내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그는 다시 담배 한 개비를 더 꺼냈다. 흰 연기를 내뿜으며 유리창 너머로 목표를 주시한다. 목표는 계산대 앞에 한참을 서있었다. 뭔가 문제가 생긴 건지는 알 수 없다. 한 참 후에야 커피 한잔을 받아 들고 빈 자리를 찾아 두리번 거린다. 마침 한 남성이 맞은 편 빈 자리를 권한다. 목표와 같은 동양계 남성이다. 어쩌면 목표와 그리고 그와 같은 한국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가 이 일은 맡은 것은 순전히 돈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뒤를 밟고, 정보를 캐고, 감시하는 일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런 경험을 쌓아 잘 처리할 수 있기 때문도 아니다. 그저 우연히 목표와 같은 나라 출신이고, 목표가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며, 급하게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이 일이 훨씬 더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고, 돈을 위해서라면 위험도 각오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금까지는 평범했다. 목표는 외출이 거의 없었고, 간혹 외출을 해도 특이사항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렇게 거금을 들여 목표를 감시하는 이유가 궁금했지만, 의뢰인에게 그 이유를 물을 수는 없다.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목표의 맞은 편에 앉아있던 중년 남성이 밖으로 나온다. 둘이 대화를 나눈 것 같지는 않았다. 남성은 자리를 권했지만, 목표가 앉자마자 신문을 펼쳐들고는 내내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둘이 비밀 접선을 했을 가능성을 떠올려본다. 아니. 곧바로 머리를 가로젖는다. 그는 목표에게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자리를 권했다. 비밀 접선이라면 그렇게 눈에 띄는 행위를 했을 리 없다. 남성은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오늘 아침 뉴욕 변두리에서 공허한 동양인을 또 만난다. 그는 중년 남성의 눈빛에서 아주 오래전 아버지의 눈빛을 본다.

 

****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머리 속에 외전 격의 곁이야기가 떠올랐다. 수지를 감시하는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 그 그림자는 그레이스가 고용했을 수도 있고, 해마다 아이리스를 보내는 누군가가 보냈을 수도 있다.(그 누군가가 그레이스 아니라면) 혹은 KK단의 누군가가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민국의 누군가가 고용했을 수도 있다.

 

아, 소설에서 그림자의 존재는 확실치 않다. 다만 수지가 누군가의 감시를 받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을 뿐이다. 그 생각은 착각일수도 있고, 실제일수도 있다. 나는 그 그림자가 실제이고, 그가 수지와 같이 한국에서 어릴때 떠나온 젊은이라는 가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이 흥미로운 책에 뻔한 미사여구로 감상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 내가 쓴 함량미달의 글이 이 책에 폐를 끼치겠지만, 나로서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것이라는 점을 알리며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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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13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오래 전에 읽었는데, 그래서 자세한 스토리는 기억이 가물가물해가는데, 그럼에도 감은빛님의 이 리뷰 첫줄을 읽는데 금방 알겠는거예요, 이 책이 이렇게 시작했다는걸.
은근히 긴장감을 더해주는 스토리에, 비밀스러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외로움, 쓸쓸함이 짙게 전해져 왔었지요.

감은빛 2013-08-14 11:37   좋아요 0 | URL
'오전 9시의 담배는 절망감의 표현이다.'로 시작하죠.
저도 이 문장이 인상적이어서 따라해봤어요.
알아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비밀스럽고 차분한 전개에 은근한 긴장감이 있죠.
외롭고 쓸쓸하고 축축하고 무거운 느낌이 글 전체를 지배하고 있어요.
그런 점이 무척 끌리는 책이었습니다.

마녀고양이 2013-08-14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최고의 찬사.
책이 좋은가 보네요.

감은빛님, 잘 지내시죠?
아침 9시의 담배는 공허함이군요, 제게 있어 커피가 다소 그렇다는... ^^

감은빛 2013-08-14 11:41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예요. 마녀고양이님!

이 책 제법 좋았습니다.

아침에 피는 담배는 늘 공허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커피도 그렇군요.
저는 커피를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시는 편이라 그 느낌을 잘 모르겠네요.

yamoo 2013-08-14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다는 단어가 반복되는 거 보니, 정말 재밌나보군요! 서점에서 한 번 훑어보고 재밌으면 그냥 서점에서 읽어야 겠어요^^

감은빛님 흡연자이시군요~ㅎ 아침에 피는 담배는 공허하다란 말을 누구한테선가 좀 들었습니다. 아마 친구들이 그랬던거 같아요. 저는 비흡연자라 저얼대 그 느낌을 알 수 없다는^^;;

감은빛 2013-08-14 14:47   좋아요 0 | URL
어, 동어반복이었군요. 막판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랬나봅니다.
서점에서 읽기에는 분량이 좀 많지 않을까 싶은데,
야무님 책을 빨리 읽으시나요? 속독법?

오랫동안 흡연자였구요.
끊었다고 해놓고 참고 참고 또 참는
(그러다가 도저히 못 참고 간혹 한 대 피우기도....)
생활을 한지도 제법 되었네요.

담배를 피워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알수 없죠! ^^

무해한모리군 2013-08-14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다음책을 내지 않나 궁금한 작가중에 하나입니다.
누구나 한권의 책을 쓸만한 이야기는 가지고 있다라는 얘기가 생각나기도 하고...

감은빛 2013-08-16 16:57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왜 차기작이 없을까요?
그 말 멋지네요.
휘모리님께서도 책 여러 권 쓰실만한 이야기 갖고 계시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들려주세요. ^^
 

 

1. 녹조라떼의 귀환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름하여 녹조라떼!

 

최근 이명박과 그 일당들이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한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대량으로 파기된 관련 자료들을 컴퓨터 하드에서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제 대운하 사기극, 대국민 사기극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올해 1월 이명박이 박근혜 정권 끝난 뒤, 차기 정권때 4대강을 대운하 사업으로 완성할 뜻을 밝혔다는 조선일보 기사(4월 22일자)도 눈에 띈다. 역행침식이 계속 일어나고, 여름마다 녹조가 창궐하고, 부실공사로 인한 댐(저들은 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댐이다.)의 누수, 해마다 악화된 수질을 관리하고 댐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국 5~6년쯤 버티다가 다시 대운하를 시도하겠다는 저들의 계획은 참 황당하다.

 

더 말이 필요없다. 지금이라도 당장 댐을 허물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과 4대강 전도사를 비롯해 여기에 연루된 사람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조사해서 그에 걸맞는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쓰는 수많은 국민들은 저 녹조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까?

 

녹조라떼의 귀환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녹조라떼 3종 세트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강정고령보에 창궐한 녹조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2. 강정 평화대행진

 

올해도 강정 평화대행진이 시작되었다. 작년과 거의 비슷한 기간인 듯하다. 작년과 올해 모두 마음은 함께 걷고 싶으나, 일터와 가족에게 매인 몸을 빼내기가 쉽지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따져보면 이만한 기회가 없다. 걷기 좋아하고, 제주의 경치를 좋아하고, 강정 마을을 살려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하고,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여름을 가장 재미있고 바람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비록 몸은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평화대행진을 걷고 있다. 함께 가자고 권했던 사람들.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페이스북 사진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3. 정전 60주년

 

몰랐는데, 올해가 정전 60주년이란다. 종전도 아니고 정전협정을 맺은 걸 굳이 기념해야하나 생각이 들었다가 그 악몽같은 전쟁이 멈춘 것 자체가 큰 의의가 있겠다 싶었다. 재밌는 사실 하나는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아니 이승만 정권이 고의적으로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미국(연합국)과 중국과 북한, 이 3자가 맺은 정전 협정이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전쟁을 끝내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북으로 올라가서 영토를 넓히기를 원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읽고 또 들었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서울 시민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남으로 도망갔던 주제에 전쟁이 길어지고, 국민들의 목숨과 삶 따위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연합국 덕택에 조금이라도 더 영토를 넓히고자 했다니! 정말 이승만과 그 똘마니들은 역사앞에 죄인이 아닐 수 없다!

 

철책선 근무를 섰던 건 겨울에서 봄까지 였다. 그래서 여름의 철책선은 기억에 없다. 함박눈이 내리는 철책선 너머로 어두운 북녘땅을 바라보던 기억과 날씨가 풀려 얼음이 녹고 푸른 초원이 펼쳐진 DMZ를 바라본 기억은 선명하다. 밤새 근무를 서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몸은 힘들고 마음은 아프지만, 이렇게 멋진 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은 기쁘고, 아무나 누리기 힘든 행운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상상을 해봤다. 푸른 군복과 방탄모에 군화 차림이 아니었다면, 실탄 75발과 수류탄 1발 수령을 복창하고, 총구를 앞세워 지뢰지대 푯말과 철책선을 따라 걸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와 망원경과 수첩과 연필을 들고 느긋하게 걸어다니면서 산과 초원과 그 속에 살아가는 생명들을 보고, 그리고, 기록하면서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정전 60주년, DMZ가 만들어진 지 60주년을 맞아

 DMZ 주변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에 대해

 조곤조곤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

 

 60년간 인간이 발길이 닿지 않아,

 비밀의 숲이 되어버린 DMZ 안에는

 어떤 생명들이 살고 있을까?

 궁금해?

 궁금하면 (5백원....이 아니라) 읽어 보시라! ^^

 

 

 제목처럼 DMZ에서 함부로 공을 차다가는

 지뢰밭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절대 공을 차면 안된다!

 (거기서 근무했던 짧은 기간동안  사고사례 전파를 통해

 전해들은 지뢰 사고가 여러 건 있었고,

 그 중에는 축구하다가 여러명이 희생된 사고도 있었다.)

 

 물론 이 책이 비무장지대 안에서 공을 차자는 의미는 아니다.

 DMZ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오늘날 DMZ의 존재 의의에 대해 알아보는 책이다.

  

 

 

 

4. 7월의 마지막 날

 

시간 참 빠르다! 벌써 7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7월의 단어를 꼽아보자.

 

① 이사준비

지겹고 또 지겨운 이사. 시간이 날때마다 집을 알아보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중간중간 비대하게 늘어난 짐 정리(주로 책정리)도 해야했다. 더운 날씨와 쉼없이 쏟아붓는 비에도 불구하게 이사갈 집을 구해야 했다. 하도 집을 많이 봐서 나중에는 이 집이 이랬는지, 저 집이 저랬는지 헷갈렸다. 살면서 가장 많은 집을 보러 다닌 시기였다.

 

② 맥주

여름이라 그랬는지, 비가 많이 와서 그랬는지 맥주를 참 많이도 마셨다. 운동을 시작하면서는 자연스레 술도 줄겠지 싶었는데, 밤 늦게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맥주와 안주를 사는 나를 발견했다. 집 주인과의 마찰과 이사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도 한 몫 했다.

 

③ 운동

그렇게 맥주를 마셨음에도 운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몸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하루 이틀 운동을 해나갈수록 몸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으면서 몸매를 위해서 하는 운동이 아닌, 몸을 위해 하는 운동으로 생각도 바꿨다. 명품 복근을 만들어준다는 운동보다는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는 운동 위주로 하고 있다. 그랬더니 몸매는 정말 덤으로 따라온다는 느낌이다.

 

 ④ 비

올해 7월을 한 글자로 정리하려면 '비'라고 하면 된다. 지겹게 쉼없이 내리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양을 쏟아붓기로도 대단했다. 덕분에 날마다 술이 땡기는 시간이었고, 비를 핑계로 사람들 불러내기 좋은 시기였다. 물론 나는 운동 덕분에 많이 자제했지만, 운동이 아니었다면 아마 날마다 취해서 지냈을 듯하다.

 

 

5. 책 읽기

 

이사를 위해 책정리를 하다보니,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책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 이 책도 샀었지. 아, 이 책은 한참 찾아도 안보여서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여기 있었네. 어, 이런 책도 집에 있었나? 책 정리를 하다말고 한 권을 펼쳐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들기 일쑤다. 이 책, 저 책 조금씩 야금야금 읽다 말다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운동과 맥주 덕분에 평소보다 더 책을 많이 읽었다. 평소라면 밖에서 사람들과 술을 마실 일이 더 많았을텐데, 저녁 시간에 운동을 하다보니 운동을 마치고 밤 늦게 혼자 맥주와 책을 붙들고 보낸 시간이 꽤 있었다.

 

쓰다보니 자꾸 길어지네. 이만 마무리하고 빨리 일을 마저 해야겠다. 오늘과 내일만 버티면 휴가다. 대신 월말, 월초에 몰리는 바쁜 일들과 휴가기간 동안의 업무 인수인계 준비까지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다.(바쁘다며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뭐냐?) 빡세게 일하고 뜨거운 휴가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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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7-3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조라떼, 기발합니다.
맥주를 마시며 책을 보시다니... 취하지 않는 음주 실력인 듯... ㅋ
올해 7월을 한 글자로 정리하면 '비'이군요.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 ^^

감은빛 2013-08-01 01:07   좋아요 0 | URL
작년 여름의 녹조라떼도 아주 심각했습니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좀 괜찮으려나 싶었는데,
남쪽에는 이른 폭염과 함께 녹조라떼가 아주 극심했나 봅니다.

맥주 뿐 아니라 가끔 소주를 비롯한 여러 술을 마시면서 책을 읽어요.
저번 글에도 썼지만, 술 마시며 책을 읽다보면
책에 빠져서 술을 마시던 사실조차 잊게 되기도 합니다.

페크님은 휴가 안가시나요?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겠습니다.

yamoo 2013-07-31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거가 녹조라떼군요! 아주 끔찍합니다. 저렇게 담아놓으니 맛있게는 보이네요..ㅡㅡ;; 운동 못한지 2년이 넘어갑니다.ㅜㅜ 대신 살이 오르고 있어요~ 제갠살이 필요하거든요..ㅋ 대신 뱃살도..ㅠㅠ

감은빛 2013-08-01 01:09   좋아요 0 | URL
아주 끔찍하죠!
명바기의 계획에 의하면 앞으로 매년 여름마다 저 지경이 될겁니다.
살이 필요하신 분이라니!
이 살과의 전쟁 시대에 아주 희귀한 분이시군요!

Mephistopheles 2013-08-0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XVIII...!!!!

감은빛 2013-08-06 02:11   좋아요 0 | URL
어머! 이건 무슨 뜻일까요?
로마자로 17인가요?
궁금해요!!!!

Mephistopheles 2013-08-06 10:43   좋아요 0 | URL
XVIII = 18 (본의아니게....근데 정말 욕나오는 상황이다 보니...)

감은빛 2013-08-13 17:37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뜻이었군요!
네, 누구라도 욕이 나올 수 밖에 없죠!

마녀고양이 2013-08-14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조 라떼, 색은 이쁘구만요.... ㅠㅠㅠㅠㅠㅠㅠㅠ(깊은 한숨)

더운 날 이사 잘 하셨나요?
정말 더워도 너무 덥네요, 그래도 운동도 하시고 기초 체력도 차근차근 쌓으신다니,
참 좋네요. 알차게 생활하시는 모습이 그려져요. 운동 하나 안 하고 살찌는 저는 어쩜 좋을까요?

오늘 하늘이 참 맑습니다.

감은빛 2013-08-14 11:47   좋아요 0 | URL
색은 예쁘죠! ㅠ.ㅠ

이사 아직 안했어요.
날이 더우니, 9월 말에 이사하자고 주인을 설득했어요.
지금 책 정리와 짐 정리를 해야하는데,
날씨가 더워서 암 것도 못하고 있어요.

마녀고양이님, 오늘도 즐거운 날 되시길 바랍니다! ^^
 

아침이 오는 소리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 '너를 사랑해(한동준)'는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라고 시작한다. 이 '아침이 오는 소리'라는 표현이 참 좋아서 오래 자주 흥얼거리곤 했다. 아침이 오는 소리는 과연 뭘까?

 

오랫동안 내게 아침이 오는 소리는 어머니가 깨우는 소리였다. 혹은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였다. 밤잠이 없고 아침잠이 많은 나는 전형적인 야행성 인간이었다. 늘 새벽까지 깨어서 책을 읽거나 뭔가를 끄적였고, 아침에 누군가 깨워주기 전에는 일어나지 못했다. 아침을 먹지 않는 습관도 이미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늦게 일어난 주제에 아침까지 챙겨먹을 여유 따위는 없었다.

 

자취할 때부터 아침이 오는 소리는 달라진다. 물론 생활 패턴 상 아침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 때가 더 많았지만, 집안에 있는 누군가가 내는 소리가 아닌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침과 함께 찾아왔다. 우선 새소리. 그 유명한 일찍 일어나는 새에 대한 경구처럼 새들은 정말 일찍 일어나나보다. 날이 채 밝기도 전부터 새 소리가 들렸다. 분명 주택가였고, 주변에 나무가 많지 않았음에도 새 소리는 매일 아침 들렸다. 산 아래 마을이었고, 거리가 좀 있긴 했지만 저 위로 숲과 공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땐 깨닫지 못했지만 아침마다 새소리를 듣는 것은 큰 축복이었다. 그리고 분주하게 비탈길을 내려가는 사람들 소리가 이어진다. 출근길과 등교길. 소리만 들어도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알수 있다. 운동화, 남성 구두, 뾰족구두, 통굽구두, 슬리퍼 다양한 신발들이 콘크리트 바닥을 밟으며 비탈길을 내려갔다. 매일 들리는 소리는 아니지만, '재첩국 사이소~!' 재첩 아지매 소리도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갈 때 종종 듣는 소리다. 밤새 술을 마신 날엔 슬리퍼를 끌면서 나가 한 그릇 사 마시고 잠이 들기도 했다. 커다란 들통을 머리에 이고 그 경사가 급한 골목길을 어찌 다니시는지 참 대단한 분이셨다.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에는 고시원에서 지냈다. 이때 아침이 오는 소리는 뭐였을까? 고시원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는 소리였겠지. 좁은 방, 얇은 벽 덕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옆방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다 알수 있다. 대학 근처였기에 학생들도 많았고, 나처럼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아침이면 공동 화장실과 공동 세면장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 쓰려고 경쟁이 치열했다.

 

지금 아침이 오는 소리는? 휴대전화 알람 소리다. 아내와 나 그리고 큰 아이의 휴대전화에서 각각 다른 시간에 다른 소리로 알람이 울린다. 우리 식구들 모두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여러번 알람이 울려도 금방 깨지 않는다. 아니 설마 깼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끄겠지. 난 조금이라도 더 잘래. 하고 다시 기절하듯 잠이 든다. 세 개의 전화기가 경쟁하듯 시끄럽게 한참을 울고 나서야 아내와 나 둘 중 하나가 깨서 알람을 끈다. 그제서야 이웃 집 나무에서 울어대는 새소리도 들리고, 계단을 쿵쾅거리며 내려가는 윗집 사람들의 발 소리도 들린다.

 

한동준의 저 달콤한 노랫말에 어울리는 아침이 오는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역시 새소리가 제일 어울리지 않을까? 아직 이사 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발 빵빵거리는 차 소리나 쿵쾅거리며 지나가는 열차소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음주 독서!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맥주와 함께 책을 읽을 계획이다. 지난 주에 읽었던 [통역사]는 정말 재미있었다. 그 문체와 분위기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맘에 쏙 들었다. 다만 결말이 좀 아쉬웠는데 전개 과정에서 던져진 이야기들을 다 수습하지 못하고 끝낸 듯한 느낌이 든다. 사실 거의 끝 부분에서 집중력이 좀 떨어졌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었을 수도 있다. 나중에 맨 뒷부분만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오늘은 무슨 책을 읽어볼까? 쌓아놓은 책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되는데, 일단 뽑는 기준은 무조건 재미다. 한 주간 머리 아프고, 신경쓰이는 일들이 너무 많았는데, 주말에도 공부와 정보를 위해 책을 읽고 싶진 않다. 이런 성향은 최근 영화를 선택할 때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예전에는 오락물이나 가벼운 영화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뭔가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고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에만 눈길을 보냈다. 요즘은 그저 시간 때우기용(킬링 타임이라고 하던데) 영화도 괜찮다 싶다. 생각할 꺼리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면서 재미도 있는 영화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젠 지향이 재미로 바뀌었다. 오락물 자체의 재미와 영화를 보면서 이런 방법으로 재미를 쫓는구나. 이럴 때는 이렇게 하는구나 등 분석하는 재미도 있으니 굳이 영화 자체가 철학적일 필요는 없겠다 싶다.

 

이야기가 영화로 새버렸는데, 오늘의 후보 도서를 골라보자. 운동을 마치고 맥주를 사와서 책상에 앉은 순간 제일 끌리는 책으로 선택할테다.

 

 

 다락방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의 추천도서였다.

 워낙 소개 글을 많이 봐서 내용은 대충 알고 있는데,

 잔뜩 기대를 갖고 읽었다가 실망하면 어쩌나?

 

 

 

 

 

 

 

 

 

 

 

 더글라스 케네디 책이 재밌다고 하길래

 오래전에 사 놓았는데, 여태 묵혀두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기욤 뮈소랑 비슷한 느낌이란

 글을 보고 살짝 망설여진다.

 아내가 사놓은 기욤 뮈소 책을 두 권 읽었는데,

 너무 뻔한 스토리에,

 문체나 구성이나 하나도 맘에 드는 게 없었다.

 

 어쨌거나 일단 읽어보고 판단해야겠지.

 

 

 

 

 

 이 책도 재밌다고 추천을 여러 번 받았다.

 사놓고 묵혀두다가 아주 뒤늦게 펼쳐든 게

 대략 1년 전쯤이었던가?

 그때 조금 읽다 말고 다시 묵혀두는 중.

 

 이번에 붙잡으면 한방에 끝내야지.

 과연 오늘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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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3-07-27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픽쳐 뻔~ 하진 않아요. 재밌어요. 어딘가 슬프기도하지만 ^^

감은빛 2013-07-30 15:53   좋아요 0 | URL
네, 북극곰님의 말씀을 믿고 조만간 도전해보겠습니다. ^^

다락방 2013-07-27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읽고 후기 써주실건가요? 저 후기 읽고 싶어요!!

감은빛 2013-07-30 15:55   좋아요 0 | URL
제가 어떤 책을 읽었으리라 생각하고 후기를 바라신 건가요?
후기를 쓰고 싶긴 한데, 이번 주는 많이 바쁘네요.
잠이 오지 않는 밤에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

다락방 2013-08-05 07:52   좋아요 0 | URL
당연히, 새벽 세시요!

감은빛 2013-08-06 02:13   좋아요 0 | URL
네. 그 책을 선택해서 단숨에 읽어버렸어요.
그리고 후기를 쓰고 싶지만, 손을 못 대고 있네요.
노력해보겠습니다!

따라쟁이 2013-07-2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후기!

감은빛 2013-07-30 15:56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께서도 기대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노력해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