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녹조라떼의 귀환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름하여 녹조라떼!
최근 이명박과 그 일당들이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한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대량으로 파기된 관련 자료들을 컴퓨터 하드에서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제 대운하 사기극, 대국민 사기극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올해 1월 이명박이 박근혜 정권 끝난 뒤, 차기 정권때 4대강을 대운하 사업으로 완성할 뜻을 밝혔다는 조선일보 기사(4월 22일자)도 눈에 띈다. 역행침식이 계속 일어나고, 여름마다 녹조가 창궐하고, 부실공사로 인한 댐(저들은 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댐이다.)의 누수, 해마다 악화된 수질을 관리하고 댐을 유지 관리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결국 5~6년쯤 버티다가 다시 대운하를 시도하겠다는 저들의 계획은 참 황당하다.
더 말이 필요없다. 지금이라도 당장 댐을 허물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과 4대강 전도사를 비롯해 여기에 연루된 사람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조사해서 그에 걸맞는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쓰는 수많은 국민들은 저 녹조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까?
녹조라떼의 귀환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녹조라떼 3종 세트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강정고령보에 창궐한 녹조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2. 강정 평화대행진
올해도 강정 평화대행진이 시작되었다. 작년과 거의 비슷한 기간인 듯하다. 작년과 올해 모두 마음은 함께 걷고 싶으나, 일터와 가족에게 매인 몸을 빼내기가 쉽지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따져보면 이만한 기회가 없다. 걷기 좋아하고, 제주의 경치를 좋아하고, 강정 마을을 살려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하고, 해군기지를 반대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여름을 가장 재미있고 바람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비록 몸은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마음은 평화대행진을 걷고 있다. 함께 가자고 권했던 사람들.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페이스북 사진들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3. 정전 60주년
몰랐는데, 올해가 정전 60주년이란다. 종전도 아니고 정전협정을 맺은 걸 굳이 기념해야하나 생각이 들었다가 그 악몽같은 전쟁이 멈춘 것 자체가 큰 의의가 있겠다 싶었다. 재밌는 사실 하나는 우리나라는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아니 이승만 정권이 고의적으로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미국(연합국)과 중국과 북한, 이 3자가 맺은 정전 협정이다. 당시 이승만 정권은 전쟁을 끝내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북으로 올라가서 영토를 넓히기를 원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읽고 또 들었다. 전쟁이 터지자마자 서울 시민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남으로 도망갔던 주제에 전쟁이 길어지고, 국민들의 목숨과 삶 따위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연합국 덕택에 조금이라도 더 영토를 넓히고자 했다니! 정말 이승만과 그 똘마니들은 역사앞에 죄인이 아닐 수 없다!
철책선 근무를 섰던 건 겨울에서 봄까지 였다. 그래서 여름의 철책선은 기억에 없다. 함박눈이 내리는 철책선 너머로 어두운 북녘땅을 바라보던 기억과 날씨가 풀려 얼음이 녹고 푸른 초원이 펼쳐진 DMZ를 바라본 기억은 선명하다. 밤새 근무를 서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몸은 힘들고 마음은 아프지만, 이렇게 멋진 곳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은 기쁘고, 아무나 누리기 힘든 행운이라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상상을 해봤다. 푸른 군복과 방탄모에 군화 차림이 아니었다면, 실탄 75발과 수류탄 1발 수령을 복창하고, 총구를 앞세워 지뢰지대 푯말과 철책선을 따라 걸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와 망원경과 수첩과 연필을 들고 느긋하게 걸어다니면서 산과 초원과 그 속에 살아가는 생명들을 보고, 그리고, 기록하면서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정전 60주년, DMZ가 만들어진 지 60주년을 맞아
DMZ 주변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에 대해
조곤조곤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
60년간 인간이 발길이 닿지 않아,
비밀의 숲이 되어버린 DMZ 안에는
어떤 생명들이 살고 있을까?
궁금해?
궁금하면 (5백원....이 아니라) 읽어 보시라! ^^
제목처럼 DMZ에서 함부로 공을 차다가는
지뢰밭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절대 공을 차면 안된다!
(거기서 근무했던 짧은 기간동안 사고사례 전파를 통해
전해들은 지뢰 사고가 여러 건 있었고,
그 중에는 축구하다가 여러명이 희생된 사고도 있었다.)
물론 이 책이 비무장지대 안에서 공을 차자는 의미는 아니다.
DMZ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오늘날 DMZ의 존재 의의에 대해 알아보는 책이다.
4. 7월의 마지막 날
시간 참 빠르다! 벌써 7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7월의 단어를 꼽아보자.
① 이사준비
지겹고 또 지겨운 이사. 시간이 날때마다 집을 알아보러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중간중간 비대하게 늘어난 짐 정리(주로 책정리)도 해야했다. 더운 날씨와 쉼없이 쏟아붓는 비에도 불구하게 이사갈 집을 구해야 했다. 하도 집을 많이 봐서 나중에는 이 집이 이랬는지, 저 집이 저랬는지 헷갈렸다. 살면서 가장 많은 집을 보러 다닌 시기였다.
② 맥주
여름이라 그랬는지, 비가 많이 와서 그랬는지 맥주를 참 많이도 마셨다. 운동을 시작하면서는 자연스레 술도 줄겠지 싶었는데, 밤 늦게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맥주와 안주를 사는 나를 발견했다. 집 주인과의 마찰과 이사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도 한 몫 했다.
③ 운동
그렇게 맥주를 마셨음에도 운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몸매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하루 이틀 운동을 해나갈수록 몸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으면서 몸매를 위해서 하는 운동이 아닌, 몸을 위해 하는 운동으로 생각도 바꿨다. 명품 복근을 만들어준다는 운동보다는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는 운동 위주로 하고 있다. 그랬더니 몸매는 정말 덤으로 따라온다는 느낌이다.
④ 비
올해 7월을 한 글자로 정리하려면 '비'라고 하면 된다. 지겹게 쉼없이 내리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양을 쏟아붓기로도 대단했다. 덕분에 날마다 술이 땡기는 시간이었고, 비를 핑계로 사람들 불러내기 좋은 시기였다. 물론 나는 운동 덕분에 많이 자제했지만, 운동이 아니었다면 아마 날마다 취해서 지냈을 듯하다.
5. 책 읽기
이사를 위해 책정리를 하다보니, 구석구석 숨겨져 있던 책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아, 이 책도 샀었지. 아, 이 책은 한참 찾아도 안보여서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여기 있었네. 어, 이런 책도 집에 있었나? 책 정리를 하다말고 한 권을 펼쳐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들기 일쑤다. 이 책, 저 책 조금씩 야금야금 읽다 말다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운동과 맥주 덕분에 평소보다 더 책을 많이 읽었다. 평소라면 밖에서 사람들과 술을 마실 일이 더 많았을텐데, 저녁 시간에 운동을 하다보니 운동을 마치고 밤 늦게 혼자 맥주와 책을 붙들고 보낸 시간이 꽤 있었다.
쓰다보니 자꾸 길어지네. 이만 마무리하고 빨리 일을 마저 해야겠다. 오늘과 내일만 버티면 휴가다. 대신 월말, 월초에 몰리는 바쁜 일들과 휴가기간 동안의 업무 인수인계 준비까지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다.(바쁘다며 이 글을 쓰고 있는 건 뭐냐?) 빡세게 일하고 뜨거운 휴가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