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국가에서든 강간당한 여성은 강간과 관련된 모든 법은 여성에게 불리한 경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간으로 비난받는 것은 피해자 여성이다. 피해자 여성이 남성을 고발할 경우 법정에서 두 번째 '강간'이 일어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변호사는 피해자의 성생활에 대하 질문할 모든 자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가해자 남성의 행위는 호탕한 무사 기질 정도로 가볍게 처리된다. -p.86~87



어제 링크했던 BBC 의 버닝썬 다큐를 보고 강간과 피해자 그리고 가해자에 대해 생각이 많았는데 마침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위와 같은 구절을 읽게 됐다. 다큐에서는 익명으로 강간 피해자가 나와 자신이 버닝썬에서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었던 일, 눈 떠보니 침대 였고 자신에게 술을 주었던 남자와 함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비명을 질렀더니 가해자가 입을 막고 자신의 몸 위로 올라타 자신이 죽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그렇게 강간을 당했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했다. 집에 보내달라고, 엄마가 보고싶다고, 제발 집에 보내달라고. 그러자 가해자는 자신과 사진을 찍어야만 보내주겠다고 했단다. 피해자는 무력하게 그의 강압에 못이겨 억지로 브이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경찰에 강간을 신고했지만 가해자는 함께 찍은 사진을 내밀며 합의하에 한 관계라 말했고, 그의 강간 범죄는 인정되지 않았다 했다.




다큐에서는 생전 구하라의 영상도 보여주었다. 다큐를 보면 알겠지만, 구하라는 버닝썬 사건의 가해자들을 잡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 역시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였고 그래서 돕고 싶다고 취재중인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구하라의 전남자친구 최종범은 구하라의 섹스 영상을 찍었다. 그 영상을 빌미로 구하라를 협박했다. 나는 네 연예인 생활 끝나게 해줄 수 있다고. 그간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바쳐 이룩했던 삶을 끝나게 한다는 소위 남자친구라는 사람의 협박에 구하라는 무릎 꿇고 그에게 빌었다. 제발 그 영상을 공개하지 말라고. 그러나 최종범의 영상 촬영은 무죄로 판결났다. 오덕식 판사는 그가 영상을 찍은 것은 범죄의 의도가 없다고 보았고, 굳이 그걸 자기가 보고 판단하겠다고 해서, 구하라와 구하라 측 변호인이 그러지 말아달라고 하는데도 그 영상을 시청했다. 명백한 2차 가해였다. 그러고 판결한 게 최종범의 불법촬영혐의 무죄였다.


"동의를 받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라는 것이 이유였다. 


동의를 받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것은 아니다??? 우리, 어디서 많이 본 논리 아닌가.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닌 것처럼?


https://www.insight.co.kr/news/257073


마리아 미즈가 책에서 언급한대로 법정에서 두번째 강간이 일어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닌가. 판사가 굳이 그 영상을 확인하려 들고, 웃으며 브이한 사진을 보며 합의했네, 라고 말하는 경찰을 앞에 두고 돌아서야 하는 피해자라니. 왜 피해자가 매달리고 피해자가 애원하고 피해자가 무릎 꿇어야 하는가. 





여성은 모든 민주주의 헌법이 선언하고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 중 일부, 특히 신체가 해를 입지 않을 불가침의 권리가 여성에게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된다. 모든 여성은 이런 남성 폭력의 잠재적 피해자라고 하는 암울한 사실과 힘과 교양을 갖춘 근대 민주주의 국가가 여성의 이런 기본권들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막막한 현실을 접하면서 많은 페미니스트는 여성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국가가 동맹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회의를 품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근대 민주주의의 '문명화된' 사회에서 노골적인 폭력이 사라졌다고 하는 모든 주장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이 사회에서 자주 찬미되는 '평화'가 사실은 여성에 대한 일상적이고 직간접적인 공격에 기초한 것임을 점점 더 많은 여성이 깨닫기 시작했다. 독일 평화운동에서 페미니스트는 이런 슬로건을 만들었다. '가부장제의 평화가 여성에게는 전쟁이다.' -p.87



버닝썬 사건에서도 경찰과의 유착관계가 드러났으나 정작 경찰총장보다 더 힘이 세다는 윤규근  총경은 벌금 2천만원이 이 조직범죄의 처벌 전부였다. 벌금형이라 공무원직을 잃지 않았다. 며칠전 뉴스에 나온 서울대 n번방 사건에서도 경찰들은 '텔레그램이라 수사가 어렵다', '피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 며 피해자들을 돌려보냈다. 피해자들은 추적단불꽃을 찾아갔다. 추적단불꽃의 원은지 님은 텔레그램에 잠입해 결국 범인들을 잡는데 성공했다. 피해자가 무릎 꿇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가해자를 잡는 일까지도 해내야 했다. 왜? 경찰이 그리고 나라가 도와주지 않으니까. 마리아 미즈가 언급한대로 '신체가 해를 입지 않을 불가침의 권리가 여성에게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2024년에도 여전히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우리는 곧잘 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고 부르짖곤 하는데, 여성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국가가 동맹자가 될 수 있을까? 아니, 여성해방의 동맹자라니. 오히려 국가는 여성을 죽이는 일에 동맹자가 되고 있지 않은가. 가해자의 편에 서있지 않은가. 



마리아 미즈의 이 책,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1986년에 쓰여졌다. 그러나 2024년에도 여전히 변한 게 없다. 국가는 여성의 해방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국가는 여성을 죽이는 일에 동참한다. 민주주의가 보장하는 기본권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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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5-22 1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호 정희진 <공부>에서 ˝성폭력 가해자 산업의 형성 <시장으로 간 성폭력>˝편 들으면서도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형산업처럼 대부업체까지 끼고 성폭력 변호인단 패키지 꾸리는 나라가 전 세계에 또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게 법정에서 또 먹힌다는 것도 암담하고... 이놈의 한남민국에서 평생 이런저런 성폭력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한국 여자가 과연 있을까 싶고.... 근데 저런 놈들은 출소해서 잘 먹고 잘 살고. -_- 한국 남자들은 어디서부터 문제일까요? 답없다 정말......(최종범은 말할 것도 없고 오덕식 죽이고 싶네요;;;)

다락방 2024-05-22 11:32   좋아요 1 | URL
정희진의 공부 다 듣지는 못했지만 저도 <시장으로 간 성폭력> 편은 들었거든요. 아예 성범죄 가해자를 위한 법무법인이 따로 있고.. 하아- 미친 나라인것 같아요 정말. 성범죄 가해자들이 살기에 최적의 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권이 성범죄 가해자에게만 있는 나라.. 승리가 나와서 사업한다고 돌아다니고 있는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요. 얼굴도 못들고 다녀야 정상일 것 같은데, 일전에 무슨 영상 보니까 어딘가에서 사업설명회인지 뭔지 여튼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그러더라고요? 씐났던데.. 뭐가 그렇게 씐날까요? 자기 때문에 범죄 피해자가 된 여자가 많은데. 게다가 정준영도 출소했어요. 미치겠네요. 최종범도 지금 미용실 하고 있을지. 윤규근도 오덕식도 그리고 승리파 모두 최종범까지 정말 다 죽여버리고 싶어요. 저는 이렇게 죽여버리고 싶은데 어째서 다들 감옥에조차 있지 않은걸까요? 답 없는 한남민국 ㅠㅠ

단발머리 2024-05-22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장으로 간 성폭력> 3-4번에 나눠서 들었어요. 듣기 힘들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

저 밑에 링크 올려두신 거 몰랐거든요. 근데 어제 제 유튜브에 저 링크가 뜨더라구요. 보기 힘들지만... 다들 보셨으면 좋겠어요 ㅠㅠㅠ 저는 강력한 처벌만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딱 답은 아니구요. 어디 가서 판사들 정신 교육이나 좀 시켜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배심원 재판은 나은가... 그 에피소드에서 정희진 선생님은 그건 또 아니라고 하시고....

무엇보다 전 그 영상에서, 두 분 기자분들.......... 마음을 다해 진짜 존경합니다. 어쩜 그렇게... 용감하고 담대할 수 있을지... 불꽃추적단도 그렇구요.
남자들이 망친 세상을 여자들이 구해요ㅠㅠㅠ 욕 먹어가면서 협박 당해가면서 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24-05-22 11:56   좋아요 2 | URL
대한민국이 한남민국인건 알았지만 <시장으로 간 성폭력> 방송 듣다 보니 제 생각보다 더 심한 한남민국, 가해자나라 더라고요. 저 그 책 진작에 사두었는데 아직 읽지도 못하고 있네요. 그런데 못읽겠어요. 읽다가 얼마나 화가 날까요. 하아-

그 두 분 기자들 그렇게나 협박과 조롱을 당하면서도 그 일을 해내신게 정말 너무 대단하죠. 존경스러워요. 말씀하신 것처럼 남자들이 망친 세상을 여자들이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네요. 저는 비비씨 버닝썬 다큐에서 강간 피해자가 강간 가해자에게 무릎 꿇고 집에 가게 해달라고 빌었다는데, 그리고 그 얘기 하면서 몸을 떠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대체 왜 타인에게 그렇게까지 함부로 하면서 강간을 저지르는걸까요? 도대체 왜요?

버닝썬 전직원은 지금도 강남 클럽들이 그렇다면서 여전히 다른 클럽에서 일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것도 이해가 안됐어요. 하아- 저도 저 다큐 다들 보셨으면 좋겠어요.
 

아마 아시는 분들도 있고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공유합니다.

비비씨에서 만든 버닝썬 다큐 입니다. 영상은 한시간 약간 넘습니다.


정준영도 출소했고 승리는 사업하고 돌아다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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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4-05-22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상을 애써 끊어서 보다보니 이제 다 봤습니다.
아...정말....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가? 싶네요.
여성 기자님들 그리고 여러사람들의 용기 덕분에 버닝 썬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 분들의 고충이 참 마음 아프네요.
용기있는 행동을 한 것인데 더군다나 임신까지 한 몸으로 그렇게 대의를 위해 행동하기 힘든데 협박과 위협...ㅜㅜ
정말 대단하고 단단하신 분들이십니다.
그리고 구하라 가수도 정말 마음 아파요.
구하라 가수도 정말 용기있는 여성이었는데 그걸 제가 몰라봤다니....
암튼 보면서 울컥 여러 번 했어요.ㅜㅜ
저들이 과연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한 여성분의 인터뷰 중 울먹이며 말한 떨리던 그 발언이 잊혀지지 않네요.
죄책감....
피해자가 원하는 건 그 죄책감인데....
그들은 과연....
착찹합니다.

다락방 2024-05-24 07:47   좋아요 1 | URL
저도 익명의 여성분이 인터뷰도중 몸을 떨던게 잊혀지지가 않아요. 피해자는 사건이 지난 후에도 몸을 떨어야 하는데 가해자들은 너무 뻔뻔하게 잘 살고 있는것 같아서 억울합니다. 얼굴을 들고 다니지도 못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러나 그런 죄책감을 가질 사람들이라면 애초에 그런 짓을 하지도 않았겠지요. 지금이라도 비비씨가 이런 다큐를 만들어주고 방송해주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잊어갈 때쯤 또 말하고 또 말하고 해야할 것 같아요. 이걸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온 나라가 합심해서 여자들을 괴롭히고 있어요 ㅠ

은오 2024-05-24 0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보려고 며칠전에 나중에 볼 동영상에 추가해뒀는데... 보고 올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4-05-24 07:47   좋아요 0 | URL
네네, 은오 님. 마음 단단히 먹고 보고오세요!!
 

여행갈 때 계획을 짜는 편은 아니지만 굵직한 목표 같은 것은 몇 개 정해두고 가는 편이다. 

이를테면 포르투갈에는 프란세진야를 먹으러 간다든지(사실 프란세진야를 먹으러 포르투갈에 간거지만), 뉴욕에는 센트럴 파크를 목표로 간다든지 하는 그런 식이랄까. 말레이시아에는 카야토스트를 먹으러 다녀왔고, 그렇다면 이번 대만은? 

대만은 음식이 맛있다는 얘기를 익히 들어왔음에도 이번에 대만 가는 최대 목표는 달리기였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첫 여행이었으니 좋았어, 낯선 도시에서 달리기, (아마도) 모든 러너들의 로망! 그걸 해주겠어!! 달리기 위해 대만을 가는 건 아니었지만 대만에 가면 달리겠다! 라는 목표 한가지만이 나에게 있었다. 

딱히 뭘 준비하는 편이 아니긴 하지만 아니 그래도 그렇지, 뭘 먹을지도 모르는채로 이렇게 그냥 훅 떠나도 되나, 뭐라도 하나 이걸 반드시 먹어보자 하는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여행 출발 바로 하루 전날 들었다. 신계숙의 이번 <맛터사이클 다이어리>가 대만편인건 알고 있었는데, 본방송은 내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하고 다시보기는 되지 않더라.(내가 못찾은 걸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보지 못해 대만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어, 흐음, 같이 가는 친구가 대만에 한 번 다녀왔다니 무조건 그 친구만 따를까, 하다가 그래도 나 역시 하나의 정보라도 있어야 되지 않나 싶어지는거다. 대만 맛집으로 검색해볼까? 하다가 퍼뜩,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대만 여자사람이 생각났다. 우린 말레이시아에서 만나 합석한 뒤 서로의 '라인'에 친구추가를 해둔 터다. 그 당시 식당에서 헤어지고 난 뒤에 잠깐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그 뒤로 지금까지 우리가 서로에게 말을 건 적은 없었는데, 갑자기, 불쑥, 내가 말 걸어도 될까?



(여기서 잠깐.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대만 여자사람 이야기는 여기 -> https://blog.aladin.co.kr/fallen77/15295296 )


나는 라인앱으로 들어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잘 지내니, 우리 말레이시아에서 만났는데 혹시 기억하니? 라고 시작하면서 '내가 내일 대만에 가는데 혹시 추천해줄 음식이 있니?' 하고 물었다. 그녀의 답변이 도착하기 전, 좀 걱정이 됐다. 그러니까 오랜만의 갑작스런 연락인데 괜찮을지, 혹여 그녀는 여행이 끝난 후 나를 라인에서 삭제한 건 아닐지, 삭제는 안했어도 이런 갑작스런 메세지는 당황스럽지 않을지, 뭐야 이 사람 왜 연락해 라는 생각을 하진 않을지. 나는 내 라인에 그녀가 있는게 좋았지만 그녀 역시 그럴지는 내가 알 수 없으니 나는 어쩌면 원하지 않는 그녀에게 실례를 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메세지를 보내놓고 그녀로부터 답이 없거나 혹여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당황하거나 싫은 기색이 느껴진다면, 쏘리라고 말하고 바로 물러나자, 결심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반갑게 인사를 되돌려주었다. 그리고 바로, 식당도 한 곳 추천해주었다. 서툰 영어로 나누는 대화였지만 그녀로부터 어떤 싫은 기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심지어 그녀는 며칠간의 일정이냐 물은뒤 내 일정중에 하루, 잠깐 볼 수 있냐고 묻는게 아닌가. 잠깐이면 된다고, 뭔가 좀 주고 싶다는 거다!! 아니, 뭐라고???????????? 내가 혹여 귀찮게 하는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나를 만나고 싶어하네? 좋았어! 나는 그녀에게 호텔 정보를 주고 호텔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러고나자 마음이 바빠졌다. 그녀는 나에게 뭔가 something 준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나 역시 선물을 들고가야하지 않나. 그녀는 대만에서 살 수 있는 걸 내게 줄텐데, 나 역시 한국에서 살 수 있는 한국 것을 주는게 좋겠는데, 뭘 해야 하지? 갑자기 하루전에 준비할 수 있는게 뭘까?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건, 뭐지? 면세점에서 구매는 가능하지만 그건 너무 흔하지 않나? 그렇게 고민하다가, 오호라! 전주초코파이를 생각해냈다! 전주초코파이라면 마켓 컬리로 주문해서 새벽에 받을 수 있다. 나이쓰! 나는 전주 초코파이 두 박스를 주문했다. 하나는 내 꺼 하나는 대만 여자사람에게 선물 ㅋㅋ 그렇게 다음날 새벽에 도착한 전주초코파이 한 박스를 캐리어에 넣고 나는 대만으로 갔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기로 한 토요일.

나는 아침에 공원을 달렸고 씻고 밥을 먹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호텔 앞으로 갔다. 그녀는 나보다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해서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그녀가 나를 알아봐주겠지, 하고 나선 참이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서로 긴가민가 하다 알아보았다. 그녀는 반갑다며 선물을 내밀었는데, 아니, 세상에, 펑리수와 누가 크래커를 잔뜩 안겨준겁니다. 눈물이 났죠..



펑리수와 누가크래커는 유명하지만 여기 것이 제일 유명하다면서 주었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나도 내가 준비한 전주초코파이를 건넸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혹시 잠깐 시간 괜찮으면 커피 한 잔 할래? 했더니 그녀가 좋다고 했다. 마침 호텔 1층에는 까페가 있던 터라 우리는 들어가서 나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그녀는 차가운 말차라떼를 시켰다. 대화를 나눠보니 그녀가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녀를 만나서 '어제 내가 추천한 레스토랑 갔다왔어' 하고 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줬다. 맛있었어. 고마워, 하고. 친구는 내게 그 식당을 추천해주면서 미슐랭인데 not expensive  라고 했던 터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저렴한 가격대에 맛있는 걸 먹고왔다. 



사실 우리가 말레이시아에서 잠깐 만나 합석한터라 서로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황. 나는 그녀에게 '너는 학생이니?' 물었다. 그녀는 아니라고, 회사에 다닌다며 자신이 태어난 년도를 얘기해주고 나이도 얘기해주었다. 서른살이라고 했다. 오! 너 되게 어려보인다, 스물셋이나 넷인줄 알았어! 라고 말했더니 그녀는 빵터져서 웃었다. 그녀가 나이를 말했으니 나도 말해주는 것이 이 세계의 도리. 나는 내 나이를 공개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쩐지 그녀에게 미안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너 되게 어려보인다, 난 너 내또래인줄 알았어!' 하는게 아닌가. 아니, 네? 서른..살이면서 무슨 말씀 이세요? 나는 그녀에게 No kidding! 이라고 한 뒤, 너는 베리베리베리베리 카인드하구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녀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그녀가 다니는 회사는 쉬는 날을 연달아 이틀까지만 허락하기 때문에 유럽을 갈 수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9월에 홍콩에 갈거라고.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더 글로리> 와 <눈물의 여왕>을 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듀오링고 얘기를 꺼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친구 오 그런거 있는줄 몰랐다면서 핸드폰 꺼내서 내 앞에서 듀오링고 깔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오링고 이쯤되면 나한테 수고비좀 줘야 되는거 아니냐? 광고료라도 주거나? 이젠 하다하다 대만에서도 듀오링고 새로 설치하게 만든다니까, 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한국에 또 오게 되면 메세지 보내라고, 그때 만나자고 이야기를 하며 헤어지려는데, 아니 이 친구가 까페의 케익 코너로 나를 데려가서는 케익을 고르라는 거다. 친구랑 둘이 먹으라고. 그래서 내가 됐다고 아니라고 하는데도 자꾸만 고르래, 그래서 하나 골랐는데 하나 더 고르라는 거에요. 아니야, 하나면 돼, 하나만 할게, 해도 자꾸 두 개 고르라고 해서 케익 두 개를 골랐다. 세상에, 내가 연락해도 괜찮을까, 했는데 이 친구는 나를 만나러 와주고 내게 선물을 주고 커피도 사주고 케익도 사줬다. 힝 ㅠㅠ  결국 나는 객실로 이 많은 걸 가지고 올라갔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로부터 메세지가 도착했다.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안다는 그녀는 한국말로 내게 메세지를 보낸 거다.




아니, 여러분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인류애가 솟아난다.... 팡팡!!!!!



친구랑 다시 외출하고 돌아온 늦은 밤, 우리는 대만 친구가 준 케익을 꺼내두고 와인을 마셨다. 나는 사진을 찍어 대만 친구에게 보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번 대만 여행은 짧았는데 얼마나 알찼는지 모른다. 대만에서 있는 시간 내내, 나는 너무나 즐거웠다. 여행지라는 장소로만 놓고 본다면, 내가 즐겨찾을 장소가 될 것 같진 않은데(베트남이 더 좋다), 그런데 대만에 머무는 동안 '와 인생 너무 즐거워' 하는 생각을 수차례 했던 거다. 내 인생 진짜 뭐냐, 어디로 가냐, 삶은 진짜 개꿀 즐겁다, 하고 자꾸 웃음이 비어져 나오는거다. 사실 대만으로 떠나기 전 다른 일 때문에 몹시 심란했고, 이걸 어쩌나 하면서 고민했었는데, 대만에 도착해서 그 뜨거운 태양 아래 걷고 또 뛰고 외국인 친구를 만나노라니 내 인생이 너무나 뿌듯한거다. 이렇게 즐거운 인생이 나이들수록 펼쳐진다는 게 너무 짜릿하고 그런데 이만큼이나 나이를 먹었다는 깨달음에 살짝 우울해지기도 했다. 앞으로 더 즐거울 것 같은데 인생이 유한하다니, 너무 싫잖아!!!!! 오래 살고 싶어, 안죽고 싶어, 나는 이 즐거운 인생을 계속 누리고 싶다!!!!!!




전날도 빨빨거리긴 했지만, 이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달리기-호텔 근처 산책-샤워-대만 삼각김밥과 한국 컵라면으로 식사-대만 친구 만나기-내 친구랑 시내 돌아다니기-우육면 먹기-계속 돌아다니기-저녁 두 번 먹기-숙소 들어와 씻기-와인에 케익 먹으며 수다를 두시까지 떨기-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먹기


까지 했더니 얼라리여, 돌아오는 날 침 삼킬 때 목구멍이 아프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라 챙겨간 비타민과 타이레놀을 먹으면서 안돼, 아프지마,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목이 더 아파오더니, 비행기 에서는 기절해 버렸고, 밤 11시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온 몸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아 체온을 재보니 38.5 도였다. 아...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걱정스런 마음에 타이레놀과 집에 있는 약 대충 챙겨 먹고 잤는데, 열은 내렸지만 목구멍이 넘나 아픈거에요. 그래, 내가 너무 무리하긴 했지. 즐겁다고 오버했어 ㅠㅠ 


그래서 어제는 병원 가서 엉덩이 주사 맞고 약도 처방 받았다. 닥터가 내 목구멍 들여다보면서 '으이크, 많이 부었네..' 하더라. 하아- 제가 여행다닌다고 아프고 그런 사람 아닌데요, 이번엔 진짜 넘나 오버했음을 인정합니다. ㅠㅠ 



그렇지만 인생은 개꿀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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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5-21 08: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국제 언니 등극 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진짜 다락방 서른으로 보여요???! 내가 곧 확인한다…. (올해 안으로)

초코파이 두 상자 다 그녀 줄 줄 알았읍니다….🤣🤣

단발머리 2024-05-21 09:23   좋아요 4 | URL
딱 서른살로 보여요. 그니깐 뱀파이어인가. 난 처음 만난 날에도 예상보다 되게 어려보인다 그런 생각했거든요.

올해 안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접선의 날 생중계하라! 하라! 하라!

잠자냥 2024-05-21 09:29   좋아요 3 | URL
저도 좀 어려보이기는 한데......
누가 더 어려보이는지 곧 확인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05-21 09:34   좋아요 1 | URL
은오님 바빠서 안 오는데.... 여기서 이렇게 매력발산하지 마시구요.
전 실물로만 이야기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안 봐서 몰겠네요. 아, 궁금타! 그래도 난 락방님에 1표!

다락방 2024-05-21 09:40   좋아요 3 | URL
아아 아닙니다. 단발머리 님은 절 좋게 말해주시는 거고 대만 친구도 역시나 저를 너무 좋게 말해주는 겁니다. 저는 평범하게 제 나이로 보이고요, 가끔 길 가다가 ‘아줌마‘ 소리 듣습니다. 머리에는 새치가 가득합니다. 결코 젊어보이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아-

이를 어쩌면 좋아. 대한민국에도 대만에도 친절한 여성들이 한가득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5-21 10:10   좋아요 3 | URL
단발 님, 은곰탱이도 곧 보기로 했습니다~!!

단발머리 2024-05-21 10:33   좋아요 2 | URL
어맛! 이 만남 세기의 만남! 😵‍💫😵‍💫😵‍💫
알라딘 tv 생중계를 권합니다!

독서괭 2024-05-21 13:17   좋아요 2 | URL
오오오오 은오님 뽀뽀 방패로 저 좀 불러 주시라요 ㅋㅋ

은오 2024-05-24 03:10   좋아요 2 | URL
뽀뽀 후기로 찾아올 예정인데... 회장님을 방패로 데려가면 어떡하죠?! 😱😱

바람돌이 2024-05-21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만에서도 역시 인기녀! 거기다 저녁 두번 먹고도 여지없이 등장!
어디를 가나 초지일관 정체성을 꼿꼿하게 유지하시는 다락방님이십니다. ㅎㅎ 저는 부화뇌동형이라 살짝 부러움요. ㅎㅎ

다락방 2024-05-21 09:41   좋아요 0 | URL
저는 한결같은 사람인 겁니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결코 다이어트에는 성공할 수가 없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만에서도 인기라뇨, 대만 친구 딱 한 명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5-21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사까지 맞을 정도면 많이 아프신 듯... 무리하셨네요. 얼른 회복하세요~~
언니, 언니, 국제 언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21 09:41   좋아요 2 | URL
제가 무리하긴 했습니다. 인정합니다. 씐난다고 흥분해서 자제할 줄을 몰랐어요. 하아-
아무튼 이렇게 국제언니는 물러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5-21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기 많고 멋진 다락방 님인 줄 알았지만 정말 멋지네요!
세계적인 언니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그럴려면 무리는 금물, 잘 드시고 쉬셔야 해요!
그나저나 은오 님과 자냥 님의 만남은 생중계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다락방 2024-05-21 12:10   좋아요 0 | URL
인기 많고 멋지다기 보다는 타인과 대화하는 걸 즐기는 사람 정도가 맞는 표현 같습니다. ㅋㅋ
이번에 확실히 내 체력 과신해서 무리하는 건 안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쉬엄쉬엄 살아가야겠습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4-05-2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친구 분과 연락이 닿아서 대만에서 만남을 가졌다니 제가 더 짜릿하네요! 게다가 대만에서 달리기라뇨!!! 정말 멋집니다. 저는 요새 일이 바빠서인지 몸이 좋지 않아서 달리기는 강제 휴식중이에요ㅠㅠ 대만 음식은 어떠셨어요? 고수도 잘 드시는 분이니 대만 음식 문제 없으셨을 것 같긴 합니다! 무리하셨을텐데 휴식 잘 하셔서 잘 회복되시길^^

다락방 2024-05-21 14:38   좋아요 0 | URL
대만 음식 맛있었어요! 친구가 제가 좋아할거라 그랬거든요. 마지막 날 공항에서 트러플볶음면 먹었는데 엄청 맛있더라고요!! 음식 얘기는 투비에 써보려고 합니다. 루러우판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껄껄.

저는 이번주에 운동을 아예 쉬려고 하는데 이러다 달리기 감 잃을까봐 너무 걱정되네요 ㅠㅠ
아무튼 거리의화가 님, 우리 무리하지는 맙시다. 뭐가 됐든 말이지요.

독서괭 2024-05-21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다락방을 안 만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만난 사람은 없다.. 한번 만나면 다시 만나고 싶어지는 그녀!! 얼굴나이 서른살 다락방!! 꺄오
저까지 기분 좋아지는 여행 후기네요. 그 대만 친구는 어떻게 한번 보고 다락방님의 취향 딱 맞추고 ㅋㅋ 먹는 거에 진심인 사람인 걸 ㅋㅋ 그러고보니 첫만남에서 두메뉴 시켰다고 했나요.. 아 그래서 그렇구나?
다락방님 감기 빨리 나으시길요~

다락방 2024-05-21 14:41   좋아요 1 | URL
아니 서른살은.. 진짜 가도 너무 갔어요. 아니에요. 저는 제 나이로 보입니다. 그녀가 저에게 너무 관대했어요. 하아- 그렇지만 한 번 보면 다시 보고 싶어지는 사람인 건 맞죠. 제 애인 중 하나도 저 처음 만나고나서 바로 그 날 물었거든요. ‘나 다시 만날거에요?‘ 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는 증맬루 너무 잘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은 어제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상태가 메롱이긴 합니다. 사람이 좀 겸손하고 자중하고 그럴 줄을 알아야 되는데 말이지요. 저는 왜 그러지를 못할까요.. 인생.....

은오 2024-05-24 0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인류애 폭발하는 페이퍼 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이나 대만 친구분이나 넘 사랑스러워요...😭

다락방 2024-05-24 07:48   좋아요 0 | URL
이 험난한 세상에 인류애 폭발하게 해드렸다니, 너무나 다행입니다, 은오 님!! 만세!! >.<
 

여성에 대한 직접 폭력의 다양한 양상은 시대와 무관한 남성의 타고난 가학성 때문이 아니다. 이는 남성이 부와 생산적 자본을 경제적 힘이 아니라 직접적인 폭력과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통제를 통해 축적하고자 하는,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원시적 축적’ 과정의 메커니즘때문이다. 이 장은 가부장적 폭력이 일부 봉건적 과거의 특징이 아니라, 이른바 근대화 과정의 필수 요소로 엮여있음을 보여준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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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서점을 검색해 가봐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마침 눈 앞에 서점이 딱 보여서 들어갔다.

전부 중국어로 써있어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뿐이었지만, 여하튼 책이 잔뜩잔뜩 깔끔하게 꽂혀있는 걸 보는 건 참 좋다.


자, 대만의 한 서점이다.














내가 모르는 언어라서 책을 한 권 사야지, 하는 마음은 전혀 생기지 않았다. ㅎㅎ




월요일이니까 책탑을 올려야 하는데, 어젯밤 열한시에 집에 들어가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했다. 너무 피곤했어.. 책탑은 없지만 내가 산 책은 이렇게 두 권이다.
















[보스턴 사람들]은 투비에서 후기를 보고 샀고, [티처]는 인스타그램에서 광고 보고 샀다. 아놔.. 하다하다 인스타 보고도 책 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약소하게 두 권 샀고요, 책 구매는 쭉 이어집니다. (안돼!)


다음엔 대만 친구 얘기로 돌아올게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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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5-20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두권 정말 약소하네요! 서점 구경 즐거우셨나요^^

다락방 2024-05-21 09:42   좋아요 1 | URL
서점 구경은 정말 즐겁죠! 그런데 글자를 못읽으니 무슨 책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다른 서점들에 비해 감흥이 초큼 떨어지긴 했습니다. 읽을 수 없는 글자를 마주한다는 건 참 당혹스런 일입니다. 에휴..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4-05-20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거기선 달리기 안 하니?? ㅋㅋㅋㅋㅋㅋ
폴스타프 님이 <보스턴 사람들> 페미니스트가 읽어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다락방이 대표로 읽어라! 딱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21 09:43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 나를 넘나 잘 아시는 거 아닙니까?
대만에서도 달리기 했고 폴스타프 님께도 보스턴 사람들 읽겠다고 답글 썼는데 이렇게 잠자냥 님이 이런 댓글을 똭-
저는 보스턴 사람들 반페미적이라는 것에 일단 읽기 전에 한 표입니다.

잠자냥 2024-05-20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만 친구가... 지난번에 만났던 그 친구인가요??? 스무 살은 더 어릴 거 같던 그 친구??

잠자냥 2024-05-21 08:44   좋아요 0 | URL
스무살은 더 어린 거 맞네…🤣🤣🤣

다락방 2024-05-21 09:44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건 또 어떻게 아셨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 옆에서 나 보고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4-05-20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대만인가요? 지금 덥지는 않나요? 저는 겨울에 갔을 때도 막 더웠었는데 말이죠. ㅎㅎ
대만은 그래도 중국처럼 간자를 안써서 읽을 수 있는 한자가 제법 있어요. ㅎㅎ 저도 대만 갔을 때 서점 갔었는데 딱 인상적이었던 것이 당시 우리나라에서 인기였는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중국어로 번역돼서 신간 코너에 똬악!!! 우리 나라 책이 번역되어서 있는거 - 그것도 최신간이- 신기했어요. ^^
다락방님은 계속 그럼 서점 순례 하시고 계속 책도 사시고 하는건가요? ^^

다락방 2024-05-21 09:45   좋아요 0 | URL
지금은 한국이고요 ㅎㅎ
많이 더웠어요! 달리기 하니 얼굴 시뻘개진게 안식더라고요. 거리는 덥다가 실내 들어가면 춥다가.. 그러나 저는 더운 날씨를 좋아합니다! >.<

오오 대만 서점에서 그 책 보셨군요. 혹시 읽어보셨나요? 전 그 책 당연히 한국에서 읽어봤는데 넘나 별로였다능...

외국 가면 서점 순례하고 책은 한국에서 사고..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5-2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만^^
대만의 서점이랑 도서관 멋진 곳이 소개된 책을 본 것 같은데....
인스타 광고를 보고도 책 사는 사람ㅋㅋㅋ
사소한 것에도 책이라고 하면 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락방 2024-05-21 09:46   좋아요 1 | URL
저는 책의 유혹에는 참말이지 쉽게 넘어가는 것 같아요. 인스타 광고 보고 책 사다니... 저도 제가 그런 사람일 줄은 몰랐습니다. ㅋㅋ
여하튼 재미있게 살아가도록 합시다, 책나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