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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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림에, 마음을 놓다.' 너무도 다정하게 다가오는 제목이다. 살짝 엿보았을 때, 그림과 잔잔한 이야기가 있어 마음이 동하였다.

그림과 그림에 얽힌 이야기, 더 나아가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 느낌들을 찬찬히 이야기하고 있다. 그림을 보면서, 내가 느낌는 감정이라고는 '아~ 좋다', '아~ 슬퍼보여.' 이런 것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솔직히 뭐라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난 해 고흐전을 갔을 때도 너무도 붐비는 사람들 틈새로 겨우겨우 보았던 힘든 기억이 있다.  이 책에는 그 때 보았던 고흐의 '슬픔'이 실려있다. '사랑의 기억과 추억'이란 제목의 그림으로. 한 여자의 웅크리고 있는 모습에서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림이다. 울면서 들썩였을까? 아니면, 너무도 큰 슬픔과 좌절감에 단지 말없이 오래 앉아있었을까? 나 대신 많이 울어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에 그림들은 '슬픔'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보는 것이다. 어디 작은 책에서도 본 기억이 없지만, 책을 읽는 내내 열심히 그림읽기를 하려고 노력하였다.

 

'사랑, 관계, 자아'라는 3 개의 큰 주제에 따란 작은 이야기와 그림들이 있다. 작가의 의도를 읽고 그 의도에 맞춰 그림을 통해 나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는 연습을 하였다. 물론 작가의 도움으로 그림이 의미하는 여러 장치들에 대해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조금은 그림을 세세하게 살피려 노력하고, 첫 느낌들을 기억하며, 작가의 생각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정말로 차분하게 마음을 씻어주는 책이다. 단지 그 어떤 말보다도 그림을 통해 조금은 여유있게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간혹 슬픔거나 우울감이 밀려올 때 이 책의 96쪽을 펼쳐볼 것이다.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구나'라는 그림을 보며,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누군가가 몹시 미워지는 순간에는 108쪽의 그림 '뎀지와 퍼포'를 통해, 분노, 미움을 다스려 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휩쓸 때면, 148쪽의 그림 '기다림'을 들여다 볼 것이다.

 

 "힘들게 사는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다가올 날들이 막막하기만 하다. 앞으로 얼마나 이런 날이 지속될지 운명의 신은 한마디 귀띔도 없다. 사실 그런 미래를 기다리는 것은 약속도 하지 않은 사람을 무턱대고 기다리는 것만큼 무모하고 소모적인 일이다." (151쪽)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창가의 남자'(86쪽)과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90쪽)의 비교 그림이 기억에 남기도 한다. 과연 나는 타인과의 관계맺기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려 했을까? 그러면서 나 역시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처럼 그렇데 드넓은 자연의 호탕함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샤갈의 '산책'이란 그림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그림의 선명한 대조 속에서 경쾌함이 느껴지는 것이, 내 기분 또한 그렇게 경쾌하고 가벼워진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작가의 설명으로 느낌이 배가되어서 두고두고 가장 기억에 오래남을 것 같다.

 

이렇듯 우리가 흔히 느끼게 되는 여러 감정들-사랑, 열정, 분노, 설렘 등등)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강압적인지 않다. 그림을 통해 한 번 걸러진 탓일까? 조곤조곤 연인이 귓속말 하듯이 그렇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진정으로 다정하게 안아주는 치유의 과정을 경험한 듯한다. 작가는 자신이 한 약속을 그대로 지켜준 것 같아 너무도 고맙다. 주말 오후, 여유있는 시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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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퍼시 캉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끌레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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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에 대한 집착'이란 책소개를 보고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떠오리면, 소설 속 연관성을 생각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너무도 지나친 집착을 경계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집착!' 내 스스로 경계해야 할 목록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기에 '집착'에 대한 소재가 눈길을 끌었다.

 

소설 속에는 '엠므'라는 69세의 노인이 향수에 집착하고 결국 자살에 이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머스크'는 그가 집착하는 향수로 40년간 오로지 이 향수만을 사용하였다. 어느날 향수병이 바뀐 머스크를 다른 날처럼 뿌리고 연인 '이브'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이브의 좋지만 뭔가 다른 냄새가 난다는 말에 당황하면서 끝내는 데이트 도중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머스크'에 대해 깊이 알아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엠므의 이력과 사람됨을 소개하고 부분, 머스크에 집착하며, 머스크를 수집하는 부분과 자살 과정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정리된다. 그가 앞으로 살 수 있는 나이를 추정하고(90세) 필요한 머스크의 양을 여유있게 125밀리리터짜리 260병을 계산한다. 단 문제는 이제는 천연재료(사향노루 수컷의 분비물)를 사용한 머스크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과 수집 과정이 책을 읽는 첫번째 재미다. 물론 나는 엠므만큼은 아니지 하는 생각에 머스크에 대한 강박관념을 살짝 비웃으며, 그러면서도 살짝, 찔리는 마음을 감추며, 엠므의 집착이 조금은 유쾌하게 읽었다.그러다가 어느 순간, (솔직히 잠시 딴 생각을 했던 것일까?) 다른 전개를 보인다. 엠므가 한계를 느낀 것이다. 그러면서 머스크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순간으로 엠므의 또다른 계획인 전개된다. 어떤 계획들일까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며 책을 마저 읽어버렸다.(물론 그렇게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식시시간을 살짝 지나쳤다.)

 

이 소설을 자살을 이야기한다. 다른 소설처럼 머리에 총을 쏘는 그런 순간적인 충독적 자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읽었던 자살과는 다른 우아한 자살이란 표지의 설명처럼 차분하게, 그리고 천천히 전개된다. 그래서인지 '자살'에 대한 거부감 또한 천천히 생겨났으며, 그 과정에서 유머를 느끼지는 못하였다. 솔직히 '엠므'는 너무도 진진했었다. 향수에 대한 집착이 부르는 결말은 자살이었다. 하지만 조금은 낯선 자살이었다.

엠므의 자살을 단순히 자살 소동으로 끝나길 내내 바랐다. 하지만 결론은 나의 기대를 저버렸다.

 

진지하면서 우스꽝스러운 '찰리 채플린'이 생각나게 하는 '엠므'였다. 목숨과 맞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 물건이 있을까? 그것이 아무리 소중할지라도. 이 소설이 무척 허무맹랑한 이야기란 생각을 하며, 집착이 무엇인지 그리고 또한 나의 집착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 역시 '엠므'처럼 우스꽝스러웠을 지난 날을 생각해본다. '집착' 경계하고 싶다!!! 그러면서 내가 이 소설은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집착이 부른 자살, 너무도 멀게 느껴지고,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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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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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진관!' 표지를 통해서도 아련한 옛 풍경이 전해진다. 그리고 고향, 아버지! 글쎄 어렴풋이 진작만 했다. 가슴 뭉클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요즘 아버지에 대한 몇몇 글을 통해 인자하고 다사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어서였을까? 제대로 한 방 얻어맞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눈물바다를 만들고야 말았다.

 

내용은 이렇다.

갓 군대를 제대한 20대 청년 '용준' 그의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중소도시 영주(솔직히, 경상도라는 것은 글을 통해 알겠는데 정확히 어디쯤인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나는 모른다.  내게는 작은 읍내 같은 풍경이 물씬 풍긴다.)라는 곳의 결혼식장과 사진관을 물려받았다.- 아니 물려받았다면 '용준'이 화낼라 - 그냥 아버지 대신으로 묵묵히 그곳에서 가장으로서 생계를 꾸려가기 시작하였다. 소히, 전도유망한 청년-서울로 고등학교 유학을 가고 아랍어과를 공부했던-이었다.  어머니, 그리고 쓰러진 아버지, 그리고 두 누이와 남동생, 여동생을 둔 가장이 되어 자신의 젊음을 온 가족에 바치는 모습이 그려진다. 큰 병에 효자없다 하지않던가! 하지만 용준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 어머니 극진히 모시는 효심으로, 누이 시집보내는 정성으로, 남동생 '성준'의 잘못을 감싸주는 마음으로 그렇게 온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어느덧 30세의 나이, 중매로 다소곳하고 온순한 아내 '희순'을 만나 결혼한다. 그리고 17년이란 세월을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아버지 병수발하는 이야기가 있다. 

 

특별한 목차는 따로 없지만 크게 두 개의 흐림(1부, 2부)을 읽을 수 있다. 용준과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첫 번째(젊은 20대 용준의 고뇌, 갈등을 세세하고 파고들고 있다.)이고, 아내 희순, 친구들(재수, 명국 등등)과 용준(또하나의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40대의 용준)의 이야기가 두 번째이다. 물론 사이사이 '친구'라는 소제목으로 4개의 이야기가 있다. '친구1,2,3,4'는 아무래도 저자의 입장에서 실제 친구 '서용준'을 추억하며, 용준과 저자의 시선이 조금은 노골적으로 전개되는 것이리다. '친구1,2,3,4'는 아무래도 극의 흐름에서 조금은 빗겨간 서술형식이었지만, 글을 읽는 동안 끓었던 나의 격정을 조금은 차분하게 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담담한 서술은 오히려 내 마음을 더욱 흩으려 놓는다. 처음에는 콧등이 짠~하게, 시큰하게 하였지만 글을 읽을수록 눈물이 주르르, 주르르 흘러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내 이정도까지 생각하지도, 상상하지도 않았다. 요즘이야~ 유쾌하고 가볍운 소설을 찾아 읽는 편이기에, 이처럼 진솔하고 담백하고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있을 줄 나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성석제의 어느 소설에서만큼이나 유쾌한 부자간의 이야기만을 단순하게 생각하였다.  마음이 뭉직한 방망이로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 없이 부끄럽기만 할 뿐이다. 내가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반성하고 또 반성할 뿐이다. 소설을 읽은 후였다. 엄마가 내 살짝 부은 눈을 보시고는 울었냐고 자꾸 반문할 때, 나는 아니라 하였음에도, 세세한 작은 변화에도 이토록 맘을 헤아려주시는 부모님이신데, 나는 어쩌자구 이렇다는 말인가? 또 반성해본다.

 

이 소설은 지극한 부모에 대한 효심만을 그린 그런 사부곡만 있는 것이 아니다. 너무도 자상한 아버지가 있었고 또한 무뚝뚝(?)하지만 정깊은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가 있었고, 친구의 이야기가 있었다.

 

"미안해요. 나도 내 마음이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배신을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안 할 거예요." (63쪽) 배신!, 사랑한다는 말보다도 저 진실하게 다가오는 말, 배신하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글을 읽는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조잘조잘 다정하게 얘기하는 용준과 희순이 없었다. 하지만 이내 하나인 마음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으며, 또한 묵묵히 그런 남편을 따르는 약해보이지만 강한 여자, 희순이 있었다.

 

또다른 가정을 꾸리고 새생명, 큰딸 혜주가 태어나던 날, 장인이 용준에게 해 주는 말,

"..... 세월이 눈을 열어주기도 하지만, 두려움 없는 경건한 마음이면 눈을 감고 있어도 그 빛이 보인다네."(113쪽)

새로이 책임, 짐을 짊어지는 아버지, 그리고 우리 아버지들의 어깨의 짐을 조금은 가볍게 해주지 않을까?

 

친구에게 자기가 동안인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아버지는 그대로 있는데, 나만 훌쩍 커버리면, 변해 있으면...... 그래서 아버지가 날 못 알아보면 너무 죄송스럽잖아. 그래서 내 얼굴이 그대로였던 거야........ 자식아!"(156쪽)

후~ 나의 가슴을 친다. 탕탕탕! 내 가슴을 울린다.

 

"욕심 부리지 마, 뭐든. 바다의 거친 파도는 파도처럼, 잔잔한 호수의 물결은 그처럼, 그렇게 저마다의 운명으로 사는 거야.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행복한 거라고......." (162쪽)

큰 딸 혜주를 걱정하는 아내에게 하는 용준의 말이다. 이보다 더 큰 아버지의 품이 있을까?

 

"고기 좀 더 먹고, 찌개라도 나오면 마셔라. 이 집 된장찌개 맛있다. 술만 보면 자동이야, 무슨 귀신이."(181쪽)

친구 명국을 걱정하는 용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한 마디였다. 명국에 대한 마음뿐이 아니었다. 그에 대한 믿음이 굳건한 재수가 있었고, 또한 저자가 있지 않은가?

 

불과 몇 그램이 될까? 손에 가볍게 감겨 읽기야 쉬운 책이겠지만, 내용의 진실함, 진솔함, 진정성을 느끼노라면, 어느새 내 마음은 묵직한 무엇인가로 가득채워진다. 새해 초부터 눈물, 콧물 범벅이 되도록 울고야  말았다. 하지만 또한 마음은 새털처럼 가벼워졌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그러면,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 허망한, 서글픔을 위로받을 수 있을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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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가 아름답습니다 이철수의 나뭇잎 편지 4
이철수 지음 / 삼인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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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집어 들면서 마음의 평화가 밀려든다 말하여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표지를 보면서도 이미 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버졌다. 

'누가 오셨나? ' 어느 아낙이 살며시 뭔가 기다리는 듯한 느낌 속에서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든다. 또한 나를 포근히 감싸 주고 반가이 맞아줄 누군가가 먼 발치서 기다리고 있는 듯한 작은 기대를 갖게된다. '이철수'란 이름만으로도 기대, 설렘으로 충만하다. 이미 몸소 경험하고 축적된 무한한 신뢰 하나만으로도~


'눈빛 든 마루에 앉아, 고마운 봄비 오시네- 새해가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오는 시각이기에, 이 혹독하게 추운 겨울, 시작의 봄이 먼저 다가와 오히려 들뜬 마음, 설레는 마음, 충만한 기대감으로 가득하게 만든다. 회색빛 창백한 이 겨울 내 마음 절로 풋풋해진다.- , 초록들이 신명 나게 자라네요. 가을 빛에 눈멀면 마음 열릴까' 이렇게 네 마당으로 나뉘어 있다. 각각 겨울, 봄, 여름, 가을의 느낌이 일기도 한다. 
 

"함부로 흔들리지 않고 꼿꼿한 마음으로 파는 시장도 어디 있으려나? 하는 실없는 생각도 듭니다."(33쪽) 예쁜게 만든 초콜릿 주전부리를 통한 단상인데,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숨어있는 듯하여, 뜨끔하였다. 

"담배 같은 사소한 것도 매력있어 보이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는 세상입니다."(48쪽) 후후~ 노력을 다하는 세상, 담배조차도, 그런데 나는? 하고 반성의 시간을 갖아본다. - 이 단상은 더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듯 하지만, 나는 자기반성의 시간으로 가져볼 밖에. 
 

다들 다른 형편
폭염과 가뭄 끝에, 쏟아지는 비가 시원했습니다.
제 사정은 그렇지만, 그 비에 어려움 겪은 데도 없지 않을 듯은 합니다.
그렇게 다들 다른 형편을 삽니다.
늘 느끼는 건 '동시대'라는 말에 우리 모두가 담아 내기 어렵다는 거지요.
(104쪽)


 

하나하나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는 듯하다. 작은 생명조차도 사랑을 가득 담아 내는 작가의 아름다운 마음이 전해지는 이야기도 많았다. 짧은 단상들, 단순한 그림 속에서 너무도 진솔한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또한 신랄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신랄한 비판! 빙~ 돌려 말하는 듯한데 더 아프기만 할 뿐이다. 2008년의 들끓던 열기는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린 시점, 이 책을 통해 2008년을 뒤돌아 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 일년 동안의 정치, 경제, 사회의 많은 화제(대운하-내년에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을까?, 쇠고기파동,  삼성 등등)들, 이내 잊고 살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껴본다. 하지만 판화, 드로잉을 통해, 그 속에서 또다른 희망과 열정을 쉬이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농사일, 이웃사람들의 담소들의 작은 이야기들이 훈훈하게 작은 행복으로 다가온다.
  

그대로 두고도

물길도 길이기는 하지요.
산을 자르고 산을 지우고 산을 뚫어 내는 시대를 살았는데,
이제는 물길마저 자르고 잇고 파려는가 봅니다.
있는 그대로 두고도 살아갈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35쪽)
 

  

어떤 이야길까? 궁금함을 못참고 빨리감기하듯 후다닥 읽어버렸다. 책을 덮으면서 오히려 아쉬움만 커질 뿐이었다. 두고두고 곁에 두고, 오래 두고 볼 책이다. 그리고 며칠 전 마음 아파하던 친구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응원의 메시지를 이 책에 담아 보낼까한다.

산다는 건

 산다는 건, 사람으로 산다는 건, 구차하고 잡다한 속에서 견디는일입니다.
살아 보니 그렇습니다.
그 안에서 애써 고요를 찾고, 마음의 작은 평화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게
또한 삶이었습니다.
(158쪽)

 

 

행복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을 조용히 씻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조금은 엄숙하면서 진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림과 글을 보며 차 한 모금의 그윽한 향에 취하듯, 멈춰, 천천히 조심스레 다가가게 된다. 더딘 속에서 여유로움이 나를 감싸는 정말 이쁜 책이다. 이 책처럼 2009년을 살아가도록 노력할 일이다. 더딘 걸음이지만, 꾸진히 힘차게 내딛으며 살련다!!!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면에서 법정스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가 닮은 듯 다르게 다가온다. 또한 짤막하게 등장하는 소소한 농사일의 즐거움을 느끼노라면, 전우익 할아버지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미겨'라는 책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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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건강법 - 노화를 이기는
오한진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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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 한번은 읽어보지만 곧장 잊어버리고 만다. 이번에 접하게 된 책, 노화를 이기는 팔자 건강법, 팔자? 웬 건강에 '팔자'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인지 의아해하며, 좀더 체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지식을 얻고자 책을 읽어보았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화에 대한 개념, 이론 설명의 1장 영원한 젊음 그리고 노화이다.

 -> 노화가 진행되는 신호들로 여러 노화의 징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고 노화에 대한 여러 학설들을 소개하므로서 노화를 좀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수명 프로그램 가설, 오류설(산화기 이론, 교차결합 이론, 마모이론), 신경내분비 조절 이론 

 

 2장 노화방지를 위한 발자건강법, 즉 젊음을 유지하는 5가지 황금물질(스트레스 관리. 호르몬 보충, 항산화제 보충, 비타민 보충, 미네랄 보충)과 피부노화에 대한 이야기롤 구성된다.

-> 성격에 따른 팔자 건강법(40-42쪽)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크게 화를 분출하는 사람과 화를 참아내는 사람의 유형별로 나누고 그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 그리고 해결책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쉽게 설명되면서 나를 돌아보면서 나의 건강상의 문제를 예방하는 지혜를 배웠다고 할 수 있다.

피부노화에 대한 설명, 징후들 그리고 노화예방 10계명- 자외선 노출 최소화, 금연, 불필요한 비푸의 스트레칭을 피하라, 표정 습관교정, 호르몬 보충요법, 국소적 피부 치료제 사용, 적당한 운동, 수명, 건강한, 균형 잡힌 식사, 건강한 정신 상태-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건강에 대한 잘못된 상식에 대한 이야기(설탕, 설탕대용품, 우유, 주스, 물, 운동 등등)로 구성된 3장 당신이 먹거나 신봉하는 것에 대한 진실 

-> 설탕에 대한 이야기는 tv 스펀지를 통해 먼저 접하고 놀라운 진실에 당황했던 기억을 되새길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나는 내용은 식욕과 배고품에 대한 개념 차이에 대한 설명이었다.

"식욕은 싸워 이겨야 하는 괴물이라기보다는 괴물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허상'에 가깝다."(120쪽)

 

 마지막 좀더 자세한 건강에 대한 이야기인 4장 젊음을 찾아 떠나는 현대판 불로초로 구성되어 있다.

-> 현대판 불로초, 미병 신드롬, 중금속 중독, 혈당관리, 비타민, 미네랄에 대하여 좀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금껏 칼로리는 생각하면서도 혈당지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칼로리는 낮아도 혈당이 높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 당뇨병으로 인한 여려 합병증의 위험을 알고 있기에 아주 유용한 정보였다.

비타민 C에 대하여 새콤달콤한 맛은 다양한 첨가물 때문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도 놀라웠다. 또한 가공식품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한번 숙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

" 가공 식품에 영양이 '풍부하다'는 것은 당신에게서 만원을 빼앗아 간 뒤 100원을 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198쪽)

 

건강에 대한 책을 읽을까 말까 살짝 고민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나의 개인적인 가정주치의라 생각한다. 체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상식에 접근하면서 잘못된 건강에 대한 많은 오류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이 아주아주 세세한 여러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솔직히 갸우뚱~ 하게 된다. 대략적인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나를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팔자'라는 수식어는 한의학에서 말할 법한 이야기겠지만, 성격별, 또는 흔희 생각하는 '내 팔자'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경계하면서, 요즘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여러 건강(동안열풍, 비타민에 대한 여러 논쟁들 등등)에 대하여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역시 건강도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다시 한번 느껴본다. 

 

소심한 꼬투리 한 번 잡아보면,

큰 소제목의 글자색(노란색)이 눈을 살짝 피곤하게 한다. 10자 넘을까? 몇 안되는 글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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