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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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를 개선하라" (321쪽)

 

 경제학 관련 책이다. 그만큼 내가 아는 것이 거의 전무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작년(?), 불온서적이란 낙인으로 나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책. 나 역시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기에 불온서적이란 낙인이 찍힌 것일까? 하는 호기심에서 이 책을 읽었다. 결과는 '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내용이 나빠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내용, 그리고 타당한 논리로 일목요연하게 적절한 비유를 들며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렇게 나도 읽게 되는구나 싶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너무도 적절한 비유에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말하는 것은 나에게 무리다. 하지만 아들 진규의 비유는 너무도 탁월했다. 책 안 표지에 있는 저자 장하준의 소개와 옮김이 이순희의 소개 밑에 있는 짧은 책 내용은 처음에 읽었을 때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단순히 글자를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책을 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책표지의 글이 이해가 되었다. '기막힌 비유'구나 싶었다. 조금씩 글의 윤곽이 잡히면서 신자유주의의 한계가 머릿 속에서 조금씩 구체화되었다.

 

"여섯 살 난 아들이 있다 ........ 아이는 과잉보호를 받고 있으니 좀 더 생산적인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경쟁에 노출시켜야 한다." (107쪽)

 

부자나라들, 그리고 사악한 삼총사(IMF, 세계은행, WTO)들은 이 책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신자유주의 노선(민영화, 자유무역, 외국인투자규제완화, 특허 등의 지적 재산권 보호, 거시경제정책)의 핵심 정책들의 내용을 차례로 비판하고 그에 대한 가난한 나라들의 경제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비판 내용의 핵심은 우리 속담의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로 정리가 되었다. 세계의 부강한 나라가 되기 전, 그들의 경제정책 노선의 핵심 또한 지금의 신자유주의노선과는 상반되었던 것이다. 그러고는 기득권의 지배 논리, 힘의 논리가 지금 신자유주의 정책 노선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자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을 상대로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면서 자유 시장, 자유 무역 정책을 강요해 왔다......"(99쪽)

 

신자유주의 정책 노선의 내용과 함께 그 정책 노선의 실패를 위한 변명인 정치적 문제(부정부패와 취약한 민주주의)과 문화적 측면(경제적 발전 정도에 따라 문화를 해석하는 내용 또한 상반되었다.)의 문제 지적 또한 너무도 명쾌하였다.

 

세계경제의 흐름, 거시경제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경제적 흐름를 파악하기 위해, 또한 그 흐름을 적절하게 나의 경제관념에 적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다만, 개인적인 교훈이라면 단 하나일 것이다. '능력 발전을 위해 투자하라! 지금 현 상황에 만족하며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를 위한 결단력 있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나의 잠재되어 있는 능력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자!'로 정리해 보련다.

또한 이 책의 나쁜 사라미아인들의 내용중 "역사에 대한 선택적 건망증, 이중기준,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말이 뇌리에 박혔다. 적절한 아니 너무도 탁월한 비유를 통해 경제에 무지했던 내가 조금은 신자유주의 노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조금씩 경제관련 책의 또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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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한 초보 부부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의 가족 만들기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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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일단 영화도 소개되고, 영화포스터 그대로 책의 표지도 장식되고 있다. 한 눈에 포기에도 말썽꾸러기 같은 개가 환하게 웃고 있는 남녀를 하나로 꽁꽁 묶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 가족이 되었습니다.'라는 부제로 책을 설명하고 있다.

 뭐~ 무슨 이야기인지야 뻔한 일이지 않겠는가? 동물과 인간의 교감, 그 중에서도 개와 인간의 교감은 구지 설명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뻔하다 하면서도, 13년을 함께 말리와 존 그로건 부부의 알콩달콩 이야기는 너무도 유쾌하고 또한 감동적이다.

 

나에겐 몇 해전에 하늘로 보낸 '나니'라는 개가 있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순수 혈통을 자랑하는 '말리'와 달리 울 '나니'는 미니핀이 의심스러운 잡종, 유기견이었다. 그래도 내 인생 최고의 강아지였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나의 애완견이었다. 말리를 통해 나니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올라 조금은 힘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귀여운 말리와 그들 부부의 이야기에 금세 동화되고 공감하다보니, 나중에는 너무 부러운 마음이 한 가득 채워졌다.

 

한 신혼부부가 있다. 부모가 되는 것이 두려웠던 그들(그녀)은 어린 시절의 기분 좋은 추억을 가진 개를 입양하기로 한다. 부모되기 예행연습! 그리고 말리가 입양되고, 얼마후, 임신을 하고, 유산을 하고 말썽꾸리기 강아지를 훈련소에 보내기도 하고 복종 훈련을 시키고, 그러던 중 아들(패트릭, 코너)이 태어나고 이사도 하도 딸(콜린)도 태어나고, 이직 후 시골로 이사도 하다보니, 어느덧 노년의 말리가 되고, 말리 역시 하늘로 떠났다.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 그 자체가 아닌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소설 <아버지>를 읽었다. <아버지>속에도 애완견 뚜마(마루)가 등장한다. 그리고 서로 주인을 자처하는 사람, 원근와 지연를 보면서, <말리와 나>에 대한 기대감이 더없이 높아졌었는데, 너무도 훈훈하고 감동적이었다.

 조건 없는 사랑의 대명사, 개! 그 조건 없는 사랑에 대한 무한한 감동일까? 아니면, 따스한 가족의 이야기, 서로 아끼며, 돌봐주는 사랑스런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이처럼 훈훈한 것일까? 정말이지, 말리와 그들의 이야기는 유쾌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

 아~ 그래도 나는 나니가 여전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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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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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1TV 영/상/포/엠 내 마음의 여행'이 책으로 나왔다. 언제가 우연히 본 기억이 있는 프로였지만, 깊이 있게 드려다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책을 통해, 잔잔한 물결처럼 영상, 글,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프로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손때 묻고, 낡아 헤진 것에 대한 정취가 되살아나며, 그리운 풍경이 한 권의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내 마음의 여행>이 이끄는 대로 그렇게 훨훨 상상의 날개를 펼쳐, 이곳저곳을 누벼보았다. 책을 보면서, 정말? 진정? 우리 산천의 모습인가? 의심하다가,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광에 동화되었다. 어머니 품 같은 자연과, 가슴 진한 감동의 글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로운 삶의 풍경들로 가득한 책이다. 한 권의 사진첩을 보듯, 한 권의 시집을 읽듯이 그렇게 책을 느끼게 된다.

 

4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각 장마다 4 곳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주산지의 추억 _ 경북 청송'의 이야기다. '안개낀 주산지, 하의리 정미소, 봄빛 물든 주왕산, 안생의 바위 절골계곡, 불멸의 돌꽃'을 소개하는 사진과 글들은 주산지의 추억 속 청춘에 대한 이야기, 이 봄의 이야기와 어울리며, 내 마음에 잔잔하게 파고들었다. 새로운 시작의 계절, 봄이다. 그런데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에 잠깐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으샤으샤! 기운을 북돋아보았다.

 

'당신의 청춘은 아직 오지 않았기에

지나간 적도 없으니.'  

 

아름다운 풍경 속에 숨겨진, 한국전쟁 당시 용초도 포로 수용소의 슬픈 이야기에 가슴이 살짝 에려오기도 하였다. 또한 안성 남사당패 바우덕이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우리의 삶과 함께 했던, 앞으로도 함께할 우리 산천의 모습이 더없이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그리움 한 가득 싣고 온 풍경을 쫓아, 봄이 오는 소리 들으러 훌훌 떠나고 싶어졌다.

 

 

"어디를 내다봐도 온통 바다뿐인 섬

살다보면 꼭 바다 위가 아니라도 섬처럼 떠 있을 때가 있다.' (59쪽)

 

"자식은 부모가 지은 빛과

그 빛이 없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그림자의 공덕으로 살아가는 것이리라."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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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찾은 책벌레들
정문택.최복현 지음 / 휴먼드림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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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찾은 책벌레들>은 독서의 즐거움, 책읽기의 효용성을 27인의 선현들의 삶을 통해 방증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정문택 저자는 "독서를 멀리한다는 것은 자신의 행복 추구권을 포기하고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단순한 유희정도로 여기며 책 읽는 내게 독서 이면에 숨은 뜻을 각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27인의 선현들의 삶을 만날 수 있었고, 또한 낯선 몇 분과의 조우는 더없는 즐거움이었다.

 " 이 책 속에 나오는 사람이 나와 같이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천리라도 불구하고 찾아가야만 할 텐데, 지금 나는 아무 수고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책을 구입하는 것이 돈이 많이 들기는 한다지만 식량을 싸가지고 먼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야 훨씬 난 것이 아니겠나?"라고 말하는 혜강 최한기의 말처럼 동시대에 살지도 않는 옛사람들 이처럼 손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책 소개글을 읽고, 목차를 보면서 책을 만날 날을 기다렸다. 하지만 책이 도착했을 때의 느낌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페이지 상의 한계 탓이려니 생각하면서도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서너장 정도에 불과했기에, 내용의 질이 의심스러웠다. 혹시 내용이 빈약하진 않을까? 적잖은 우려를 갖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원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든 의구심은 봄눈 녹듯 사라지고,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흥미와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책 읽는 방법과 함께 인물이 소개되고, 그의 행적을 뒤쫓으며, 독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능력을 발휘하는 이야기, 그리고 이처럼 후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각각의 위인들의 삶이 전에 없이 흥미로웠다. 김수온의 별난 독서법, 독서의 힘으로 둔재에서 수재가 된 시인 김득신의 이야기, 그리고 책만 읽는 바보 이덕무의 여유있는 독서법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최항, 최한기, 유길준의 또다른 삶의 이야기가 놀라웠으며, 백광홍, 최북, 안확, 양주동과의 뜻밖의 만남은 너무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벌레들인 27인과의 만남, 그리고 그 속에서 책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독서의 중요성이 새삼 더욱 부각되었다. 나 역시 단순히 유희정도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더 폭넓게 세상을 바라보고 조금은 풍요롭고 행복한 삶으로 거듭날 수 있길 소망해본다.

100일 된 아기천사에게 책판촉(?)이 시작되었다. 어떠한 목적성을 띤 책읽기가 아니라, 더없이 즐겁고 행복하게 책 읽을 수 있기를 또한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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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채윤 지음 / 러브레터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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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사라지고 몇 달 후 발견되는 아버지의 일기장!' 뭔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소개이지 않은가! 얼마전에 읽었던 <고향사진관>의 여운이 아직도 여전하고,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힘들면 으레 가족, 아버지, 어머니를 소재로 한, 가슴 시리고 뭉클한 감동적 이야기에 눈길을 머문다. '아버지'란 제목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고 기대감을 갖게된다.

 

한때는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었고, 동생과 함께 하던 사업에 실패하면서 아버지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낭만적 감성을 지닌 아버지는 돈을 벌지 못하게 되면서, 가장, 남편, 아버지로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훌쩍 집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딸 승희가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을 발견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일기의 흔적을 좇아 아버지와 어머니의 연애시절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는 승희가 아닌 원근 자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버지, 남편이 아닌 본연의 자아찾기를 시작하는 이야기!

몇날 며칠을 술로 시간을 보내던 원근이 과거와의 모든 인연을 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리고 푸들 뚜마와의 인연으로 시작된 또다른 인연(장지연)과 아내 자경의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가 느껴야 했던 절망과 좌절은 단순히 넘기기엔 바로 오늘,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조금은 괴로웠다. 실직을 하고 돈을 벌지 못하면서 시작되는 가족해체는 바로 지금 우리의 문제가 아닌가? '일자리나누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구조조정이란 이름하에 해고에 직면하고 있는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 직전에 본 tv프로가 또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가족해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무엇이란 '책임과 의무' 속 굴레보다, 자본주의 사회 구조 속, 돈이 최우선의 가치가 되어버린 세상의 부조리를 작은 목소리로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작고 초라했던 아버지가 새로이 맞이한 삶의 이야기는 작은 울림이 되었다. 또한 가족해체라는 위기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로 화해하는 과정, 그리고 한데 어우러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꾸마(마루)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가슴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가족간의 이해와 화해의 과정이 흥미로웠고, 원근의 삶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었다. 아버지의 가출과 일기장의 발견은 이 책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 지금 우리의 이야기들!  

 

"삶에 있어서 앞날을 걱정하며 산다는 것은 행복을 저해하는 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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