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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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다. 처음 서점에서 띄엄띄엄 읽다가 그 감동이 잊혀지지 않아 다시 읽게 되었다.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라 해야할까? 아니면 여전히 소설 속 로맨스일뿐인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지만, 훈훈한 감동과 왠지 모를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이 책을 덮게 되었다.

누구가에 대한 두려움, 덧없게만 느껴지는 사랑! 그 끝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여전히 또다시 사랑을 이야기한다.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질투, 이별이 한데 어우려져 커다란 사랑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오와 츄스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츄스케와 선생님의 이야기 등등, 여러 관계속에서 헤매고 방황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개된다.

미오, 츄스케 그들은 어떤 사랑의 이야기를 하게 될까? 나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도 될 결말, 나는 다시 꿈꾸게 된다.

소설 속에는 또 다른 소설(츄스케를 모델로한 잡지에 연재되는 연애소설)이 묘한 매력을 가진다. 너무도 뻔한 느낌의 노골적인 이야기 전개에 대한 거부감이 살짝 들었지만 결국은 내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뻔하디 뻔한 일본소설이지만 작가'요시다슈이치'가 궁금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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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시여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 - 쇼가 있는 경성 연예가 풍경
김은신 지음 / 김영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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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시여,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 -흥행사 '박승필'이 공연장 선정을 위해 신문에 낸 광고의 첫 귀절-라는 제목에는 '쇼가 있는 경성 연예가의 풍경'이란 부제가 있다. 연예가?  '연예사'를 정리했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한국 연예 산업의 큰 비중을 생각하면 과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필요성도 있겠다 싶은데. 연예인이 장래 희망 중 첫번째로 손꼽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많은 이들이 가수, 배우 등의 꿈을 키우는 오늘을 돌아볼 때, 한국 근대사에 있어 연예사가 어떻게 진해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이 책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우리 근대사에 있어 연예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과연 기쁜 소식이란 것이 무엇일까? 일제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름과 울분을 잊고, 즐겁고 웃을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근대 경성의 연예사'로 구한말부터 광복전의 약 50년간의 변천사를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연희'가 '연예'로 바뀌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고종) 시대의 연희가 연예화 되는 과정에서 한일합방이 중요한 열쇠이다. 왕조의 붕괴로 인해 많은 관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과정과 그론 인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라에서 만든 유료공연장/ 최초의 실내공연장이 생기는 과정 협률사공연장 이야기와 원각사에 대한 소개

관아에서 풀려나온 기생들/ 기생 조선왕조 붕괴와 함께 발생한 새로운 여성계층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왕조의 붕괴 과정(1909년 관기제도의 폐지) 속 관기, 즉 기생의 변화 과정과 기생의 사회상의 변화를 보여준다. 조합의 결성과 오늘의 여러 연예기획사처럼 '기생훈련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설극장 시대가 열리다/ '광무대, 단성사, 연흥사, 장안사'와 같은 사설극장이 생겨나고, 초기의 우리의 전통연희만을 다루었던 공연장의 흥망성쇠의 이야기가 있다. 활동사진이 유입되면서 변사(가장 인기있던 변사 '서상호')이야기, 그리고 '박팔괘'와 같은 당대 최고의 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빈 담뱃갑이 입장료를 대신했다는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다.  흥행사 '박승필'이란 새로운 인물과도 만날 수 있었다. '전통연희'를 지키고자 노력했던 인물로, 시대의 변화 속에서 그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기도 한다.

인기 있는 유행가 가사집, 소리책/ 문맹률이 높았던 시기임에도 인기 있던 잡가의 가사를 수록한 책, 소리책이 베스트셀러였다는 것이 흥미롭다.

대중 스타의 탄생 명창 재담꾼 박춘재/ 최초의 연예인이라 할 수 있는 '박춘재'는 고종이 사랑한 소리꾼이며, 잡가의 달인이었다. 전통재담을 마지막까지 지킨 예인이면서, 전통재담을 그만의 방식으로 일제 암흑기, 사람들을 위로하였다.

직업적인 놀이패인 사당패/ 내가 기억하는 사당패는 소설 '장길산(황석영)' 속 이야기가 전부이다. 여기저기 마을을 돌아다니며, 소리와 매춘을 통해 생활했던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가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하나의 직업으로 사당패의 유래와 또한 조선의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그림을 통해 본 사당패의 이야기가 있다.

권번기생과 명월관 시대/ 기생들의 '조합'이 일제시대 '권번'으로 바뀐다. 그리고 권번, 기생, 요릿집의 얽히고설킨 시대상을 보여준다. 특히 '명월관'의 유래와 한일합병 이후,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생의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연예무대 라디오/ 경성방송국이 설립이후의 변화양상을 보여준다. 라디오방송의 시작과 함께 우리고유음악의 인기와 '방송기생'이라는 라디오스타를 소개하고 있다. 30년대 일제 식민지 시대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리'와 같은 한국 전통음악(특히 아악)이 방송의 주였다는 것이 놀랍다.

스타들의 경연장이 된 유성기판/ 사진을 찍으면 수명이 단축된다고 두려워했던 이야기를 익히 알고 있지만 '유성기판' 역시 소리를 녹음하면 수명이 단축될거라 생각했다는 이야기가 새로웠다. 지금은 cd조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의 sp음반(유성기판)에 대한 이야기와 박춘재 재담 음반의 성공 이야기가 소개된다.

재담의 아들 만담, 만담의 아들 코미디/  최초의 희극배우 '이원규'에 대한 소개와 함께 '신불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만담의 유래와 만담을 통한 1930년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tv를 통해 여전히 나 역시 알고있는 '김희갑, 구봉서, 배삼룡, 서영춘'과 같은 코미디언의 계보를 보여줌으로 전통재담이 만담으로 변화되고 또한 코미디로 변화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식민시대 서양문물이 물밀 듯 유입되는 상황 속에서 전통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부정적으로 인식되기 쉬운 '기생'이란 여성에 대하여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기'라는 신분에서 조선왕조의 붕괴와 맞물려 갈 곳을 잃어버렸던 한 시대의 부주류로,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급속한 변화 속에서 휩쓸리지 않고 변화의 주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여성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기생철폐'의 움직임을 통해서 여전히 우리 사회의 깊숙히 뿌리 잡고 있는 폐퇴적 향락문화의 고질적인 사회문제를 생각해본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즐거움(웃음)을 통해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 삶의 방식일 것이다. 시대의 아픔과 울분을 함께 나누고 위로한 '연예'라는 것이 또한 시대의 조류에 쉽게 휩쓸리고 또한 변화가 심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중문화가 가진 힘의 폭발성과 함께 더없음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러분이시여,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를 통해 근대사의 한 단면을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일제시대의 암흑기 속에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했던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문화의 힘'과 '전통의 힘'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문화에는 계급, 계층이 없다는 것, 그러니, 대중가요니, 클래식이니 서로 차별성을 강조하며, 아웅다웅 다투기(이 책에도 여럿 그런 차별을 볼 수 있었다.)보다는 한데 어우러져 더 큰 문화적 역량을 키울 수 있길 기대해본다.

다시 한번 역사 돌아보기를 통해 긍정의 피드팩만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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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한국사 - 동아시아의 참역사를 바로 잡아주는
박선식 지음 / 베이직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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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tv에서 신라해적이 대마도를 침공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본방송은 아직 보지 못했고 예고편에 불과했다. KBS의 '역사추적'의 신라해적 왜 대마도를 침공했나 라는 프로였음). 너무 의외였다. 신라 해적(해적이란 의미가 워낙에 부정적이라)이 있었다는 것과 대마도(왜)를 공격했다는 내용이 정말 놀라웠다. '위풍당당 한국사'를 차례를 보았을 때, '신라의 왜지출병과 적극적인 왜 세력 깨부수기'가 눈에 들어왔다. 어찌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1장 상고시기 전설적 전쟁이야기에서는 가장 먼저 전설적 인물 '치우'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고조선에 대한 역사를 '단군제정치체'라고 재해석하는데 있어 반감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역사에 대해 논할 어떠한 역량도 없지만 기존에 배웠던 역사와는 너무도 다른 방향이라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2장 눈부신 고구려 그리고 열전의 삼국시대에서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왜, 가야 등등의 역학관계, 그리고 전쟁이야기를 한다. 삼국시대에 대한 역사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데 높은 벽이었다. 어려운 한문투, 그리고 전혀 알지못하는 생소한 용어들 속에서 이 책을 계속 읽어야하나? 망설여지기도 하였다.(작가도 이를 염려하고 있는 부분이라 다 읽고 난 후에 조금은 안도하기도 하였다.)  물론 신라의 명석포 상륙작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지만 삼국과 왜(왜지?)의 역학관계, 가야의 왜지 진압 등등 얽히고 설킨 고리는 이해하는데는 너무도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당전쟁과 발해와 당의 전쟁, 그리고 발해의 해동성국의 설립과정등에 대한 이야기부터는 이 책에 몰입하게 되었다. 발해 무왕의 등주, 마도산 공격과 선왕대의 해북 세력 정벌기(9. 발해의 당과 북방족을 향한 전쟁)는 너무도 흥미로웠다. 

 3장의 고려의 대외출병과 자주적 노선은 고려와 거란, 여진, 몽고와의 전쟁 이야기로 가득하다. 또한 박원작이라는 고려의 위대한 군사기술 과학자를 만날 수 있었다. 박원작, 처음 들어보는 이름으로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깊이있게 알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또한 '최영'에 대하여 부정적이었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최영의 홍산전투, 270쪽). '박위의 대마도 정벌'의 교훈 - ".... 고려군은 그동안 연안방어 차원에서 '왜구가 쳐들어오면 막는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왜구를 찾아가 소탕한다'는 원거리 기동타격을 현실화시킨 개가를 올리고..."(281쪽)-은 적극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이는 조선초의 대마도 정벌의 의미로 설명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기도 한다. "적극적인 정벌전이 이웃한 왜구의 침략의도를 분쇄할 수 있는 수단임을 증명한 것이고, ......" (306쪽)

4장 조선의 대외출병과 소극적 정책노선에서는 주로 조선초의 왜(대마도)와 북방정책(야인 소탕, 4군 6진개척)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또한 대마도정벌나선정벌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해석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세종 시대 '장영실' 이외의 '주천경'이라는 또 다른 기술인과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우리의 전쟁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작가의 역사인식에 따른 재해석이 다소 당혹스러운 점도 있고, 또한 나의 지식의 한계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다. 또한 이 책에는 "개연성이 있다"는 표현이 비교적 많이 등장한다. 부정확한 사료들과 턱없이 부족한 사료들로 인해 역사를 올바로 바라보기가 힘들다는 것, 그리고 그로인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고 그래야 좀더 역사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물론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역사의 거짓과 진실'을 스스로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다소 경계하는 마음이 든다. 그럼에도 역사가 정치적인 지배논리와 강자와 승자에 의해 충분히 왜곡되고 부정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개연성을 가지고 요리조리 따져보는 것 역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그 결과 좀더 역사의 진실에 다가가고 오늘을 사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면, 나와 같은 사람이 이 책을 읽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 책은 어떤 점에서 "공격이 최상의 방어다."라는 논리를 각인시켜준다. 

내가 배운 역사라는 것이 무수한 침략에도 끈질기게 살아나는 역사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침략을 당하기만 하는 역사는 지극히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역사 인식이겠다는 것이다.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세계는 시끌럽다. 물론 나, 전쟁옹호자는 결코 아니다. 또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인한 전쟁이든, 국가간, 국가내 무력을 통한 힘싸움, 전쟁은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만해도 침략,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로서의 역사, 그리고 선제공격을 하고 침입 당한 역사가 아닌 침공한 역사를 기대하였다. 신라해적이 대마도를 침공했다지 않는가?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바는 침략에 대처했던 선조들의 지혜와 그리고 부끄러운 역사에 앞서 자랑스럽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역사를 배웠다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역사도 또한 많았지만 긍정적인 피드백만 취해본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인 입장에서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면, '한의 역사', '한 많은 한민족'이라는 꼬리표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또한 이러한 적극적인 자세는 '독도' 문제와 같은 오늘날의 현실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해야 할 것이다. 유화정책, 물밑에서의 외교적 노력이 아닌, 좀도 적극적이고 기민한 자세로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검토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한 나라의 멸망은 외세의 의해 무너지기 보다는 내부의 부패와 부조리에 기인하고 있음이 두드러졌다. 역사 이래 끊임없이 반복되는 왜(일본)의 침입과 북방 이민족(여진, 거란 등등)의 침입 속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씻을 수 없는 역사의 오점들은 오히려 내부의 문제들 또한 컸다. 이 또한 오늘의 문제 해결의 열쇠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에 두드러진 이야기가 고구려와 수나라의 전쟁일 것이다. "고구려 원정에 엄청난 물적 기반을 소모한 뒤에 주민들을 위한 민생정책에 실패한 결과에 의해 국가의 몰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깊이 새겨야 할 역사적 대목이다"(178쪽)

 

'위풍당당 한국사'는 어두운 역사의 현장에서 한줄기 밝은 빛을 찾고자 노력한 책인 것 같다.

'위풍당당 한국사'는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역사와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위풍당당 한국사'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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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이 떴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0
양호문 지음 / 비룡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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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이 떴다! 꼴찌, 왠지 낯설지 않은 느낌이라 할까? 귀엽고 좌충우돌 하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란다. 괜시리 호기심 발동한다. 고등학교 시절의 아련함이 밀려들면서~ 청소년소설이다. 부쩍 요즘 많이 접할 수 있어 너무도 기대되면서, 학교로부터는 이제 멀리 떨어진 느낌이지만, 간혹 읽어 나쁠 건 없지 않을까?

 

달밤의 탈주, 말 그대로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온 녀석들, 재웅, 기준, 호철, 성민은 도망을 친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둠이 잔뜩 깔린 시골마을에서 한밤 중에 양 대리 몰래 탈출을 시도한다. 과연 어떤 고다한 일을 한 것일까? 시골마을이란 장소도 그렇고 감시자 몰래 도망치는 상황의 묘사가 생생하여 온갖 나쁜 것들을 상상해보았다. 호기심이 동하여 앉은 자리에서 곧장 읽게 되었다.

 

탈주를 시도했던 실업계 기계과 3학년인 네 명의 아이들은 외딴 산골 마을(추동리)라는 곳, 고압 송전 철탑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게 된다. 실습생으로 취직한 것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그리고 5일째, 더이상 참지 못하고 탈출을 시도하였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양 대리의 회유와 감시 속에서 탈출을 꿈꾸지만 한 달 월급날이 돌아온다. 그리고는 3개월의 시간이 흐른다. 그 속에서 추동리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또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으면서 어른들의 삶 속으로 서서히 들어오게 된다. 조립팀과 기초팀간의 다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추동리 마을사람들과 천마산업간의 갈등, 더덕 도난 사건, 음주운전 등의 여러 사건들을 통해 발칙하면서 유쾌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등학교 마지막 여름 3개월 동안의 이야기다. 아무 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졸업을 앞둔 아이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취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쓰라진 좌절감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일, 그리고 산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과 굵직한 사회 문제들이 고루고루 양념이 잘 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고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유쾌하면서도 한 구석 가슴 시린 이야기가 있다. 이 네 명의 아이들의 눈은 통해 부조리한 어른들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또한  이들이 성숙하는 과정들을 통해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갈등과 화해, 죽음과 삶(주인집의 송아지 탄생, 희진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꽃상여의 등장), 도시와 농촌의 괴리감, 역사, 그리고 현실 속 사회와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 이기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유쾌하면서 발칙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호기심을 잔뜩 자극하는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반전과 사회 문제들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는 착한 소설이다. 69 sixty nine(무라카미 류)과도 닮은 듯 다른 이야기, 함께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인생엔 별별 난관이 다 있는 거야.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고. 그래도 이겨 내야 해! 저 벼며 콩이며 깨를 좀 봐라. 봄부터 모진 비바람에 가뭄, 땡볕, 폭우, 다 견뎌 내면서 여물어 가잖니?" (312쪽)

- 주인집 할아버지가 재웅과 성민이에게 이야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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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국화 2009-01-11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 감명깊게 읽은 책이에요.

햇살찬란 2009-01-12 16:30   좋아요 0 | URL
간만에 정말 좋은 소설을 만났네요^^*

국어샘 2009-01-11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주 좋았어요.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할 예정입니다.

햇살찬란 2009-01-12 16:29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동생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선물도 할 생각이네요. ^^*

오은주 2009-01-19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저 위 주인집 할아버지가 한 말이 의미심장했어요. 이책 저도 적극 추천해요.
 
청소년을 위한 유쾌한 인물상식 교실밖 상식 시리즈 4
김동섭 지음 / 하늘아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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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밖 상식 시리지 중 네 번째, 인물상식에 대한 이야기다. 역대 문학, 철학, 예술(특히 미술과 음악) 분야에서의 역사상 가장 두드러진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이 책에 있다. 수능, 논술. 교양을 넓혀주는 청소년을 위한 인물과 역사상식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책,'청소년'을 위한 인물상식이란다. 부끄럽게도 '청소년'이 아닌 나에게도 역시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 절실하게 든다.

 

이 책의 형식은 간단 명료하다. 백과사전과 같은 기능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물에 대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여러 재미있는 사건들- 뭉크의 그림 도난 사건과 같은- 또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또한 여러 용어들도 정리하고 있어 곁에 두고 사전처럼 궁금하다 싶으면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가 깔끔한 책이다.

 

중학교 1학년 국어 시간 처음으로 '문학'에 대해서 배운다. 문학이 무엇인지? 문학의 갈래들에 대한 설명과 여러 문학작품들이 실려있다. 이 책 또한 처음이 문학이다. 인물상식이라고는 하지만 문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문학의 유용성 등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어, 작은 교과서, 참고서와 같은 역할도 겸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크게 서양과 동양으로 구별하고 각 시대별 문학 사조의 특징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대표적인 인물들을 시대순으로 나열하고 있다. 또한 어느 한 곳에 편중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이는 책이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작게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선정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 으레 세계적인 인물들은 망라하는 책에서는 우리나라의 위인을 찾기는 내 기억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학에 대한 여러 용어들을 정리하고 있다.

 

크게 문학, 철학, 예술(미술, 음악)의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하고, 시대별 각각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이야기하고 다시한번 중요한 핵심용어들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는 다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일단은 그 인물이 살았던 시대상을 이야기하고, 인물의 생애에 대하여, 그리고 주요활동 및 업적에 대한 설명으로 나뉘어져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철학 부분에서 '소피의 세계(요슈타인 가이더)'의 소설이 생각났다. 서양 철학사와 철학자에 대하여 소설을 가미하여 쉽게 이야기하고 있어 재밌게 읽었었다.

또한 묵자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영화 '묵공'이 떠올랐다. '묵공'을 한 번 보면, 묵자에 대하여, 또한 그 당시의 시대상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까다득하게 잊었던 '묵자'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할 수 있어 기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껏 얼필얼핏 들어봐왔던, 하지만 그다지 관심있게 들여다보지는 않아 이름 정도 알고 있었던-물론 이름조차 모르는 인물들도 있었고 학창 시절 배웠던 기억은 있지만 완전히 잊어버린 인물들도 다수 있었다- 인물들에 대하여 가볍게 하지만 조금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루벤트는 낯설기만 하였다. 하지만 '한복 입은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분명 내 들어봤던 이야기였다. 이렇듯 학창시절은 다소나마 추억해 보며, 이 책이 나보다는 어린 사촌동생에게 더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역사 속 위인들에 대한 짧지만 긴 이야기가 이 책 속에 있다. 교양을 쌓기 위해 이 책을 들었다. 다소 작은 위안을 얻으며, 아직은 책상 앞에 앉아 골머리 썩어야 할 후배들에게 유용한 책이겠다 싶다. 역사와 그 시대를 살고 빛냈던 여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인물 상식 그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미술 분야의 인물에서 그림을 빠져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대표적인 한 작품 정도(물론 한 작품 소개하는 것이 더욱 어렵기도 하겠지만) 소개되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루벤스, 렘브란트는 나의 머릿 속에는 없었던 인물들이라 그들의 작품들이 더욱 궁금해져, 인터넷의 바다에 풍덩 빠져야 할 것 같다.

 

 나만의 소심한 꼬투리를 잡아보면, 몇몇 작은 오타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라는 제목만큼 좀더 세심한 배려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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