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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201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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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201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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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등>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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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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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여행자>
201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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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20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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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나는?>
201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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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201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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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의 나라>
20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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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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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떠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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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서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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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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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산책하는 낭만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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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요나라 사요나라>
200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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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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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2009-01-30
사랑이 떠나가면
레이 클룬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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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떠나가면>은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 '레이 클룬'의 아픈 이별, 그 생생한 이별의 과정들이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다. 서른 여섯이던 아내의 죽음으로 충격에 빠진 그가 호주에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고, 잘 못 이루며 눈물로 써내려간 이야기가 바로 <사랑이 떠나가면>이다. 

 

이미 사전 정보는 모두 취했다. 유방암에 걸린 아내, 그리고 그녀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그 속에서 어떤 감동과 애잔함을 줄지, 사뭇 기대감에 떨리는 마음으로 빠져들었다. 단순한 순애보적 사랑을 이야기할지, 물론 그런 순애보에도 가슴 저미는 사랑을 느끼며 감동받게 되겠지만, 옮긴이 표현 그대로, 주인공 댄이라는 한 남자를 통해서 우리는 인간이 처한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만날 수 있게 된다. 아내를 떠나보내는 남편의 순애보에 눈물 짓게 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픔을 드러내고, 때로는 회피하기도 하면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 그 자체가 그대로 생중계되고 있다고 할까? 6개월 전 이미 유방암 검사를 받은 적이 있어, 아내의 암진단은 더욱 충격적인 상황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고, 가슴절개 수술을 하면서, 그렇게 아내 '카르멘'과 남편'댄'은 병마와의 싸움에 늘 함께하고 있다. 그러면서 암이 전이되고, 다시 항암치료를 받고, 그러면서, 결국은 의사마저 치료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 그러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특히, 약을 통한 적극적 안락사의 전과정을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당혹스럽기도 하였다.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암' 그 실체가 소설 곳곳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점, 그래서 때론 버거웠던 점이었다.

 

<사랑이 떠나가면>의 가장 독특한 점은 바로 남편의 고독공포증이라는 것이다. 즉 외도를 밥 먹듯이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무슨 궁색한 변명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소한 단어다. 그런데 로즈와의 관계가 너무도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아내와의 이별 중, 그 피말리는 고통 속에서 다른 여자(로즈)를 통해 위로와 사랑을 구한다는 설정이 그다지 비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바로 '인간' 그 자체를 솔직하게 그리고 있다는 느낌! 그리곤 아내 카르멘이 용서하는 순간, 그의 태도는 오히려 눈물겹도록 현실과 몸소 싸우고 있다는 인상을 받으며, 댄에 대한 미움을 금새 씻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대면한 적이 없어, 안락사로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이 너무도 낯설었다. 그러면서도, 그 이별 속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그 처절한 슬픔이 '카르멘'의 성격처럼 오히려 즐겁게 그려지는 듯도 하고, 이별의 고통,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서로를 보듬어주며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모습이 오히려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어, 더욱 처연하게 다가온다.

 

누구든 암으로 가족과 이별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설사 가족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다분이 일어나는 일임에, 소설 <사랑이 떠나가면>의 이야기는 더욱 현실적이다. 아니 너무도 현실적이다. 정말 허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을 표현하는듯. 내게도 유방암으로 운명을 달리한 가까운 가족이 있어, '카르멘'과 가족의 아픔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면서, 그녀의 고통, 가족과 친구들의 고통이 더욱 안쓰럽게 다가오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에 공감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병으로 가족을 잃는 슬픔, 사랑하는 한 분신을 잃는 슬픔, 그 속에서 남편의 순애보적 사랑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내겐 전혀 예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였다. 소설 속 상상, 허구로 치부하기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니만큼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아니 처절하게 삶을 살아내는 모습 그 자체로, 때론 버거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속,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 간의 사소한 갈등 속,  우정, 사랑, 질투와 용서, 그리고 화해 그리고 더 큰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 참으로 마음이 끈끈해질 것이다. 더 나아가 관계의 소중함과 함께, 지금 이 순간 순간들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