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서툰 사랑 - 사랑에 서툰 우리를 위한 치유 에세이
이정하 지음 / 소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이정하'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요즘 들어, 잠시 내 곁에서 멀어진 작가 중에 하나였다. 허나~ 그의 시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학창시절의 나의 감성을 차근히 녹여주었던, 눈물 시린 사랑의 노래~ 그의 시를 몇 번을 읽고, 몇 번을 쓰고 했던가! 그런데 어느 시점이었을까? 그의 사랑 노래에 차츰 멀어졌다. 그리곤 최근, 우연한 기회에 그의 이름 석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이정하! 그는 나의 사춘기 시절, 가슴 시린 첫사랑(사랑? 그건 정말 몽환적이고, 풋풋한 설렘일 뿐이었다)의 아련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이젠 스물스물 그 추억이 피어오르게 하였다. 왠지 모를 반가움과 설레임! 당장 <참 서툰사랑>을 손에 쥐었다.

 

십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나 역시 그 시간 동안, 사랑의 아픔에 고통스럽고, 때론 망설이고 도망치기도 하였다. 그래서일까? 그의 사랑에 대한 짧은 글들이 예전보다 더욱 농밀하게 내게 다가왔다. '아~'하는 외마디 탄식과 함께, 그의 놀라운 필력에 절로 감탄하면서. '사랑에 서툰 우리를 위한 치유 에세이'라는 부제처럼 그의 글은 서툴었던 나의 사랑을 조금씩 어루만져주며,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이 책, <참 서툰사랑>은 [사랑이 켜지다 로그인, 이정하]의 개정판이란다. 이미 예전에 선보인 책이라지만, 내겐 놀라울 정도로 신선하고 감미로웠다.

 

투박한 재질에 서수연의 사진과 이정하의 글이 어울러지면서, 모호하고 뜬구름 같은 사랑이 내 손에 감기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손에 느껴지는 거친 감촉, 그것은 서툰 사랑의 한 표현이라는 듯. 허공 속, 사랑의 추억, 상처, 그리움이 하나하나 손에 쥐어지듯, 손에 쥔 <참 서툰사랑>을 놓을 수가 없었다.

 

사진만으로도 그리움, 슬픔, 아련함이 뚝뚝 떨어지며, 지난 기억 속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거기에, 이정하의 글은 담담하고 차분한 어조로 아품,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한 때의 두려움, 망설임을 반성하게 한다. '역시, 사랑이란 누구에게나 서툰 것이구나!' 그렇게 보편화를 하다보니, 어느새, 용기, 당당함이 내 안에 싹을 띄운다.

 

눈으로 보고 읽는 즐거움이 컸던 책, 참으로 감성적인 글에 절로 놀라며, 지난 추억 속, 상처투성이였던 내 마음을 어루만지며, 책을 읽는 내내, 행복하였다. 여전히, 내 감성 코드를 자극하였던 이정하의 글, <참 서툰사랑>은 서툰 사랑일지라도, 열렬히 '사랑하라!' 외치고 있다.

 

내 지나간 시간인데 내가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그 누가 아껴주겠는가.

 

슬픈 기억은 주인도 모르게 실종되지만

좋은 기억은 추억이라는 명예를 얻는다.

 

그런데 추억에조차 먼지가 쌓인다.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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