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클래식 2
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애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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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인 오스틴'을 만난 때가 벌써 10년 전이다. 솔직히, 그때의 느낌이 지금까지 생생하다. 한마디로 심히 '불쾌하다'였다. '세상에!'란 감탄사로 마무리지었던 '오만과 편견'은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가식과 허영이 그 책의 전부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왜 그리 '제인 오스틴'에 대하여 열렬한 찬사와 박수를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설득'을 읽은면서, 나 역시 '제인 오스틴'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가장 완벽한 작품이다"라는 평이 아깝지 않을 만큼 '설득'은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허영과 가식덩어리의 사람들(아버지 월터 엘리엇 경과 그의 딸 엘리자베스, 메리)과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면서 엘리엇 가의 미운 오리 새끼같은 '앤'이 대조를 이루면서 '앤'을 중심으로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분히 '앤'의 자애로움과 순수한 사랑이 이 글을 이끄는 큰 흐림이면서, 이야기 속엔 반전의 반전이 숨어있다.

대략의 분위기를 파악할 때쯤 내 머릿 속엔 "이것 재밌는데!"로 가득찼다.

 

(사치와 허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켈린치 홀을 떠나 바스로 앤의 가족(아버지 월터와 언니인 엘리자베스만)은 이사를 하게 된다. 앤은 결혼한 동생 메리 곁인 어퍼크로스에 머물게 되면서, 옛 연인 웬트워스대령과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라임으로의 여행과 바스로 돌아오면서 크게 앤이 머무는 장소의 변화로 이야기의 내용이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사랑했던 옛 연인을 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관계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얽히면서(헨리에타와 루이자 자매, 찰스 헤이터, 웬트워스와 벤윅대령 등등의 삼각, 사각 관계),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진다. 

 

질투와 체념, 그리고 또다른 사랑에 대한 기대, 그리고 실망과 사랑에 대한 확신, 설렘, 불안 등등의 심리적 변화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이내 곧 책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연인들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 속에서 사랑의 여러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200년전에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세세한 감정표현은 지금의 나의 정서에 비추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도 생생하고 세밀한 심리묘사에 압도되어, 책을 읽을수록 더욱더 오스틴이 사랑스러워졌다.  

또한 다시 한 번, '오만과 편견'을 읽어봐야 겠다. 내 마음이 어떤 변화들로 가득할지? 너무도 궁금해진다.

 

소심한 꼬투리를 잡아본다면,

거리 단위를 마일과 km를 혼용한 것이 살짝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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