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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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했을때 지난해 선교와 봉사를 하러 떠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텔레반 정권에게 인질로 잡혔던 그 슬픈 사건이 떠오르면서 잠시 읽기를 주춤했었다. 그런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늘도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는 여성과 아이들의 삶은 외면했다. 먼저 읽었던 친구가 "난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는 것에 참 감사한다"는 표현에 고개를 갸우뚱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든다.  

저자 이력이 참 다채롭다. 아프가니스탄인으로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망명했고 의대를 졸업, 캘리포니아에서 의사를 하는 동안 소설을 썼으며, 난민을 돕기위한 NGO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는 문득 체 게바라가 떠오르기도 했다.

아직도 일부다처제가 허용되고, 태어날 때부터 이미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할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인들. 이 책은 두 명의 여인 마리암과 라일라가 주인공이다. 주인집 남자 잘릴과 가정부 나나 사이에 태어난 마리암. 비록 멀리 외딴곳으로 쫓겨났지만 매주 목요일이면 잘릴이 찾아와 마리암과 오붓한 부녀 사이가 되어 마리암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다. 일주일에 한번이 아닌 매일 잘릴과 함께 하고 싶었던 마리암은 잘릴을 찾아가지만 외면당하고 그 사이 나나는 자살을 한다. 오직 마리암만 의지한채 살았던 나나에게 마리암의 떠남은 살아야할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다. 기구한 나나의 삶에 마음 한켠이 아려오며 왠지 마리암에게도 드리워질 숙명같은 어두운 그림자에 안타까움이 인다.

그렇게 마리암은 잘릴의 집에서 세명의 부인, 여러명의 형제들과 어정쩡한 관계를 유지하며 살게 되고, 부인들의 강권으로 욕심많고 나이도 많은, 폭력적인 라시드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그 와중에 텔레반 정권이 장악을 하고 사태는 더 심각해 지면서 졸지에 부모를 잃은 라일라도 라시드의 두번째 부인으로 들어오게 된다. 여자도 충분히 배울 권리가 있고, 미래를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라일라가 멋진 미래를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던 진보적인 라일라의 아버지 바비의 죽음으로 멋진 삶을 살것이라는 라일라도 결국 피할수 없는 운명같은 늪으로 빠지게 된다. 결국 라시드의 심한 폭력과 생활고, 라일라를 이해해주고 아껴주던 첫사랑 타리크와의 만남을 라시드가 알게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되고, 마리암은 라일라를 대신해서 라시드를 죽이고 처형당한다. 다행히 라일라는 타리크와 아이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간다.

아름다운 제목은 라일라의 마음속에 천 개의 태양의 눈부신 광채로 빛나고 있는 마리암을 의미한다. 두 여인의 첫 만남은 마리암의 질투로  한동안 힘들었지만, 남편의 무차별한 폭력에 곧 자매처럼 서로를 의지하게 되면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작은 희망이 된다. 여인의 선택권, 여자 혼자만의 외출까지 말살당한 텔레반 정권하의 슬픈 삶. 역자가 잠깐 언급한 그 상황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방문은(?) 시대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판단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한 남자와의 그릇된 만남으로 평생 불행한 삶을 산 마리암과 라일라의 안타까운 삶이 비단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겠지. 어쩌면 아프가니스탄 여인들의 삶을 대변한 것일수도 있겠다.
단지 그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안도를 하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저 한숨과 눈물만 나온다. 아프가니스탄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접하게 해주는 수준 높은 소설이다. 곧 영화로 나온다니 꼭 봐야할 듯한 의무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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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8-2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놨는데요. 빨리 읽어야겠네요.

세실 2008-08-26 06:16   좋아요 0 | URL
네 두껍기는 하지만 문체가 어렵지 않아 금방 읽어 내려가요. 흡입력이 있습니다. 같은 하늘아래 이런 일이 있다니 참 슬픈 현실입니다.

순오기 2008-08-2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카니스탄 여자들의 삶은 참 짠하더군요~
'바람의 딸 샤바누'가 생각나네요~ 영화 볼만하겠는데요.^^

세실 2008-08-26 06:18   좋아요 0 | URL
처음 접했는데 21세기에 이렇게 살아가는 여인들이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하게 됩니다. 영화 나오면 홍보대사 할래요.

비로그인 2008-08-26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번 뉴스보는것보다 한번 이런책 읽는게 아프가니스탄을 이해하는데 훨씬 낫지요?

세실 2008-09-06 17:23   좋아요 0 | URL
네. 아무래도 그들의 삶을 좀 더 깊게 알고 이해할 수 있을듯.
참 마음 아파요....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 신달자 에세이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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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나이땐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해 "중년 아줌마, 내 얼굴을 책임져야 할 나이, 안정, 편안함"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그저 까마득하게 생각했다. 공자가 《논어》〈위정편(篇>에서  "40세는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다"는 불혹에 대한 의미를 떠올려본다. 과연 그럴까? 늦은 결혼으로 초등학생 자녀가 있어 아직도 아이들 뒤치닥거리와 직장에서의 어중간한 위치로 갈팡질팡하는 내 자신을 보니 아직 멀었다. 그런 마음을 알아주듯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고 하는 작가의 제목이 선뜻 다가온다.

그동안 신달자시인은 한없이 감성적이고, 미화적이고, 삶의 고단함을 알지 못하리라는 선입견으로 일관했다. 무심한척 때로는 애써 외면하며 그렇게 홀대했다.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나의 그릇된 편견에 미안했다. 지난번 도서전시회때 미리 읽었더라면 한마디라도 대화를 나누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인간에게도 생애 단 한 번은 완전한 주목을 받으며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죽음이다'로 시작하는 담백한 글은 뇌졸증으로 쓰러져 입,퇴원을 반복하고,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며 24년을 더 산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작되는 고단한 삶의 이야기이다.   

딸에게도 하지 못했던 작가의 결혼생활에 대해 마흔에 소설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다니는 제자 희수에게 깊은 속내를 털어놓는 형식으로 되어있는 글은 참 진솔하고, 솔직하며, 삶의 비애가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가끔씩 적어놓은 삶의 편린같은 함축된 시는 눈물 젖게 한다. 늦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고 지방대학 교수가 되어 남편으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감을 느끼며, 일주일에 한번 기숙사에서 자고 서울로 돌아갈때의 마음을 표현한  "잘자! 내게 남은 희망을 네 창으로 모조리 던져 주고/돌아설때/서울의 어둠은 바로 내 앞에 있었다/그때 갈비뼈 하나라도 뽑아/탕하고 나를 향해 방아쇠를 담기고 싶었다." 는  남편에 대한 강한 분노와 애증이 눈에 선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한 남편의 아내인 작가는 때로는 속물근성도 보이며, 남편의 출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다행히 남편이 일부 회복을 하고 다시 대학 강단에도 서며 평범한 생활을 하지만 20여년간의 병간호는 그녀를 참 많이 지치게 했다. 마흔 즈음에 남편의 뇌졸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고, 그런 힘이 그녀를 늦은 나이에 공부하게 했고, 글을 쓰는 힘이 되었겠지. 온실속의 화초보다는 현재의 그녀가 더 아름다운건 나만의 생각일까? 책을 덮고 제목을 읽어보면서 내안에 힘이 생긴다. 마흔인 지금 나도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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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3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의 병간호로 고단한 삶을 살았군요~~~ 누구던지 자기 나름의 고단한 삶이 다 있겠죠? 그러면서 나 또한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고요~~~~ 마흔에 걸음마를 배웠으니 쉰에는 넘어지지 않고 달려갈 나이겠군요.^^

세실 2008-06-02 10:4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에 커다란 짐 하나씩은 있을듯. 내색하고 하지 않고의 차이겠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것 다시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님 행복한 한주 되세요~~

라로 2008-06-0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왜 별을 그렇게 작게 주셨어요???
저도 이 책 관심 갖고 보관함에 담아뒀었는데...
내용이 넘 부담스러운가요???아님????
제가 참 간사해서 님께서 별을 3개 주시니까 읽고 싶던 마음도 수그러드네요.에휴

세실 2008-06-02 10:44   좋아요 0 | URL
어머 님...그러셨군요.
음 뭐랄까. 제가 이런 류의 에세이집을 체질적으로 좀 안좋아하거든요.ㅎㅎ
약간은 신파조로, 넋두리로도 해석할수 있기에...유명인이 아니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책이라. ㅎㅎ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지음, 유순미 사진 / 호미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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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이야기가 묻혀 있는 곳은 때로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거 같았다. 투명한 풍경 속에 그녀들은 빛-쏟아지는-으로, 안개로, 빗줄기로 떠돌았다. 내가 만난 건 어쩌면 산산히 흩어진 그녀들의 몸이었는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으면서, 빛이면서 형태인, 하나이면서 동시에 만 가지인."

서두에서 접한 이 글이 마음에 들어 선뜻 별점 다섯개를 주게 된 것일까? 가끔 책을 펼쳤을때 강한 인상으로 남는 구절이 있다. 애잔함으로 서글픔으로, 측은함으로 몇번씩 곱씹어 읽으며 작은 설레임이 인다.

눈부신 5월! 고개들면 온통 초록빛 풍경이 설레인다. 마음은 철없던 시절 별 감동없이 지나쳤을 수덕사와 수덕여관으로 가서 여성해방 운동에 앞장섰던 신여성,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나혜석의 그림자를 밟고 싶다. 치술령의 신모가 되었다는 박제상 부인의 망부석이 있는 경주 선도산 커다란 바위도 직접 보고 싶고, 선덕여왕을 짝사랑하다 상사병에 걸린 지귀의 애절한 사랑도 느끼고 싶다. 

몇년전 강릉 오죽헌에서 열린 허난설헌 축제에 가보긴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다시 그곳이 그리워졌다.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태어났으나 남존여비, 남아선호 사상에 의해 가부장적인 사회의 희생양이 된 허난설헌의 피우지 못하고 시든 꽃같은 삶에 안타까움이 인다. '부안, 사랑의 방식'으로 남도의 길들은 농염하고, 간드러지고, 에로틱하다고 표현한 작가의 글에 웃음이 나면서 부안의 채석강, 적벽강, 곰소에 가보고 싶고, 매창뜸에 가서 거문고와 노래에 능했던 부안기생 매창의 발자취를 찾고 싶다. 

매창이 마음을 주었던 시인 유희경을 생각하면서 지었다는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 추풍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하노라" 는 내용도 모른채 외우기에 바빴던 학창 시절이 떠오르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선생님이 이런 사연을 설명해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나라 역사속의 한 획을 그었던 여인들의 삶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정겹다. 경주, 강릉, 부안, 수덕사, 해남으로 이어지는 여행길은 언젠가 꼭 가보리라 다짐해 본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의 역사를 적절히 인용한 부분은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꿈을 사서 김춘추와 결혼한 문희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후에 보희도 김춘추와 결혼을 했다니 감추어진 부분이 새롭다.

여행하고 싶은 요즘 간접 경험으로 한층 설레인다. 아이들과 함께한 분주함, 아이들의 코스에 맞춘 엉성한 여행이 아닌, 나만의 오롯한 이야기가 있는 풍경 만끽하고 싶다. 과연 그날이 조만간 올까 의심스럽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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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24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썼군요. 저도 이제 다 읽었어요~~~ 음, 맛깔나는 문장들이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한층 빛내주는 것 같아요. 정말 이 책 하나 끼고 구석구석 찾아들어 느끼고 싶어요.

세실 2008-05-24 06:50   좋아요 0 | URL
글이 참 예뻐요. 이런 이유로 여성작가들을 선호한답니다.
제일 먼저 수덕사 가야 겠습니다. 님의 멋진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

2008-05-24 07: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8-05-25 07:40   좋아요 0 | URL
여학생들이 특히 좋아할 책입니다. 여성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부드러움이 참 와닿았습니다. 저두 늘 감사^*^
 
타샤의 정원 - 버몬트 숲속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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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책을 읽다가 밑줄 그어 놓고 읽게 된 책. 타샤가 쓴 책이리라 생각했는데 꽃을 통해 친구가 된 토바 마틴이 타샤의 정원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글로 쓰고, 리처드 브라운이 정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엮은 책이다. 

동화작가이면서 삽화가, 원예가인 아흔 살이 넘은 할머니 타샤. 쳇 페이지를 여니 마치 19세기에 어울리는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타샤와 손에 든 빠알간 튤립, 노오란 수선화, 보랏빛 제비꽃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다.

꽃을 잘 가꾸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인데 그림그리기와 글쓰기까지 겸비한 타샤.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영혼, 맑은 영혼"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정원의 선명한 빠알간 돌능금나무가 눈부시다. 그 아래 피어있는 수선화와 앵초, 작약, 나리, 패랭이꽃도 참으로 매혹적이다. 파스텔빛 진달래 꽃밭, 보랏빛 층층이 부채꽃, 나무 딸기색의 양귀비, 폭탄 모양의 작약. 열정의 대상 장미. 아 일년중 가장 아름답다는 6월의 타샤 정원에 가고 싶다.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타샤의 정원이 연상되고, 손님이 오면 직접 만들어 대접한다는 쿠키와 파이, 각종 음식도 먹어 보고 싶다.     

책을 읽는내내 참 행복했다. 타샤안에서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온통 커다란 창에 눈부시게 하얀 담으로 둘러싼 소박한 주택에 잘 정돈된 초록빛 잔디, 한 켠에는 매실나무, 사과나무, 빠알간 돌능금나무, 노란 수선화, 보랏빛 아이리스, 빠알간 장미, 노오란 튤립을 심고 아늑한 흔들의자가 있는 풍경. 생각만으로도 벅차 오른다. 나이 들면서 그동안 외면했던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잘할 수 있다는 믿음도 생긴다. 나이 든다는 것은 외면했던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나이듦의 아름다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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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4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8-04-24 17:3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하늘바람 2008-04-24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읽고 타샤처럼 살기를 꿈꿨다가 난 안돼 했다지요

세실 2008-04-24 17:34   좋아요 0 | URL
ㅎㅎ 전 뭐 꿈 열심히 꾸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순오기 2008-04-24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나도 이 책 바구니에 담았어요. 곧 지름신 강림하면...^^
세실님의 멋진 미래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요.

세실 2008-04-24 20:12   좋아요 0 | URL
타샤의 또 다른 책도 읽으려고 합니다. ㅎㅎ
그때 꼭 초대하겠습니다~~

bookJourney 2008-04-25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었군요. 너무 보고 싶어요~~ 찜합니다~

세실 2008-04-25 23:27   좋아요 0 | URL
님 참 멋진 책입니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지거든요.

소나무집 2008-04-25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단 보관함에 담아요.
저도 요즘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몰입중...
언젠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사는 게 우리 부부의 꿈인데 이루어지려나 몰라요.

세실 2008-04-25 23:2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이듦을 거부하기 보다는, 아름답게 나이들어 가는것이 더욱 값질듯^*^
아 님도 정원이 있는 집에서....호호 우리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요~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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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글에는 삶의 다양성이 묻어난다.  때로는 고단한 삶이 느껴지고, 강한 모성애도 보여주며, 때로는 마치 소녀같은 감수성이, 어디에도 구속당하지 않으려는 자유분방함이 보여진다. 그녀는 늘 장미향 같은 강한 끌림으로 나를 유혹한다. 새 책이 나오면 조급하게 읽어야만 하는 습관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진다.

책 날개에서 소개하였듯이 "공지영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무거운 것은 가볍게, 가벼운 것은 가볍지 않게 전달하는 힘"이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도 그런 류의 가볍지 않은 에세이라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은 사랑하는 딸 '위녕'에게 쓴 편지 형식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딸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내용을 인용하면서 책을 통한 자아찾기 혹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는 독서치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부제라도 "책으로 상처받은 마음(영혼이라고 할까 하다가 진부하기에 마음으로 고쳤다) 치료하기, 책을 통한 청소년의 자아 찾기 또는 딸에게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가 적혀 있었다면 보다 많은 사람이 도움받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인 지망생이었지만 시는 천재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에 노력하면 될듯한 소설가의 길을 택했노라는 공지영. 작가라서 그렇겠지만 참 많은 책을 읽었다. 중간 중간 읽고 싶어 적어놓은 책만 해도 스무권이 넘는다. 맨 처음 소개한 인디언 소년과 산골 할아버지의 우정을 그렸다는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1순위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제목은 헤아릴 수없이 들었지만 정작 끝까지 읽지 못했다. 작가가 좋아했던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고독이 자라나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이 슬프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고독, 크고도 내적인 고독뿐입니다." 는 요즘 스러져가는 벚꽃과 봄의 한가운데를 보면서 느끼는 내 맘을 들킨 기분이다.

천상에서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 미나멜이 절망하다가 신이 "나는 네가 너로서 존재하고 나의 고유한 미니멜이기를 원한다. 태초부터 내가 사랑한 것은 남과 다른 너였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할 수 없이 슬플 것이다. 영원히 눈물이 그치지 않을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천사 미니멜>이야기는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을 키워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바닷가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로망을 갖게 했다는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성폭력으로 상처받은 여성들을 치료하는 신부님이 쓴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에서 "네 자신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네 자신뿐이다" 라는 말도 와 닿는다. 그 외에도 <그리운 메이 아줌마>,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이야기 <소박한 기적>에 대한 소개, 탈무드에서 읽었다는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도 참 좋다.

가장 눈길이 머물렀던 책은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소개되었고 나의 관심도와도 맞는 타샤 튜터의 책들이다.  지난번 친구에게 전화로 마흔이 되고 나니 넓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눈길이 가며 팬지, 데이지, 수선화, 장미꽃등을 가꾸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말했었다. 올해 91세라는 타샤의 아름다운 정원 가꾸기, 그림그리기, 글쓰기는 아 나의 꿈이다. 이 책 읽은뒤 요즘 밑줄 그으며 열심히 읽고 있는 책은 <타샤의 정원>이다.

엄마가 읽고 감동받았던 책의 내용 혹은 좋은 구절을 소개하면서 딸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녀 사이가 있을까? 딸에게 바라는 것, 꼭 이루었으면 하는 것을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한다면 갈등과 대립은 존재하지 않겠지. 제목처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하고 딸에게 하루에 한번씩 힘을 실어 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책 읽으면서 밑줄긋기, 귀퉁이 접기가 오랜 습관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상처 투성이다. 아름다운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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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11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었군요. 단순한 에세이 같아서 지나치려 했는데...두달만에 내려오는 큰딸에게 생일선물로 줘야겠어요. 감사^^

세실 2008-04-11 12:42   좋아요 0 | URL
참 행복했던 책이었답니다. 읽기 쉬운 책들, 읽고 싶은 책들이 대부분이라 공감대가 배로 형성되었습니다. 아 따님에게 선물하셔도 좋을듯....

2008-04-12 0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8-04-12 22:22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정말 그러네요. ㅎㅎ
님이랑 따님에게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하늘바람 2008-04-11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아주 궁금했어요 제가 태은이에게 늘 먹은 맘이기도 하지만
참 읽고파지는 책이군요

세실 2008-04-11 12:44   좋아요 0 | URL
아 님은 충분히 해내실 거예요^*^
요즘 행복하게 읽은 책이랍니다.


소나무집 2008-04-1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서 소개한 걸 보고는 공지영이 또 책을 냈네? 했는데
읽어볼 만한가 보네요.
딸에게 쓰는 편지라는 말에 끌리기도 하고요.

세실 2008-04-11 16:38   좋아요 0 | URL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참 따뜻한 책입니다. 감동적인 책의 내용을 인용한 구절이 많아요. 두고두고 읽으면 도움이 될듯^*^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bookJourney 2008-04-11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우선 보관함으로 ~~

세실 2008-04-12 22:45   좋아요 0 | URL
님도 좋아 하실듯^*^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글이 꽤 있습니다. 제목이나 소개글보다 훨씬 깊이 있습니다.

라로 2008-04-1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벌써 다 읽으시고 리뷰까지!!!
정말 부지런하시군요~.^^
님의 리뷰를 보니 꼭 읽어야 겠어요!!!땡스투하고!!ㅎㅎ

세실 2008-04-12 22:46   좋아요 0 | URL
고마운 분이 책 선물해주신다고 하길래 냉큼 부탁했습니다. 따끈따끈한 신간이죠. 하하하 딸있는 엄마들이 읽으면 더욱 감동스러운 책~~

곰탱이 2008-04-1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공지영씨가 아이가 있는 어머니라는 건 잘 생각치 않았었네요.소녀의 감수성이 공지영과 잘 맞다고 생각했나 봐요. 이미 제목만으로도 굉장한 위안과 힘이 돼요! 위로받은느낌~좋아요 ^^

세실 2008-04-14 23:3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참 자유로운 분이죠. 전혀 아줌마 같지 않은 아줌마. 그런 매력에 끌리는 거겠죠. 공지영 작품의 결정판이라고 할까요? 좋았습니다.

프레이야 2008-04-13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멋진 리뷰입니다. 이책이 소설이 아니었군요.
딸에게 보내는 응원으로서 참 좋은 책이라 여겨지는데요,
아, 저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형식이에요.
아름다운 상처 투성이의 책이 되었을 님의 이 책, 님이 붙인 부제만큼
좋아보입니다.^^

세실 2008-04-14 23:32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저두 처음엔 수필이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수필이 아니네요. 주로 책의 좋은 구절들을 삶과 접목하여 부드럽게 쓰여졌습니다. 독서치료로도 손색이 없는 책입니다. 그저 가벼운 수필류로 묻혀버릴까 걱정입니다.

하늘바람 2008-04-16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읽고 프더라고요 님의 선전에 힘입어 저도 ~

세실 2008-04-16 09:23   좋아요 0 | URL
어머 하늘바람님 아닌뎅...저 리뷰당선 아니어요. ㅎㅎ
잠시 마음이 붕~~~

swdc 2008-04-1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토요일에 삼성동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서 공지영 저자 사인회가 있습니다...

세실 2008-04-16 17:4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가고 싶지만 선약이 있어서...안타까워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