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 오리너구리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여성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칸트와 오리너구리 Kant el'Ornitorinco, 1997
저자 : 움베르토 에코
역자 : 박여성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7.10.06.




“존재란 무엇인가?”
-즉흥 감상-




  사실 즉흥 감상으로 오딧세이아를 인용하여 “나는 ‘아무’로 소이다!!”를 적을까 싶었습니다. 그것도 그렇듯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존재’에 대해 이번 책을 읽으며 그동안 수많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논의해왔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철학자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저는 ‘존재’에 대해‘아무’것도 알아먹을 수 없었다는 사실에 그만 충격을 받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언젠가부터 움베르토 에코님의 기록물들을 따라 가보자 다짐했기에 만났다 할 수 있는 이번 책에 대해 조금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앞서 읽었던 저자님의 책 ‘논문 잘 쓰는 방법Come si fa una tesi di laurea, 1977’은 그나마 논문을 쓰기 위한 논문 형식의 글이어서인지 간추리기 위한 구분이 편했다는 기분이 있었는데. 이번 책에 대해서는 읽어 들어가면서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지막 부분인 ‘옮긴이의 말’에서 보기 좋게 정리되어진 것을 발견해볼 수 있었다보니 이 지면을 통해 한 번 더 정리하기도 죄송하게 되었기에, 여기서부터는 그렇게 정리된 부분에 도움을 받아 빡빡한 글씨들을 읽어들어 가며 생각하게 된 것들로 이어볼까 합니다.




  우선 이번 책이 사실은 칸트와 오리너구리가 만나 어떤 유명한 일화를 남겼노라 식의 기록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서문]에 이어,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칫 말장난으로 ‘존재’를 증명해 나간다고 생각했다가 ‘인식’과 ‘무無’라는 것에 대해서까지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게 했던 [1. 존재에 대하여]는 시작부터 참 답답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하나의 문장이 어떻게 번역되고 쓰여 지는 가에 대한 미묘한 차이에 대해 분명 폭 넒은 예시를 제안해가며 설명한 것이 그저 말장난 같았다는 것은 일단 그렇다 치고, 지나가다 한사람이라도, 그리고 한번이라도 들어봤을까 의문이 드는 여러 철학자들의 ‘생각’들을 예로들에 기호학적-개인적으로는 끼워 맞추기라 판단된-분석을 시도하는 등 내용이 업치고 겹치기 시작하자 무엇인가 정신없게 작성된 논문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밝음을 증명하기 위해 어둠을 이야기 하듯 ‘존재’와 ‘무’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 까지 와서는 아직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만 절실히 들더군요.

 

 

  그리고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마크로폴로가 신화나 전설과 같은 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하는 ‘일각수’를 실제로 만나게 되면서 발생하는 보편성의 괴리감에 ‘존재의 재구성’을 말하며 시작의 장을 열었다 판단된 [2. 칸트, 퍼스 그리고 오리너구리]에서는 이 책의 제목과는 달리 정체불명의 괴생물체인 오리너구리를 칸트가 만나지 못했음에 사실상 불가능한 만남이 실제가 되었을 경우 일어나게 될 정체성 혼란에 대해 저 또한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오리너구리’와 그 존재성에 대해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양서류 마냥 물 안에서도 물 밖에서 살 수 있으며, 오리와 같은 주둥이에 두더지 같은 몸. 그리고 비버의 꼬리를 달고 있으며, 알을 낳지만 젖을 먹이는 그런 생물이라는 사실에 제가 얼마나 한정적인 인식의 영역 속에 살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코믹 ‘포켓몬스터 스페셜’에 나오는 오박사의-겨우 포켓몬의 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했을 무렵 더 많은 종류가 발견되었을 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 좋을까 모르겠습니다(웃음)

 

 

  이어서 정복자였던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한 원주민들이 그들에 대한 설명에 대해 객관적 관찰과 주관적 관찰을 통한 인식의 차이와 그 전달 과정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판단중인 [3. 인지유형과 핵 내용]에서는 이때 것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것’에 대해 어떻게 ‘존재’가 형상되며 전파되고 받아들여지는 가에 대해 실험이 펼쳐졌다는 사실에 어려우면서도 흥미를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가까운 예를 떠올려보자면 나이가 70이 다 되신 분이 이때까지 타이프라이터만 사용하시다가 윈도우 비스타를 운영체제로 하는 노트북을 장만하시면서 도움을 요청하시기에 본의 아닌 선생님이 되어버린 제 생활을 우선으로,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불가능해 보이는 어떤 사건들을 실제로 경험하며 그러한 것들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 설명할 때의 기분을 떠올려보며 책에서 말해지는 이론과 실험을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다시금 말장난 형식으로 ‘산’에 대해 말하며 시작의 장을 열었다 생각된 [4. 오리너구리: 사전과 백과사전 사이의 괴리]에서는 그 존재성을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괴생물체 ‘오리너구리’가 발견됨으로서 기존의 분류체계가 혼란을 맞이했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요. 사전적 의미를 말한다 했을 경우 간략한 의미일 경우 ‘사전辭典’을 펴들고 좀 더 상세한 의미를 원할 경우에는 ‘백과사전百科事典’을 펴들었었기에 기록 대상의 설명에 대한 범위에 대한 차이로만 알고 있었다가 ‘사전’이라는 부분에서부터 차이가 남에 그만 혼란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각 사전에 대해 사전적 정의를 옮겨보면 ‘사전’은 ‘[명사]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말광·사림辭林·사서辭書·어전語典’로 나오며 ‘백과사전’은 ‘[명사] 학문, 예술, 문화, 사회, 경제 따위의 과학과 자연 및 인간의 활동에 관련된 모든 지식을 압축하여 부문별 또는 자모순으로 배열하고 풀이한 책. ≒백과사서·백과사휘·백과전서.’라고 나오는 것이 단순히 단어가 가진 의미와 그것이 어떤 현상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표현 방식에 차이가 남을 확인해볼 수 있어서인지 새로운 지식의 지평을 열게 되었다는 것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어떠한 대상을 향한 ‘지시’를 하는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모호한 영역범위를 일종의 약속으로 통재한다는 실험이 담겨 있다 생각된 [5. 합의로서의 지시 행위에 대한 메모]에서는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현상 때문인지 지칭하는 어떤 대상에 대해 이해의 영역이 차이가 나게 되어 대화가 어려웠었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동음이의를 말하는 ‘애매성’과 한 단어가 가진 의미의 범위영역을 말하는 ‘모호성’에 대해서 그 예를 말할 수 있을 것이며, 한 대상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점 속에서 달리 말해질수 있다는 ‘옴니버스’타입의 작품 또한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인데요.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은 이번 지면이 아닌 다른 작품의 감기록에서 따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까지의 내용을 정리한다는 기분으로 만난 [6. 도상성과 하위 도상]에서는, 솔직히 이까지의 내용도 이해가 되었을까 의심이 들었는데 결국 이해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버리는 듯한 멍~한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글을 쓰거나 친구들과의 어떤 대상에 대한 열띤 대화의 현장에서 말해지는 사소한 걸림돌들을 나름대로 실험과 재미있는 예시를 통해 설명하려 한 저자 분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의미 있는 독서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말씀 드리고자 하는데요. 그래도, 정말이지 그동안 제 인생의 독서 선배님들이 던져주시던 ‘경고’ 그 대로 읽어 들어가는 동안에는 참으로 머리가 아팠습니다.




  존재. 그리고 그것에 대한 증명이라. 물론 이 책에서는 기호학을 기준으로 언어학과 분류학, 각 철학자들의 철학과 다양한 실험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심리학과 물리학에 관심을 가져왔었던 지라 ‘존재’에 대해서는 이번 책이 아닌 소설 ‘해인의 비밀, 2001’을 통해 지나가면서 들었던 것을 재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은 원자의 구성이 한 개의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전자로 이뤄져있으며, 전자는 입자인 동시에 크기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단순 파동이며, 또한 여기서의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있으면서도 계속되는 발견 속에서는 쿼크라는 초소립자에서 상태에서 결국에는 점상입자가 아닌 구조를 가진 복합체-파동라는 이론까지 만들어졌기에 다시 그것을 작은 세계가 아닌 축소의 시점으로 바꾼다면, 형체가 없이 파동만 있는 어떤 힘의 결정들이 수없이 많이 모여 긴 분자의 끈으로 이어져 하나의 어떤 형태를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전에 읽었던 도서 ‘니콜라 테슬라TESLA : MAN OUT OF TIME, 1981’에서 나오는 소리굽쇠나 진동자를 이용한 ‘공명현상’으로서 물질 파괴의 이야기까지 더해본다면 우리가 ‘존재’로서 인식하는 세상은 그저 속 좁은 시야의 세상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는데요. 그래도 이번 책에서는 그런 물리학적 측면이 아닌 당장 눈에 보이는 현상들에 대해 심리학의 양념을 가미한 ‘생각’들이 어떻게 발전되어왔는가에 대해 정리된 기분을 받았던지라, 그저 최근 들어 컬렉션 대상이 된 에코님의 책이나 가능하면 출판되어진 순서대로 읽어보고자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네? 그럼 개인적으로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구요? 
  으흠. 저는 위에서도 적은 물리학적인 측면인 ‘공空’의 개념에 ‘파동 이론’을 존중하긴 하지만, 심리학적 측면에서 스스로 ‘거울과 거품이론’이라 명명하고 있는 생각을 말하곤 하는데요. 그것에 대해서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장황하게 이야기해보기로하며 이번 기록은 일단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 바입니다. 아아. 그나저나 ‘존재’라!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도 공명하는 기분이 들고 있으니 오늘 밤도 편안하게 잠들기는 다 틀렸다는 기분이 듭니다!! 


TEXT No. 519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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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신태라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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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검은 집Black House, 2007
원작 : 기시 유스케 소설 ‘검은 집 黑い家, 1997’
감독 : 신태라
출연 : 황정민, 유선, 강신일, 김서형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7.10.04.




“그네의 꿈을 꾼 적이 있는가? 당신은.”
-즉흥 감상-




  아아. 드디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날 동생이 먼저 보고, 저는 일단 원작을 먼저 읽고 싶다는 생각에 약속예정일까지 돌파해나가던 중 갑자기 일정이 취소되어버려 타이밍을 노치고 말았었는데요. 거기에다가 작품이 제품으로 출시되고 난 다음에는 추석 연휴동안 조부모님 댁에서 본다는 것이 문제가 생겨 결국 추석이 끝나고 나서야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다른 건 몰라도 영상면에서 만큼은 최고 점수를 주고 싶었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회색 화면으로 아파트로 보이는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는 누군가의 시야와 한 소년의 형에게로의 사과함과 함께 투신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지난날의 악몽에서 깨어나는 한 성인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아침 일찍 새로운 직장으로의 첫 출근을 나서게 된 그는 첫날부터 ‘나일론환자’를 만나게 되고, 상급자와는 달리 너무나도 인간적으로 대하는 모습에 한소리 듣게 되는군요. 이어서 사무실에 들어와 업무를 처리하던 그는 한 여인의 전화를 받게 되고 고객 상담 매뉴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살’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사정까지 말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주인공 앞으로 어떤 한 고객의 방문요청을 받게 되고 주인공은 모든 문제가 시작되는 장소로 들어서게 되는데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주인공은 형광등에 목을 달고 죽어있는 한 소년을 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이상할정도로 보험금에 집착하는 소년의 아버지의 모습에 주인공은 보험금 지급을 주저하며 진실을 추적하게 되지만…….




  음.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원작과의 비교에 한국적 정서에서 잘 부합하도록 잘 만들었다 생각이 들었는데요. 왜 그런 기분이 들어버렸는지는 설명한 자신이 없는 고로, 일단은 두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 차이점을 몇 가지 적어봅니다. 우선 원작에서는 주인공의 형이 과거 속에서 자살해버린 반면 영화에서는 동생이 뛰어내렸고, 원작에서는 주임이라는 나름대로의 높은 위치였는데 비해 이번에는 신참이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소설과는 달리 영화는 러닝 타임을 생각해서인지 주인공이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짧아져 있었는데요. 그래도 화면 하나만큼은 정말 원작의 느낌을 멋지게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까 합니다.




  아. 그러고 보니 결말 부분에서 기억하고 있던 작품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던지라 원작을 재확인해볼까 싶었는데, 이런! 지금은 대여 중이었다는 사실에 그만 제 마음속에 잠들어있던 ‘사악’이 꿈틀거리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나 일단 열심히 공부해보자는 기분에 도서관이라는 무인도에서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을 체험중이다보니, 개인적으로는 누구든 품고 있다 생각하는 이런 어두운 부분이 최소한의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요. 흐음. 그래도 그런 정신 상태는 ‘희로애락’의 감각이 마비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 판단중이기에 아직은 제가 보통 인감임을 재확인해볼 수 있어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어 보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드디어 이번 작품을 만나보았노라 지인 분들과 대화를 하던 중 이미 일본에서도 ‘검은 집黑い家, 1999’으로 영상화 했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그동안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완성도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국내의 정서와는 충돌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일단 만나보고 싶다는 욕망에 불을 집히는 듯 했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의 원작을 쓰신 작가님의 다른 소설들도 국내로 번역 출판되었음을 알게 된바. 컬렉션 대상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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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No.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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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이 SE
김태경 감독, 조안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므이, 2007
감독 : 김태경
출연 : 조안, 차예련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7.10.01.




“이것은 한국판 다크히어로의 탄생이었다!!(응?)”
-즉흥 감상-




  사실 처음에는 “이것이야 말로 현대판 전설의 고향이다!!”라고 적을 까 싶었습니다. 그만큼 앞서 소개한 적 있던 영화 ‘전설의 고향, 2006’보다 더욱 ‘전설의 고향’같다는 느낌을 받아버렸는데요. 결말에 이르러서는 위의 즉흥 감상은 연발하게끔 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어둠속에서 흥얼거리는 듯한 음악소리와 함께 붉은 옷의 한 여인이 공포에 질려가는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던 도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중압감과 함께 무엇인가를 향한 비명을 지르고 맙니다!! 
  그렇게 ‘므이의 전설’에 대한 영상물을 시청중인 한 여자의 모습으로 이어지게 되는 이야기는, 새로운 소설을 쓰고자 했던 찰나 베트남에 갔었던 친구로부터 받은 영상물에 자극을 받아 직접 현장으로의 자료 수집을 떠나는 것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므이’에 대해 조사를 거듭하면 할수록 악몽에 시달리는 등 좋지 않은 어떤 느낌을 감지하게 되고, 급기야는 자신마저 눌러버리려 하는 저주를 풀기위해 발버둥 치게 되지만…….




  별다른 기대 없이 우연히 입수하게 되었기에 일단 보기 시작한 작품은, 아무런 기대감이 없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생각보다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그것은 나름대로 소설을 쓴답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모두 자료랍시고 수집했었던 기억이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회상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전설’을 따라 행해지는 사건들 속에서 결국 풀기 위한 저주가 또 다른 모습으로서 완성되어버리는 이 이야기는, 앞서 만나본 영화 ‘캐리carrie, 1976’를 통해서 느낀 ‘평소에 착하게 살 것이지’를 같이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사소하지만 지극히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어떤 현상에 대해 먼 옛날의 ‘원한’이 현대적으로 재구성 되는 모습을 아주 멋지게 담았다는 개인적은 평가를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냥 떠도는 소문만으로 소설을 써 그것이 책으로 나왔었고 그것이 ‘원한’의 촉매제가 되었다는 사실에, 소설을 쓰면서 ‘책임감을 가질 줄 알아라!!’며 소리 높여 통신망에서 싸웠었던 예전의 기억까지 떠올라버렸는데요. 요즘에는 단순 상상력의 산물이 아닌 나름대로의 현실적 고증을 동반한 환상 문학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비추어 보아도, 그런 현실에서 만약 단지 소문에 의한 첩보를 사실인양 잘못 기술하였을 경우 발생할지도 모를 그 여파는 이 작품에서야 ‘원한’을 통한 저주의 구체화가 진행되었다지만, 현실 적 차원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지 상상도 하기 싫어지는군요.




  그건 그렇고 ‘한국판 다크히어로’는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구요? 후후후후훗. 그건 이 작품의 마지막을 직접 확인해주셨으면 할 따름입니다. 단순히 원한의 대상을 다 처리했나 싶었는데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게 하기위해서인지 따뜻하고도 차갑게 느껴지는 그녀의 미소란, 아아아.




  아. 잠시 저만의 세상에 다녀왔습니다. 흐음. 그나저나 ‘원한’이라. 그러고 보니 ‘원한’하면 바로 ‘지옥소녀 2기地獄少女 二籠, 2006’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올라버리는데요. 하나 안타까운 소식은 지금 2기까지 다 본 상태로는 자정에 ‘지옥통신’에 접속하려는 원한 가늑하신 분들에게 더 이상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만 살짝 알려드려볼까 합니다. 네? 그건 또 무슨 소리냐구요? 으음. 뭐 직접 확인해주세요!!




  그럼 이번에는 기어코 보고야만 영화 ‘검은집Black House, 2007’의 감상기록으로 이어볼까 합니다. 


TEXT No.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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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2 - 아웃케이스 없음
캣 쉬아 감독, 에이미 어빙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 : 캐리 2 The Rage: Carrie 2, 1999
감독 : 캣 쉐어
출연 : 에밀리 베글, 제이슨 런던, 다이런 브루노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7.10.01.




“이 세상은 이미 미쳐있었다!?”
-즉흥 감상-




  드디어 보았습니다. 전편에 해당하는 영화 ‘캐리Carrie, 1976’는 국내로의 정식 출시에 대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반면, 중고매장에서도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던 ‘캐리2’를 드디어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흐음. 하지만 기대이하라는 기분에 오리혀 전편이 다시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버리게 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붉은색 페인트를 붓에 하나 가득 찍어 벽에 바르며 자신의 딸은 안 된다 중얼거리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짓 말고 자기랑 같이 놀자는 딸에 얼굴에 빨간 칠을 해버리고 마는 군요. 
  그렇게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엄마의 모습에 이어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소녀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절친한 친구가 그저 행복해 보이던 등굣길의 모습과는 달리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하게 되고, 그 현장을 목격한 그녀는 그동안 꾹 눌러왔던 초능력이 일순간 개방되어버리게 되는군요. 하지만 겨우겨우 통재를 해나가던 어느 날. 거짓말 같이 다가온 사랑과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보던 주변 학우들이 그런 그녀를 향해 못된 짓을 해나가던 중 결국 마지막 카드를 뽑아들게 되지만…….




  사실 즉흥 감상으로 ‘꾸며도 안 예뻐지는 애도 있구나?’라고 적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당장 여성단체 분들로부터든지 외모지상주의에 반감을 가지신 분들이 ‘당신마저 배반하는 거냐!!’고 돌멩이 던질까 무서워 다른 걸 적었는데요. 그래도 전편의 ‘캐리’는 졸업파티를 통해 대대적인 변신을 하는 반면 이번 작품에 나오는 여주인공은 나름대로 치장을 해보아도 뭔가 잘 안 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원작을 중심으로 만들었던 전작과는 달리 그저 하나의 오리지널로서 제작되었다는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일단 기본 구조는 전작과 별 차이가 없었으며 작품내의 시간상 20년 차이를 뒀기 때문에 전작에서 그나마 캐리를 이해해줬던 여자 친구가 상담교사로 등장하며 주인공의 능력은 유전적 현상일 뿐이었다는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실험이 행해졌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결론에 가까이 접근하면서는 과연 단순히 ‘유전’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물음표를 주는 장면이 나오게 되는데요. 유전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 확인해주셨으면 할 따름입니다. 아아. 과연 그녀들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아무튼, 이번 작품의 부제목은 ‘The Rage’로 직역해보자면 ‘분노’가 되겠습니다. 캐리와는 달리 이린 시절부터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던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 엄마가 병원에 들어서게 되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오랜 시간 동안 능력을 통재해왔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인지 캐리의 폭주하는 능력보다도 이번 주인공은 나름대로 통재능력이 있는 상태에서 폭주상태가 되어서인지 정말이지 인정사정 봐주지 않더군요. 
  그건 그렇고 작품에서야 오버하는 기분이 없지 않다지만, 힘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신들의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개념 없는 모습은 과연 영화 안에서 만의 모습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하나 떠올려볼까 합니다. 힘이라. 문득 만화책 ‘타이의 대모험Dragon Quest ダイの大冒險, 1989’에서 주인공 타이의 “이것이… 이것이! 네가 말하던 정의냐? 더 강한 힘에 얻어터지면 넌 만족하느냐! 이런게…! 이런게 정의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울부짖던 절규 섞인 외침이 들리는 것 같아 평소에 착하게 살면 어디가 덧나나 중얼거려보게 되는군요.




  아무튼 나름대로 신경 써서 만든 흔적이 보이는 후속작에 대한 감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514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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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4 - 아웃케이스 있음
롤랑 조페 감독, 엘리샤 쿠스버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 4.4.4.-Captivity, 2007
감독 : 롤랑 조페
출연 : 엘리샤 커스버트, 다니엘 길리스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7.10.01.




“경고 받은 데로… 인가?”
-즉흥 감상-




  추석 연휴. 친가와 외가가 한 도시에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점이라지만, 일단은 거주하는 도시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동생의 PMP를 통해 심하게 흔들리는 고속버스 가장 뒷자리에 않아 한편의 영화를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까지 움직이는 차 안에서 영화를 본 일이 없어서였던 것일까요? 화면은 괜찮아 보이던데 무엇인가 ‘아니다’라는 기분으로 만나버린 이번 작품. 아무튼 조금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무슨 주방이나 실험실 같은 모습으로 핏발이 선 푸른 눈의 사람과 무엇인가 요리를 하는 듯한 검은 장갑을 낀 사람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전신으로 검정 세팅을 한 사람이 결국 사지가 결속된 푸른 눈의 남자에게 죽음을 선사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이야기는 감미로운 음악 선율과 함께 한 여인의 인터뷰 화면으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그러면서도 신문과 잡지의 글씨들을 오려내어 조합하는 검은 장갑의 모습이 함께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폐쇄된 공간에서 깨어나는 화면속의 여자가 아닌 실제 여자가 있게 되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체고 탈출을 시도하게 되지만, 검은 옷의 사람은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않으려 하는데…….




  위에서도 짧게 언급했고, 또 이 작품을 먼저보신 지인 분의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시작 부분은 무엇인가 그럴싸했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아니 반전이랍시고 제작진이 저지른 행위는 저에게 “이건 아니잖아!!”를 외치게 했습니다. 세상에나! 협소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구속형 작품들에서 해서는 안 될 장면을 파격적으로 시도 한 것은 좋았지만, 으흠. ‘주객전도’현상이 너무나도 어이없게 발생한 작품이라고만 속삭여 볼까 합니다.




  거기에 ‘4.4.4.’라는 제목으로 소개가 되었던 것의 원 제목이 사실은 사로잡힘이나 감금의 의미를 지닌 ‘Captivity’라는 사실은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단순한 단어 보다는 숫자 놀이를 통해 뭔가 그럴싸한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었을까요? 오히려 영화 자체보다는 포스터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작품임에 이번 작품에서 진정한 공포를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포스터만 따로 구해보실 것을 권장해 보려합니다(웃음)




  그나저나 감금이라. 저야 일생동안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자유를 박탈당하여 언제 죽을지도 모를 극한 상황에 처해본 기억이 없다보니, 음? 아니군요. 유사체험이라면, 어린 시절 혼자 집에 남아 나름대로의 ‘나 홀로 집에’를 경험해보신 분들은 이런 ‘감금’과 비슷한 체험이 있으실 것이라 감히 생각해봅니다. 엄마도 아빠도 전부 나가 버려 몇 개나 되는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집 한구석에 꼼짝도 안하고 빨리 엄마 돌아오라고 식은 땀 흘리며 현관문만 노려본 경험. 네? 없으시다구요? 이런! 그럼 혼자만 어린 시절의 어두운 기억을 떠올린 것 같아 그저 부끄러워지는군요!! 아무튼 폐쇄된 공간에 홀로 남은 주인공의 심리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지만, 이번 작품은 어찌되었건 간에 비추천장을 남발 해보려합니다.




  흐음. 재미있는 작품이라. 발전되는 영상 기술력과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의 도전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너무 잘하려고 노력한 나머지 ‘뭔가 아니다’라는 느낌이 묻어나버리는 작품. 그래도 한 편의 작품이 만들어지기 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513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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