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 피너츠 시리즈
찰스 M. 슐츠 지음, 강이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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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비글 '스누피'와 그의 엉뚱한 친구 '찰리 브라운'의 일상을 그린 찰스 슐츠의 인기 만화 <피너츠(PEANUTS)>. 2015년에 개봉한 영화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를 보고 원작인 <피너츠>를 언젠가 한 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1950년부터 2000년까지 장장 50년 동안 연재된 작품이라서 차마 도전할 엄두가 안 났는데, 마침 <피너츠>의 명장면을 보기 좋게 편집한 <피너츠 시리즈>가 한국에서 출간되어 부리나케 읽어보았다.


이번에 알에이치코리아를 통해 출간된 <피너츠 시리즈>는 모두 세 권이다. <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 <찰리 브라운,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 <루시, 그래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이렇게 총 세 권의 책이 한국의 독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빨간 표지가 깜찍한 <스누피, 나도 내가 참 좋은걸>은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유명한' 비글 스누피의 활약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작은 눈이 귀여운 스누피는 사실 변장의 귀재다.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제1차 세계대전 에이스 파일럿으로 변신하도 하고, 선글라스를 끼고 잘 나가는 대학생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스누피는 또한 언젠가 멋진 소설을 쓰겠다는 일념 하에 정진하는 노력가이기도 하다(스누피가 틈만 나면 지붕 위에 앉아 타자기를 붙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누피는 언젠가 멋진 소설을 쓰기 위해 매일 <전쟁과 평화>를 읽는다. 단, 규칙이 있다. '하루에 한 단어씩'. 이렇게 읽으면 아무리 어려운 책도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다는 게 스누피의 지론이다(과연 스누피는 <전쟁과 평화>를 끝까지 읽었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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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 - 테레사 바그너의 사정, W-novel
나카무라 요시코 지음, 이혜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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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소국의 공주와 일본의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사랑에 빠진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2018년에 방영된 인기 TV 애니메이션 <타다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의 공식 소설판 <타다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 - 테레사 바그너의 사정>은 바로 이 질문에 답한다.


소설 <타다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 - 테레사 바그너의 사정>은 애니메이션 <타다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을 만든 각본가 나카무라 요시코가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소설로 다시 쓴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소설의 다른 점은 총 13화짜리 작품을 8화 분량으로 압축했다는 것, 그리고 주인공인 테레사라는 인물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유럽의 소국, 라르센부르크의 공주 '테레사 바그너'가 일본의 한 고등학교로 유학을 오면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유모인 레이첼이 읽어주는 일본 동화 '레인보 쇼군'을 무척 좋아해 내용을 줄줄 외울 정도였던 테레사는, 라르센부르크 왕가 대대로 성인이 되기 전에 견문 확장을 위해 외국 생활을 하는 관습에 따라 자신의 신분과 정체를 숨기고 일본으로 유학 온다.


유학 첫날, 테레사는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친구이자 수행원인 '알렉'과 헤어져 길을 잃는다. 미아가 되어 길을 헤매던 테레사는 카메라를 손에서 떼지 않는 한 남자 고등학생을 만나게 되고, 그의 이름이 '타다 미츠요시'라는 걸 알게 된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가 하는 커피점 일을 도우며 살고 있는 타다에게 테레사는 왠지 마음이 끌린다. 다음날 테레사는 전학 간 고등학교에서 운명처럼 타다를 다시 만난다. ​ 전교생이 한 명도 빠짐없이 부 활동을 해야 한다는 교칙에 따라 테레사는 사진부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또 타다를 만난다. 테레사는 자꾸만 반복되는 타다와의 인연을 예사롭지 않게 여기지만, 언제 어디서나 침착하고 차분한 타다는 테레사에게 조금도 관심 있는 눈치가 아니다. 게다가 테레사는 1년 후면 일본을 떠날 몸. 자신이 유럽 소국의 공주인 줄은 꿈에도 모르는 타다에게 고백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TV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 호평이 많았던 작품이라서 소설판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직접 읽어보니 역시 좋았다. 온화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매력 있다. 미스터리 소설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동아리가 주 무대이고 청춘 남녀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렸다는 점에서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전부 시리즈'가 연상되었다(생각해보니 오레키 호타로와 타다군 모두 같은 성우 = 나카무라 유이치 ㅎㅎㅎ). ​ 작가 후기에 작가가 '소설판을 읽고 애니메이션을 봐주는 독자가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썼는데, 성공하셨습니다... 저 이 애니메이션 볼 겁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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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커넥트 1 - 타루미 유우나기의 대역 게임 완전 공략, W-novel
쿠오우 하루키 지음, 키노코노미 그림, 박혜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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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게임 속 세상에서 게임 속 플레이어로 살아가는 환상을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본다고 한다. 2018 일본 라이트노벨(라노벨) 총선거 6위에 빛나는 쿠오우 하루키의 소설 <크로스 커넥트>는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 '타루미 유우나기'가 우연한 계기로 게임 속 세상에 초대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타루미 유우나기는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사람을 피하는 어두운 성격으로 변해 버렸다. 친구라고는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 '사사하라 유키나'뿐. 그런 타루미가 유일하게 마음을 쏟는 건 게임이다. 어느 날 평소처럼 게임을 플레이한 타루미는 '백 명의 플레이어가 공주를 죽인다'라는 새로운 게임에 자신이 강제로 초대된 걸 알게 된다. 학교와 집을 오가는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 게임 속 세상에 초대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하필이면 타루미가 몸이 뒤바뀐 캐릭터가 사랑스러운 외모의 '미소녀'라는 게 밝혀지면서 일이 조금씩 꼬인다.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에서 돌연 미소녀가 된 타루미는 남녀 가릴 것 없이 자신에게 들이대는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곤욕을 치른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게임 속 세상과 현실을 오가는 타루미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알고 보니 타루미가 게임 속 세상에서 미소녀로 사는 동안, 미소녀는 현실에서 타루미의 모습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너의 이름은>...?). 타루미는 교환 일기를 이용해 미소녀와 소통하는 데 성공하고, 미소녀의 이름이 '하루카제'라는 것을 알아낸다. 타루미와 하루카제는 각각 게임 속 세상과 현실에서 알아낸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타루미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처음엔 게임, TS 등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소재들을 적절하게 버무린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타루미가 게임 속 세상에 끌려온 이유를 알게 되니 나름 교훈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도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전체적으로 게임과 현실, 남자와 여자가 글자 그대로 '크로스'되고 '커넥트'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있게 그렸다. 일러스트만 보아도 알겠지만 지극히 남성향적이며 하렘물 성격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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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문득 길고양이와 마주친다면 - 15년간 1,500마리의 고양이를 구조한 기적 같은 이야기
유주연 지음 / 비타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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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 하는 동물들이 때로는 말하는 인간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15년간 1500여 마리의 고양이를 구조한 고양이 보호소 '나비야사랑해' 대표 유주연의 책 <당신이 문득 길고양이와 마주친다면>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이다.


저자가 고양이에 관심을 가진 건 미국 유학 시절이다. 다른 언어와 문화, 생소한 음식 등으로 고생하던 저자의 눈에 어느 날 '미야'라는 고양이가 들어왔다. 버려진 새끼 고양이 미야는 당시 저자에게 먼저 다가와 준 유일한 '친구'였다. 그 작은 호박색 눈으로 바라볼 때마다 저자는 미야가 꼭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 같고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기뻤다. 미야와의 만남은 말 한마디 통지 않는 동물이 인간보다 더 다정하고 사려 깊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줬다.


이후 저자는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밥벌이에 전념했다. 유학 후 시작한 사업이 잘 풀려서 30대의 나이에 여러 채의 작은 상가와 오피스텔, 지방의 넓은 땅 등 상당한 자산을 보유했다. 그러던 어느 날 또다시 고양이를 만났다. 추운 겨울날, 좁고 어두운 골목 안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를 집으로 데려와 키웠다. 키우다 보니 길거리에 방치된 다른 고양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집으로 데려온 고양이가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이래선 안 되겠다, 보다 전문적으로 고양이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유기 동물을 구조하는 삶을 시작했고, 그러면서 쓴 돈이 15년 동안 13억 원에 이르렀다.


저자의 어머니는 한때 고양이에 푹 빠져 사는 저자를 매우 걱정했다. "세상에 고양이라는 동물은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어머니도 이제는 '장미'라는 고양이의 베프가 되어 캣맘으로 살고 있다. 한평생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어머니의 변화를 보며 저자는 희망을 품는다. 길고양이에게 이유 없는 해코지를 하고 캣맘을 범죄자 취급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도 언젠가는 변하리라고 믿는다. 고양이를 어릴 때만 예뻐하고 조금이라도 크거나 병이 발견되면 버리는 사람들, 자기 사정이 바뀌었다고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도 줄어들 거라고 믿는다.


책에는 저자가 15년간 고양이보호소 '나비야사랑해'를 운영하면서 겪은 다양한 사건들은 물론, 박칼린, 인피니트 엘(김명수), 배다혜 등 유명인들이 '나비야사랑해'를 통해 길고양이를 입양한 사연 등이 자세히 나온다. 길고양이를 만났을 때 대처법, 봉사활동 또는 임시보호하는 법, 입양하는 법 등을 비롯해, '자꾸만 고양이가 저를 따라와요', '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밥 주지 마시오"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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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 라이프 - 회사도 부서도 직급도 없지만
김지은 지음 / 지콜론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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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면 사장 부럽지 않지만 안 되면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프리랜서 생활의 희로애락을 담은 책 <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 라이프>를 읽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저자 김지은은 한때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직장인이었다. 당시 저자는 자신이 일도 곧잘 하고, 대인관계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에서 하라는 대로 하고 살았더니 연차도 쌓이고 연봉도 조금씩 올라가고 직급이라는 것도 생겼다. 하지만 내면은 불안했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 관한 확신이 점점 희미해져갔다. 회사에선 일 잘 하는 일개미, 친구들에게는 재미있고 넉살 좋은 친구였지만, 가족들에게는 짜증과 무뚝뚝함으로 일관했다. 진심으로 웃어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했다.


명랑한 나를 되찾겠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오 마이 갓...! 프리랜서로 산다는 건, 직장인으로 사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있었다. 저자는 퇴사 이후에 할 일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기에 본의 아니게 퇴사 다음 날부터 '프리 백수 시절'을 보내야 했다. 언젠가 일이 들어올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있었지만, 아무 연락 없이 하루하루가 흐를 때에는 너무나 불안했다. 얼마 후 일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나름 잘 나가는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이 때는 또 이 때대로 어려움이 있었다. 프리랜서는 출근도 퇴근도 없지만, 상시 야근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을 안고 산다. 재밌는 일,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어서 프리랜서가 되었는데, 프리랜서가 되고 보니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 더 많았다.


프리랜서가 되어서 좋은 일도 있다. 저자는 두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서점 매대에 누워 있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뿌듯한 마음에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어진다. 관성대로 계속 회사에 다녔다면 책을 쓸 시간도 없고 용기도 못 냈을 것이다. 때론 마감으로 몸서리칠 때도 있지만, 프리랜서는 직장인에 비해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게 사실이다. 저자는 직장인들이 종종걸음으로 출근하는 아침에 늘어지게 늦잠을 잘 때, 콩나물 시루같은 출퇴근길 지하철에 안 타도 될 때, 남들 열심히 일하는 오후 시간에 카페에서 여유를 즐길 때 프리랜서라서 참 좋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도 프리랜서 라이프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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