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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멈춤, 교토 -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교토 골목 여행
송은정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교토에는 업무 목적으로든 관광 목적으로든 여러 번 가봤다. 갈 때마다 느끼는 건, 교토의 명소는 기요미즈데라(청수사)나 킨카쿠지(금각사), 긴카쿠지(은각사) 같은 유명 사찰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광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게 진짜 교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멋진 지역, 멋진 공간이 아주 많다. 가이드북에는 실리지 않은 예쁜 카페, 분위기 좋은 맛집도 많다.
<일단 멈춤, 교토>에 소개된 곳들도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고 가이드북에는 소개되지 않은 숨은 명소가 대부분이다. 이 책에 실린 명소는 교토의 중심부(가와라마치, 기온, 산조), 남부(교토역, 고조, 단바구치&오미야, 가모강), 동부(헤이안진구, 철학의 길, 기요미즈데라, 진구마루타마치역), 서부(교토교엔&교토시야쿠쇼마에역, 가라스마오이케역, 니조조, 기타노텐만구), 북부(니시진, 데마치야나기역, 기타오지&고쿠사이카이칸역, 시치쿠, 에이잔 전찻길) 등 지역에 따라 분류가 되어 있으며, 업종은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 바 등은 물론 서점과 기념품점, 목욕탕, 온천 등 다양하다.
쭉 훑어보다가 내 눈길이 멈춘 곳은 미시마샤노홍야상 등 교토의 작은 서점을 소개한 페이지다. 미시마샤노홍야상은 도쿄 지유가오카에 있는 미시마샤 출판사의 교토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작은 책방이다. 미시마샤를 세운 미시마 쿠니히로가 쓴 책 <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에 이 작은 책방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던 게 떠올라 무척 반가웠다. 일본의 가정집을 서점으로 개조해 다다미 방 안에 책장을 설치하고 코타츠 위에 책을 진열해놓은 모습도 신선하고 재미있다. 한 번쯤 가보고 싶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내 손으로 교토>에서 강력 추천한 구라마 온센(온천)도 실려 있다. 구라마는 교토 북부의 데마치야나기역에서 에이잔 전차를 타고 30분을 가면 나오는 지역인데 이곳 온천이 그렇게 좋다고 한다. 실내탕과 노천탕이 포함된 당일 코스의 가격은 2,500엔(타월과 유카타 포함, 세면도구 완비). 노천탕만 이용할 경우에는 1,000엔(타월 200엔)이다. 삼나무 숲이 아른거리는 노천탕 풍경이 그렇게 좋다고. 온천 인근에는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한 구라마데라가 있다고 한다. 당장은 계획이 없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교토에 간다면 구라마에 꼭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