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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3
히라오 아우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2월
평점 :

H.O.T., 젝스키스, 신화 등이 데뷔했을 무렵부터 아이돌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부터는 일본 아이돌에 빠져서 지금도 좋아하지만, 음반이나 굿즈를 모으거나 콘서트나 사인회에 가는 등 열성적으로 '팬질'을 해본 적은 없다. 어릴 때는 돈이 없어서,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생기고 시간이 있는 지금도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 걸 보면 애초부터 난 그렇게 열성적으로 팬질을 할 그릇이 아니었던 것 같다.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를 1권부터 정주행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도, 나는 단 한 번도 에리피요처럼 누구를 좋아하지도 못하고 응원해본 적도 없다는 아쉬움이다. 좋아하는 아이돌, 응원하는 그룹은 항상 있지만, 에리피요처럼 내가 먹을 것, 입을 것, 잘 것을 포기할 만큼 좋아한 대상은 한 번도 없었다. 팬질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몸이 축날 때까지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도, 무대를 보면서 망신을 무릅쓰고 열광해본 적도 없다. 응원하는 아이돌이 센터에 서고 부도칸 공연을 달성하면 죽어도 좋다는 각오를 해본 적도 없다(아이돌 오타쿠 함부로 욕하지 마라. 넌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있느냐...!).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의 재미는 모든 인생을 걸고 팬질을 하는 에리피요의 모습을 보는 것만은 아니다. 에리피요와 함께 오카야마현에서 활동하는 지하 아이돌 'ChamJam'을 응원하는 팬 동료들의 양상을 보는 것도 흥미롭고, 'ChamJam'의 멤버들의 캐릭터나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요즘은 에리피요와 마이나(에리피요가 응원하는 'ChamJam'의 멤버) 사이의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인연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본 아이돌 그룹, 특히 AKB48의 대성공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지하 아이돌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박장대소할 만한 포인트가 많다. 요즘은 한국 아이돌 그룹도 센터 경쟁이나 인기투표, SNS를 이용해 개인 홍보, 팬 관리 등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