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수는 도련님
도대체 지음 / 동그람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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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웃게 될 줄 알았는데 펑펑 울면서 책장을 덮었다. 도대체 작가와 동거 12년 차인 개 '태수'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유쾌한 만화인데, (적어도 나에게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대목이 의외로 많았다. 


이를테면 밖에서는 실수도 곧잘 하고 어떤 사람들한테는 푸대접을 받기도 하는 별 볼일 없는 나인데, 태수는 이런 내가 좋다고 집으로 돌아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집에 돌아오면 꼬리를 치며 기뻐하는 장면. 나는 이제 겨우 태수와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은데, 태수는 벌써 개로 치면 노견의 나이에 접어들어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하는 장면. 내가 뭐라고 나를 이렇게까지 좋아할까 생각하다가 '나는 개처럼 사랑해본 적도 없다'고 자책하는 장면. 


이런 장면들을 보고 울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개는 어쩌면 이럴까. 사람은 어쩌면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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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양들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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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을 쓴 이정명 작가가 2019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모두 조선 시대가 배경이라서, 이정명 작가가 성경에 기반한 소설을 썼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다. 막상 읽어보니 어딘지 모르게 전작들과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원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으므로 처음에는 나도 마티아스와 같은 입장이 되어 범인을 찾는 데에만 골몰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누가 범인인지'보다도 '누구를 범인으로 하고 싶은지'를 둘러싼 인물들의 욕망이나 갈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그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가령 유대 총독 빌라도는 이참에 예수를 없애서 자신이 진정한 유대의 왕임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예수의 제자들 중 일부는 예수가 죽어서 부활함으로써 자신들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조나단은 마티아스에게 예수를 범인으로 지목하면 처형을 면할 수 있다고 말하고, 마티아스도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수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신이 살기 위해 예수를 죽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갈등한다. 마티아스 자신을 포함해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남을 죽게 해서라도 자신이 살고자 한다. 그런데 예수는 스스로 죽음으로써 인류를 구원하겠다고 하니 그 자체로 비범하고 신성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예수는 정말 성경이 예언한 메시아가 아닐까. 살기 위해 범인을 추적하던 마티아스가 죽기 위해 범인을 자처하는 예수를 만남으로써 생의 이면을 발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성경에 조예가 깊지 않은 나로서는 이 소설을 통해 예수가 활동했을 당시의 시대상을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시 로마 제국은 예루살렘을 유대 지방을 지배하기 위한 거점으로 정하고 통치했는데, 이는 20세기 초 일본이 조선을 아시아 지배의 거점으로 삼고 통치한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빌라도는 일본에서 파견한 조선 총독으로, 조나단은 조선 총독 밑에서 일하는 친일파 조선인 관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는 나라를 빼앗기고 신음하는 민중을 해방하기 위해 애쓰다 순교한 독립투사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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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 44 (2021 캘린더 포함 한정판)
후루다테 하루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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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하이큐!! 44권+2021 캘린더 합본판>이 드디어 도착했다. 단행본 포함인데도 정가 15,000원, 인터넷 서점가 13,5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한 번 감동하고, 합리적인 가격인데도 사이즈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감동했다. (살까 말까 고민 중이신 분들, 얼른 사세요!!! 후회 없으실 겁니다!!!) 


이번 2021 캘린더는 고교편부터 최종장까지 최신 컬러 일러스트 중에서 일년 내내 두고두고 보면 좋을 12장을 엄선해 완성되었다. 페이지마다 절취선이 있어서 지난 달력은 포스터로도 사용 가능하다. 달력 부분이 크지 않아서 캘린더로서는 만족스럽지 않지만, 마음에 드는 일러스트가 많고 사이즈가 큼직해서 포스터로서는 대만족이다. 덕분에 2021년 한 해가 즐거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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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쿵후보이 친미 애장판 5
마에카와 타케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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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사를 대표해 카난 자치구로 떠난 친미는 예전 국주를 추종하는 호우준을 만나 그가 이끄는 반란군과 행동을 같이 하게 된다. 호우준이 이끄는 반란군은 현재 국주이자 그들의 원수인 지라이 국주를 축출하는 '카난 해방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성으로 잠입한다. 고전 끝에 지라이 국주를 경호하는 소우비를 퇴치하는 데 성공한 친미는 열심히 지라이 국주를 쫓지만 지라이 국주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이 와중에 산으로 갔던 볼 장군이 친미 앞에 나타나 실력을 보인다. 


<쿵후보이 친미>에서 친미는 주로 맨손으로 싸웠는데, <신 쿵후보이 친미>에서 친미는 주변에 있는 지형 지물을 이용해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5권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지하 수조로 연결되는 계단과 승강기, 도르래 등을 이용해 싸우는 장면과 수조에 저장되어 있던 물을 이용해 통배권의 효과를 확대하는 장면이다. 이 밖에도 인상적인 장면이 많이 있고, 무엇보다 이 많은 장면들을 세밀하게 연출하고 실감나게 묘사한 작화가 일품이다. 다음 6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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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쿵후보이 친미 애장판 4
마에카와 타케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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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명을 받아 카난 자치구로 떠난 친미. 하지만 국경을 넘기 직전, 국경 수비대로부터 무기는 물론 무술을 할 수 있는 사람조차 카난 자치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발이 묶인다. 우여곡절 끝에 카난 자치구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 친미는 현재 카난 자치구를 통치하고 있는 지라이 국주가 부정한 방법으로 국주의 자리를 찬탈했으며, 예전 국주를 따르는 사람들을 무력으로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호우준이 이끄는 반란군과 행동을 같이 하게 되는데... 


4권에서 친미는 호우준이 이끄는 반란군과 함께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다. 반란군은 '산'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해방하러 가고, 친미와 호우준은 지라이 국주를 잡으러 간다. 하지만 순순히 잡힐 지라이 국주가 아니다. 지라이 국주를 잡기 위해서는 그를 지키는 소우비를 먼저 쓰러트려야 하는데, 하필 소우비가 친미와 일 대 일 대결을 벌일 장소로 택한 곳은 성과 성을 연결하는 외나무 다리다. 작은 실수라도 했다가는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거나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 과연 친미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까.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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