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 힘 좀 빼고 삽시다 - 평생 통증 없는 몸을 만드는 하루 5분 근육 풀기
사토 세이지 지음, 최말숙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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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봐서 그런지 퇴근할 때가 되면 목과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뻐근하다.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하자니 요즘 같은 시국에 엄두가 나지 않고,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칭을 해봐도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했다. 


<근육에 힘 좀 빼고 삽시다>의 저자 사토 세이지는 일본의 치과 클리닉 원장이다. 저자에 따르면,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픈 건 근육이 뭉쳐서다. 근육이 뭉치는 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근육을 풀어서 통증을 없애고 싶으면 무리해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할 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몸 이곳저곳에 잔뜩 주고 있는 힘을 빼는 훈련을 해야 한다. 


책에는 턱, 목, 어깨, 허리, 무릎 등의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위한 힘 빼기 훈련법이 나온다. 힘을 빼는 방법은 간단하다. 힘을 빼고 싶은 부위의 '주변'을 '부드럽게 살살' 풀어주면 된다. 그런데 '부드럽게 살살'이 의외로 어렵다. 20그램 이하의 작은 힘으로 가볍게 '만지기'만 해도 근육이 풀린다(주무르기x, 두드리기x). 통증이 있는 부위를 부드럽게 살살 만지면서 숨을 천천히 내쉬면 자율신경 중에서 부교감신경이 우위인 상태가 되어 몸에 힘이 빠진다. 


저자는 폭넓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능 마사지로 '귓불 돌리기'를 추천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좌우 귓불을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금만 들어 올린 다음, 아주 약한 힘으로 4회씩 돌린다. 이렇게 하면 귀와 턱, 목 주변의 근육뿐 아니라, 팔과 어깨, 등 주변의 근육도 풀 수 있다. 두통 경감, 얼굴 처짐 개선, 턱관절증 개선, 만성피로 개선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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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 - 1994년, 닫히지 않은 기억의 기록
김보라 쓰고 엮음, 김원영, 남다은, 정희진, 최은영, 앨리슨 벡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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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벌새>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소설가 최은영, 영화평론가 남다은, 변호사 김원영,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 김보라 감독과 미국의 작가 앨리슨 벡델의 대담 등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의 성공 이후 영화의 각본집을 출간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졌는데, 다른 영화는 몰라도 이 영화는 반드시 이 책까지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최종 편집본과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최종 편집본은 주인공 '은희'가 느끼는 외로움이나 불안감을 더욱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정을 바꾸거나 일부 장면을 삭제한 것 같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은희는 가족 중 누구와도 친하지 않은데,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선 적어도 언니와는 함께 외출을 하거나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 등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언니와 사이가 멀어지면서 은희가 느끼는 슬픔이 묘사되기도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애초부터 둘의 거리가 그렇게 가깝지 않았던 것으로 묘사되는 편이, 가정에서조차 고립되고 방치된 듯한 느낌을 받는 소녀의 아픔을 표현하기에는 더욱 적절한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오리지널 시나리오 상의 마지막 장면이 약간 다른데,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이 영화를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둘째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영화 <벌새>를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설가 최은영의 글은 너무 좋아서 여러 번 다시 읽고 필사하기도 했다. 


어른들은 남자아이의 아주 적극적인 수준의 가학성도 용인하면서, 여자아이가 자기 의견을 정정당당하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성격이 이상한 애'라고 규정짓곤 했다. 은희와 내가 요구받았던 착함은 '수동성'이었던 것 같다. 누가 널 때려도, 부당하게 대해도, 맞서지도 싸우지도 말고 그저 참고 삭이고 너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칠게'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착함'이라는 규율로 여자아이들에게 강요되었다. (최은영, 209쪽) 


한국 사회에는 상처를 미화하는 문화가 있다.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를 '극복'하고 강해지는 서사를 환영한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상처는 언제나 사람에게 좋은가. 사람으로 살면서 받을 수밖에 없는 상처가 있겠지만, 받지 않아도 될 상처는 최대한 받지 않는 편이 더 좋지 않나. 상처를 미화하는 문화는 가해자에게 언제나 얼마간의 정당성을 주는 것 같다. 내가 너를 사랑해서 그런 거야. 정말 그런가. (최은영, 213쪽)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쓴 변호사 김원영의 글도 좋았다. 그에 따르면 이 영화에는 소리 내어 우는 사람이 두 명 나온다. 한 명은 은희의 아빠이고, 다른 한 명은 은희의 오빠다. 이들의 눈물은 가정 내 폭력과 억압의 '가해자'인 남성도 때로는 슬프고 죄책감도 느끼는 인간임을 보여주는 장치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울어야 할 사람들(은희의 엄마, 언니, 은희) 앞에서 남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울 수 있는 자유, 울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은희의 엄마도, 은희도 이렇게 울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울지 '못한다." 김원영, 233쪽) 여성학자 정희진은 중학생 은희보다도 중년인 엄마의 감정에 더 깊이 공감했다고 밝힌다. 장사하랴 살림하랴 아이들 키우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은희의 엄마는 오빠가 죽어도 슬퍼할 마음의 여유 따위 없다. 은희의 곁에 영지 선생님이 아닌 엄마가 남은 것이 은희에게 과연 좋은 결말일까.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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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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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야기를 창조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책이 좋아서 윌 스토의 다른 책들 중에 국내에 소개된 것이 더 있는지 찾아봤는데, 2020년 12월 현재 국내에 번역된 윌 스토의 책은 이 책뿐이라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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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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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야기를 창조하고 해석하는 방식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책이 좋아서 윌 스토의 다른 책들 중에 국내에 소개된 것이 더 있는지 찾아봤는데, 2020년 12월 현재 국내에 번역된 윌 스토의 책은 이 책뿐이라 아쉬웠다(윌 스토의 다른 책들도 국내에 출간되면 좋겠다!). 


책의 전반부에서 저자는 인간이 왜 이야기에 끌리고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설명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드는 존재다. 소설가나 영화감독 같은 직업적 이야기꾼이 아니라도, 사람들은 일상에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이야기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가진 근원적인 두려움을 극복한다. 이야기를 읽거나 듣는 순간에는 모든 인간이 늙고 병들어 죽는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다. 인간은 아무런 목적이나 사명 없이 태어나 별 볼일 없는 존재로 살다가 세상을 떠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이야기 안에서는 아무리 별 볼일 없는 사람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못지않은 뛰어난 존재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영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웅 신화에 기반한 서사 작품을 접하면 본능적으로 흥미를 느끼고 열광하게 된다. 이때 영웅은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완벽한 영웅이 아니다. 어느 정도 성공하고 매력도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나 결함이 있는 존재일 때, 사람들은 더욱 깊은 애정을 느끼고 공감한다. 뛰어난 작가와 영화감독들은 이런 인물, 이런 서사를 기막히게 만들어낸다. 


책의 후반부에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징들에 대한 뇌과학적 분석이 자세히 나온다. <길가메시 서사시>, <리어 왕> 같은 고전 작품부터 <해리 포터>, <레볼루셔너리 로드>, <라라랜드> 같은 최신 작품까지 다양한 예시가 나온다. 소설이나 영화 같은 창작물의 원리뿐 아니라 똑똑한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믿거나 신흥 종교에 빠지는 이유 등도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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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마실
최종규 지음, 사름벼리 그림, 숲노래 기획 / 스토리닷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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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살 때 주로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때로는 동네 책방(책집)에서 책을 사기도 한다. 집과 직장 근처에는 동네 책집이 없어서 주로 종로나 신촌, 홍대 쪽에 외출할 일이 있을 때 동네 책집에 들른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한두 권 골라 들뜬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는 것이 일상에 몇 안 되는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올해는 외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탓에 책집 나들이를 한 번도 못해서 아쉽고, 책집 운영하시는 분들은 무사하신지 궁금하고 걱정되고 그렇다... 


우리말사전 지음이 최종규의 <책숲마실>은 저자가 지난 30년 동안 서울, 인천, 수원, 춘천, 부산 등 전국의 동네 책집 천 곳 남짓을 직접 가보고 그중에 140곳을 간추려 소개하는 책이다. 책에 소개된 책집 중에는 사라진 책방도 있고, 원래 있던 곳에서 이전한 책집도 있다. 새 책을 파는 책집도 있고, 헌 책을 파는 책집도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서점들과는 다르게 서가의 형태도, 취급하는 책의 종류도, 판매하는 방식도 책집마다 다르다. 다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가는 곳이라는 점은 같다. 그렇기에, 어느 지역 어느 동네의 어느 책집에 들어가도 오랜 단골인 양 푸근한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닐까. 


일본의 대표적인 헌책방 거리인 도쿄 진보초에 있는 책집들로 마실 떠난 이야기도 나온다. 어느 서점의 앞자락 책시렁에서 테즈카 오사무와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책을 발견하고 한참 들여다보다가 문 닫는 시간이 되어 사지 못하고 나온 이야기, 이튿날이 되어도 계속 생각이 나서 다시 가보니 어느새 팔렸는지 책이 안 보여 섭섭함을 느낀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런 재미(!) 때문에 헌책방을 찾는 건데, 헌책방에 안 가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언제쯤 마스크 없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책집 나들이를 할 수 있을까. 그때까지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움을 달래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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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1-01-0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에는 누구나 싱그럽고 맑게
바람을 마시고 숲을 곁에 두면 좋겠어요.
숲을 품으면
온몸과 온마음에서 푸른넋이 피어날 테니까요.

해끝에 다리앓이로 한참 애먹었는데
이제 조금씩 살아나요.
이 책을 차근차근 누리시면서
책집으로 숲마실을 다니는 새해가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기쁜 삶과 사랑 짓는 하루가 되는
새해맞이를 하시기를 바라요.
고맙습니다 ^^

2021-01-01 11: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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