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수는 도련님
도대체 지음 / 동그람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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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웃게 될 줄 알았는데 펑펑 울면서 책장을 덮었다. 도대체 작가와 동거 12년 차인 개 '태수'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유쾌한 만화인데, (적어도 나에게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대목이 의외로 많았다. 


이를테면 밖에서는 실수도 곧잘 하고 어떤 사람들한테는 푸대접을 받기도 하는 별 볼일 없는 나인데, 태수는 이런 내가 좋다고 집으로 돌아오길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집에 돌아오면 꼬리를 치며 기뻐하는 장면. 나는 이제 겨우 태수와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진 것 같은데, 태수는 벌써 개로 치면 노견의 나이에 접어들어 이별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하는 장면. 내가 뭐라고 나를 이렇게까지 좋아할까 생각하다가 '나는 개처럼 사랑해본 적도 없다'고 자책하는 장면. 


이런 장면들을 보고 울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개는 어쩌면 이럴까. 사람은 어쩌면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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