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즈키 씨네 의형제 4
사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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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재혼으로 형제가 된 두 소년의 애틋한 관계를 그린 만화. 전체적인 분위기는 코믹 드라마 장르이지만, 설정상 BL 느낌도 있다(둘 다 미성년자라서 수위 높은 장면은 없다). 요이치와 치카게가 가족이 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다. 어른스럽게 생겼지만 실제로는 초등학교 6학년인 치카게는 명문 중학교로부터 추천입학 제안을 받는다. 


문제는 이 중학교가 집에서 먼 지역에 있다는 것. 치카게는 사이좋은 형 요이치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싫어서 추천입학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고민한다. 아이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치카게보다 5살 위인 형 요이치는 치카게와 떨어져 지내는 것은 싫지만, 치카게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추천입학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은 아무리 사이좋은 형제도 사는 곳이 달라지고 진로가 정해지면 멀어지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하는데, 과연 이 둘은 오랫동안 사이좋은 형제로 남을 수 있을까. 


만화는 치카게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장면으로 끝나지만, 보너스 만화에는 두 사람이 스무 살 넘은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나온다. 어른이 된 요이치와 치카게의 이야기도 궁금한데 여기서 완결이라니 너무 아쉽다. 후속편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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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정원 4
아키야마 카오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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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연상의 교수를 짝사랑하게 된 대학원생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만화. 성인 감성의 작화와 스토리 전개가 취향에 딱 맞아서 1권부터 재미있게 보고 있다. 지난 2권에서 주인공 모토코는 짝사랑하는 사카키 교수로부터 모토코가 품고 있는 감정의 정체가 사랑이 아니라 '사제애'라는 말을 들었다. 그 후 모토코는 사카키 교수의 말대로 자신이 사카키 교수에 대해 품고 있는 감정의 정체가 사랑인지 사제애인지 구분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의 감정이 단순한 사제애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다. 


4권에서는 사카키 교수의 전 부인 아사기리가 모토코를 부른다. 아사기리 역시 모토코의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며, 사카키 교수에 대한 마음을 접으라고 말한다. 외모도 능력도 출중하고, 사카키 교수가 한때 사랑해서 결혼까지 한 여자인 아사기리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모토코는 머리가 어지럽고 깊은 열등감마저 느낀다. 모토코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카키 교수는 모토코에게 아사기리와 부부였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교수도 대학원생도 아니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성인들의 사랑 이야기라서 오랜만에 흠뻑 빠져 읽었다. 얼른 5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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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나쁜 약혼자 이야기 3
하치야 쿠지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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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더욱 애틋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오해' 아닐까. 하치야 쿠지라의 로맨스 만화 <사이 나쁜 약혼자 이야기>의 주인공 케이와 아사히도 서로에 대해 깊은 오해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부모님이 정해준 약혼자 사이인데, 서로 상대방이 부모님 앞에서만 친한 척하고 실제로는 자신을 싫어하는 줄 알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깨달은 건 케이다. 케이는 원래 아사히의 언니와 약혼할 예정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아사히와 약혼을 하게 되었다. 사실 케이는 아사히의 언니보다 아사히를 더 좋아했는데, 이 사실을 모르는 아사히는 케이가 자신의 언니를 좋아한 줄로 오해하고 케이를 차갑게 대한다. 


3권에서 케이는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쌀쌀맞게 굴어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사히에게 케이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지부진했던 관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오랫동안 상대방의 속도 모르고 티격태격했던 두 사람이 잘 되어 너무 기쁘다. 보너스로 결혼 1년 후의 이야기도 나오니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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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 - 삶은 결국 여행으로 향한다
채지형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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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 싶은 마음이 차오르다 못해 흘러넘치는 요즘이다. 밤마다 외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눈에 선 풍경을 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래보지만 쉽지 않다. 여행 작가 채지형의 에세이집 <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를 읽으니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욱 부풀어 오른다. ​ 너무 추워서 이가 딱딱 부딪히는 네팔의 히말라야도, 커다란 도마뱀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스리랑카의 반얀 캠프도, 200미터 수직 벽에 만들어진 아찔한 높이의 바위 요새 시기리야도, 미리 못 가본 게 아쉽고 먼저 가본 저자가 너무 부럽다.


사랑스러운 무민 가족이 기다리는 핀란드도 좋고, 키 큰 야자수가 줄줄이 늘어선 수로를 따라 배를 타고 다니는 남인도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요코하마와 오차노미즈가 끌린다. ​오늘처럼 구름이 자욱하고 기온이 낮은 날에는 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에서 파는 뜨끈한 라멘이나 오차노미즈 칸다 고서점 거리의 명물 카레가 제격인데... 둘 다 비행기로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고, 팬데믹 전에는 1년에 두세 번씩 다녀왔던 곳인데, 작년에도 못 가보고 올해도 못 가볼 것 같아서 너무 아쉽다. ​ ​ ​ 


각 나라의 여행지만큼이나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항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은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 무민, 국민 브랜드 마리메꼬, 이딸라, 아라비아 등으로 뒤덮여 있다. 네팔의 텐징 힐러리 공항은 해발 2,850미터에 자리해 있어 이착륙할 때의 스릴이 엄청나다. ​저자는 여행만큼이나 공항도 무척 좋아해서 일부러 공항 근처로 이사했다. 공항에 도착하면 의식을 행하듯 커피부터 마신다. 예전에는 공항 오가는 게 참 귀찮았는데, 여행이 뜸한 요즘은 공항 특유의 날선 공기조차 그립다. 언제쯤 가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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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전쟁
이길보라 외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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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를 만들고 책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를 쓴 영화감독 이길보라의 신간이 나왔다. 제목은 <기억의 전쟁>. 이 책은 저자가 만든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담고 있다. 함께 영화를 만든 곽소진, 서새롬, 조소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영화 촬영 기간은 공식적으로 5년이지만, 영화의 바탕이 되는 기억들이 쌓인 건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이길보라 감독의 할아버지는 베트남 전쟁 참전군인이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암 투병까지 했지만, 할아버지는 평생 자신이 참전 용사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몇 년 후 저자는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 군인들이 저지른 민간인 학살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할아버지가 베트남 전쟁 당시 뭘 했는지 묻고 싶었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하는 수없이 할머니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드렸는데, 그 대답이 충격적이었다. 할아버지가 참전을 택한 이유를 알게 된 저자는 더 이상 베트남 전쟁이 자신과 무관한 역사적 사건처럼 생각되지 않았다. 전쟁이라는 국가에 의한 폭력이, '정상적인 남성'에 의해 가해지는 여성, 장애인에 대한 차별 및 혐오와 맞닿아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저자는 베트남으로 직접 가서 베트남 전쟁 피해자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사죄했다.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증오부터 드러내는 사람도 있었고, 두려워하며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마을에는 베트남 양민을 학살하는 한국 군인의 모습을 담은 동상이 있었고, 어떤 마을에는 영문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가 있었다. 그 사이를 잇는 것은 무덤 또 무덤... 한국인들이 덕분에 큰돈을 벌어서 잘 살게 되었다고 말하는 베트남 전쟁의 이면에는, 기억되지 못한 죽음과 기억을 지우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파렴치한 모습이 있었다. 


아직 영화를 못 봐서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단편적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가까운 시일 내에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을 생각이다. 그때는 이 책에 적힌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에 더욱 사무치겠지. 사무친 문장들이 역사를 위로하고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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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1-02-2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전 영화만 봤는데 책으나왔군요. 재판에 관한 걸 보니 이 사안도 현재진행형인 것이 분명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