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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양재점 3 - 키누요와 해리엇
와다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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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왕국에서 할머니의 양재점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바바 키누요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만화 <비블양재점 ~ 키누요와 해리엇 ~> 제3권을 읽었다. 2권에서 키누요는 마법왕국의 공주 파미요의 웨딩드레스를 만들 패션 디자이너를 뽑는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최종 선발된 후보는 키누요를 포함해 모두 여섯 명. 하나같이 쟁쟁한 후보들이라서 키누요는 잔뜩 기가 죽은 상태다. 후보들과 함께 왕실이 보유한 '아이에이에 섬'으로 가서 경연대회를 치르게 된 키누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경연대회의 주제는 마법왕국 건국 이래 왕실 웨딩드레스에 필수로 들어가는 세 가지 재료를 가져오는 것. 부끄러움이 엄청 많은 '두근두근', 뜨거운 불길이나 용암에도 녹지 않는 피부를 가진 '살라만드라', 온몸이 자유자재로 휘는 '웜' 같은 환상동물을 차례로 손에 넣은 키누요는 그동안 왕국이 숨겨온, 파미야 공주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된다. 키누요의 환상적인 모험이 어떻게 끝이 날지, 그리고 경연대회의 승자는 누가 될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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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사와 악마짱 4
토나미 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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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사와 악마의 금단의 사랑을 그린 만화 <퇴마사와 악마짱> 4권을 읽었다.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퇴마사 에반과 악마 리리는 꿈에 그리던 생활을 시작한다. 아침에는 출근하는 에반을 리리가 배웅하고, 저녁에는 퇴근하는 에반을 리리가 기다리는 생활... 하지만 둘의 한 지붕 살이는 짧게 끝이 나고, 또다시 헤어져 살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은 깊어진다. 리리만 에반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에반도 리리를 좋아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애틋했다. 


퇴마사인 에반은 앞으로 계속 리리와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고심 끝에 에반은 성당에 간청해서 리리를 사역마로 만들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원래 악마였던 리리는 자유를 잃게 되고 에반을 위해서만 살아가야 된다. (결혼제도에 대한 비유 같아서 기분이 꽁기꽁기했던 대목이다...) 과연 에반과 리리는 서로의 처지를 극복하고 하나가 될 수 있을까. 어렵게만 보였던 둘의 사랑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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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디아의 비밀 비룡소 걸작선 2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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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백화점에 갇혀서 하룻밤을 묵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백화점에는 옷도 있고 침대도 있고 먹을 것도 있으니 큰 어려움 없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건 그냥 백화점에서 파는 '비싸고' 예쁜 옷들과 '비싸고' 좋은 가구들과 '비싸고' 맛있는 음식들을 원없이 누려보고 싶다는 욕망에 지나지 않았다. 


1968년 뉴베리상 수상작 <클로디아의 비밀>의 주인공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백화점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며칠 밤을 묵는다. 똑같은 일상이 지겨워진 열두 살 소녀 클로디아는 동생 제이미를 꼬셔서 가출을 결심한다. 목적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관 중 하나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입장료가 무료인 데다가 관람객이 워낙 많아서 매일 같은 얼굴이 보여도 눈치채는 사람이 없을 터. 치밀한 준비 끝에 가출을 감행한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계획한 대로 박물관 안에서 먹고 자고 씻고 공부하고 놀면서 흥미진진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미술관이 최근 구입한 천사상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것을 발견한다. 대체 천사상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길래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걸까. 궁금해진 두 사람은 천사상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 가출하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겪게 된다. 


처음에는 이 맹랑한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 언제 경비원한테 들켜서 부모님 집으로 돌아갈지 - 가 궁금했는데, 나중에는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생활을 해나가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이런 모험을 통해 전보다 현명해지고 성숙해진 아이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아이들에게 - 어른들에게도 - 필요한 건, 모든 걸 해결해 주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고 선택하게 놔두는 관대한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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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1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1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킨 (리커버 에디션) 옥타비아 버틀러 리커버 컬렉션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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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라는 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삶의 조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 혹은 달라지지 않는지 - 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작품. 오랫동안 읽혀야 할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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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리커버 에디션) 옥타비아 버틀러 리커버 컬렉션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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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다. 이는 인종 문제에 있어서도, 젠더 문제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가 1976년에 발표한 소설 <킨>은 현대의 흑인 여성 다나가 알 수 없는 이유로 1815년 미국 메릴랜드 주의 노예 농장으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시간 여행을 하기 전까지 다나는 흑인으로서, 여성으로서 큰 차별을 겪지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직업 제한과 임금 차별이 존재하지만, 현대에는 흑인이든 여성이든 누구나 노력하면 직업을 가질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으므로 옛날에 비하면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다나는 자신이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차별을 뚜렷하게 인식하게 된다. 백인 남자 친구 케빈은 그런 다나를 이해하는 척 달래면서도, 다나의 개성을 무시하고 다나가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만을 강조하는 발언을 해 다나를 화나게 만든다. 


내가 이상한 걸까, 세상이 이상한 걸까. 혼란스러워하던 다나에게 일어난 시간 여행이라는 사건은, 다나가 처한 불합리한 상황을 훨씬 더 뚜렷하게 볼 수 있게 도와준다. 1815년 미국 메릴랜드 주에는 여전히 노예 제도가 존재하고 백인에 의한 흑인 차별이 일상적으로 벌어졌다. 미래에서 온 다나는(물론 그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지는 않지만) 어느 누구의 노예도 아니지만 피부색 때문에 노예 취급을 당하고 무보수 노동을 착취당한다. 같은 노예라도 여성은 백인 남성 주인의 '재산'이 될 노예를 생산(출산)할 의무를 지고 원하지 않는 남성과 성교를 강요받거나 강간을 당한다. 


시간 여행을 통해 다나는 노예 제도가 있었던 시절이나 없어진 시절이나 흑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는다. 물론 19세기에 비하면 20세기의 흑인들이 전보다 훨씬 나은 사회적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변화는 차별을 인식하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세기에도 (그리고 21세기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 차별 역시 그러한 차별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완전히 철폐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차별도 마찬가지다.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당연시하는 인간은 결코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우연히 이 시간 여행에 휘말려 19세기 미국 노예 제도의 실상을 두 눈으로 보게 된 케빈은 더 이상 흑인의 삶, 여성의 삶에 대해 함부로 입 열지 않는다. 자신이 아무리 흑인 여성의 삶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한다 한들, 백인 남성으로서 존재하는 한 인식과 경험의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다나는 케빈을 자신과 남은 삶을 함께 살아갈 동반자로서 받아들인다. 알 수 없으므로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는 태도, 알지 못하겠지만 알고 싶다는 마음이 그들 사이에 놓여 있던 인종의 벽, 젠더의 벽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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