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갇히다 - 책과 서점에 관한 SF 앤솔러지
김성일 외 지음 / 구픽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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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 1
고사리박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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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신뢰하는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제작해 출간하는 경우에는 구입해서 읽어보는 편이다. <극락왕생>도 웹툰으로 본 적은 없고 문학동네에서 출간했다고 해서 직접 구입해 읽어본 경우인데, 연달아 1,2권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오랜만에 작화와 구성, 스토리와 메시지 모두 완벽한 만화를 만났다는 생각에 한동안 정신이 아득했다. 


지옥의 호법신 도명은 비가 오는 날마다 합정에서 당산으로 넘어가는 2호선 지하철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고 그 귀신을 잡으러 간다. 도명이 귀신을 잡으려는 순간, 관음보살이 나타나 도명을 제지하며 당산역 귀신에게 한 해의 시간을 주라고 명한다. 그렇게 해서 돌아간 해가 2011년. 당산역 귀신이 '박자언'이라는 이름의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으로 살아가던 때다. 지긋지긋한 고3 시절을 다시 살게 된 자언과 팔자에 없는 수험 생활을 하게 된 도명.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번 죽어서 귀신이 되었다가 다시 인간이 된 자언의 눈에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귀신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언은 집과 학교에 출몰하는 귀신들의 사연을 듣거나 퇴치하면서, 전에는 몰랐던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가족과 친구의 의미를 되새기는 평범한 휴먼 드라마 같은데, 2권부터 자언의 죽음을 둘러싼 단서가 제시되면서 미스터리물, 심지어는 호러물의 분위기까지 가미된다. 여기에 보살이나 귀신 같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불교의 세계관에 대한 해석까지 추가되면서 이야기의 폭이 넓어지고 깊이가 더해진다. 어서 3권이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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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보는 법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감상자의 안목 땅콩문고
황윤 지음, 손광산 그림 / 유유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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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 출판사에서 만드는 책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은 그동안 읽은 유유 출판사 책 중에서 최고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유유 출판사에서 만드는 책의 특징이자 강점은 얇고 가벼워서 단시간에 휘리릭 읽기 좋다는 것인데, 이 책은 유유 출판사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얇고 가벼우나 내용이 깊고 전문적이라서 한 문장 한 문장 깊게 생각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진도가 잘나가지 않았는데, 그래서 더 좋은 기분. 책 좋아하는 분들은 아시겠지요... ^^ 


황윤 작가의 책으로는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 여행>,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 <도자기로 본 세계사> 이렇게 세 권을 읽었다. 앞의 두 권이 여행 에세이, 뒤의 한 권이 도자기의 역사를 다룬 인문서라면, 이번에 읽은 <박물관 보는 법>은 근대 이후 한반도의 박물관 역사를 조망하는 인문서다. "한국의 박물관 100년사를 일별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라는 작가의 말대로, 이 책은 한국 최초의 박물관인 이왕가 박물관을 시작으로 최근에 설립된 박물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박물관 역사에 길이 남을 주요 박물관의 설립 배경과 특징, 박물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박물관 하면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공립 박물관을 주로 떠올렸는데, 이 책에 따르면 한국에도 공립 박물관 못지않은 사립 박물관이 많다고 한다. 간송 전형필이 세운 간송미술관이 그렇고, 삼성에서 만든 호암미술관, 리움미술관이 그렇고, '3대 대학교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고려대학교 박물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그렇고, 호림 박물관, 서울 미술관, 아라리오 뮤지엄 등이 그렇다. 직접 가본다면, 가본 곳은 이 책을 읽고 난 후라서 새롭게 느껴지고, 안 가본 곳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까지 꼼꼼하게 보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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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잃어버린 것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2
서유미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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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82년생 김지영>이 생각났다. 주인공 경주는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다. 결혼 전에는 15년 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열심히 경력을 쌓았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 되면서 슬슬 경력을 재개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복직 의사를 묻는 연락이 오자 경주는 겁부터 난다. 회사에 다니지 않는 상태로 아이를 키우는 일도 벅찼는데, 회사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면 얼마나 힘들까. 복직을 말리는 사람들의 말처럼, 회사 일도 제대로 못하고 아이 키우는 일도 제대로 못하면 어떡할까. 이런 경주의 마음을 비혼인 친구들은 알 리 없고, 남자인 남편은 더더욱 모른다. 


여자는 왜 결혼하고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할까.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여자 인생이 바뀐다는 걸 경주도 모르지 않았다. 모르지 않았기에, 알면서 스스로 택했기에 더 화가 난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지만 경주는 외롭다. 누구에게도 분노를 표출할 수 없고 슬픔을 호소할 수 없다. 몇 천 원을 내면 따뜻한 커피를 주고 한동안 머무를 수 있는 자리를 주는 카페만이 경주의 답답한 심정을 말없이 위로해 준다. 이런 것이 기혼 유자녀 여성의 삶이라니. 1억을 준다고 해도 비혼, 비출산을 택하는 여성들이 많은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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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교양 - 지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위한 생각의 기술
천영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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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남보다 많이 아는 것만으로도 경쟁우위를 얻을 수 있었지만, 요즘처럼 누구나 쉽게 지식을 얻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는 남보다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는 것보다는 아는 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변형하는 지가 더 중요한 세상. 이런 세상을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저자는 인문학을 든다. 책에는 철학, 예술, 역사, 정치, 경제 이렇게 다섯 분야에서 걸출한 족적을 남긴 30인의 사상을 소개한다. 철학 분야에서는 소크라테스, 헤겔, 세네카, 니체, 에피쿠로스, 석가모니의 사상의 핵심을 소개하고, 예술 분야에서는 바흐, 호크니, 클림트, 셰익스피어, 베케트, 르코르뷔지에의 작품 경향 및 특징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히틀러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악인을 이 책에 '굳이' 소개한 이유는 뭘까. 히틀러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적의 수단을 생각해낼 만한 지능과 이를 수행할 만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실제로 히틀러는 대형 군중집회와 방송 장악, 출판 검열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주입하고 비판 가능성을 차단했다. 조직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목과 연합, 중상모략을 방치했고,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부하는 가차 없이 처단했다. 이런 식의 부정, 불합리는 현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어쩌면 뛰어난 철학자, 예술가들의 사상을 공부하는 것보다 이런 '실패 사례'를 배우는 것이 현실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는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학문도 변한다.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책에는 경제학 분야의 최신 동향도 간단히 정리되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윌리엄슨은 '일의 경계' 이론을 주창했다. '일의 경계' 이론이란, 쉽게 말해서 대기업이 업무를 위해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외주를 하는 것보다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윌리엄슨의 이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유효하다고 본다. 로봇과 플랫폼, 데이터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게 되어도, 로봇 노동자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인간을 고용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과연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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