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폴란드에 들러 아우슈비츠를 방문했다. 넓다란 벌판에 세워진 그곳은 침울한 공기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그곳의 방문객들은 그런 분위기에 압도된 듯 조용하게 숨죽여 이곳저곳으로 이동했다. 특히 한 곳에서 눈길을 끈 것이 있었다. 박물관처럼 대형 유리관을 각각 채우고 있는 것은 도저히 셀수 없을 만큼의 안경들과 머리카락,신발,아이들의 인형 그리고 장애인들의 소유였던 것으로 보이는 각종 보조기구,의족. 의수였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짐 가방들도 한 편에 가득했는데 급박한 피란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물건들과 흔적들은 비참했던 당시 상황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당연한 의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이곳에 끌어오고 희생시켰을까? 왜 머리카락까지 한곳에 모아 두었을까? 물론 그 여행 전후에도 2차 대전에 관한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관심있게 찾아봤지만 부족한 나의 수준은 그렇게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읽은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는 그런 나에게 스탈린의 자국민을 향한 만행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티머시 스나이더의 <피에 젖은 땅>으로 2차대전과 그 전후에 이르기까지 스탈린과 나치 체제의 접점에 있던 이른바 '블러드랜드'에서의 1400만에 이르는 희생과 그들이 처했던 비극적인 상황을 알게 된 것이다. 


스탈린

블러드랜드(bloodlands)는 폴란드 중부에서 러시아서부, 우크라이나,벨라루스,발트 연안국들을 일컫는다. 스탈린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1933년 집단농장을 포함한 여러 정책실패 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대기근을 야기시켰다. 그는 강제이주와 1937~1938년의 대숙청, 대공포시대로 블러드랜드에 수많은 피를 뿌렸다. 그 중에서도 우크라이나 대기근에는 농민들의 종곡까지 빼앗아가 끝도없는 굶주림에 부모가 자식을, 가족들이 며느리의 인육을 먹는 등의 비극까지 만들어냈다. 

스탈린의 집단화와 기근은 당시에도 크게 해외에서 주목받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서구의 이해와 맞물려 베일에 가려진 측면이 상당하다. 

히틀러가 자신의 에덴동산을 위해 타국민을 학살했다면 스탈린은 소련의 경제발전이란 미명하에 자국민들을 죽게 한 것이다. 


히틀러  

독일과 소련간의 물밑협상 뒤 1939년 9월1일 히틀러는 폴란드를 침공한다. 이후 기세등등해진 히틀러의 총구는 소련으로 향했다. 하지만 독일의 예상과 달리 상황이 장기전으로 흐르며 전쟁의 양상도 바뀌었다. 패전이 짙어지며 전쟁포로 등을 대상으로 했던 가스를 활용한 나치의 학살은 유대인에 보다 집중된 것이다. 이 시기에는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악행이 이어졌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나치의 잔학함은 소련과 달리 자신들의 악덕을 만천하에 드러내는것과 유대인을 학살하는 과정, 시체를 처리하는 것까지 그들 중 일부에게 맡기고 일이 끝난후에는 역시 이들도 처형했다는데 있었다.   



이 후 스탈린과 연합국의 반격으로 독일이 밀려나기 시작하며 소련군들은 빠른 속도로 독일까지 진격한다. 그리고 무서운 폭력으로 동독을 유린하며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독일 여성들을 강간했다.

그들은 독일 남성들을 모욕하고 경멸하는 의미로 그렇게 한 것이기도 했다. 소련 병사들에 의해 여성들은 그렇게 두 번 죽어야 했다. 그런식으로 2차 대전 종식 후에도 블러드랜드에 살고 있는 민간인들의 희생은 이어졌다.  


스탈린과 히틀러는 독재체제 속에서 자신들의 이상과 열망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민간인들과 전쟁포로들을 희생시켰다. 두 지도자의 이상을 위해 민간인들은 이름과 개성은 물론 피와 살이 제거된 채 블러드랜드란 판 위에서 마치 체스의 말처럼 활용된 것이다. 혹자는 역사와 전쟁에 대한 시각이 감정적이 되어선 안된다며 냉정한 시각을 가지라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무감각해 지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찰리 채플린은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고 말했다.

스탈린과 히틀러 그리고 그들의 추종자들은 자신들만의 가치를 위한 집념과 믿음으로 타인의 존엄을 끔찍하게 먼 곳에서 바라본 것이 아닐까?


P.703 희생자들은 사람이었다. 그들과 진정으로 동일시되고 싶다면, 그들의 죽음만 볼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봐야 한다. 정의상으로 희생자란 죽은 사람이며, 다른 이들이 그들의 죽음을 어떻게 이용하든 저항할 수가 없다. 희생자들의 죽음을 내세우며 어떤 정책을 미화하거나 스스로와 희생자를 동일시하는 일은 쉽다. 범죄자들이 저지른 행동을 이해하는 일은 별로 매력이 없다. 그러나 도덕적으로는 더 중요하다. 어쨌든 도덕적 위험은 누군가가 희생자가 될 때보다 범죄자나 방관자가 될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P.704 악은 선에 의존한다는 간디의 말이 있다. 모여서 악을 행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헌신적이며 그 일이 옳다고 믿어야 한다는 뜻이다. 헌신과 믿음이 있다고 당시의 독일인들을 선량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임을 알려줄 근거는 된다.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그들은 윤리적인 사고를 했다. 비록 무시무시한 착오를 저질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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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9 19: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부터 누름 첫번째 댓글 자리 는 찜 해놓음(◞♥ꈍ∇ꈍ)◞♥

미미 2021-04-29 18:4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스콧님은 감동메이커예요🙆‍♀️♡

scott 2021-04-29 20:06   좋아요 4 | URL
올해 영화 미스터 존스를 보고 난후 미미님이 블러드랜드 책을 읽기 시작해서 따라 읽기 시작함 (나는야 따라쟁이 ㅎㅎ) 그동안 이와 관련된 영화 책은 많이 봤지만 한시대에 이토록 많은이들이 희생 당했던 20세기를 잊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헌신적이며 그 일이 옳다고 믿고 있으니까!!‘
어제 소개 해주신 ‘카틴 숲‘ 영화 본후 감독 인터뷰까지 봤네요. ㅠ.ㅠ

미미님이 츠바이크 스톼일로 분석하신 페이퍼도 인상 깊었습니다.

٩(^ᴗ^)۶

미미 2021-04-29 20:19   좋아요 1 | URL
언제나 제가 더 스콧님 따라쟁이죠ㅋㅋ❤❤
스콧님의 추진력에 또 감동! 리뷰 썼으니 저도 이제 맘편히 관련다큐랑 다 찾아볼래요!팔로팔로 점점 한번에 하나밖에 못하는 중임요.😆

새파랑 2021-04-29 19: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블러드 랜드를 체스판으로 둔 히틀러와 스탈린의 잔인한 대결 비유는 정말 좋네요. 깜짝 놀랄만한 비유~!! 체스이야기가 연결되는거 같은~~ 역시 아는만큼 표현할 수 있는거 같아요. 무감각 해지면 안된다는 말도 인상적이네요^^

미미 2021-04-29 19:21   좋아요 4 | URL
ㅋㅋ감사해요!!😊 <수용소군도>의 솔제니친이 그 책에서 스탈린을 비판하며 비슷하게 비유했었어요! 게다가 제 안에 츠바이크가 항상 있어서 이렇게라도 연결하고 싶었어요.

페넬로페 2021-04-29 20: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읽는 만큼 보인다~~
이 말의 결과가 이 글에 담겨 있네요^^
전쟁이나 침략의 형태는 왜이리 같은지요~~폭력과 유린과 죽음들^^
다른 나라에 의한 침략도 아닌 자국민들에 자행된 폭력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인것 같아 씁쓸해지는 저녁입니다~~

미미 2021-04-29 20:10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맞아요! 그런 그의 폭정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는 스탈린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 정서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아버지로 불리우고 전설로 기억되는 측면이 씁쓸했어요😔

붕붕툐툐 2021-04-29 20: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픈 역사네요. 블러드랜드라는 지역이 있을 정도로 욕심에 눈 먼 인간들 때문에 평범한 시민들이 희생당하고..ㅠㅠ
미미님의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볼 수 있는 따뜻한 페이퍼~🙆

미미 2021-04-29 20:14   좋아요 3 | URL
그렇죠? ㅠ 여기 기록된 내용도 끔찍한데 실상은 어땠을지..그렇다고 가해자들을 인간이 아니라고 해버리면 답이 없다는 스나이더의 후반 결론이 반전이었고 여러모로 의미심장했어요. 감사해요! 🙆‍♀️

바람돌이 2021-04-30 00: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다 읽으셨군요. 완독 축하 축하!!!
아우슈비츠 사진들이 비감하네요. 저는 이 책의 저자가 역설적으로 아우슈비츠는 생존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알려질 수 있었다고, 다른 절멸수용소들은 생존자가 아예 없어 얘기를 전할 사람도 없어 묻혀졌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하는데, 자꾸 세계 어디선가에는 반복되는 것이 뭔가 싶어요.

미미 2021-04-30 00:24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 그러게 말이예요~예전에는 아우슈비츠가 가장 끔찍한 줄 알았는데 극히 일부분이라니.. 게다가 미얀마처럼 권력때문에 시민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반복이고 심지어 유엔이 있지만 넋놓고 바라만 보는 것도 당시처럼 반복이니 참 무섭네요.

mini74 2021-04-30 21: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 저 지금 20쪽 정도 읽었는데 온통 밑줄입니다 ㅠㅠ 미미님 글 읽으니 뭉클. 도움도 많이 됩니다. 한 줄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읽고 싶은 책이에요 *^^*

미미 2021-04-30 21:28   좋아요 3 | URL
오오 미니님! 시작하셨군요~♡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난해하거나 지루한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읽는 내내 저 당시 상황 궁금해 폭풍구글링..ㅠㅜ초반 저도 테이프 마구마구 붙였어요👍 완독 응원드려요!!
 


한 번씩 밥 먹는 것도 잊고 책을 붙잡고 앉아 있는 저에게 저희 집 식구들은 타박하듯, 때로는 놀리듯이 말합니다. "집안에 학자가 나왔다" "저러다 박사학위 따겠다" "곧 작가가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당황,난감,뻘쭘해 집니다. 학자는 아무나 되나? 이정도 읽어서 학자가 되고 박사가 된다면 그리고 작가가 된다면 북플에서 활동하는 상당수가 저보다 먼저 학자가 되고 작가가 되었겠죠. 


네 저희 집에는 아쉽게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황당한 이야기로 저를 놀리는 겁니다. 이럴때 저의 기분은 지하철에서 다들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혼자 책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스마트 폰 오래 들여다 본다고 IT기술자가 되는 것 아닌데 말이죠. (억울) 그리고 꼭 뭔가가 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학교 공부가 재미없는 이유가 그런것 아니었나요? 뭔가가 되기 위해서 어디에 들어가기 위해서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정말 힘들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 스스로도 반성을 조금 해야 했습니다. 몇몇 글 잘 쓰는 분들에게 '빨리 책을 내야 한다.' '어서 출판하시라' 말했는데 혹시 그 분들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셨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구요.(소름) 죄송합니다. 물론 제 뜻은 저희 가족들의 의미와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거리만큼상당히 거리가 있으니 이해해 주시길! 역시 사람은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겪어보고 생각해봐야 오롯이 느낄 수 있나 봅니다.(겪기만한다고 다 아는 것도 아님) 이야기가 아주 다른 곳으로 새어 버렸는데 이상은'체스 이야기'를 읽다가 하게 된 생각이었습니다. 


이번 츠바이크의 책은 <광기와 우연의 역사><감정의 혼란><초조한 마음><크리스티네,변신에 도취하다>에 이어 5번째 읽게 된 그의 소설이며(뿌듯해서 은근 자랑질;;) 두 개의 짧막한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체스 이야기>는 이른 바 딜레탕트(프:예술이나 학문 따위를 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 삼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써 체스를 우연찮게 접한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나치에게 취조를 당하며 외부와 단절된 막막한 상황에서 그에게 운명처럼 체스 시합이 담긴 책이 주어지고 그는 점차 빠져들어 중독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P.20)
체스는 하늘과 땅 사이 무함마드의 관처럼 이 범주들 사이를부유하는 학문이요 예술이며, 대립하는 모든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것이 아니던가? 
즉 태곳적인 것이면서도 영원히 새로운 것이요,
그 구도가 메커니즘적이면서도 판타지를 통해서만 작동하며, 기하학적으로 일정 공간에 제한되어 있으면서도 그 조합에서는 무제한적이고 항상 자기 발전적이나 번식력이 없다. 
무(無)로 이끄는 생각, 무에이르는 수학, 작품 없는 예술, 실체 없는 건축, 그럼에도 명백하게 그존재 자체가 어떤 책이나 작품보다 영속적이며, 모든 민족과 모든 시대에 속하는 유일한 게임이면서도, 지루함을 죽이고 감각들을 예리하게 하며 영혼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신이 이 땅에 가져온 게임이라는것을 아무도 모른다. 
이 게임에서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가?


체스에 대한 츠바이크의 묘사는 마치 그가 화가이자 음악가인 듯 느껴질 정도로 경이로우며 감탄을 자아냅니다. 만화에서 주인공이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그가 묘사하는 상황과 이미지로 온 신경과 마음이 쏠려 들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독서에 관한 다소 감정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아무튼 체스에 중독된 그는 우연찮게 유람선?에서 체스 세계챔피언과 만나게 됩니다. 아 생각만 해도 다시 긴장...체스를 전문직으로 삼은 세계챔피언과 취미로 체스중독이 된 딜레탕트의 대결인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최근 막을 내린 미드<퀸즈갬빗>은 불운한 가정사 때문에 외롭게 자란 체스 천재이야기예요. 이런 저런 에피소드로 흥미로워 인기를 끌었는데 다만 그녀의 스타일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아쉬웠습니다.진짜 체스 천재라면 과연 외모에 이렇게까지 신경을 쓸 것인지. 항상 컬이 완벽한 저 머리와 진한 화장, 완벽한 옷차림? 현실성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놀랍도록 완벽한 차림을 유지하지만 체스 생각만 하는 듯한 설정이라니.. 외모를 꾸미기 위해 체스대회를 나가는 듯한 인상에 고개가 갸웃갸웃. 그래도 이쁘긴 이쁨!





(한국어 제목이 생각 안나지만 개인적으로는 체스에 대한 진정성 면에서 이 영화가 더 좋았던!)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지속하게 하는 힘은 그 행위에 특별한 가치를 매김할 때 가장 크다고 하네요.

돈이나 명성등 물질적이고 탐욕적인 대가는 오히려 의욕을 저하시킨다고 합니다. 초반에는 그것들을 위해 열정을 쏟을 지 몰라도 곧 한계가 온다는 것. 대가를 바라지 않고 오직 그 행위 자체를 즐기고 기쁨을 느끼는 것만큼 아름답고 멋진일은 없겠죠? 오늘 책의 날이라는데 독서로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하루 되시길!

 

 체스를 해볼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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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23 11:2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요책 !!초딩을 위한 체스 교과서 냉큼 장바구니로 ~@@@@

미미 2021-04-23 11:31   좋아요 5 | URL
뿌듯뿌듯함요ㅋㅋㅋㅋ🙆‍♀️

초딩 2021-04-24 18:03   좋아요 2 | URL
깜딱이야요

새파랑 2021-04-23 11:2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딜레탕트가 맞네요 ㅎㅎ 저도 집에서도 그렇고 친구들도 책보는 사람이 없어서 북플만 열심히 보는중입니다. 오늘 책의 날인데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체스 재미있습니다 ㅎㅎ)

미미 2021-04-23 11:32   좋아요 4 | URL
우린 다 딜레탕트!!ㅋㅋ낯선 여인의 편지도 좋았는데 넘 길어질까봐 못남겼어요ㅋㅋ🤭

잠자냥 2021-04-23 11: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서양 문학 작품 읽다 보면 체스를 비유하거나, 체스 나누는 장면 묘사가 종종 있는데 체스 알못 1인은 참 그때마다 답답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초딩 체스 교과서> 관심 가네요. ㅋㅋㅋㅋ

미미 2021-04-23 11:49   좋아요 2 | URL
그런가요?!!저는 이 책이 유일ㅋㅋ 관련 책들 다 찾아 읽고 싶어요. 기초라도 알아두면 더 재밌겠죠!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4-23 11: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마지막 부분 ....ㅎㅎ

미미 2021-04-23 11:50   좋아요 4 | URL
아 그 장면!!😍그 체스 판매하는데 가격대가 좀 있더라구요.ㅋㅋㅋㅋ

mini74 2021-04-23 12: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상황이 너무 비슷해요. 저도 매번 ㅠㅠ 그리고 아직도 책을 읽냐고 책은 학생때나 읽는 거 아니냐는 사람이 제 동반자 ㅎㅎ 저는 그에게 술과 스포츠를 허하고 저는 책을 ㅎㅎ 초초한 마음 아꼈는데 다 읽어갑니다 ㅠㅠ 이 책도 살포시. ㅎㅎ *^^* 미미님 기 죽지 마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미미 2021-04-23 12:27   좋아요 5 | URL
앗 미니님도 찌찌뽕ㅋㅋㅋㅋ♡
다른 취미는 올림픽 나가라고 안하잖아요?
<초조한마음>좋으셨다면 이 소설도 너무나 만족하실꺼예요! 미니님도 오늘 파이팅하세요😊♡

얄라알라 2021-04-23 1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지인과 대화 나누다, 체스 달인들은 한 판만 두고도 살 빠진다며 온통 대화가 다요트로 흘렀는데, 역시 수준이 다른 글을^^ 같은 체스를 화두로^^

미미 2021-04-23 14:01   좋아요 4 | URL
뇌 사용을 많이 하면 살이 빠진다던데 혹그런 의미였을까요?ㅋㅋㅋㅋ🤭

2021-04-23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23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1-04-23 14: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없어요
저도 여기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책을 내면 좋겠습니다~~예전에 아버지가 바둑을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늘 바둑tv를 보곤 하셨는데 바둑에 대해 잘 모르니 답답했어요^^퀸즈갬빌 볼 때도 내용은 모르고 그저 주인공이 이기면 좋겠다는 유아적인 생각만 하고요~~초보자를 위한 체스책을 읽어야할듯 해요^^

미미 2021-04-23 14:40   좋아요 4 | URL
바둑도 체스 처럼 어려운데 아버님께서 지적인 스포츠를 즐기셨군요!! 페넬로페님도 퀸즈 갬빗보셨다니 너무반가워요!♡ 저도 체스 전혀 몰라서 이 책으로 기초만이라도 알아두려구요. 나이트가 뭔지 비숍이 어떻게 생겼는지 부터 친절하게 알려줌요ㅋㅋ 😁

미미 2021-04-23 14:42   좋아요 4 | URL
새롭게 바꾸신 프사 예뻐요!!

바람돌이 2021-04-23 15: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마트 폰 오래 들여다 본다고 IT기술자가 되는 것 아닌데 말이죠에서 빵 터짐. ㅎㅎ
츠바이크의 책 오늘 주문했어요. 내일까지 어떻게 기다리죠? ㅎㅎ 저는 바둑도 장기도 오목도 다 안 좋아하는 관계로 체스를 배워봤자 안좋아할 확률이 99.99999% 하지만 체스판은 멋져서 갖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예쁘지만 쓸데없는거 예레기 모으는거 좋아요. ㅎㅎ

미미 2021-04-23 16:09   좋아요 3 | URL
저희집은 책보고 있는데 뭐하고 있냐고 물어봅니다😭ㅋㅋㅋㅋ저도 소설에서처럼 체스를 즐길날은 아마 안올거예요ㅋㅋㅋㅋ
안그래도 아까 체스 도구들 검색해 봤는데 고르는게 고역일 정도로 다 이뻐요~♡

붕붕툐툐 2021-04-23 18:41   좋아요 3 | URL
ㅋㅋㅋ저도 진짜 판놀이에는 다 잼병임다~ 그럼에도 미미님이 체스판 사시는 거 왤케 기대됨? 사셔서 막 자랑질 해주시면 좋겠다~ㅎㅎㅎㅎㅎㅎ

미미 2021-04-23 18:52   좋아요 3 | URL
ㅋㅋ아 체스 책 보니 정말 사고싶긴해요ㅋㅋㅋㅋ
사게됨 바로 올려서 마구 자랑할께요~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4-23 18: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웅~초조한 마음 중반인데 벌써 다음 책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전 이게 두번째라 미미님 읽으신 책을 따라 가야겠네욤! <광기와 우연의 역사>, <크리스티네, 변신에 도취하다> 읽고 싶은 책장에 쏘옥~
(미미님 ‘소름‘하신 부분에서 저도 ‘소름‘- 깨달음님이 오심🐰)

미미 2021-04-23 19:41   좋아요 3 | URL
저도 툐툐님 읽은 줌바 라히리 작가 책 빨리 읽고 싶어요!! 우리 서로막 이책저책 읽고 싶게 하다 함께 깨달음의 궁극으로 숑숑숑~♡🦄🦄🦄

라로 2021-04-24 0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해든이는 초딩때 체스를 배우게 했는데요, 잘하는 것 같진 않지만 뭐 아는 척은 하는 것 같아요.ㅎㅎㅎ
그런데 난감한 것은 체스 일도 모르는 엄마에게 계속 체스를 가르쳐주겠다며 설레발 치는 거.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언급하신 책은 읽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은 지 오래고요, 올려주신 영화들은 다 봤데요!!ㅋㅋ
근데 이제는 아들을 위해서도 체스에 도전을 해야 하나? 머 그런 생각이 들던 참인데,,
더구나 츠바이크가 체스가 대립하는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했다고 하신 글 봤는데,,
정말 그런가도 알고 싶고요.ㅋ

미미 2021-04-24 09:27   좋아요 2 | URL
오~♡초딩때 배우게 하셨다니 너무 잘하셨다 생각해요!! 두뇌발달에 좋다고 하던데, 제가 볼땐 집중력에도 도움될듯!
체스의 즐거움이 꽤나커서 엄마랑 함께하고 싶었을까요?마음이 넘 예쁨ㅋㅋㅋㅋㅋㅋ😆
이 책이면 체스 기본기는 배울 수 있겠어요~조금씩 보는데 쉽고 흥미 돋아요ㅋㅋㅋㅋ츠바이크가 그런 말을 했다니 더 좋아집니다! 뭔가 소름ㅋㅋ
 


어쩌면 진부한 트라우마일수 있지만 어릴때 누군가의 장난으로 물에 빠져 고생한 뒤로 물에 대한, 바다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다. 하지만 다행히도 바다를 좋아해 산과 바다중에서 더 좋아하는 곳을 고르라는 이분법적 질문에는 항상 바다를 고르곤 했다. 정희진의 글을 읽기 전의 나는 마치 통념이란 바다에서 표류하는 작은 부표에 지나지 않았다. 얼마나 의문투성이고 막막한지 물에 대한 공포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대한 무지는 시도 때도 없이 질문과 두려움을 자아냈다.


왜 여자는 다소곳 해야 하지? 왜 여학생들은 바지를 선택할 수 없지? 왜 여자는 혼자 여행하면 위험해 보이지? 왜 매맞는 여자들은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지? 왜 작가라는 사람이 여성을 자신과는 별개의 인간인것 처럼 썼지? 내 주변에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도 답을 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나도 질문을 점점 내 안으로 쌓아갈 뿐 밖으로 내보인 적은 없었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내가 몸 담은 세계와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최소한 더는 표류하진 않는다.(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하지만 이전과는 양상도 정도도 다르다.) 그동안 내 안에 묵혀 놓았던 질문들에 대해 하나씩 답도 얻었으며 내가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어 ㅡ역시 저 먼 곳도 미지의 세계지만ㅡ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내 의지에 따라 이동 중이란 것은 큰 힘이요 위안이 되었다. 언니가 없던 게 늘 아쉬웠던 외동인 나는 정희진이란 언니를 비롯해 수 많은 책 속 오빠들과 언니들, 선생님들을 얻은 것이다. 


특히 이 언니의 책을 읽다보면 정신없이 바빠진다. 소개해 주는 책들에 관한 설명이나 깨달음으로 어떤 것은 바로 주문하고 어떤 것은 장바구니 어떤 것은 자료를 즉시 찾아본다. 매 페이지가 밑줄이고 테이핑이어서 손도 바쁘고 머릿속도 바빠진다. 이번에 나온 정희진의 글쓰기 3번째 책인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는 1,2권에 비해서 좀 더 읽기 쉬운 글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쉽게 써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절대 가벼운 내용은 아니다. 


<P.52> 용서를 둘러싼 담론에는 분노나 고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제되어 있다. 사회는 그러한 상태를 암암리에 '극복'의 대상으로 본다.용서는 분노보다 우월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다를 뿐이다. 용서에 대한 나의 입장을 굳이 밝힌다면 나는 용서에 관심이 없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용서라는 말이 싫고 용서의 필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이들을 의심한다.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생각은 용서,화해,대화라기 보다는 부정의한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가 가능한 사회적 조건이다. 

<P.85> 말의 의미는 사전에 있지 않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있다.

<P.221> 젠더는 세상 어느 제도보다도 사회를 구성하는데 핵심적이며 개인의 삶에 깊은 자상을 남기는데도 그 부당성과 야만성에 비해 너무나 비가시화되어 왔다.

<P.220> 좋은 서평은 결국 좋은 독후감이다. 독서 감상문은 쓰는 이 자신에게로 회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성찰적이어야 한다.

표류하는 것과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이동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바다라는 커다란 공간에서는 미미한 움직임일 뿐이지만 내 존재, 내 몸을 의식하고 원하는 곳을 향해 이동하는 것은 개인에게는 분명 의미있는 여정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깨지는 기분이 참 좋다. 아직 깨질 것이 많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적어도 더는 표류하지 말자. 더 많이 읽고 쓰고 현실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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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4-09 11:4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바다라는 커다란 공간에서는 미미한 움직임일 뿐이지만 내 존재, 내 몸을 의식하고 원하는 곳을 향해 이동하는 것은 개인에게는 분명 의미있는 여정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깨지는 기분이 참 좋다. ]
미미님이 던지신 수많은 책들 아직 가보지도 못한 다다르지 못한 그곳을 향해 천천히 읽고, 또 읽어요,


( /)⋈(/)
(。•ㅅ•。)♡
┏--∪-∪━━━━━┓
♡ 올리신 책들 전부
  장바구니 속으로*.。♡
┗-━━━━━━━┛

미미 2021-04-09 11:48   좋아요 6 | URL
스콧님이 늘 함께 해주셔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누구와 함께인지도 참 중요하단걸 늘상 일깨워주심! 항상 풍성한 자료 나누고 올려주시는 것 처럼 장바구니도 넉넉하심요!!ㅋㅋㅋㅋ o(*‘▽‘*)/☆゚’

페넬로페 2021-04-09 12: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어쩜 이런 표현들이 가능한지?
가슴이 벅찰 정도예요~~
저는 알라딘 서재에서 미미님의 언니를 처음 알았고 그 분의 책중 이 시리즈의 1권을 처음 읽었거든요
근데 사실 좀 실망했어요
그 글들이 신문의 짤막한 칼럼이었다는 것을 고려해도
쏟아내려는 말이 글을 덮는다는 생각을 했고 그에 대한 결과로 읽는 내내 제 호흡이 가빠지더라고요^^
그래서 2권은 사놓고 읽지 않고 있어요^^
3권먼저 읽어봐야겠어요
역시 기회된다면 ㅎㅎ

미미 2021-04-09 12:21   좋아요 4 | URL
너무나 존경하는 언니지만 저도 이 언니의 모든 의견에 동의하진 않아요.(언니도 아마 그걸 더 바라실것도 같고) 표현에 있어서는 대체로 저에겐 흡족하기까지 하지만 논쟁적인 글들이 다 그렇듯 형식면에서 수용가능한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늘상 있더라구요. 내게 어떤것이 맞고 안맞는지 알아가는것도 너무 재밌고 신나요. 그런면에서 페넬로페님의 감상도 넘 보기좋아요~♡ 3권은 아마 그런 부분에서 좀더 나은 느낌갖으실 수 있겠어요ㅋㅋ😉

새파랑 2021-04-09 1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서감상문은 쓰는 이 자신에게로 회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성찰적이어야 한다˝ 이 글하고 딱 맞는것 같아요. 대단하심~! 미미님 언니의 책 꼭 읽어봐야겠네요. 다시 구매모드로 ㅎㅎ
(이소라 누님은 반칙입니다 ㅎㅎ 너무 좋음~!)

미미 2021-04-09 12:42   좋아요 4 | URL
대단한건 새파랑님 독서속도예요!ㅋㅋㅋ좋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이 책 강추입니다. 후반에 살짝 난해한 부분이 있으니 주의하셔요. 아~자주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책이예요!
(ㅋㅋ이소라는 항상 쵝오!🤭)

행복한책읽기 2021-04-11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깨지는 기분이 참 좋다.˝ 지두요!!!!! 이 페이퍼 참 좋아요. 미미님이 어떤 마음으로 책을 읽는지가 보여요. 연대감이 잭의 콩나무처럼 쑤욱쑤욱 올라왔다요.^^ 저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저 책 구매한 사실을 깨달았으니 꼭 읽겠슴요.^^

미미 2021-04-11 08:26   좋아요 2 | URL
우리 함께 오래오래 <북플>하면서 이 책 저 책에 깨지고 쑥쑥 자랐음 좋겠어요~♡
깨질 부분이, 성장할 부분이 많은 것도 함께니까 더 좋은듯!

DYDADDY 2023-03-07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선생님께서 추천하신 고통받는 몸을 이미 읽으셨군요. 미미님이 읽지 않은 책이 오히려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

미미 2023-03-07 11:41   좋아요 1 | URL
아! 아닙니다. ^^ 아래 나열된 책들은 정희진쌤의 <편협하게 읽고...>에 언급 되었거나 관련된 책이예요. 읽지 않은 책 어마무시하게 많습니다.

DYDADDY 2023-03-07 11:47   좋아요 1 | URL
읽지는 않으셨어도 저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아시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러워요. ㅠㅠ 이번 달 정희진의 공부 매거진에 Body in Pain으로 언급하셔서 찾다보니 미미님 페이퍼가 보여 반가웠습니다. ^^

미미 2023-03-07 11:54   좋아요 1 | URL
대디님 덕분에 다시 이 페이지를 확인하고 책들을 둘러봅니다. 매거진 3월호 떴군요? 저도 들어봐야겠어요^^
 


창조는 신의 영역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대가로 코카서스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벌을 받는다. 이 소설 속 프로메테우스들은 장기기증이란 형벌과도 같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써 헤일셤이라는 외딴 곳에서 유예기간을 갖는다. 그 시간 동안 그들에게 창조적 영역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금지되어있다. 최소한의 자유 안에서 그들의 존재 이유는 모호한 사실들로만 주어질 뿐이다.  


P.41 "음...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몰라. 처음엔 나도 그랬거든. 내가 그렇게 창조적으로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면, 그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모든 게 아주 잘될 거라고 말씀하셨어. 그러면 잘못되는 게 전혀 없을 거라고 말이야."


이 소설에서 주를 이루는 내용은 독자들에게 평범한 일상처럼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 무리와의 갈등, 친구와의 우정과 다툼. 그런 면에서 결말로 가기까지 대체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면들이 동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미세한 차이와 이질감을 주며 서서히 불안을 동반해 암울한 결말로 향해간다. 


P.115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어조는 아주 나직했고, 아이들은 줄곧 소리를 지르고 있었으므로,그 말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을 거야."라는 말을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사고가 어디서 벌어진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그 점을 묻지 않았다."



    


영화 <더 랍스터>에서도 획일화된 구조의 모순을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다. 데이비드는 어느날 갑작스럽게 배우자로부터 버림받는데 그의 세계에서는 커플이 되지 못한 싱글은 45일동안 상대를 만나지 못할 경우 동물이 되어야 한다. 그는 최악의 경우 랍스터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저런 노력끝에 결국 견디지 못하고 그곳을 탈출한 데이비드는 이번에는 저항세력인 외톨이 무리에 들어간다. 그곳은 전에 있던 곳과는 반대로 싱글로 살아갈 것을 강요하고 타인에 대한 사랑의 어떠한 형식도 용납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무덤까지 미리 준비해야 하는 곳이다. 


<나를 보내지마>에서도 영화 <더 랍스터>에서도 이들에게는 선택권이란 것이 거의 없다. 인류의 영속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수단이 된 이들은 모든 자유를 제한받는다. 이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런 저런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대의를 위해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 희생은 어느정도까지 가능한지. 또 그게 우리 자신일 경우 그런 현실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그리고 고통스러운 진실이라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중에 어느쪽이 나은지 말이다. 


<나를 보내지마>에서 캐시와 친구들은 여러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된 답을 얻지 못한채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서로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스스로의 존재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각자의 방식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중요한 선택과 질문을 하게 되고 어쩌면 각자 무의식적으로는 알고 있던 그 진실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두 작품 모두 신의 영역 즉 자유의 범위를 제한하는 자들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드러난 일부의 태도도 철저히 이들에게는 상대적이며 냉소적이다. 우리의 현실 속에서 신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를 닮았다. 자본주의 권력은 갈수록 그 모습을 감추고 있으며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 또한 모호하게 베일에 가려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작품속 디스토피아를 통해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은 놀랍고도 중요한 경험이다. 인간의 많은 능력 중에서 상상력은 현실에 대한 관점에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추가해 주기 때문이다. 소설이나 영화속 디스토피아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경계하는 이유다. 이러한 상상력을 통해 경험과 한계를 늘려감으로써 실제 현실감각도 날카롭게 변화할 수 있다. 


어슐러 K.르귄은 말한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지만,거짓말이 아니에요. 소설은 사실 파악이나 거짓말이 아닌 다른 층위의 현실로 넘어가죠...중략..상상은 아무리 마구잡이일 때라 해도 현실과 떨어져 있죠. 상상은 현실을 알고, 현실에서 출발하고 , 돌아가서 현실을 풍성하게 만들어요." (P.192 찾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읽을 겁니다.)


P.74 뜰과 경계를 이루는 철망 가까이에 이르자 그 애는 몸을 돌리고는 말했다.

"됐어.여기서 타자. 넌 '들장미'를 타."

나는 그 애가 건네주는 보이지 않는 고삐를 받아 쥐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때로는 보통 속도로 때로는 전속력으로 담장을 넘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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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3-30 14: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부터 <클라라와 태양>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전작인 <네버 렛 미 고>에 대한
생각이 났습니다.

소설도 영화도 오래 전에 본 지라... 기억을 되살
리기 위해 너튜브를 참조했답니다. 참 슬펐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빗 속에서 생명이 소진되어
가던 로이 배티 생각도 나서 떠 너튜브를 찾아
보기도 했네요.

가즈오 이시구로의 신간을 보면서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
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미미 2021-03-30 14:36   좋아요 3 | URL
레삭매냐님 뭔가 시詩 적인데요?!
이런 작품들은 우리 존재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게 해줘서 더 특별한것 같아요.
댓글을 이리 고급지게 남겨주심 제가 너무 행복하죠!!😆
저도 이 책 읽으며 블레이드 러너도 생각나더라구요.(역시 최근 망작말고 예전 걸작이 최고)
얼른 받아서 <클라라와 태양>을 맹렬하게 읽고 싶어요ㅋㅋㅋ

새파랑 2021-03-30 14: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완전 멋진 리뷰~! 저도 읽으면서 계속 이질감과 불안감을 느꼈는데..(리뷰 쓸때는 이러한 표현이 생각이 안나요ㅎㅎ) 이제 클라라와 태양으로^^

미미 2021-03-30 14:46   좋아요 3 | URL
히히 부족한거 알아 창피하지만 그래도 감사해요!저도 아는 단어가 적어서 늘 답답해요. 쓸때마다 한계가느껴져서 이거원..ㅋㅋㅋ 많이 읽으면서 함께 실력 늘려가요!😆

페넬로페 2021-03-30 14: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고 거기에 연관된 것을 잘 아시는 미미님께 언제나 놀라고 감동받아요.
그만큼 생각의 영역과 깊이가 크다는 것이겠죠~~
이 소설 빨리 읽고 싶어요^^

미미 2021-03-30 15:00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미숙한데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북플에서 좋은 작품을 끊없이 알게되니 책읽는게 항상 신나고 재밌습니당ㅋㅋㅋ😉

scott 2021-03-30 14: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가 모든 산문은 픽션이라고 말했죠. 소설가와 영화 감독들이 앞서 그린 세상 디스토피아 시대가 코로나 팬더믹으로 더 앞당겨졌거나 이미 그이전부터 시작 되었다는것
디스토피아 시대가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는 게 아니라 ‘오래된 미래’를 기억해내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 합니다. 누군가에겐 이미 현실이 되어 있는 이야기,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는것,,,

영화 랍스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이 데이비드인데
영화속 인간들 중에 유일하게, 사랑하기 위해서 살고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려고 기꺼이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감수하고 아무도 그렇게 살지 않는 세상에서 여전히 그렇게 살아가려 애쓰는 데이비드 모습에
절망속에서도 그 누군가를 필사적으로 지켜내려고 헌신하는 모습...



미미님이 던지신 ‘프로테우스의 물음‘
디스토피아 세상속에 우리는 어떤 인간으로 살아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명품 페이퍼네요.


**최애 감독중 한명 ‘요 르고 스 란 티모스‘





미미 2021-03-30 15:06   좋아요 3 | URL
아 scott님이 주는 감동의 끝은 있긴 한가요?페이퍼로 써야 할 멋진 말을 댓글로 마구 쏟아 주시니!!🥲
역시 이 영화도 보셨군요! 끔찍한 상황인데도 여러번 웃기기도하고 내내 즐겁게 봤어요.책도 영화도 참 많은것을 던져주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03-30 16: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것들을 다 읽고 보신 것도 모자라 이리도 잘도 엮어 글을 쓰셨단 말입니까. 와. 미미님 이틀만에 벽돌책 주파도 모자라 글쓰기 주파까지. 이번에는 존경 곱으로 곱으로!! ^^

미미 2021-03-30 16:33   좋아요 3 | URL
아! 마지막 책들은 아직 읽지 않았는데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이라 담았어요. 존경이라니 반사합니다! 책읽기님 글이 훨씬×3 좋고 더구나 근사해요! 저는 늘 자꾸 했던 말 반복하는 것 같아
고치고 고쳤어요.ㅋㅋㅋ이쁘게 봐주신다고 접수할래요.😆

mini74 2021-03-30 18: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푸로메테우스와 연결되다니!! 미미님 비유 짱입니다 너무 좋아요.

미미 2021-03-30 18:47   좋아요 2 | URL
완벽하진 않지만 결론을 읽고 떠올라서 에잇하고ㅋㅋㅋㅋ(부끄러움은 제몫ㅋㅋㅋ)

bookholic 2021-03-30 2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들 극찬을 하시니 궁금해 죽겠습니다~~^^

미미 2021-03-30 20:39   좋아요 2 | URL
아ㅋㅋㅋ알아두셔야 할점은 분명 이 소설은 ‘흥미진진‘하거나 ‘재미‘있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잔잔한데 책을 덮고나면 생각하고 고민할 것들이 많아진다는게 이 작품의 특징이라 생각해요.😄

scott 2021-04-09 1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프로테우스가 미미님에게
이달의 당선작을 선물 줌~
추카~*추카~*

미미 2021-04-09 15:48   좋아요 2 | URL
아이쿠! 이번달은 더더욱 못받겠지 했는데요. 럴쑤럴쑤! 스콧님 기쁜소식 날라다주는 휘파람새 같으세요~♡ 고맙습니다!♡✿˘◡˘✿♡

새파랑 2021-04-09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미미님 축하드립니다^^ 역시 북플의 리뷰 최강자~!!

미미 2021-04-09 16:23   좋아요 2 | URL
아닙니다.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 많고 새파랑님도 무서운 속도로 읽고 쓰셔서 이번달은 못탈것이라 예상했어요.
역시 제맘대로 응원으로 번역하여 접수하겠습니다.ㅋㅋ응원 감사해요!🙋‍♀️

scott 2021-04-09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미미님은 알라딘의 보석같은 엠뒤(MD)이쉼 ^@@^

미미 2021-04-09 16:23   좋아요 3 | URL
아 스콧님 스콧님이 알라딘의 다이아몬드 저의 다이아몬드!ㅋㅋ🙆‍♀️

초딩 2021-04-09 17:17   좋아요 3 | URL
알라딘엔 금은보화가 가득하네요~~

미미 2021-04-09 17:3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초딩님도 알라딘에 없어선 안될 보석이예요~♡
 



우리는 메르켈 총리가 존재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심지어 대한민국에 언젠가 여성대통령이 나오더라도 그녀는 '최초'라는 타이틀은 거머쥘 수가 없다. 이것은 분명한 변화다. 여성들에게 이 시대는 울프턴크래프트(1759~1797) 때와도 다르고, 보부아르(1908~1986)가 경험한 차원보다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모든 여성들에게 남성들과 동등한 자격이나 기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현실에서 차별을 경험하고 경계밖에 서 있음을 실감한다.


캐롤 페이트먼은 영국의 정치학자로 이 책은 그녀의 논문을 모아 엮었다. 그녀는 근대 정치이론이 발전하던 17세기 부터 루소,로크,헤겔에 이르기까지 여성을 배제해온 정치,이데올로기적 구조의 실체를 파헤친다. 왜 이전과는 변화된 21세기의 상황에서도 여성들은 곳곳에서 배제되고 구분되어지는지 그 뿌리깊은 구조를 정치이론적 관점에서 되짚는 과정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근대 시기에 그들은 예컨대 노예와 시종에 대해 주인이,가난한 자들에 대해 부유층이,시민에 대해 정부가, 노동자에 대해 자본가가, 대중에 대해 엘리트층이,프롤레타리아에 대해 전위정당이,비전문가들에 대해 기술관료와 과학자들이 갖는 권력의 적법성과 정당화에 대한 논쟁에 참여해 왔다.p.12


이런 의식은 지금도 이 세계의 뿌리안에 깊숙히 내재되어 있다. 예를들면 모성에 관해 우리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의무로써 당연시 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는 보육시설의 아동학대를 살펴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ㅡ 아동학대는 여성에 대한 학대,성범죄와 마찬가지로 개인의문제,일탈로 치부하기에는 피해규모가 상당하다. 아이들에게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고 부모의 정신적 충격도 마찬가지다.ㅡ주요 학대자는 여성들이 대부분이며 주의를 좀 더 기울이면 보육시설에는 다른 직업과 달리 남성교사가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초등학교도 여성교사가 압도적이다.)


여성,혹은ㅡ자연,개인적인 것,감정,사랑,사적인 것,직관,도덕성,귀속,특수한 것,종속

남성,혹은ㅡ문화,정치적인 것,이성,정의,공적인 것,철학,권력,성취,보편적인 것,자유.P.200


여자들의 생물학과 신체가 그들을 남자들보다 자연에 가깝게 위치시키기 때문이고, 또한 사회화되지 않은 유아들을 다루고 날 재료를 다루는 양육과 가정의 일들이 그들을 자연과 보다 가깝게 접촉시키기 때문이다.따라서 여자들과 가정 영역은 문화적 영역과 남성 활동들에 비해 열등한 것처럼 보이고,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필연적으로 종속적인 것으로 여겨진다.P202


게다가 여성들조차 돌봄노동이나 보육을 여성고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ㅡ 초등보육교사 남성교사 할당제의 논란도 그런 면에서 납득할 수 있다ㅡ관련직종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시설별로 약간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보육교사들의 노동시간과 업무량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원인을 분석한 많지 않은 뉴스를 찾아봐도 한 명의 보육교사에게 할당된 나이대별 인원비율과 공간적인 여건은 물론 배변치우기등의 어려움,점심도 제대로 먹기 힘든 실상은 참담하기까지하다. 자격요건의 부실함도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미약한 수준이며 보육시설에서의 학대로 인해 법정으로 가더라도 그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몇 개월의 정직처분에는 '휴가 보낸 거냐'는 비아냥도 있을 정도다. 피해자는 이런 실정으로인해 두번 상처받는다.


본인의 아이를 돌보는 일도 마찬가지지만 남의 아이를 동시에 여럿 돌보는 일은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인내력이 소모되는 데도 보조교사 채용은 미흡한 실정이고 남자보육교사는 채용초자 거의 하지 않는다.특히 미취학 아동의 경우 여러가지 특성으로 인해 통제가 쉽지 않음에도 이런 여러 상황들은 믿기힘들 정도로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되어 있다. 관련 사건이 반복될 때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의미없는 비난만 무성할 뿐이다. 건물이 계속 무너지면 공사 업체와 공사 과정을 들여다 봐야 하는데 언론들도 하나같이 인부들만 잡는데 열을 올린다. 


출산률에도 이런 사회적 문제는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해마다 출산장려정책이 업그레이드 되고 지방마다 인구정책으로 세금을 쏟아부으면서도 왜 정치이슈만큼 주목을 받지 못하고 효과는 미비한가. 이유는 보육및 돌봄노동이 사실상 사적 영역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육아,보육문제는 저출산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때 사적인 문제가 아닌 공적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현실에서는 형식적으로만 공적 영역에 포함되어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실상 관심밖에 있다. 이른바 '공적인' 입법에 관여하는 정치인 다수가 남성이고 사법부의 대다수도 남성인 상황에서 문제의식은 물론 개선의 여지는 아직도 희박하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출산에 대한 접근이 늘 피상적이며 금전적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떤 사회에서나 문화 전반의 정신을 결정하는 것은 그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의 정신이다.이유는,부분적으로는 이런 집단이 교육제도와 학교,교회,언론,극장을 지배하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그리하여 자신의 사상으로 인구 전체를 가득 채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자유로부터의 도피>에리히 프롬 P.123


같은 맥락에서 캐롤 페이트먼은 여성들의 '동의'에 대한 정치이론가들의 사회적, 가부장적 해석과 개인의 '정치적 권리 양도'의 모순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경계 밖에 있는 사람들은 경계가 뚜렷이 보이지만 경계안에서는 배제된 비참함을 모른다. 다만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견고하게 그 형태를 지킬 뿐이다.

우리는 이 모순되고 견고한 형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공과 사의 뿌리깊은 이분법적 구조는 성차별의 구조이며 인류적인 낭비이고 헛된 소모다. 구분되어진 이 영역들이 실제로는 상호 의존적이라는 모두의 수용이 시급하다. 여성에게 있어 여성주의 역사 인식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대처 방식에 따라 우리는 계속해서 피해자이자 상속자로 남을 수도 있고 남성들과 동등한 주권자로 거듭날 수도 있다.


인류는 남성이며 남자는 여자를 그 자체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비교해서 정의한다.여자는 자율적 존재로 간주되지 않는다.남자는 주체이자 절대아다. 여자는 타자다.

-시몬 드 보부아르 P.15<보이지 않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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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2-15 2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현재 1등 달리고 계신것 같습니다, 미미님!! 저도 열심히 읽고 쓰도록 할게요. 의욕 뿜뿜!!

미미 2021-02-15 20:35   좋아요 1 | URL
제대로 이해를 다 못한 상태라 좀 많이 창피한데 고쳐고쳐 그냥 올렸어요.
( ཀ ʖ̯ ཀ)ᕗ 다락방님 리뷰 기대됩니다!👍홧띵!!

다락방 2021-02-16 07:55   좋아요 1 | URL
저는 2장 읽는 중인데 왜케 어려운가요 😭

미미 2021-02-16 08:03   좋아요 0 | URL
번역자가 훌륭한 논문을 그렇게 만들어놨어요. 저 너무 답답해서 어제 원서 주문ㅋㅋㅋ해리포터도 낑낑대는 중인 제가 오죽함 이책을 ㅜㅠ
최대한 이해되는 글 위주로 보세요~♡

다락방 2021-02-16 08:51   좋아요 1 | URL
아 미미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님 댓글 읽자마자 원서 구매 충동이 일고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1-02-16 09:00   좋아요 1 | URL
앜ㅋㅋㅋㅋㅋ다른 원서에 비해 가격도 좀 있는데 너무 궁금해서 주문해버렸어요🙄😳

붕붕툐툐 2021-02-15 22: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엮어 읽기까지~ 미미님, 정말 대단~👍👍👍
페미니즘 책은 왤케 눈에 안들어올까요? 이렇게 씹어주신 미미님 페이퍼 덕분에 편히 얻어 갑니당~😘

미미 2021-02-15 23:10   좋아요 3 | URL
오~툐툐님 나중에 기회되시면 정희진님 책 읽어보심 생각이 달라지실수도 있어요!
아님 <보이지 않는 여자들>도 흥미로워요!
응원 감사해요. 😁😍

붕붕툐툐 2021-02-15 23:32   좋아요 2 | URL
넵넵! 뜨겁게 만나는 날을 기대합니다! 추천 감사해욤~😍

scott 2021-02-15 2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북플계에 샛별~。✩*:゚・⑅*॰¨̮♡ ✩
떠오르는 혜성 (。✩*:゚・⑅*॰¨̮♡✩
이페이퍼 최고네요 ^ㅎ^

미미 2021-02-15 23:14   좋아요 2 | URL
아 스콧님!!(´∇ノ`*)ノ
이 책 읽고 제가 뱁새란걸 느꼈어요~다락방님(황새)
뒤에서 다리가 아프네요. 점점 나아지겠죠?!샛별,혜성 꿈에 나오겠네요~캄솨♡

바람돌이 2021-02-16 0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독서에 박수를...👏 👏 👏 👏 👏 👏 👏
보육교사의 조건은 강화해야하고 그들의 노동에 대한 댓가는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그것을 계속 몇몇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사적인 노동으로 치부하는 지금의 현실이ㅠ계속된다면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것이다. 결국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화할수 있는 구조의 미비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이다. 미미님 페이퍼 보고 제가 오늘 내린 결론입니다.

미미 2021-02-16 06:11   좋아요 0 | URL
오 바람돌이님♡ 요점정리가 완벽한걸요?!👍👍
부족한 내용에 응원해주시니 더 노력해야겠어요! 고맙습니다!٩(๑❛ワ❛๑)

행복한책읽기 2021-02-16 0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미미님 이 리뷰 넘 멋져요. 저 이 책 흥미가 안 당겼었는데 님 글 보고 급 당김이요.^^ 저자의 문제의식을 우리 현실에도 접목해 인식 확대로 이끌다니. 👏 👏 👏 👏 👏 가 절로 쳐졌어요. 좋다요 진~~~짜 좋다요^^

미미 2021-02-16 06:22   좋아요 1 | URL
굵직한 이슈들이 담겨있어 놀랍고 훌륭한 내용이예요!다만 번역이 좀 많이 아쉬워서ㅠㅇㅠ
추천드리기가 애매해요ㅋㅋ.새로 번역이 다른분으로 바뀐다면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여러모로 부족한데 감사해요♡( •⌄• ू )✧

수이 2021-02-16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벌써 다 읽으신 겁니까??!!!!! 저는 머리를 싸매고 한 글자 한 글자 정독중인데 과연 완독할 수 있을지.......-.- 미미님 리뷰 감동인데 책은..........

미미 2021-02-16 18:51   좋아요 0 | URL
그쵸?♡(╯•﹏•╰)
전에 찜or페이퍼 올려주신 조셉 윌리엄스의 <Style>읽어보니 이 책 번역이 왜 어떻게 잘못됬는지 쫌 보이더라구요~훌륭한 책인데 번역자가....하..저도 머리에 쥐날뻔했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