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행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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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윤고은 작가의 <밤의 여행자들>(The Disaster Tourist) 이 영국 추리작가 협회(The Crime Writers Association)에서 주는 추리문학상인 대거(Dagger)상을 번역추리소설 부문(Crime Fiction in Translation Dagger)에서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 

한강 작가가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았을 때보다 더 기뻤다. 왜냐하면 한국의 장르문학은 영미권,유럽,일본에 비해 국내 시장도 훨씬 작고 기성문단에 비해 제대로 대접도 못 받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장르문학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고, 두터운 매니아 층을 형성,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훌륭한 작가들도 있지만, 영미권, 일본 추리,범죄소설과 비교했을 때 그 기반이 아직은 탄탄하지 못한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영어권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인 대거상을 아시아 최초로 윤고은 작가가 받았으니 얼마나 놀라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재난이 없는 도시는 없었다. 재난은 우울증 같은 거라 어디에든 잠재했다. 자극이 임계점을 넘으면 그 우울증이 곪아 터지기도 하지만, 용케 숨어 한평생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p.12)


<밤의 여행자들>은 재난 지역을 여행한다는 설정이 매우 특이한 소설이다.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여행사 '정글'의 여행 프로그래머 고요나. 

그녀는 10년 넘게 재난 지역을 물색, 그것을 상품화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그동안 하지 않았던 고객 응대같은 일들이 넘어오면서 그녀는 조금씩 불안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상사인 김조광 팀장에게 성추행을 당하게 되고 본격적으로 위기를 느낀다. 이 김조광이라는 팀장은 한물 간 퇴출위기의 직원들만 골라 성추행을 한다고 소문이 나있기 때문. 

이런 식으로 계속 김팀장에게 끌려다닐 수는 없다는 생각에 요나는 결국 회사에 사표를 내는데, 뜻밖에도 팀장은 사료를 수리하지 않는다. 대신 한 달 간의 휴가를 줄테니 출장이라고 생각하고 회사가 검토 중인 퇴출 직전의 여행 상품 5개 중 하나를 골라 다녀온 후 보고서를 올리라고 제안한다. 


요나가 고른 상품은 '사막의 싱크홀'이라는 가장 비싼 5박 6일짜리 상품. 베트남 남부 해안 도시 판티엣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야 갈 수 있는 제주도만 한 섬, '무이'가 목적지이다. 

요나는 다른 관광객들과 여행하면서 전략적이지도 않고 재난 여행같지 않게 무료하기만한 이 상품이 왜 구조조정의 대상인지 알 것 같다. 사막에 있는 싱크홀은 물이 들어차 호수로 변해 재난의 장소라기 보다는 슬픈 사연만을 담고 있는 곳일 뿐이고, 다음 날 간 화산은 말을 안 하면 화산인 줄도 모를 정도로 시시하다. 요나는 직접 재난 여행을 경험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여행의 다른 면을 보게 된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엿새째 아침, 한국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요나는 화장실이 급해 다른 칸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이 열차는 중간에 분리되면서 두 노선으로 운행되는 열차였던 것! 요나는 일행으로부터 낙오되고 지갑과 여권도 없는 재난을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자신이 묶었던 리조트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다 요나가 여행사 직원임을 알게 된 매니저는 요나에게 기상천외한 제안을 하게 되고, 요나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는 회사의 테스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치게 되는 요나...


재난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일단 여행자들은 재난 지역의 처참함에 충격을 받고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동정과 연민, 더 나아가 불편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모든 감정은 '내 삶에 대한 감사'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으로 이어진다. 여행을 통해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전했다는 이기적인 위안'(p.61)을 느끼고 돌아와 더 열심히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남의 비극과 불행이 상품으로 둔갑하여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그 심리를 이용하여 돈을 버는 여행사 '정글'은 그야말로 자본의 힘으로 움직이는 밀림 그 자체이다. 그 속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요나도 그저 이윤 창출의 도구일 뿐이다. 

소설에는 '파울','폴'이라는 실체를 알 수 없지만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움직이는 절대적 존재가 나온다. 작가는 이 정체를 밝히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그 무서운 힘을.

자본주의는 돈을 끌어 모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쓸모없는 것이라도 쓸모있게 만든다. 이 점이 참 무서운 부분인데, 소설 속에서 이 점을 어떻게 형상화했는지 참 끔찍하지만 말할 수 없다. 

자본 앞에서는 뭐든지 쓸모가 있고 누구든지 자신도 모르게 어떤 역할을 맡는다. 

실체를 알 수 없지만 실체를 알고 저항을 하면 그 댓가는 끔찍하다.

 

<밤의 여행자들>은 거대한 자본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의 운명과 그 운명에 맞서는 인간은 또 어떠한 운명을 맞게 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 자체가 재난 현장이다. 

소설의 처음과 끝은 비슷하게 시작하고 비슷하게 끝난다. 우리의 일상처럼...

그리고 우리의 일상은 또 다른 재난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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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9-12 17: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 저 이책 대출신청 해놨어요~ 예약번호 2번!ㅎㅎ 기대기대^^

coolcat329 2021-09-12 17:48   좋아요 5 | URL
저도 거의 두 달 기다렸습니다. ㅎ

mini74 2021-09-12 17: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무지 재미있게 읽었어요. 소재도 참신하고 *^^*

coolcat329 2021-09-12 17:50   좋아요 3 | URL
그렇죠? 소재가 정말 참신 독특해요.

새파랑 2021-09-12 17: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다가 예전에 본 <곤지암> 이라는 공포영화가 생각나네요 🙄 전혀 내용이 다르지만 ㅋ

대거상을 수상했으니 이 작품도 엄청난 추리소설 이겠군요~!! 근데 내용을 보면 추리소설 같은 느낌보다는 스릴러 느낌이 드네요. 어떻게 보면 산다는게 재난이라도 할 수 있겠네요~!!

coolcat329 2021-09-12 17:55   좋아요 3 | URL
네 사건을 추리하는 그런 소설은 아니고, 사회고발하는 스릴러라고 할까요? ㅎ

저는 곤지암 무서워서 못봤어요😰

미미 2021-09-12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줄거리의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 때문에 아주 조마조마해서 책과 리모콘을 놓질못하겠어요. 기차 갈라질때부터 심장이 두근두근🤦‍♀️
전국 도서관에 예약 만땅인가봅니다ㅎㅎ잘읽었어요!

coolcat329 2021-09-12 19:31   좋아요 1 | URL
네ㅋ저도 열차 끊어진 부분에서 진짜 공포였어요. 😱

레삭매냐 2021-09-12 18: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이 책 빌려다
보고 싶은데 제게는 기회
가 되질 않네요... 까비.

coolcat329 2021-09-12 19:32   좋아요 2 | URL
이 책이 제가 사는 동네 전 도서관에서도 다 대출이라 그냥 예약해놓고 잊고 있었어요 연락이 오더라구요. 일단 예약을 해놓으시고 잊고 계시면 편하실듯요. 😅

막시무스 2021-09-12 2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문제의식이 참 좋네요! 자연이나 인간의 재앙도 이윤 창출의 수단으로 삼고 인간도 이윤 창출을 자본의 매커니즘에 부속으로 만들어 버리고!ㅠ 주인공의 저항이 성공하기 소망할 뿐입니다!ㅎ

coolcat329 2021-09-13 07:32   좋아요 2 | URL
네~자본주의와 환경 등...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재난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막시무스 2021-09-13 07:59   좋아요 2 | URL
이 작가님이 제가 가끔 듣는 팟캐스트 진행자군요!ㅎ 잘 참았는데 한번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즐건 하루되세요!

scott 2021-09-19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추석 연휴 동안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해피 추석~


∧,,,∧
( ̳• · • ̳)
/ づ🌖
 
로드 짐 열린책들 세계문학 266
조셉 콘래드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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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 <암흑의 핵심>을 읽으며 문장 사이사이 새어 나오는 음산하면서도 불길한 공포에 거의 압도되는 경험을 했었다. 작가 조지프 콘래드(1857~1924)가 두 번째도 아닌 세 번째 언어인 영어로 쓴 문체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낯설게 느껴진다고 하는데, 그것을 번역한 글이니 읽기에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모호하고 불확실하며 음울한 문장들은 어딘지 웅장하면서도 불안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고, 그 여운은 지금도 남아있어 <암흑의 핵심>은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사실 Heart of Darkness '암흑의 핵심'보다는 '어둠의 심연'이라는 제목이 훨씬 와닿고 작품의 분위기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


<로드 짐>은 <암흑의 핵심>이 나오고 1년 뒤인 1900년에 발표한 장편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모더니즘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영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작품이다. 

작가는 실제 선원으로 일하다 일등 항해사를 거쳐 선장까지 되어 바다에서 생활했는데, 이 소설은 그런 작가의 경험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침몰하는 배의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친 일등 항해사 짐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로드 짐>의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어린 시절부터 멋진 선원이 되기를 꿈꾸던 짐은 젊은 나이에 일등 항해사가 된다. 짐은 평탄치 않은 선원 생활에 회의감이 들 무렵, 성지로 가는 8백여 명의 무슬림 순례자들을 태운 증기선, 파트나 호에 일등 항해사로 승선하게 된다. 그러나 평탄한 항해를 하던 파트나 호는 난파선 잔해와 충돌하는 바람에 물이 새고, 배가 침몰할 거라고 확신한 선장과 간부 선원들은 배를 버리고 도망치려고 구명정에 올라탄다. 이런 기막힌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짐은 선원으로서 자신이 꿈꾸던 고귀한 이상과 절박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구명정에 탄 선원들은 뛰어내리라고 독촉하는 가운데 짐은 자신도 모르게 구명정으로 뛰어 내린다. 


구명정을 타고 표류하던 네 사람은 지나가던 증기선에 의해 구조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파트나 호는 기적적으로 침몰하지 않았고 승객은 무사히 구조되었음이 밝혀진다. 

한 달 뒤, 선장과 간부 선원들은 모두 도망치고 짐 혼자 재판을 받게 되는데 그 결과 짐은 수많은 비난과 함께 일등 항해사 자격증을 박탈당하게 된다.

 

더 이상 선원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짐은 재판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된 말로(Marlow)를 통해 선박 용품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게 되지만, 과거의 치욕을 견딜 수 없는 그는 파트나 호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일하는 곳을 바로 떠나는 생활을 한다. 이를 지켜보던 말로는 자신과 친분이 있는 부유한 상인 스타인에게 짐의 문제를 상의하고, 스타인은 짐을 동남아의 오지 파투산의 무역 주재원으로 보낸다. 

무역권을 둘러싼 여러 부족 간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파투산에서 짐은 도라민 족장의 밑으로 들어가 일대를 평정, 파투산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그곳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되어 투안 짐(Lord Jim)으로 불리게 된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에피소드로 나뉜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짐을 파멸로 몰아간 파트나 호 사건과 이런 짐이 절망의 나락에서 다시한번 삶의 기회를 찾아 떠난 파투산에서의 이야기.


또한 작가는 낭만적 이상주의를 추구하는 짐의 몰락과 좌절, 모험과 성공, 실패를 통해 짐이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이며, 그의 말과 행동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개인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문제와 사회규범의 문제 등을 말로라는 화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말로가 자신의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런 다양한 시각은 짐이라는 인물을 살펴보는데 있어서 계속해서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고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따라서 이야기는 시종일관 모호하고 불확실하며 그에 더해 작가 특유의 길고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문장들은 이 책을 빨리 읽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고 말로의 기억의 순서에 따라 과거와 미래가 섞여 전개되기 때문에 더욱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현대 소설에는 워낙 과거와 미래가 뒤죽박죽인 작품들이 많아 특별히 콘래드의 이 소설이 낯설게 느껴지진 않았으나, 그래도 독자로서 긴장하게되는 서술 구조이고, 무엇보다 1900년에 이런 현대적이면서 독창적인 서술을 구사한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웅적인 행위를 열망하는 짐이라는 낭만적 인간을 통해 인간존재가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비극성이 드러나고 그런 속성을 지닌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작가는 스타인을 통해 보여준다. 


"그래! 이 사실은 끔찍하지만 너무 우습기도 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마치 바다에 빠지는 사람처럼 꿈속에 빠져들지. 만약 그가 경험 없는 사람들처럼 공기 속으로 기어 나오려 하면 익사하고 말아, 그렇지 않아?......그러면 안돼! 이봐! 살고 싶다면, 그 파괴적 원소에 자신을 맡기고 물속에서 손발을 열심히 움직여 깊은 바다가 몸을 받치게 해야해." (p.296)


스타인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꿈에 빠지게 된다. 인간을 파멸로 몰아갈 수 있기에 스타인은 꿈을 가리켜 '파괴적 원소'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꿈과 이상을 외면하고 현실만을 생각하며 살면 인간은 익사, 즉 죽은거나 다름없는 삶을 살게 된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려면 자신의 꿈과 이상을 계속 추구하면서 살아야 한다. 비록 이 꿈이 현실에 의해 무너진다 하더라도 꿈 속에 나를 맡기며 열심히 손발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스타인도 자신의 삶에서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맛보며 지금은 아름다운 나비를 수집하며 은둔하며 살고 있다. '죽어서도 손상 없이 화려함을 유지'하는 나비의 화려한 무늬처럼 인간이 추구하는 꿈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으면서도 파괴를 거부하는 무엇인가'(p.288)가 있다고 믿는다. 스타인은 젊은 날의 자신과 비슷한 짐을 보며 자신의 꿈을 끝까지 추구할 수밖에 없는 고독한 인간 짐을 이해한다. 

비록 그 결과는 회의적일지라도 인간에게 꿈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며 그것과 함께 할 때 삶은 가치를 얻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고 작가 콘래드는 스타인을 통해 말하는 것 같다. 


지난 달 존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읽으며 자꾸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 떠올랐는데, 이번에 <로드 짐>을 읽으면서는 <야만인을 기다리며>가 생각이 나서 '참으로 묘하구나...'싶었다.

콘래드가 현대 작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니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경험하는 이런 느낌은 '내가 제대로 느낀건가' 싶으면서도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백자평을 소설 속 말로(Marlow)의 말로 대신하며 글을 마친다. 


"내가 짐을 이해했다고 우길 생각은 없어. 짐이 잠시 내게 보여 준 모습은 짙은 안개가 잠시 갈라진 틈으로 흘끗 보는 광경과 비슷했어."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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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9-07 1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읽으셨군요!
근데 전 쿳시가 좀 불편해서 콘래드한테는 비비지 못할 거 같습니다..........만! 아주 사소한 기호의 문제입니다. ㅎㅎㅎ

coolcat329 2021-09-07 19:44   좋아요 4 | URL
폴스타프님 콘라드 승인가요?😁
콘래드 다른 작품도 새로 번역되서 나오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비밀요원>입니다~^^

새파랑 2021-09-07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유명한 작품인거 같아서 한번씩 표지만 훔쳐보곤 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왠지 이야기가 뒤섞여 전개되는 어려운 작품 같은데 평이 좋으시니 급관심~!!

coolcat329 2021-09-08 12:34   좋아요 1 | URL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아주 어렵지도 않습니다. 율리시스 읽으실! 새파랑님은 훨씬 즐기실 수 있을거에요. 저는 제임스 조이스 소설 하나도 안 읽어봤거든요. 버지니아 울프, 조이스에게 큰 영향을 준 콘라드 꼭 읽어보시길요~^^

scott 2021-09-08 0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콘래드 작품 수많은 미국 작가들에 깊은 영향을 줬죠
저도 첨엔 읽다 포기 했는데 읽을 수록 문장에 깊이가 있습니다
[˝내가 짐을 이해했다고 우길 생각은 없어. 짐이 잠시 내게 보여 준 모습은 짙은 안개가 잠시 갈라진 틈으로 흘끗 보는 광경과 비슷했어.˝ ] 밑줄 쫘악~
모비딕의 작가 멜빌 처럼 세상을 유랑 했던 경험이 있던 인물이여서 인지

쿨캣님 리뷰 덕분에 꺼내 놓은 콘래드 작품 낼 출근 길에 챙겨 갈려고요 ^ㅅ^

coolcat329 2021-09-08 12:36   좋아요 2 | URL
아 그러셨군요. 제 독후감 읽고 다시 책을 꺼내셨다니 정말 기뿌네요~~스캇님의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

scott 2021-10-08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쿨켓님 이달의 당선 추카~~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coolcat329 2021-10-09 09:25   좋아요 0 | URL
아 이제야 봤네요~~늘 축하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mini74 2021-10-08 1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다가 살포시 놔둔 책이군요 ㅠㅠ 축하드려요 *^^*

coolcat329 2021-10-09 09:26   좋아요 1 | URL
미니님~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10-09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쿨캣님 당선 축하드려요~!! 저 콘래드에 급관심이 생겨서 곧 읽어봐야 겠어요~!

coolcat329 2021-10-09 09:29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저는 작가 콘래드가 이상하게 좋네요.
새파랑님 리뷰 기대할게요.☺

페크pek0501 2021-10-10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당~~

coolcat329 2021-10-10 14:28   좋아요 0 | URL
아,페크님~감사합니다.
 
페테르부르크 이야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8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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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1809~1852)의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는 제정 러시아의 수도 뻬쩨르부르그를 배경으로 도시의 화려한 이면에 감춰진 소시민의 비극적 삶을 환상적으로 그린 5편의 단편을 담고있다.

'코', '외투', '광인 일기', '초상화', '네프스끼 거리' 로 구성된 이 단편집은 고골이 실제로 체험했던 뻬쩨르부르그에서의 비참한 생활이 녹아 있으며, 특히 '광인 일기'는 실제로 미쳐서 죽은 고골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 섬뜩하다. 


도스토예프스키,푸시킨,고골이 살았던 도시 뻬쩨르부르그는 유럽 문명을 흡수하기 위해 표트르 대제의 지시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이다. 그러나 고골이 현실과 환상을 교묘히 섞어 보여주는 이 도시의 모습은 인간의 정신과 가치는 찾을 수 없는 '영혼이 부재하는 곳'이며 '악의 공간'(p.316 작품해설)이다. 

특히 소시민들의 삶을 통제하고 지배하는 관료제도는 이 화려한 도시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이다. 고골의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을 소개할 때 관등은 꼭 따라온다. '관등의 노예로 전락'한 소시민들의 삶은 비참하다. 

고골의 이 단편집은 바로 이런 관료제가 지배하는 도시의 민낯을 보여준다. 


'외투'의 주인공 아까끼 아까끼예비치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관등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는 우선 관등부터 밝혀야 한다) 그는 만년 9급 관리였다. 아시다시피 밟혀도 끽소리 한 번 못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훌륭한 습성이 있는 온갖 종류의 작가들이 마음껏 놀려대고 마구 비꼬는 바로 그 9급이다. (p.56 '외투')


그는 관청에서 정서 업무를 하는 말단 관리이다. 상관들은 물론 모든 이들이 그를 아무렇게나 대한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서 업무에는 열정을 가지고 있어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해낸다. 양심적인 국장이 그의 일처리 능력을 보고 좀 더 중요한 직책을 맡기려고 하지만 그는 "못하겠어요, 차라리 정서하는 일을 맡겨주십시오." (p.60) 라고 말한다. 

정서하는 일 외에는 옷차림에도 먹는 것에도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는 인간, 그는 탐욕스러운 도시가 만들어낸 자의식, 영혼이 없는 인간이다. 


'광인 일기'는 정신병에 걸린 9급관리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 9급 관리 뽀쁘리시친은 국장의 딸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낮은 관직으로는 사랑을 얻을 수 없다. 국장의 딸이 자신을 사랑하기는 커녕 비웃고 시종무관과 결혼하게 되자 미쳐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는 인물이다. 다음 일기는 그가 9급 관리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얼마나 비관적으로 집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나는 9급 관리다. 왜 9급 관리가 되었을까? 어쩌면 나는 백작이나 장군인데, 다만 9급 관리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아마 나 자신도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고 있을 거다. (...) 어떤 평민이나 농부가 어쩌다가 그 신분이 드러나 갑자기 어떤 귀족이나 황제라는 것이 밝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농부까지도 종종 그럴 수 있는데, 귀족인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p.121 '광인 일기')


마지막 작품 '네프스끼 거리'는 이 단편집의 주제와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뻬쩨르부르그에서 가장 번화하고 화려한 거리 네프스끼는 '수도의 미인'으로 뻬쩨르부르그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소설은 이 네프스끼 거리를 찬양하면서 시작한다. 


뻬쩨르부르그에는 네프스끼 거리보다 더 나은 곳이 없다. 이 거리는 이 도시를 위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의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거리가 왜 훌륭하지 않겠는가! 내가 아는 바로 이곳 사람들은 가난한 자든 고위직 관리든 누구나 네프스끼 거리를 다른 어떤 좋은 것과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 (...) 그 거리가 즐겁지 않은 자가 대체 누구란 말인가? (p.227)


누구나 좋아하는 이 거리가 밤이 되면 많은 젊은 독신자들로 분주해진다. 

그리고 등장하는 두 명의 독신남, 삐로고프 중위와 화가 삐스가료프. 네프스끼 거리에서 이 두 젊은 독신남은 우연히 아름다운 검은 머리 여인과 금발 여인을 발견하고 각기 미녀를 쫓아간다. 그리고 이어서 일어나는 환상과 현실이 묘하게 섞인 일들은 뻬쩨르부르그의 가려진 실체를 드러내고, 이야기는 결국 다음과 같이 끝나니 아이러니하다. 


이 네프스끼 거리라는 건 언제나 거짓말을 한다. (...) 그리고 악마가 모든 것들을 실제 모습으로 보여주기를 거부하고 램프의 불을 직접 켤 때, 네프스끼 거리는 더욱 심하게 사람들을 속인다. (p.282)


화려함 뒤로 천박한 물질적 욕망과 계급의 허위를 숨기고 있는 도시 뻬쩨르부르그. 이 곳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탐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 소외를 생생하게 풍자한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는 고골이 환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직조하여 만든 그만의 세계이다. 


만약에 뻬쩨르부르그 여행을 가서 네프스끼 거리를 걷게 된다면...이 말이 떠오를 것이다.


"오, 이 네프스끼 거리를 믿지 마라!"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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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7 1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팽귄클래식에서 나온 고골단편집 있는데 이거랑 세편이 겹치더라구요. 코와 외투는 익숙한데 광인일기 보니까 재미있을거 같아요. 이 글 보니 뻬쩨르부르그 여행 가보고 싶네요 😆

coolcat329 2021-08-27 13:50   좋아요 3 | URL
광인 일기가 제일 웃겼어요 .ㅋㅋㅋㅋ

저도 뻬쩨르부르그 막연히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 읽고 차르가 거주한 화려한 궁정, 귀족들의 사치, 관료제에 눌려 영혼없는 인간으로 살아야했던 하급관리들의 눈물과 애환이 서린 도시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참 가보고 싶죠?

coolcat329 2021-08-27 13:48   좋아요 3 | URL
펭귄엔 코 외투 광인일기 검찰관이 있네요.
재밌는것만 있어서 좋은데요. 초상화는 좀 지겨웠거든요.

새파랑 2021-08-27 14:10   좋아요 3 | URL
아 읽고싶은책은 많은데 시간은 없고 ㅜㅜ 곧 읽어봐야겠어요 ~!!

페크pek0501 2021-08-27 14: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외투를 좋아하는 1인입니다. 긴 시간의 간격을 두고 세 번쯤 또는 그 이상을 읽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의 작품 다섯 개 중에서 세 개가 제가 읽은 거네요. 저는 다른 책으로 읽었거든요.
도스토예프시키는 ‘러시아의 모든 작가들은 고골의 외투 안에서 나왔다‘라고 했을 정도로 극찬했던 모양입니다.

coolcat329 2021-08-27 15:54   좋아요 5 | URL
이 단편집에서 외투가 가장 유명하죠~^^ 외투의 아까끼는 아기때부터 참 안스러워요. 9급 관리가 될것같은 표정이라니 ㅠ
세번이나 읽으셨다니 외투의 찐팬이세요~😄

mini74 2021-08-27 19: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코. 어릴 적 어떻게 저런 기발한 생각을 할까 싶었어요. ~

Falstaff 2021-08-27 19:58   좋아요 4 | URL
<코>는 쇼스타코비치가 오페라로 만들었거든요. 요즘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영국에서 영어 버젼으로 공연을 한 게 너튜브에 있었습니다.
진짜 사람만한 코가 무진장 등장해서 춤도 추고 막 그래요. 그것도 재미납니다. 한 시간 정도로 길지도 않고요. ㅋㅋㅋㅋ

coolcat329 2021-08-27 21:57   좋아요 4 | URL
아 <코>도 참 기발하죠! 카프카 <변신>이 생각났는데 그보다 거의 80년이나 앞선 작품이니 대단하지요?

폴스타프님/오페라로도 있군요. 사람만한 코가 춤추고 다니니 얼마나 웃긴가요.ㅋ 긴 칼도 허리에 당연 찼겠죠? 상상만해도 재밌어요.
 
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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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 사건, 나는 고발한다, 루공-마카르 총서, 자연주의 문학의 거장 정도로만 알고 있던 에밀 졸라(Emile Zola, 1840~1902)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이번에 읽은 <테레즈 라캥>은 작가의 자연주의 소설관을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1867 출간되었다.


당시의 사회와 인간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던 사실주의에서 발전, 강화된 형태로 나타난 자연주의 문학은 19세기 과학의 발전과 함께 나타났다. 사실주의가 '객관성'을 강조했다면, 자연주의는 '과학성'을 강조한다고 역자는 설명한다. (p.355)

인간의 능력으로 고치지 못했던 불치병들이 과학의 도움을 받아 치료되고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면서 과학의 위상은 높아진다. 사람들은 과학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게 되고, 이런 과학에 대한 무한 신뢰는 인간의 삶도 과학으로 그 진실과 법칙을 밝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글을 쓴 작가가 바로 졸라이다. 


<테레즈 라캥>을 발표하고 동료 문인들, 비평가들의 악평-"<테레즈 라캥>의 저자는 포르노그라피를 펼쳐놓고 스스로 만족해하는 불쌍한 히스테리 환자다"-에 당황한 졸라는 1868년 2판 서문에서 자신의 소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테레즈 라캥>에서, 나는 사람의 성격이 아니라 기질을 연구하기를 원했다. 이 책 전체는 바로 그것을 담고 있다. 나는 자유 의지를 박탈당하고 육체의 필연에 의해 자신의 행위를 이끌어가는 , 신경과 피에 극단적으로 지배받는 인물들을 선택했다. 테레즈와 로랑은 인간이라는 동물들이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다.-(서문 p.10)


자연주의 소설의 서막을 알린 <테레즈 라캥>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베르농에서 25년간 잡화상을 운영한 라캥 부인. 그녀에게는 병약한 아들 카미유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키운 조카 딸 테레즈가 있다. 테레즈는 라캥 부인의 오빠 드강 대위가 알제리 여자와 사이에서 오랑에서 낳은 딸로 아버지의 품에 안겨 프랑스로 건너와 라캥 부인에게 맡겨진다. 테레즈는 늘 병을 달고 사는 카미유 곁에서 덩달아 병자처럼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지내게 된다. 늘 아픈 아들을 걱정하는 라캥부인은 자신이 죽고 나서도 아들을 돌봐줄 수 있도록 테레즈가 21살이 되자 아들과 결혼시킨다. 따라서 테레즈 드강이 이 책의 제목인 '테레즈 라캥'이 된다. 

결혼 후 이들은 파리 '퐁네프 파사주'로 이사하여 라캥부인은 잡화상을 운영하고 카미유는 철도회사에 취직을 한다. 

욕망을 모르는 병약한 카미유, 불같은 욕망을 꽁꽁 숨긴채 억눌린 채 살아가는 테레즈, 이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떨림도 흥분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 앞에 로랑이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로랑은 카미유와 어린 시절 같은 학교를 다니던 친구로 카미유와 같은 철도국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것.

이런 로랑을  테레즈는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억센 머리칼, 혈기 좋은 반반한 얼굴, 황소도 잡을 듯한 뭉뚝하고 퉁퉁한 손, 굵고 짧은 기름진 목 등 한 마디로 남성 호르몬이 넘쳐 흐르는 그런 남자를 테레즈는 처음 보기 때문이다. 어린 소년에서 벗어나지 못한 남편 카미유와는 다르게 남성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는 로랑에게 테레즈는 전율을 느낀다. 

자연스럽게 '동물적인 욕망의 소유자'인 로랑은 이런 테레즈의 욕구불만을 간파하고 테레즈를 유혹하기로 결심하는데 그 과정이 자연주의 소설답게 참으로 계산적이다. 얼굴도 별로고 사랑하지도 않지만 공짜(!)로 육체적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생각. 카미유가 알게 되도 그냥 힘으로 날려버리면 되니 로랑에게는 밑져야 본전인 것이다. 

어머니처럼 자애로운 라캥부인, 대화상대로 괜찮은 카미유, 자신을 덮치기를 은근히 바라는 듯한 테레즈의 은근한 시선 등 로랑은 라캥 집안을 뻔질나게 드나든다. 그러다 드디어 기회가 오고 로랑은 '그녀의 머리를 젖힌 후 자신의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으스러지도록'(p.65) 누르고, 조금 반항을 하던 테레즈도 곧 그에게 몸을 맡기고 바닥에 쓰러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격렬한 행동'...

로랑과 테레즈는 카미유와 라캥 부인을 속이고 은밀한 만남을 계속하고 소설은 잡화상이 있는 퐁뇌프 파사주의 분위기처럼 더욱 끈적하고 습한 냄새를 풍기며 전개된다. 


<테레즈 라캥>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까지 내가 읽어왔던 소설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졸라는 이 책의 서문에서 '각 장(章)이 기묘한 생리학적 경우에 대한 연구'이며 '해부학자가 시체에 대하여 행하는 것과 같은 분석적인 작업을 살아 있는 두 육체에 대하여 행한 것뿐'(p.11,12)이라고 말한다. 

정말 이 말이 맞는게 졸라는 인간이라는 두 동물, 로랑과 테레즈를 소설 속에 등장, 만나게 하여 서로 다른 기질을 가진 두 '동물'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과학자처럼 묘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통 치정소설에서 보이는 사랑의 드라마는 없다. 해부학자가 시체를 해부하면서 그 어떤 감정을 보이지 않듯이, 졸라도 이 두 사람의 행동과 반응, 파멸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그들을 묘사하면서 그 어떤 감정도 내비치지 않는다. 


이 두 인물을 따라가는 작가의 시선은 과학자의 그것처럼 냉담하고 때로는 너무나 집요하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아닌 신경과 피, 즉 육체에 의해 강하게 지배받는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 독자들에게 너무나 간절히 보여주고 싶어한 졸라의 의지가 나에겐 너무 많이 느껴졌다. 

'작가가 자신의 자연주의 소설이론에 이 정도로 진지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각 장에 걸쳐 계속 중언부언(重言復言)으로 늘어놓는 묘사가 지겹기도 했다. 

한마디로 자신의 문학이론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28세 졸라의 노력이 문장마다 느껴졌다. 


음습한 퐁네프 파사주를 배경으로 '신경과 피에 극단적으로 지배받은 인물'들을 면밀히 분석, 기록한 이 작품은 '인간에 관한 객관적 진리'를 발견하려는 에밀 졸라의 진지함과 노력을 담고 있는 의미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중간 정도까지는 굉장히 흥미롭게 읽다가 중후반부터 했던 말을 요렇게 저렇게 말만 바꿔서 계속 하는 작가의 집요함에 질려 속으로 '이건 별 3개다'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아! 마지막 장에서 별 하나를 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상도 못했던 결말, 그리고 이들이 단순히 육체에 종속되어 그것에 지배받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성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는 점을 작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보여준 결말에 나는 그만 소름이 돋았다.


나는 현재 이 책을 포함 졸라의 책을 5권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그의 모든 책을 다 모으기로 결심했다. 작가의 진지함, 노력, 집요함 이런 점이 인상깊었고 무엇보다 그는 행동하는 정직한 지식인이 아니던가...


이 작품은 이 후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인상주의 화가 드가는 테레즈와 로랑이 결혼하고 맞이하는 첫날 밤을 그림으로 남겼다. 

'실내(The Interior)' 혹은 '겁탈'(The Rape)'로 불린다.






또한 연극과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졌는데,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2009)가 <테레즈 라캥>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가장 최근에 상영된 영화로 2013년 개봉한 'In Secret' 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작과 동명인 '테레즈 라캥'으로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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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26 15:4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오~소설이지만 이론연구서 같은 느낌일듯해요! 성격과 기질이 분명 다를텐데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어 이작품 더 궁금합니다. 조금 결은 다르지만 <벨아미>에서도 자기 신세한탄을 늘어놓는 인물이 있는데 벨아미 반응을 보면 귀에서 피가나는듯 진저리를 내거든요? 중언부언 강조했다는 부분읽고 그 대목이 생각나 웃고있는 중입니다ㅎㅎ

coolcat329 2021-08-26 17:18   좋아요 2 | URL
벨아미에 재밌는 인간이 나오는군요. ㅋ 기억해두겠습니다.ㅋ
이 소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인간성이 나빠서 일어나는게 아니라 순전히 개인이 처한 환경과 육체안에 갇힌 인간의 기질때문임을 졸라가 계속 묘사합니다. 참 실험적인 소설이지요.

scott 2021-08-26 15:5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진실과 정의를 사랑하는 모랄리스트이고 이상주의적 사회주의자 에밀졸라 작품에 한 번 빠지게 되면 다른 일반 소설들은 허구 속 허풍의 세상일 뿐이라는게 느껴집니다
테레즈 라캥은 프랑스 중학생들 필독서!
에밀 졸라 작품들이 한국에 많이 번역 되지 않고 있다는게 안타 까울 뿐입니다.

전 졸라의 작품중에 목로 주점을 첨에 읽고 충격 받고 그 다음 제르미날을 읽고 나서 완죤 팬이 되었죠..
솔직히 빅토르 위고 보다 좀 더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프로방스를 대표 하는 화가 세잔의 둘도 없었던 친구 에밀 졸라 ~*


coolcat329 2021-08-26 17:20   좋아요 5 | URL
이 책이 프랑스 중학생 필독서군요! 헐...ㅋㅋ
앞으로 읽을 졸라의 걸작들 정말 기대됩니다. 목로주점으로 루공 마카르에 도전해 보려구요~

얄라알라 2021-08-27 22:16   좋아요 2 | URL
역쉬~~ 프랑스 중학생 ˝필독˝ 리스트는 다른 듯합니다! 뭔가 빠름빠름 중학생^^;; 쿨캣님 리뷰 아니었던들 저는 테레즈 라캥 이름조차 모르고 지나갈 뻔했는데^^:;

레삭매냐 2021-08-26 16: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 졸라 !

새파랑 2021-08-26 16:36   좋아요 5 | URL
전 졸리네요😅

coolcat329 2021-08-26 17:21   좋아요 3 | URL
레삭매냐님 패주 리뷰 기다리고 있습니다. 졸라는 중고 구하기가 힘드네요🤭

얄라알라 2021-08-27 22:16   좋아요 2 | URL
레삭매냐 스타일로 바로 댓글 달아주시는 새파랑님!
온라인 케미가 넘 좋아서 혼자 실실 웃습니다^^

졸라- 졸리네요^^

두분 모두 행복한 금요일 밤^^

새파랑 2021-08-27 22:33   좋아요 1 | URL
북사랑님께 웃음을 드렸다니 뿌듯하네요 ^^ 즐거운 불금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파랑 2021-08-26 16: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에밀졸라 작품은 안읽어봤는데 리뷰만 봐서는 엄청 흥미로워 보이네요. 게다가 별 3개에서 별 4개로 바꾼 결말은 도대체 어떻길래? 궁금해지네요~! 인간이라는 동물이라니🙄

coolcat329 2021-08-26 17:30   좋아요 5 | URL
결말이 저에겐 의외였습니다.
인간이 지닌 동물적인 기질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이 소설에 나오는 인간들이 첨엔 참 낯설고 기괴하게 느껴집니다. 근데 그 안에서 저의 모습도 보이더라구요...당분간 저 자신을 움직이는게 동물적 본능인지 아님 인간으로서의 이성인지 관찰해볼까도 싶습니다.ㅋㅋ

Falstaff 2021-08-26 16: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스토리나 자연주의적인 묘사보다
퐁네프 파사주, 음산하고 습기 자욱하고 지저분하고, 죽은 아이가 둥둥 떠내려갈 것 같은 센강 위의 반은 상점, 반은 살림집, 어둡고 그만큼 범죄 발생을 애초부터 분위기 팍팍 풍기는, 배경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ㅎㅎㅎ 전 얘기하신대로 별 세 개 준 걸로.

coolcat329 2021-08-26 17:37   좋아요 5 | URL
네~저도 동감입니다.1장 처음에 묘사되는 퐁네프 파사주... 출발부터 음습하고 끈끈한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주죠.강렬한 시작이에요.

mini74 2021-08-26 17: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 밸아미 읽고 있는데 훙미진진. 거의 다 읽어가는데 왜!!! 인과응보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가하며 분노하고 읽고 있습니다. 벨아미 다 읽고나면 이 책도 읽고싶어지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미미 2021-08-26 18:20   좋아요 4 | URL
모파상도 에밀졸라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테레즈 라캥>쿨캣님 리뷰에서처럼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었다는 느낌을 <벨아미>읽을때 받았거든요. 미니님 댓글보고 찾아보니 두 작가 모두 프랑스출신에 나이차가 10년밖에 안되고 (19세기)에밀졸라가 주관한 문학작품집에서 모파상이 데뷔했다고 나오더라구요 ~😳

mini74 2021-08-26 18:30   좋아요 5 | URL
전 졸라는 목로주점이랑 나나. 너무 예전에 읽어서 다시 읽으려는 중이에요 ㅎㅎ 그 책 속 건조하고 냉정한 묘사 등이 벨아미에도 담겨 있는 거 같아요. 찾아보니 모파상은 플로베르 제자인데 플로베르가 에밀졸라를 소개시켜줬다고 하네요. 둘 다 플로베르의 영향을 받았으니 좀 닮지 않았을까요. 테레즈라캥은 박쥐의 원작이기도 해서 예전부터 읽고싶었는데 딴 길로 자꾸 ㅎㅎㅎ 저는 에밀졸라 모파상 하면 고흐 그림 중에 책과 장미를 그린 작품이 있는데 그 책들이 에밀졸라와 모파상책들. 그래서 왜인지 미미님 말씀처럼 닮게 느껴져요 ㅎㅎ

미미 2021-08-26 18:32   좋아요 4 | URL
👍👍목로주점이랑 나나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오늘도 플친님들덕에 읽고픈 책 만땅입니다 후후~♡

coolcat329 2021-08-26 20:22   좋아요 4 | URL
하하 저도 급 <벨아미> 읽고 싶어져서 ㅎㅎ

졸라집에서 매주 목요일 메당 그룹이라고 모임을 했다는데 거기 모파상도 참석한걸로 알고 있어요. 근데 나중에 자연주의와는 거리를 뒀다는거 같기도 하고... 하여튼 그렇습니다. ☺

scott 2021-08-27 00:27   좋아요 4 | URL
졸라의 목로 주점‘의 여주인공 제르베즈의 딸이 소설 ‘나나‘의 여주인공 나나입니다
그러니까 목로주점 읽고 나면 소설 나나로 !! Go~@@


페넬로페 2021-08-26 17: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졸라의 작품 딱 하나 읽었는데 자연주의 작가답게 신랄했지만 위트 있고 그래도 뭔가 따뜻함이 있었던것 같아요.
처음에 졸라가 이 소설을 단편으로 썼다가 뒤에 다시 장편으로 썼다는데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단편으로 읽을 때 좋아서 이 책 사놨었는데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어요.
인간은 참 흥미로운거 같아요 에휴^^

coolcat329 2021-08-26 20:24   좋아요 6 | URL
아 처음에 단편으로 썼다가 장편으로 한거군요. 그쵸? 인간은 참 알 수 없는 존재여요. 저부터 저자신을 모르겠어요.🤔

물감 2021-08-26 21: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누구든 졸라의 책을 읽으면 전 작품을 갖고싶어합니다요ㅋㅋㅋ

coolcat329 2021-08-26 21:36   좋아요 5 | URL
아 그렇군요! 그래서 중고로도 찾기 힘들군요. ㅠ
 
그레이엄 그린 - 정원 아래서 외 5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4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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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그레이엄 그린(Graham Greene 1904~1991)의 모든 단편을 담고 있는 책이다. 1954년에 출간한 <21가지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망 1년 전,1990년에 출간한 <마지막 말>까지 총 4권의 단편집에 실린 49편의 단편과 기존 단편집에 실리지 않은 4편을 추가하여 총 53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930페이지에 달하는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시기별로 볼 수 있어서 좋지만 너무나 많은 이야기 가운데 이해 안가는 작품들이 꽤 있어, 누군가와 같이 읽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2019년도에 산 책으로 당시 <플래너리 오코너> 단편집을 읽고 너무 압도당해(!!!) 같은 카톨릭 신자인 그레이엄 그린에게 관심이 갔고 비교해보고 싶어서 산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그다지 즐기지 못했고 몇몇 작품은 이해를 못 했으며, 그레이엄 그린이 자신이 가장 잘 쓴 작품으로 꼽은 작품 중 하나인 <정원 아래서>는 거의 90페이지에 달하는 중편에 가까운 작품인데 지루해서 혼났다. 

알라딘 100자평과 리뷰를 읽어보니, 문학이나 소설을 탐닉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잠자냥님), 훌륭한 단편작가(폴스타프님), 매일밤이 행복, 스토리가 매혹적, 묵직하고 예리하다 등 한 분(별4개) 빼고 다 별 5개의 호평이다. 남들은 다 좋다고 하는데 나혼자 뜨뜻미지근할 때 참 눈치를 보게 되고 난감하다. ㅋㅋㅋ

작년부터 읽기 시작해서 최근에 하루에 한두 편씩 읽었는데 이렇게 읽으니 예전에 읽은 이야기는 기억이 안나서 다시 훑어봐야 했다. 그 중 인상적인 작품 몇 개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파괴자들 

-설명의 암시

-레버 씨의 기회

-이상한 시골 꿈

-남편 좀 빌려도 돼요?

-8월에는 저렴하다



이 책은 단편집 4권에 그 외 새로운 단편 4편이 실린 책이기에 사실 보통 단편집 4권을 좀 넘게 읽은 셈이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이야기 외에도 brilliant한 작품들이 반 이상이다. 

다만 책 뒷면에 써 있는 '20세기 스토리텔링의 패러다임을 혁신한 대위법적인 상상 세계', 그레이엄 그린이 보여준 바로 그 상상의 세계를 내가 이해못했기에 힘들지 않았나 싶다. 

읽다만 단편집을 바라보는 건 괴롭다. 후련하다!

한동안은 너무 많은 분량의 단편집은 안 읽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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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19 23: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벽돌을 읽으셨네요!👍저도 있는데 생각보다 더 두꺼워서 손이 안가는ㅋㅋㅋㅋ<플래너리 오코너>도 사놔야겠어요~♡

coolcat329 2021-08-19 23:48   좋아요 7 | URL
아휴 진짜 후련합니다!
플래너리는 몇 편만 견디시면 다음부턴 진짜 신세계입니다. 저는 단편을 읽은게 별로 없고 좋아하질 않았는데 플래너리를 읽고 너무 반했던거에요. 그래서 더 두꺼운 이 책을 사서 ㅋㅋ 즐거운 시간도 있었으나 고행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미미님 굿나잇되세요☆

scott 2021-08-20 00:46   좋아요 3 | URL
미미님 미국에 퓰리쳐급 단편 문학상이
플래너리 오코너‘상으로
단편의 대가!!
하지만 미미님 취향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단편 스타일을 선호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사알짝 ^.~

미미 2021-08-20 07:27   좋아요 3 | URL
오~ ‘플레너리 오코너‘상 도 있군요! 퓰리쳐 급이라니👍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저 꼭 읽을꺼예요~♡ㅎㅎㅎ😆

coolcat329 2021-08-20 11:38   좋아요 4 | URL
앤드루 포터의 유명한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플래너리오코너 수상작이죠~

붕붕툐툐 2021-08-19 23: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옷! 저도 지금 <정원 아래서> 고전 중입니다. 때려치워야 하나 고민 중! ㅋ 제3의 사나이도 너무 힘들게 읽었어요~ㅎㅎ
<플래너리 오코너> 저도 읽어보고 싶네용!!^^

coolcat329 2021-08-20 11:40   좋아요 3 | URL
어멋 지금 <정원 아래서>읽으시는군요. 참 뭐랄까 철학적사유가 심오한 작품 같은데 저는 어려웠어요. 재미도 없구요.

mini74 2021-08-19 23: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헉 964페이지 ㅠㅠ 후련해하시는 맘이 느껴집니다 ㅎㅎ 플래너리 오코너 압도당하셨다니 관심이 생깁니다. 고생하셨어요 *^^*

coolcat329 2021-08-20 11:41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플래너리 기회되시면 읽어보셔요. 좀 임팩트가 강한데 그 분위기에 압도당했습니다.

새파랑 2021-08-20 00: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53편에 930페이지면 1편에 17페이지 정도 겠네요? 와우 ㅋ 그레이엄 그린은 브라이턴 록만 읽어봤는데 저도 도전해봐야겠군요. 쿨켓님 포함 셀럽(?)분들이 인정한 책이라고 하시니

coolcat329 2021-08-20 11:43   좋아요 4 | URL
셀럽분들은 인정을 하셨는데 저는 인정할 수준이 안되는 관계로 별4개입니다. 저는 그린의 장편을 읽어봐야겠습니다. 😉

페넬로페 2021-08-20 00: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53편의 단편을 읽는다는 것은 53번의 생각과 느낌의 시작과 끝이 반복된다고 생각해요.
전 단편을 읽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집중력이 요구되더라고요.
두꺼운 벽돌책 읽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coolcat329 2021-08-20 11:44   좋아요 5 | URL
53개의 세계를 들락날락~장편보다 단편이 더 집중 긴장하게 되더라구요. 보통 단편이라도 저는 나눠서 안보고 장편처럼 쭉 읽는데 이 책은 불가능 했습니다.

얄라알라 2021-08-20 00: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90페이지짜리 중편 포함 53편, 900여쪽!
53편을 기분 내키는 대로 골라가면서 천천히 읽어도 되겠네요

별 5 or 4 소신 별주기, 쿨캣님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저도 5개 4개 사이에서 고민할 때 많은데^^

coolcat329 2021-08-20 11:46   좋아요 4 | URL
대체로 사람들이 좋다고 한 작품만 골라보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읽을 책이 너무 많잖아요~

scott 2021-08-20 00: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린은 단편보다 장편!을 높이 평가 받고 있습니다
서창렬 번역가가 현재 The End of the Affair에 번역하고 있다고 하시니 이책 기대 하셔도
영문학자들은 권력과 영광을 최고작으로!
그린은 브라이턴 록을 ㅎㅎ

coolcat329 2021-08-20 11:49   좋아요 3 | URL
네~스콧님의 추천으로 그린의 장편 읽어보겠습니다. 그린 본인도 단편이 쓰기가 힘들었다고 했는데 장편이 더 나을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

han22598 2021-08-20 01: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장편보다 단편을 좋아하는데, 장편을 더 많이 읽는 것 같아요. 이유는 단편을 읽고 나면 장편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과 궁금증들이 생겨나는데, .그런걸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그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서...좀 그래요. 글이라도 쓰면 좋은데..그건 또 그거 나름대로 어려우니까 ㅋㅋㅋ ..그래서 단편읽는 독클하고 싶은게 저의 소원입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8-20 11:50   좋아요 3 | URL
네 저도 동감입니다. 단편이 저는 더 어렵더라구요. 짧은 소설인데 읽고 나서 이해안가 멍한 표정 아시나요? ㅋ

페크pek0501 2021-08-20 1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9백쪽이 넘는 책을 읽으시다니 이건 축하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축 하 합 니 다.
저는 오헨리와 모파상의 단편집을 사 놓고 생각날 때마다 읽고 목차의 제목에 동그라미를 쳐 놓아요. 이미 읽어서 겹치는 것도 재독해요.
이 책은 도전할 만한 책이네요. 읽고 나면 뿌듯할 듯요. 정보에 감사드립니다.^^**